MVP의 '맥스' 정종빈 하면 어떤 특징이 떠오를까.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맥스' 하면 비주류 챔피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맥스'는 LCK에서 다양한 챔피언을 꺼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섬머 스플릿에서는 롱주 게이밍의 '칸' 김동하가 모데카이저를 꺼냈고, 진에어 그린윙스의 '소환' 김준영과 '엄티' 엄성현은 야스오와 워윅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참신한 챔피언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등장하고 있는 요즘. LCK에 또 하나의 바람이 불어왔다. 챔피언 뿐만 아니라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조합'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조합은 세주아니와 브라움으로 대표되는 '브라우니' 조합이다.


■ 프렐요드가 주는 강력한 CC 연계 선물

세주아니와 브라움이 스토리 상 소속된 지역은 프렐요드다.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인 프렐요드에는 세주아니와 브라움 말고도 애쉬와 리산드라, 애니비아 등 다양한 챔피언이 살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바로 상대의 이동속도를 느리게 만들거나 아예 얼려서 기절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통 프렐요드 소속 챔피언들은 팀에 강력한 CC가 필요할 때 선택받곤 한다. 애쉬의 궁극기가 대표적이고, 한때 주류 챔피언이었던 리산드라 역시 궁극기로 상대나 자신을 얼리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이 한 팀에 다수 등장했던 적은 별로 없었는데, 최근 세주아니와 브라움이 시너지를 내는 조합이 LCK를 강타하고 있다.

▲ 이게 핵심

세주아니는 리워크를 통해 E스킬인 '만년서리'에 상대를 얼리는 효과가 추가됐다. 기존 궁극기의 조건부 광역 기절 효과를 일반 스킬로 옮기고 단일 타겟으로 바꾼 셈. 이것 하나만 보면 별로일 것 같지만, 이게 브라움의 패시브인 '뇌진탕 펀치'와 별개로 적용된다는 걸 떠올리면, 세주아니-브라움 조합의 강점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조합을 꺼내 재미를 봤던 삼성 갤럭시는 한타 내내 상대를 기절시키고 공중에 띄우며 SKT T1을 세트 스코어 2:0으로 잡았다. 당시 한타 내내 얼어붙어서 기절하거나 공중에 뜬 SKT T1을 보고 팬들은 'SKT T1에 기절 선수와 공중에 뜸 선수가 출전했다'고 표현하기도. 그만큼 세주아니-브라움 조합은 다양한 한타 구도에서 상대를 계속 기절시키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만드는 조합이다.




■ 세주아니-브라움은 왜 뜨게 됐나

세주아니는 리워크 이후에 탑 라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챔피언이다. MVP의 '애드' 강건모가 LCK 무대에서 세주아니 탑으로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탱커 메타가 저물면서 세주아니 역시 인기를 잃었고, 그렇게 세주아니 리워크는 안타까움을 남긴 채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다가 7.13 패치에서 '바미의 불씨'가 상향되면서 다시 세주아니, 아니 더 넓게는 탱커 챔피언들이 속속 협곡에 재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미의 불씨'의 가격이 낮아지고, 어느 정도 성능이 올라갔기 때문. 특히, 정글 탱커 챔피언들이 랭크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반전에 성공했다. 현재 랭크 게임 기준으로 가장 핫한 정글 챔피언은 세주아니와 누누, 워윅, 람머스 등으로 모두 '바미의 불씨'를 기반으로 한 '잿불거인' 아이템을 장착하는 것들이다.

이로써 정글 탱커 챔피언들은 안정적인 정글링을 꽤 이른 시간대부터 가져갈 수 있었다. 보통 정글 탱커 챔피언들은 느린 정글링 속도와 그에 따른 정글 안정성 부족을 패시브처럼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패치는 그야말로 단비와 같았으리라.

세주아니가 '바미의 불씨' 상향으로 랭크게임에서 성능을 인정받자, 프로게임단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 갤럭시가 SKT T1과의 대결에서 과감하게 꺼내들어 승리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프로게임단에게 적지 않은 영감을 불어넣었고, 곧 다른 팀들 역시 세주아니를 필두로 한 조합으로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서포터 메타 속에서 빛나고 있는 브라움이 조합되자, 예상하지 못했던 시너지가 나왔다. 세주아니와 브라움 모두 상대를 얼리는데 특화된 챔피언이기에 상대를 연달아 얼릴 수 있게 된 것. 이 두 챔피언은 소규모 교전은 물론, 한타 구도에서도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다.


■ 비슷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챔피언은?

세주아니-브라움 조합의 최대 강점인 강력한 단일 타겟 CC을 대체할 만한 다른 챔피언은 없을까. 만약 세주아니 혹은 브라움이 밴된 상황이라면 이런 고민을 해봄직 하다.

세주아니 보다는 브라움이 더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브라움이 밴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라움의 대체 챔피언으로는 알리스타가 있다. 알리스타는 광역 에어본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세주아니가 얼려 놓은 상대를 또 한 번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브라움과 비슷하다.

비슷한 느낌으로 바드도 떠올릴 수 있다. 바드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Q스킬인 '우주의 결속'으로 정확하게 작렬했을 때 상대 두 명을 동시에 기절시킬 수 있다. 서로 엉겨 붙어서 싸우는 한타 구도에서는 바드의 '우주의 결속'이 상대를 기절시킬 가능성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세주아니의 '만년 서리' 기절 효과와 시너지를 내기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