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모바일 게임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콘텐츠와 재미만으로는 살짝 부족합니다. 모바일 초창기라면 모를까 매출 상위권을 노리는 최근의 모바일 게임들은 기본적인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상태로 출시되니까요. 결국 흥행을 위해서는 치열한 홍보 전략과 마케팅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는 뜻이고, 그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이 산업의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뜻도 됩니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홍보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게임의 재미나 특징을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대중의 인기를 몰고 다니는 연예인이나 모델도 홍보나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좋은 선택이죠. 그래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다보면 연예인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다만 연예인이나 모델 마케팅은 게임사의 입장에서 조심해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게이머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해도, 부족한 게임의 콘텐츠와 재미를 노출이나 홍보로 때우려 한다는 게이머들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홍보와 마케팅의 주요 목적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니, 보통 남성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예쁜 연예인이나 레이싱 모델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피닉스 게임즈가 홍보 모델로 록 그룹 '노라조'를 선택했다고 연락이 왔을때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록그룹 '노라조'의 실력이나 인기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노라조는 독특한 퍼포먼스때문에 오히려 가창력이 묻힌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넘치는 실력을 갖춘 록그룹이고, 팝 록에 어울리는 경쾌한 노래들로 이미 충분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다수인 게이머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입니다.

다만 게임의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홍보와 마케팅의 첫번째 목표인 시선 끌기나 첫인상에서 다소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죠. 노라조의 록스피릿 충만한 샤우팅도 좋지만, 좀 속된 말로 속내를 표현하자면 "예쁜 걸(Girl)들도 많은데 왜 하필 남캐 듀오냐?"가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어차피 포스터 몇장, 홍보로만 쓴다면 예쁜 걸그룹이 좋잖아?' 그런데 막상 노라조를 만나고보니 제 사소한 불만은 100% 착각이었습니다. 노라조는 단순한 체면치레식 홍보 모델이 아니라 신작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음악 및 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게임 속에 노라조를 모델로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좀 더 전문적인 협업(콜라보레이션)까지 계획하고 있었으니까요.

남부럽지 않은 뛰어난 가창력, 시청자들을 한방에 사로잡는 화끈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 독특한 콘셉트 때문에 간혹 개가수(개그맨 가수)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알고보면 그 누구보다 뜨거운 음악의 열정을 간직한 그룹, 노라조와 무한상사가 만났습니다.

노라조는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편곡을 통해 디지털 싱글까지 출시할 계획을 세우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피닉스 게임즈의 신작 '치고박고 무한상사'와 인기 록그룹 '노라조'는 과연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요?


※ 25일 공개된 록그룹 '노라조'의 '치고박고 무한상사'



▲ 노라조! 그리고 치고박고 무한상사!



Q. 인기 록 그룹 '노라조'와 모바일 게임의 만남, 과연 어떻게 시작되었나? 계기가 궁금하다.

조빈(노라조): "피닉스 게임즈의 음악을 담당하는 박진배(ESTi) 작곡가님이 먼저 함께 일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셨다. 저희 입장에서는 생소하기도 하지만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당연히 O.K, 물고기가 낚싯밥을 물 듯 콱 물었다."

박진배(사운드PD): 피닉스 게임즈의 신작 '치고박고 무한상사'는 게임 자체 콘셉이 스트레스 타파에서 출발한 만큼 재미있고 유쾌한 느낌을 주는 모바일 게임이다. 기상천외한 캐릭터나 게임 속의 설정을 고려해볼때 대한민국에 노라조라는 그룹만큼 딱 어울리는 가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연락을 했고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


Q. 노라조는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왔는데, 이번 작업은 게임 음악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조빈(노라조): "노래 가사에 게임과 밀접한 단어, 이를테면 게임 제목 같은 것이 일부 들어간다는 점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대중 음악 못지않은 퀄리티로 주제가가 나와서, 향후 편곡을 거친 후 싱글 앨범까지 활동할 계획으로 작업을 마쳤다.

여담으로 녹음실에서 믹싱을 하던 중에 모 기획사의 사장님께서 오셨는데, 이 노래를 들어보시더니 '직장인의 애환을 거칠게 푸는 노래를 준비중이었는데, 그냥 다른거 해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직장인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만든 노래이기 때문에 어떤 분들이 들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멋진 노래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Q. 좋은 게임 음악을 만들려면 게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 것 같다. 직접 '치고박고 무한상사'를 즐겨봤는지 궁금하다.

조빈(노라조): "가수들도 보통 노래가 완벽하게 마무리된 후에야 들려드리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개발자분들도 그래서 그런지 아직 완성된 버전의 게임을 해보지는 못했다. 다만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게임의 캐릭터나 콘셉트 등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중간에도 여러번 논의가 있었다.

게임은 테스트 버전보다는 정식으로 출시가 된 후의 완성된 버전을 해봐야 본연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출시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오면 저희도 직접 까톡~에서 받아서 해볼 예정이니 게이머 여러분들도 꼭 한번 즐겨보셨으면 좋겠다."



Q. 게임 모델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모바일 게임은 평소에도 즐기는 편인지 궁금하다.

조빈(노라조): "요즘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로 종종 즐기는 편이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주는 활력소같은 존재. 다만 시간 제한이 있고 빠른 게임은 하다보면 성격상 화병이 날 것 같아서 아케이드 방식의 게임을 주로 즐긴다." 조용한 이혁 씨는 어떤지 궁금하다. 평소 조용한 사람들이 의외로 게임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아하는 편이다. 어제 행사를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우씨!' 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혁이가 게임을 하다 지른 소리였다. 스마트폰 보면 이런저런 게임들이 많다."

▲ "혁이가 의외로 게임을 좋아합니다."


Q. 작곡한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노래에 대해 자평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조빈(노라조): "가사의 내용부터 음악의 느낌까지 경쾌하고 일목요연하게 시원한 느낌이다. 아버님 어머님 삼촌 이모 등 직장인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메시지를 통해 게이머분들이 만나게 될 '치고박고 무한상사' 역시 노래의 느낌을 오롯이 받는 유쾌한 게임이다.

처음에 저희 노라조의 색깔을 일부러 강조하기보다 게임의 색깔에 맞는 노래를 추구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저희가 추구하는 유쾌하고 시원한 콘셉트와 맞아떨어지는 노래가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애착이 가는 노래라고 자평하고 싶다."


Q.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노래로 싱글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게임 음악으로 활동이 가능한지, 대략적인 계획은 어떤지 궁금하다.

조빈(노라조): "처음 노래를 만들고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게임 영상을 보내주신 걸 보고 더욱 애착이 생겨서, 이런 좋은 느낌의 영상에 새로운 편곡까지 붙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고박고 무한상사를 즐겨주시는 분들이 더욱 재미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았고.

같은 돼지고기라도 조리법이나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처음 나온 곡이 시원하고 경쾌한 조빈 스타일의 음악이라면, 좀 더 헤비메탈에 가깝게 이혁 스타일의 노래로도 편곡을 했다. 속 시원하게 풀어줘야 할 때는 또 이렇게 거친 음악, 내질러주는 음악이 제격이니까.

다만 게임 제목이 들어가는 등 일부 상업적인 제약의 문제로 가사는 살짝 수정되었는데, 그래도 들어보시면 바로 '치고박고 무한상사'를 떠올리실 수 있다. 앞으로 원곡과 편곡 버전을 합쳐 싱글을 낼 계획이고 반응이 온다면 방송 활동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최근에 노라조가 밴드도 결성했는데 공연의 레파토리로 활용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Q. 게임 음악이니 게임과 어떻게 어울리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 박진배 PD가 평하는 노라조의 주제가는?

박진배(사운드PD): 직장인의 삶을 대변하는 가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신나고 빠른 템포의 록 뮤직이다. 게임을 위해 어느 정도 절충이 된 음악이 아니라, 그야말로 "노라조의 노래"로써 완성되었기 때문에 굳이 이 곡에 "가요" 또는 "게임음악" 이라는 구분을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노라조의 팬들은 노라조의 신곡을 만나게 되어 만족할 것이고, 게이머들은 유저의 입장에서 좋은 게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게이머 분들은 물론 노라조의 팬분들까지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곧 발매되는 실시간 음원 챠트에서의 성적도 기대하고 있다.

원체 실력이 좋아서 립싱크를 절대 하지 않는 그룹인 만큼 노라조의 라이브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연주되었으며, 게임이 다루고 있는 주제때문에 전국의 모든 노래방이나 회식 자리에서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내용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 록그룹 노라조의 조빈


▲ 록그룹 노라조의 이혁



Q. 게임에는 노래 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들이 들어간다.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사운드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박진배(사운드PD) - 타격음과 배경음악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성우들이 살려내는 210여종의 '캐릭터성'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핸드폰이 dmb 기능을 갖추면서 TV를 대신하거나 혹은 유튜브와 아프리카 등의 스트리밍 방송이 보편화된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민감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역시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첫번째가 된다.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궁극적인 유저층은 나 같은 헤비 게이머보다 대중적인 방송과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내는 비 게이머나 라이트 층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이 쉽게 듣고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을 법한 들을 거리들로 구성해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Q. 음악뿐이 아니라 게임 속에 노라조의 캐릭터까지 들어간다고 들었다.

박진배(사운드PD): "굉장히 강력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나오고 노라조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는 것은 물론 샤우팅 등 전용 필살기까지 있다. 게이머분들이 얻으면 프리미엄의 가치가 느껴지는 캐릭터가 될 것이다."

노라조: "저희 캐릭터가 나오면 스트레스가 풀리실때까지 마음껏 부셔주세요!(웃음)"

박진배(사운드PD): "피닉스 게임즈는 회사 자체가 DJ MAX 등 음악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인원들이 모인 회사이기 때문에 게임 음악의 가치를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내부에서도 전혀 반대가 없었고 게임 콘셉트가 결정되자마자 모델로는 노라조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가서 빌어서라도 우리 게임의 홍보 모델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작곡까지 해주셨다. 또 '고등어'나 '슈퍼맨' 등 노라조의 음악을 작곡하셨던 'DK'님도 흔쾌히 대화에 응하셔서 전반적으로 굉장히 매끄럽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Q. 게임의 모델로, 또 노래까지 작곡하는 등 게임 분야에서 활동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노라조의 팬들, 그리고 앞으로 치고박고 무한상사를 즐길 게이머분들에게 한마디.

"모든 게임들이 그렇듯이 즐기기 위해,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인벤을 통해 소개되는 멋진 게임들, 그리고 저희 노라조와 함께하니 귀도 즐겁고 눈도 즐거운 게임 '치고박고 무한상사'를 재미있게 하시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저희 노라조, 그리고 가족 연인들과 함께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치고박고 무한상사에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



▲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콘셉에 따라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노라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