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번 째 신규 챔피언 카이사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의 포스트 시즌이, 지난 와일드카드전을 시작으로 거대한 막을 열었다. 정규 시즌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8.6 패치 버전이 적용되었다는 점인데, 더불어 신규 챔피언 카이사도 드디어 프로씬에 합류하게 됐다.

8.5 패치와 함께 출시된 카이사는 사실 애매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거리가 지나치게 짧은데다 인파이트형 스킬 구성 때문에 원거리 딜러로 사랑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의 '신챔 사랑' 덕분일까? 카이사는 곧바로 다음 패치에 상향을 받았고, 얼마 안 가 또 한 명의 '쎈 누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카이사의 솔로 랭크 통계는 챌린저 구간에서도 압도적이다(출저 : fow.kr)

때문에 지난 와일드카드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 kt 롤스터와 SKT T1의 통신사 라이벌전에서도 카이사의 향방은 뜨거운 감자다. 게다가 두 팀의 원거리딜러 '뱅' 배준식과 '데프트' 김혁규 모두 카이사를 좋아하고, 잘 활용한다고 알려져있다. 팀 차원에서도 밴픽 과정에서 원거리딜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나오자마자 은퇴 경기?
와일드카드전 1세트, '뱅' 배준식의 카이사


SKT T1과 KSV의 와일드카드전 1세트. 블루 진영인 SKT T1이 첫 번째 챔피언이 등장하자마자 현장에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마치 완벽하게 준비해왔다는 듯, SKT T1은 카이사를 말 그대로 '칼픽'했다. 그리고, 실제로 인게임 내에서 자신감의 이유를 보여줬다.

사실, 1세트의 주인공은 두 번의 솔로 킬과 함께 탑 구도를 완전히 무너뜨린 '트할' 박권혁이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만약 경기가 그렇게 '탑 차이'로 끝났다면 말이다. 하지만, KSV 특유의 버티기와 SKT T1의 실수 몇 번이 겹치면서 승부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덕분에 '뱅'의 카이사 슈퍼플레이가 마지막 한타에서 터져나올 수 있었다.

카이사는 두 개의 패시브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 '살아있는 무기'는 아이템 및 레벨업으로 얻는 능력치가 특정 수치에 도달하면 스킬을 진화시킨다. 이 스킬을 진화시키는 시점부터가 본격적인 '카이사 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카이사은 후반 캐리력이 높은 챔피언으로 분류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카이사의 지속 딜과 폭딜을 당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뱅'의 슈퍼플레이(출처 : LoL esports 공식 유튜브)

'뱅'의 마지막 한타 1대 3 교전은 진화한 Q 스킬의 폭딜과 진화한 E 스킬 은신의 힘이 100% 발휘된 장면이었다. '코어장전' 조용인의 탈진 타이밍이 기가 막혔는데 이 타이밍을 은신으로 버텼고, 12발이 장전된 미사일과 함께 폭딜로 상대방을 녹여냈다. 덕분에 SKT T1은 길고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kt 롤스터도 무서울 건 없다
??? : 그녀를 가장 먼저 좋아한 건 나라고!

와일드카드전 1세트 이후 카이사는 KSV의 밴 카드에 묶여 다시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나서는 kt 롤스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일단, 카이사 픽 자체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많았고, '데프트' 김혁규 역시 카이사에 대한 사랑을 솔로 랭크에서 보여준 바 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니, 울며 겨자먹기 식의 밴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 '데프트'의 솔로랭크 카이사 하이라이트 (출처 : 버비지 유튜브 채널)

'데프트'는 카이사가 출시되자마자 솔로 랭크에서 활용하며 이슈를 몰고 왔다. 카이사가 상향되기도 전부터 손에 꼭 맞는 듯한 플레이를 펼치며 여러 하이라이트 영상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렇듯 '데프트'가 즐겨쓰는데다가 이미 프로씬에서도 통한다는 게 검증된 카드를 kt 롤스터가 마다할 일은 없을 것이다.

8.6 패치 이후 솔로 랭크에서 카이사는 거의 필수 밴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프로 씬에서도 (아직 3판이긴 하지만) 밴픽률 100%를 달성했다. 심상치 않은 기세로 대회 OP 챔피언 반열에 오를 준비를 마친 카이사. SKT T1과 kt 롤스터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카이사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일단, 두 팀 모두 카이사를 쓰고 싶어할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선택은 레드 진영에 있는 팀에게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카이사를 금지할 것이냐, 아니면 카이사의 발을 묶을 수 있는 전략적인 조합으로 이를 카운터 칠 것이냐가 정도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보인다. 혹은 일부러 카이사를 던져주고 앞서 말한대로 카운터 조합을 준비해올 수도 있다.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카이사가 선택되는 게 더 좋겠지만, 팀 입장에서는 복잡한 심리전보다는 단순한 밴 카드로 이 과정을 넘기고 싶어할 수도 있겠다. 과연, 카이사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까. 그녀가 모습을 비칠 밴픽의 순간을 집중해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