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월드컵 E, F조 지역예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1일에 벌어진 시드니 지역예선에서는 D조의 스페인, 일본이 크게 선전하면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핀란드가 플레이오프마저 진출하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특히 마지막에 치뤄진 호주와 일본의 본선 진출전은 치열한 접전 끝에 홈그라운드 팀인 호주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한동안 해외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E조의 한국네덜란드, 폴란드, 오스트리아와 F조의 캐나다, 러시아, 싱가포르, 터키의 총 여덟 팀이 카토비체에서 격전을 벌일 예정입니다. 타 지역 예선과 다른 점이 있다면, E조에서는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모두 조 2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고, F조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을 만나지 않기 위해 조 1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구도가 깨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이변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한국이 모두의 예상처럼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하게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한국과 함께 카토비체에서 살아남을 국가는 어디가 될까요? 이번에는 카토비체 지역 예선에 출전하는 8개 국가대표팀들의 전력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 외 국가들은 E조 2위, 혹은 F조 1위를 노리는 기묘한 상황


■ 그룹 E

▶ 한국 - 압도적인 실력으로 다시 한번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상위 100명 플레이어 평점 평균 4,522점으로 전체 2위, 지난해 월드컵에서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무실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운 최강의 팀, 한국 팀입니다.

작년에 출전했던 루나틱하이의 류제홍 선수와 준바 선수(당시 콘박스 소속)가 올해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2연속 출전하며, 같은 팀의 토비 선수와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마노' 선수, LW 블루의 '새별비' 선수와 '플라워' 선수가 새롭게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유저 투표로 선발됐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 국가대표팀은 APEX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을 토대로 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선발했는데요. 여러 프로팀에서 내노라 하는 선수들을 모아 완성된 드림팀인 만큼, 본선 진출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것은 물론 유력한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에 진행되었던 국가대표 평가전과, 역대 최고의 명경기로 평가받는 APEX 시즌3 결승전을 통해 한국 오버워치 프로씬의 강력함이 다시금 입증되기도 했죠.

사실 팬들의 관심사는 이제 한국 팀이 '무패 우승을 또 한번 이뤄낼 수 있을까?'에 쏠리고 있는 정도입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예측할 필요가 있는데요. 월드컵에 출전하는 팀들이 작년에 비해서 상향 평준화가 꽤 이루어진 데 비해, 한국 팀 일정상 다른 팀들에 비해 팀원 간 합을 맞출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는 점이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지난 시드니 지역 예선에서 벌어진 여러 이변들을 고려한다면, 이번 월드컵은 한 경기 한 경기를 철저히 대비해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 팀 또한 2연속 전승 우승을 노리는 만큼 이러한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은 기간 동안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압도적인 기량으로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 국가대표팀



▶ 네덜란드 - 소속 팀은 모두 다르지만, 국가대표의 이름 아래 뭉쳤다!



네덜란드는 상위 100명 평점 평균 4,147점을 기록하며 전체 15위, E조 2위로 편성된 국가입니다. 작년에는 네덜란드 팀으로서가 아닌,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연합 팀인 일명 '베네룩스' 팀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습니다. 베네룩스 팀은 유럽 지역 그룹 스테이지를 돌파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핀란드를 만나 패배하면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네덜란드는 팀원 모두가 각자 다른 프로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끼리 모여 팀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들은 각각 Laser Kittenz, eUnited 등 오버워치 컨텐더즈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팀들부터, 현재는 해체한 Tempo Storm, Movistar Riders 같은 팀들까지 유럽 프로씬에서 명성이 자자한 팀 출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보면 네덜란드 또한 이번 월드컵에 거는 각오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중 TwoEasy, Morte, Dante 선수는 위원회로서 팀원 선발 과정도 도맡았는데요. 각 팀에서 전문 힐러로서 오랫동안 활약해온 Morte, Dante 선수가 힐러를 맡고,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를 잘 다루는 것으로 알려진 TwoEasy가 딜러를 맡게 되면서 나머지 메인 탱커와 올라운더, 서브 딜러 역에서 선수들을 엄선했다는 느낌입니다.

여담으로, 폴란드 예선을 앞두고 진행된 Morte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팀인 대신 여러 팀에서 선수들을 뽑은 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Morte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바 있었는데요. '돌진 조합은 오더만 잘 내리면 어려움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Morte의 대답이었습니다. 네덜란드가 과연 이 말대로 제대로 된 돌진 조합 운영을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 'Robin311'의 최신 유저 정보 글 바로가기 : '네덜란드 월드컵 팀 인터뷰'

▲ TwoEasy 선수는 오버워치 프로씬에서 가장 팀 이적을 많이 한 선수로도 유명합니다
(출처 : 기무띠's 게임비디오 유튜브 채널)


▶ 폴란드 - 홈그라운드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까?



폴란드는 평점 평균 4,093점을 달성하며 예선에 출전한 32개국 중 18위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유럽 그룹 스테이지 A조에서 분전하며 2승 2패를 달성했지만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폴란드의 모든 선수들은 현재 소속된 프로팀이 없지만, 선수들 중 setrox, matth, Tank117, slapajstos는 과거 OW.QQ팀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바 있고(이후 matth와 slapajstos가 Owly Six로 이적), Matwoj, DANYE 선수는 SUPERKLAN 팀 소속이었습니다. 고로 이번 폴란드 국가대표 팀은 OW.QQ팀과 SUPERKLAN팀의 콜라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두 팀은 한때 유럽 리그인 Fantasy Expo Challenge에서 경쟁했던 사이로 팀원들끼리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시너지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식으로 발휘되게 될지가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추가로, 폴란드는 이번 지역 예선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앞서 치뤄졌던 시드니 지역 예선에서 호주가 발휘한 저력을 생각한다면, 이는 결코 경시할 수 없는 강점임에는 분명합니다.


▶ 오스트리아 - 본선 진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오스트리아는 평점 평균 3,900점을 기록하며 전체 31위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입니다. 작년에는 유럽 그룹 스테이지에서 1승 3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Wat7 선수는 위원회이면서 2년 연속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선수입니다. Wat7 선수는 오버워치 컨텐더즈 유럽 리그에도 출전한 바 있는 유럽의 아마추어팀 Ninjas With Attitude 출신의 탱커 선수로, 이번 월드컵에서도 메인 탱커 역할을 맡으며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선수들은 과거 유럽 마이너 리그에서 활약한 커리어를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Sensotix, Itzeru, Ub3rb1ng0선수는 과거 'Harambe Club'이라는 이름의 팀 소속이었으며, Iki 선수는 과거 'WarkidZ Esports' 소속으로 활동했었습니다. 과거 활동했던 팀의 멤버들로 구성된 팀이라는 점에서 폴란드의 팀 구성과 꽤 닮은 느낌이라 할 수 있겠네요.

같은 조에 배정된 한국과 네덜란드를 뚫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가 관건인데, 이 부분은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아 보입니다. 과연 오스트리아가 이번 예선에서 언더독 팀의 이변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 그룹 F

▶ 캐나다 - 올해도 슈어포어 원맨팀? 아니면 우승을 노리는 캐나다의 드림팀?



캐나다는 상위 100위 플레이어 실력 평점 평균 4,291점을 기록하며 전체 7위로 이번 예선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F조에서는 1위 팀으로 배정되면서 본선 진출이 유력한 팀이기도 하죠. 무엇보다도 캐나다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딜러 선수인 'Surefour'가 있는 것으로도 크게 평가받는 팀입니다.

작년 월드컵에는 미국과 함께 북미 지역 시드권 팀으로 자동으로 16강에 진출했지만, 당시 죽음의 조로 불리던 A그룹에 배정되어 스페인과 스웨덴에게 패배,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Surefour는 이때에도 훌륭한 기량을 발휘하며 일명 '슈년가장'으로서 활약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팀이 받쳐주지 못했던 감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올해는 팀 구성에 유난히 힘을 쏟은 구석이 보입니다. 위원회 위원인 'Mangachu' 선수가 직접 올라운더 역할로 참여하였고, Immortals 팀의 딜러 'Agilities', 북미 최고의 서브힐러인 'Roolf' 등 이름있는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그야말로 캐나다의 올스타팀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다만, 팀 내에 딜러 출신 선수가 세 명이나 되고, 현 메타에서 많이 쓰이는 디바를 주로 다루는 선수가 없다는 부분이 불안 요소입니다. 올라운더로 출전하는 Mangachu 선수가 디바를 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숙련도 측면에서 다소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지난 시드니 지역 예선에서 이 문제를 똑같이 안고 있었던 스페인이 크게 고생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이 부분은 캐나다 팀의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 C9에서는 Surefour 선수와 Roolf 선수가 캐나다 팀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 러시아 - '섀도우번'의 겐지가 올해도 활약할 수 있을까?



러시아는 실력 평점 평균 4,221점, 전체 10위를 기록하며 F조 2위에 안착한 나라입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상당히 선전하며 무려 결승까지 진출, 한국에 패배하면서 준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의 쾌진격에는 '세계 최고의 겐지' 칭호를 가지고 있는 'ShaDowBurn' 선수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올해도 러시아 팀은 섀도우번의 겐지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를 구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 메타에서 겐지가 약간 애매한 픽인 것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은 되려 약점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다만, 작년에도 섀도우번 선수의 영웅폭 문제가 언급된 데 반해, 섀도우번 선수가 이를 찍어누르는 겐지 실력을 발휘하며 논란을 끝내버렸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를 마냥 약점이라 보는 것도 애매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러시아는 폴란드 출국에 앞서 비자 문제로 팀 로스터가 바뀌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NORGAC 선수가 eUnited의 'Sharyk' 선수와 교체되었고, Unfixed 선수가 123의 'Mistakes' 선수와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갑작스런 선수 교체로 인해 러시아의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여론이 많았죠.

하지만 새롭게 교체로 들어온 두 선수들이 각각 오버워치 컨텐더즈 유럽 리그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한 팀의 멤버들로, 되려 이 교체가 팀 전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러시아는 이번 폴란드 지역 예선에서 가장 많은 변수를 안고 있는 팀이 된 셈입니다. 고로 향후 러시아의 행보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아힝'의 최신 유저 정보 글 바로가기 : '러시아 팀 로스터 변경'

▲ 거의 다 뺏었던 A거점을 간발의 차로 확보하지 못했던 러시아 팀


▶ 싱가포르 - '다크호스'가 있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



실력 평점 평균 4,002점을 기록하며 전체 23위로 배정된 싱가포르는 F조 3위에 안착했습니다. 2016년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조 1위를 달성,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만 당시 프랑스-중국-태국의 3파전이 치열했던 D그룹에서 승리 없이 3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올해는 팀원 전원이 새롭게 국가대표로 선발됬을 뿐만 아니라, Cup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자국 프로팀 소속으로 이루어져 나름 심기일전의 투지가 느껴지는 팀입니다. 팀원 구성 또한 자국 리그에서 서로 맞붙었던 경험이 있던 선수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싱가포르 또한 자국의 올스타팀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F조는 현재 캐나다와 러시아의 2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어 싱가포르가 이를 뚫고 플레이오프를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포지션 적 부조화 문제와 러시아의 교체 변수를 잘 파고든다면 분명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번 카토비체 예선에서 싱가포르가 새롭게 떠오를 아시아 강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언급도 있었던 만큼, 싱가포르가 F조의 다크호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터키 - 팀 구성은 좋지만, 1승을 챙기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



터키는 실력 평점 평균 3,960점으로 전체 26위를 기록하며 F조에서는 최하위 팀으로 배정되었습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유럽 지역 그룹 스테이지에서 D조 2위를 달성,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프랑스에게 3:0으로 패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터키는 현재는 해산된 팀인 SuperMassive eSports 소속이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Nycto, JohnSinan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바로 이 SuperMassive eSports 소속이었죠. 이들 중 JohnSinan, h3x, Yaga 선수는 위원회 위원이기도 합니다.

팀 내에 주목할 만한 네임드 선수는 없는 편이지만, 팀 합적인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기대해 볼 만한 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같은 조에 속해 있는 캐나다와 러시아, 싱가포르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