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버스 개발사 사이게임즈는 올해 초부터 왕성하게 대회를 주최하며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공언한 이스포츠화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OGN에서 주관한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는 시즌 1 우승자를 배출하고 최근 시즌 2가 진행 중이며, 약 1주일 뒤에는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섀도우버스 RAGE Grand Prix 가 열릴 예정이다.

SilentSlayer 오병민 선수는 지난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시즌 1의 우승자로 섀도우버스 첫 세계 대회인 섀도우버스 RAGE Grand Prix 의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선수다. 섀도우버스가 한국에 정식 출시되기 전부터 섀도우버스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꾸준히 연습을 했고 결국 첫 세계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참여하게 되었다.

섀도우버스 인벤에서는 세계 대회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없는 오병민 선수를 만나 첫 세계 대회에 대한 포부, 그리고 섀도우버스에 대해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오병민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지난 우승 인터뷰 이후 오랜만에 인터뷰로 만나게되었는데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투네이션에서 후원받고있는 섀도우버스 플레이어 'SilentSlayer' 오병민입니다.

Q. 지난 마섀코 시즌 1 우승에 이어 시즌 2에서 본선에 합류하는 등 선수로 멋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 근황이 어떤가?

최근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이다보니 학교 과제도 해야하고 학과가 경영학과라 팀 단위 과제를 진행하느라 상당히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코리아 시즌 2에도 본선에 올라가게 되서 대회 준비도 하다보니 더욱 바빴다.

이제 12월 연말로 예정된 세계 대회 RAGE Grand Prix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그동안은 바빠서 혼자서 랭크 게임을 중심으로 연습했다면 남은 기간 동안에는 팀원들과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체계적인 연습을 할 생각이다. 그 외에는 섀도우버스 그림자 파티를 지원받아서 온라인 컵대회 개최도 했다.

Q. 첫 세계대회인 섀도우버스 RAGE Grand Prix 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소감은?

우선 세계대회라는 큰 무대에 서서 세계의 이름난 강자들과 실력을 겨뤄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 기대된다. 일본에 여행도 몇 차례 가봤고 현지에 얼굴을 아는 선수들도 몇 명 있다보니 그들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재밌을 것 같다.

Q. 국가 대표라는 부분에서 부담감도 있지 않나?

부담감은 있지만 한국을 대표한다는 점보다는 개인적인 부분에서 부담감이 있는 편이다. 지난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코리아 시즌 1에서 우승을 하면서 투네이션 후원을 받게 되었다. 지원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받은 만큼 결과를 보여줘야한다는 부분에서 부담감이 있는 편이다.

대회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있는데, 최근 일본에서 치뤄진 공식 대회를 보니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그 부분에서 다소 부담은 된다. 특히 이번 섀도우버스 Rage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hasu 선수의 경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해당 선수의 SNS에 올린 글을 보면서 섀도우버스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높다고 느꼈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 같은 선수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 Rage Shadowverse Staforged Legends 우승자 hasu

Q. 연습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한 차례 말했지만 대학 생활을 병행하다보니 과제를 하는 시간이 많아 그간은 주로 혼자 랭크 게임을 하면서 연습을 했다. 특히 팀과제가 많다보니까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짬이 날때마다 랭크 게임 위주로 연습을 해왔는데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니 앞으로는 팀원들하고 함께 연습에 집중하려고 한다.

어떤 덱을 준비하는게 좋을지 대충은 감을 잡았지만 최대한 다른 선수들이 준비할 덱을 연구해서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덱을 만드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2pick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2pick 연습에도 적극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 이제 1주일 가량 남았는데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서 연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Q. 아무래도 일본이 섀도우버스 종주국이라는 평가를 주로 받는데 자신 있는지?

일본 선수가 제일 많이 참여하기도 해서 사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 선수들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물론 일본 선수들은 워낙 실력도 좋고 대회 인프라도 잘돼있어서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가 일본 선수들이 하는 만큼은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Day1에서 일본 선수들을 잘 극복해서 Day2에 진출만 하면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을 것 같다.

Q. 이번 대회에서 혹시 주목하고 있는 상대가 있다면?

3명 정도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첫 번째로 앞서 말했던 Hasu 선수가 있다. 나이도 어린데 덱짜는 센스도 발군이고 플레잉도 숙련된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섀도우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 같아 가장 경계되는 선수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sos 선수가 아닐까.

최근 랭킹 1위도 찍었고 RAGE도 2번이나 뚫는 등 섀도우버스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만큼 실력이 뒷받침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surre 선수도 주목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로 컨트롤 덱을 잘다룬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덱 구성이나 운용법이 굉장히 단단하고 카드 게임 경력도 길어 본선에서 만나면 꽤 고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이번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코리아 시즌 2에서 아쉽게 16강에서 탈락했는데 소감은?

16강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과제나 학교 일정이 겹치다보니 덱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덱을 구성하고도 검증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는데 이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덱 구성은 전적으로 스스로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RAGE Grand Prix 에서는 좀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

Q. 본선 진출한 것만으로도 분명 대단한 성과긴 하지만, 전 시즌 우승자로서 다소 아쉬웠을 것 같은데.

우선 이번 16강에서 만난 박재민 선수가 굉장히 잘 하는 선수다. 실력자를 만나 졌기 때문에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 덱 구성을 하면서 복수 뱀파이어를 마지막까지 뺄지말지 고민했는데 결국 들고 간 것이 패착인 것 같아 조금 아쉬운 정도다.

당시 경기에서 박쥐 대신 바포메트를 살려둔 건 벨페고르가 어둠의 무리에 정리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손톱 2장이 잡혀있으면 뭘 해도 졌을 거라고 생각해서 배제하고 들어갔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손톱 2장이 잡혀있던 상태여서 경기를 내주게 되었지만 최선을 다한만큼 스스로의 플레이 자체는 만족하고 있다.

▲ 덱 선택은 아쉽지만 플레이 자체는 만족한다고

Q.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운에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카드 게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하지만 오병민 선수는 '실력'과 '운' 가운데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섀도우버스만큼은 무작위성이 타 게임에 비해 적다고 보고 실력 8에 운 2 정도라고 생각한다. 실력이라함은 게임에서 보여주는 카드 사용 등은 물론 덱 튜닝까지 모두 포함한다. 사실 카드 게임 특성상 운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원하는 카드가 드로우되거나 첫 멀리건을 잘 잡는 부분은 플레이어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니 운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다만 최근에 온라인컵 개최를 하면서 중계도 많이 하는데 사실 운도 운이지만 결국 그 운에 좌우되지 않도록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실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사소한 실수가 스노우볼이 굴러서 경기를 지는 경우도 많이 보면서 운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플레이어가 잘했다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볍게 보면 1234 코스트에 맞춰 순서대로 내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섀도우버스에는 진화 포인트라는 전략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실력에 좌우되는 요소가 매우 큰 편이다.

Q. 소위 배제 플레이와 계산 플레이 중에 본인은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배제 플레이 역시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계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어떤 카드 게임에서나 마찬가지만 굳이 나누자면 유리할때는 상대방에게 변수를 안 주기 위해 최대한 계산을 하고, 불리할 때는 이 카드가 있다면 어차피 지는 상황이니 없다고 생각하면서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결국 배제를 하느냐 마느냐는 많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쌓이는 경험으로 결정되므로 숙달되기까지의 연습이 중요하다고 본다.

Q. 현재 섀도우버스의 메타와 밸런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 시점에서는 로얄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리더들 사이에서의 밸런스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로얄을 제외하면 리더들 간에 서로 먹고 먹히는 상성이 있다. 사실 대회 준비하는 입장에선 너무 다양한 걸 고려해야되서 힘들지만 말이다. (웃음)

굳이 강한 덱을 꼽아보자면 뱀파이어 정도라고 생각한다. 선공 뱀파이어 같은 경우에는 손패만 조금 받춰주면 쉽게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후공 차이가 큰 편이고 예전의 중립 나락 뱀파이어와 같이 정말 말도 안되게 강한 덱은 없어 현재 밸런스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Q. 위치 특히 어그로 비술 위치가 상당히 고평가받는 것에 반해 오히려 대회에서 결과는 그닥이었다.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비술 위치라는 덱 자체가 한계가 명확하다고 본다. 비술 위치의 경우 어떤 카드를 뽑아오느냐, 즉 무작위성에 기대는 것이 다른 덱에 비해 심한 편이다. 카드 하나하나를 놓고보면 위대한 마법사 레비라던가 변이의 뇌격같이 효율이 매우 뛰어나지만 이 카드가 필요한 타이밍에 꼭 손에 있어야하는 무작위성에 기대야한다.

오즈만 해도 어떤 카드를 드로우해오느냐에 따라 판세가 많이 갈리지 않나. 그러다보니 안정성이 떨어지고 단기전으로 승부를 보는 대회에서 비술 위치가 약세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다들 비술 위치에 대한 카운터 덱만 많이 준비해오다보니 더 그런 현상이 부각된 것 같다.

Q. 이번 마스터즈 오브 섀도우버스 시즌 2에서는 로얄이 전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로얄이 약세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로얄이 아주 성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메타에서 특히 대회의 경우 꼭 나오는 직업인 미드 네크로맨서나 램프 드래곤을 상대로 너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램프 드래곤의 경우 pp 부스팅을 빠르게 하고 바하무트나 이스라필과 같은 광역 제압 카드로 로얄의 필드를 단숨에 초토화시키고, 미드 네크로맨서를 상대하면 서로 필드 전개전이 되는데 그러면 네크로맨서의 전개력에 밀리게 된다.

엘프를 상대로는 센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외의 덱을 상대로 전체적으로 약하다보니 로얄을 꺼내긴 힘들다고 본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로얄이 잘 사용되지 않는데 북미나 유럽 경기에서는 가끔 보이는데 아마 이번 세계 대회에서도 북미나 유럽에서 몇 명 정도 들고 올 수 있지만 많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 이번 마섀코에서 로얄은 단 1번도 나오지 않았다

Q. 로테이션 모드와 언리미티드 모드가 추가될 예정인데 의견을 듣고싶다.

로테이션 모드와 언리미티드 모드 도입 자체는 언젠가는 해야 되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예상은 내년 중순 정도에나 도입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도입되었다. 그래도 도입 자체는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로테이션 모드가 도입되면 로테이션 모드에서는 중립 엘프가 대부분 카드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 외에는 아이테르 아이기스 비숍 정도? 사실 아직 깊게 연구한 건 아니라 나와봐야 판가름할 수 있을 것 같다.

Q. 신규 리더 네메시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메시스는 공개되는 카드들 정보를 봤을 때 효과가 재미있어보인다. 특히 아티팩트들의 위력이 강하긴해서 핸드에 확보만 하면 강하게 몰아붙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썬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활용하는 덱이 강할 것 같긴 한데, 카드 드로우를 많이 받는다고 이기는건 아니니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어 보여서 기대되는 리더고 나오면 바로 덱을 준비해보려고 한다.

Q. 아직 많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혹시 지금까지 공개된 카드 중에 주목하는 게 있나?

역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아닐까. 카드 게임에서 6장을 드로우해오는 성능이 워낙 강력한 성능이다보니 핸드 관리만 잘 해준다면 정말 강력한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도로시나 오즈의 대마녀도 드로우 성능으로 인해 잘 사용된 카드라 비슷한 의미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역시 꽤나 강력할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샤도 괜찮은 카드로 보이는데 포악한 사룡과 케르베로스의 빈 자리를 이 카드로 채워라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외에는 아직 많이 공개된 게 아니라 미묘하다. 확장팩 메인 콘셉트 카드인 크로노스는 좀 미묘한데 8코스트 추종자라는 걸 감안하면 너무 능력치가 낮다고 본다.

Q.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섀도우버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재 섀도우버스에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게임 모드 2개로 나뉘는만큼 대회 역시 균등하게 열어줬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언리미티드와 로테이션 모드 대회 번갈아 열릴 예정이듯 앞으로도 두 가지 모두를 고루 주최해서 관심이 한 쪽에만 쏠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로테이션 모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언리미티드 모드 대회도 꾸준히 열린다면 선수나 유저들 모두 두 방식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부탁한다.

우선 지금까지 저를 계속해서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남은 기간 열심히 연습해서 이번 RAGE Grand Prix 에서 DAY 2에 꼭 올라가도록 하겠다. 내년에도 선수로써는 대회에 자주 참여할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파티 주최를 많이 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섀도우버스를 함께 즐겼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특히 기존에 카드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섀도우버스가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고 무작위성이 비교적 적은 실력 중심의 게임이니 꼭 추천하고 싶다. 기존에 접으셨던 분들도 복귀하신다거나 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섀도우버스를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