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임요환의 제자로 혜성처럼 등장한 최연성. 최연성은 데뷔와 동시에 최정상에 자리에 올라 최강의 '포스'를 내뿜으며 '괴물 테란'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선수 시절 직설적이고, 과감한 입담으로 많은 남성팬을 몰고 다녔고, 한때 이중 계약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죠.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최연성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SK텔레콤 T1의 코치로 활약하게 됩니다. 코치가 된 이후에도 정명훈 선수를 결승 무대에 올리고, 다양한 빌드를 만들어내 '빌드 깎는 노인'으로 불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코치 생활을 이어가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11년, 2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대하게 된 최연성. 점점 우리의 기억 속에 잊혀 가던 때, 2013년 9월 19일 전역을 명받고 SK텔레콤 T1의 수석 코치로 돌아왔습니다. 입대전과 후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앞으로도 이루지 못할 전무후무한 우승 기록을 만들겠다는 최연성 수석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SK텔레콤 T1의 수석 코치 최연성


Q. 안녕하세요, 인벤에는 처음 인사드리는 것 같아요. 인벤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연성 : 안녕하세요. 9월 19일 부로 전역한 SK텔레콤 T1 수석코치 최연성입니다. 나이는 31살이고, 선수 시절엔 '괴물 테란, 치터 테란'이로 불렸죠. 선수 은퇴 이후 코치 시절에는 '빌드 깎는 노인'으로 불리며 선수와 코치로서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것에 팬분들께 어느 정도 즐거움을 드린 것 같아서 기쁘고, 현재 수석코치, 감독대행으로서 좋은 별명이 생길 수 있도록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남기고 싶습니다.


Q. 그럼 이야기 나온 김에 여쭤볼게요. 어떤 별명이 붙는 감독이 되고 싶으신가요?

최연성 : 갑자기 그런 질문을 받으니 잘 모르겠네요.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확실히 꿈이 있어야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네요. 그 질문 굉장히 감사드려요. 인터뷰가 끝나기 전까지 꼭 답변드릴게요.


Q. 네 알겠습니다. 일단 전역하신 지 얼마 안 되었으니 프로게이머로서 '군대'가 어떻게 느껴지던가요?

최연성 : 저는 29살 12월에 군대를 갔어요. 일단 미룰 수 있는 한 최대한 미뤄서 갔어요. 대학원과 육아 문제로요. 선수로 간 것도 아니고, 코치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서 물론 힘들긴 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특히 보통 선수들은 군대에 가면서 선수생활을 포기하는데, 전 이미 코치로 나의 길을 다져놓고 다녀온 것이기 때문에 괜찮았죠.


Q. 상근이셨던 것으로 아는데, 군 시절 게임을 많이 접하진 못하셨나요?

최연성 : 하루에 많이 해봤자 5게임, 적게는 한 두 게임밖에 못 했어요.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까요.


Q. 코치 신분에서 입대 이후 전역하시고, 제대 후 바로 SKT로 복귀하셨어요. 힘든 부분이 없진 않은지 궁금합니다.

최연성 : 저는 휴가 때도 연습실로 왔었어요.(웃음) 현재 주요 선수들은 군대 가기 전부터 알던 선수들이고, 몰랐던 선수들은 전역 이후 같이 산책도 하고 서로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최연성이 전역한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팬분들이 임요환 감독과 최연성 코치라는 체제를 바랐죠.

최연성 : 바로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이 회의실에서 요환이 형과 차기 시즌이라든지 팀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기대되는 것이 많았는데 정말 아쉽네요.


Q. 임요환 전 감독이 그만두겠다고 들었을 때 심정은 어땠나요?

최연성 :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말한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만둔다고 말하더라고요. 당시 지인들과 술자리에 가고 있었는데, 제가 평소에 소주 세 잔 정도밖에 못 마시는데, 그날은 술을 진짜 많이 마셨어요. e스포츠 판에 10년 이상 몸담고 있으면서 저에겐 스승 같은 존재거든요.


Q. 그만큼 코치님에게 소중한 사람이겠어요.

최연성 : 그렇죠. 제 스승님이니까요. 제가 데뷔한 지 10년인데, 요환이 형을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겠죠. 아직도 2003년 10월 요환이 형이 같이 게임을 해보지 않겠냐고 했을 때를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Q. 데뷔 때 이야기를 하시니, 코치님의 데뷔 시절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말씀해주시다면?

최연성 : 정말 대단했죠. 당시 스타크래프트 인기는 엄청났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잘한다고 하면 정말 영웅 대접을 받았어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가 공부로 좀 유명한 학교였는데, 공부보다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친구가 인기가 많았으니까요.



Q. 정말 대단했었죠. 그럼 선수 생활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최연성 : 이중 계약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여의도 쪽에 계시는 유능한 변호사께서 해주신 말씀이 '잘나가는 배우나 연예인이나 생기는 게 이중계약이다.' 하시면서 제가 그만큼 가치가 있고 대단한 인물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KT와 SK라는 대기업이 저를 두고 경쟁한 거잖아요? 당시 SK 사장님께서 직접 위약금을 물어주시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으니까요. 다행히 KT에서도 당시 위약금을 받지 않았고, 저만 벌금 500만 원, 한 시즌 정지 징계로 끝났죠.


Q. 만약에 KT로 이적했다면 어땠을까요?

최연성 : 지금 이영호 선수와 함께 있지 않겠어요?(웃음).


Q. 이영호와 최연성, 상상만 해도 대단하네요.

최연성 : 사실 명훈이가 제 스타일이기보단, 요환이 형 스타일에 가까워요. 이영호 선수가 저랑 스타일이 비슷하죠. 만약 KT로 갔으면 아마 많이 새로운 판도가 열리지 않았을까요?


Q. 그렇겠네요. 그럼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코치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최연성 : 가장 큰 이유는 어깨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도 통증이 있어요. 선수 시절 정말 끝까지 참아보려 했지만 아프다 보니 연습량이 줄고, 연습량이 줄다 보니 지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많이 지니까 힘들고 흥미를 잃어갔죠. 그러다 보니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당시 팬분들은 의지가 없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는데, 이 고통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 제 팔을 보시고 '팔 상태는 70세'정도라고 하셨거든요.


Q. 스타크래프트2를 처음 접해본 소감은 어땠어요?

최연성 : 스타크래프트2 초기에 자유의 날개를 조금 해봤는데, 확실히 스타크래프트1 브루드워가 재밌더라고요. 그 당시 제가 느낀 바로 어느 정도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스타크래프트1은 빠르면 6개월, 늦으면 1년, 스타크래프트2는 빠르면 3개월, 6개월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군대 입대 직전 인터뷰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윤종이가 제일 습득이 빠르고 잘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요.


Q. 그럼 군대 안에서 정윤종 선수의 스타크래프트2 첫 우승 소식을 접했을 때 크게 놀라시지는 않으셨겠어요.

최연성 : '내가 선수를 보는 눈이 나쁘지 않구나' 생각이 들면서 좀 뿌듯하던데요?(웃음) 그리고 윤종이 외에 지금 에이서 소속의 (문)성원이도 SK텔레콤 T1 소속 당시 게임하는 센스가 있다고 판단됐는데, 그게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발휘되더라고요.


Q. 자유의 날개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군단의 심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최연성 : 전작인 자유의 날개는 브루드워의 러커, 마인, 리버 등 변수 있는 유닛이 적어서 재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아직도 브루드워의 스컬지 같은 유닛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에선 이런 변수 있는 유닛이 구현이 안 되는 건가? 싶었는데, 유즈맵을 살펴보면 신기한 유닛들이 정말 많아요. 개인적으로 타격감 있고, 변수가 있는 유닛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훨씬 늘어난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스타크래프트1에 비해 아쉽긴 하지만, 아직 공허의 유산이 남아있고, 기대 중이에요. 확실한 것은 자유의 날개보단 군단의 심장이 재미있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최연성 : 게임도 게임이지만, 경기 외적인 사전 인터뷰, 선수들 간의 라이벌 구도 등등 모든 것이 경기라고 생각해요. 선수들에게도 교육하는데, 인터뷰 시에도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기때문에 자신을 어필하라고 해요. 대부분 선수는 하고 싶은 말은 하지 않고, '연습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이게 끝이에요. 예를 들어 제가 선수 시절 제 인터뷰에서는 안티팬들도 결국 나중에 '애가 지는 걸 봐야지'하고 경기를 보게 되게끔 유도하고, 팬들은 나의 재밌는 인터뷰를 보고 경기를 보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또 이기면 다음 인터뷰가 기대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무조건 도발을 하라는 게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다음 경기를 기대할 수 있게 해야 된다는 거에요. 도발은 그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Q. 코치님이 원하는 선수에 원이삭 선수가 가까울 것 같은데요, 원이삭 선수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궁금하네요.

최연성 : TV에서 처음 봤죠. 조지명식에서 도발하는 장면을 봤는데 보자마자 '내 스타일이다' 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이삭이가 T1에 온 뒤 '이삭아 나 니 팬이야'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이삭이에게 '팬들의 비난에도 기죽지 말라'고 했죠. 모든 선수가 예의 있는 바른 인터뷰와 조지명식이 된다면 이건 그냥 스타크래프트 경진대회가 아닌가요?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리그인데, 팬들을 위해서라면 원이삭같은 선수들이 정말 필요해요.


Q. 그럼 이제 팀 이야기를 해보면 현재 SK텔레콤 T1의 전략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주실 수 있나요?

최연성 : 9월 말쯤 중간 정도라고 판단했어요.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최근 중상 정도라고 생각하고, 프로리그 개막전까지 상중으로 만드는 게 목표에요.


Q. SK텔레콤 T1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최연성 : 경험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우승 경험이 많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선수들이 나태해질 수도 있거든요.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해요.


Q. SK플래닛 12-13시즌에 3위라는 성적을 거뒀죠. SK텔레콤 T1이라는 팀의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 아쉬웠던 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최연성 : 제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첫 감독과 첫 코치가 투입된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경험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하지만 첫 감독이 첫 시즌에 3위는 정말 잘한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박용운 감독님도 처음 오셨을 때 3위하셨거든요.


Q. 그럼 이제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셔야 할 텐데, 차기 시즌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있을까요?

최연성 : 3위 이상이 아니라 전승 우승을 하고 싶어요. 그것을 위한 비장의 카드가 있죠.


Q. 비장의 카드를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최연성: 지금은 공개할 수가 없죠. 비장의 카드니까요.(웃음)


Q. 알겠습니다. 최근 STX SOUL이 해체되면서 김도우 선수가 영입됐어요. 코치님이 보시기에 김도우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최연성 : 굉장히 조용한 선수에요. 정말 게임을 열심히 해요. 단체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하면서 게임을 정말 많이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하고 있는 최연성 코치


Q. 다음 시즌에 기대하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정경두, 박령우, 이예훈, 서태희, 김지성 선수요. 현재 비주전 선수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정말 이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번 시즌을 계기로 빛을 봤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프로리그에 나갈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이 없었지만, 현재 그러한 기준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놨어요. 이 기준을 통과하고 기회를 잡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해요.


Q. T1은 대대로 테란 명가이고, 프로토스 선수들도 강력하잖아요. 그에 비해 저그는 뚜렷한 성과를 낸 선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어윤수 선수가 4강에 올랐는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최연성 : 윤수를 오랫동안 봤지만, 윤수가 이번 8강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처음 봤어요. 팀 킬 인대도 이삭이 같은 경우 평소와 똑같이 즐겁게 연습하며 잘 지냈고, 윤수는 정말 고민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삭이가 이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윤수가 이겼죠.

이번 8강을 준비하기 전, 팀에서 체력 테스트를 했는데, 윗몸일으키기에서 윤수가 하다가 시간이 남았는데 포기하는 거에요. 그래서 '윤수야 8강 가려면 8개 더해야지?' 말하니 8개를 이 악물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우승까지 말했는데, 몸을 벌벌 떨면서 진짜 다 해냈어요. 만약 윤수가 우승하게 된다면 재밌는 에피소드가 되지 않을까요?


Q. 어윤수 선수의 결승 진출, 우승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최연성 :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어윤수에게 우승자 포스가 느껴지게 될 거에요. 그리고 결승에 진출하면 4강전 상대의 힘까지 흡수하거든요? 4강 상대가 김민철 선수인데, 윤수가 김민철 선수를 이긴다면 김민철 선수의 철벽이 생기는 거에요.


Q. T1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 나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연성 : 일단 우승했을 때 소위 말하는 '포스'가 생겨야 해요. 소위 그 '포스'만으로 상대방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이런 포스를 느낀 게 이신형 선수뿐이에요. 윤수도 이러한 포스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마치 드래곤볼에서 마인부우가 상대들을 흡수하듯이요.(웃음)


Q. 그렇죠.(웃음) 그럼 이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최근 김택용 선수의 은퇴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최연성 : 일단 아쉬웠죠. 좋을 때 떠나는 게 아니라 더 아쉬워요. 최근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마재윤과 게임을 한다는 말도 있던데, 만약 정말로 게임을 한다면 마재윤과 똑같은 거죠. 그 사건이 터졌을 때, 당시 팀의 연습생 3명이 저한테 와서 울면서 앞으로 게임 계속 할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봤는데, 마재윤과 어울린다? 그러면 모두 다 마재윤과 동급 인거죠. 후배였던 다른 팀 선수들도 마찬가지예요. 은퇴한 많은 선수들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진정으로 e스포츠판을 생각하고, 후배들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겠죠. 택용이가 '마재윤과 게임을 할까?' 라고 생각했던 자체가 화나 나요. 진심으로 그런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Q. 반면, 지금까지 꾸준히 열심히 활동하는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 선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연성 : 누구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우승자가 된 순간 모든 게 우승자에게 집중돼요. 1회 우승자가 되면 2회가 되기 위해, 전설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고, 단 한 두 번의 우승 때문에 나태해지면 정말 그 우승을 끝으로 인생이 끝나거든요.

이런 면에서 경력도 오래되고 어느 정도 명성도 쌓은 후배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전해주고 싶어요. 특히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길을 개척하는 것은 더 어렵죠.




Q. 그럼 이쯤에서 다시 질문 드려도 될 것 같네요. 수석코치로서, 나아가서 감독대행으로 어떤 별명을 가지고 싶으신가요?

'괴물'이 되고 싶어요. '괴물 감독'이요. 제가 선수 시절 당시 괴물이 2명 있다고 많이들 이야기했어요. 그게 저와 야구 선수인 류현진 선수예요. 당시 류현진 선수는 신인이었는데 지금 진짜 괴물이 되었죠. 저도 앞으로 그렇게 되고 싶어요.


Q. 네. 그러면 마지막으로 지도자로서의 각오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최연성 : 팀 선수들을 건강하고 강하고 능동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요. 흔히 프로게이머를 '게임하는 기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게임하는 '기계'가 아닌 게임을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겠습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모두 다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팀이라면 명문 구단으로 불릴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야구를 잘 모르는데 '뉴욕 양키즈'는 알거든요. 이처럼 게임을 잘 모르는 분들도 프로게임단 하면 'SK텔레콤 T1'이 나오게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팬분들 모두 노잼이 아닌 꿀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