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던전스트라이커(이하 뉴던스)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미안하다'였다. 그 다음이 '죄송하다'. 온전히 유저데이터를 이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개발진의 사과였다.

여러가지 콘텐츠로 게임에 살을 붙인 뒤, 야심차게 선보이는 만큼 개발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그 자신감을 드러내며 턱을 치켜세우지는 않았다. 대신 고개를 숙였다. 일단, 유저들을 실망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진심이 담긴 사과와 동시에 뉴던스를 다시 한 번 봐야 할 이유를 들어보았다.


▲ 좌부터 박상준 디렉터, 장중선 이사, 허준 PM





리미티드 테스트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어땠는지부터 묻고 싶다.

긍정적인 의견과 반대 의견 모두 있었다. 일단 리미티드 테스트 기간 동안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 그리고 게임 내 변화점은 좋게 봐 주셨다. 개선된 스킬을 모두 경험하지는 못하셨지만, 그래도 새롭게 개편된 UI 보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말씀도 있었다. 유저분들의 재접속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기에 내부에서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대 의견으로는... 예전 던스에 비해 성장이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던스는 캐릭터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 이에 반해 뉴던스는 상대적으로 레벨 업이 느린데, 이 부분에서 지적을 많이 해 주셨다.


레벨 업 속도를 늦춘 이유가 있었을텐데.

예전 던스는 레벨업이 빨랐지만, 만렙 콘텐츠에 와서 어려운 난이도에 당황하는 유저분들이 많았다. 한 마디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뉴던스는 레벨 디자인을 침착하게 풀었다. 또, 예전 버전과 비교해서 레벨 업이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MORPG에 비하면 그렇게 느리지 않다. 보다 섬세하게 유저를 성장시키는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한 가지 덧붙이겠다. 오픈베타 테스트 때는 리미티드 테스트보다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성장 속도는 20% 빨라졌고 전용아이템 획득 수치도 50% 높였다. 그리고 리미티드 테스트 때 발생한 자잘한 렉 현상도 모두 제거됐다.



뉴던스로 개량하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인가.

던전이 분할되었다는 게 크다. 구던스는 너무 하나로 뭉쳐져 있었다. 액션 좋아하는 유저, 물흐르는 듯한 진행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괜찮은 게임이었지만, 반대로 간단한 전투를 즐기거나 힘든 도전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스테이지화 한 것도 그러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또, 커뮤니티에서 찬반 의견이 활발한 게 피로도 적용이다. 물론, 안좋게 생각하면 플레이어 제약이 맞다. 하지만 피로도가 적용되면서 더 좋은 플레이 경험을 주는 것도 분명 있다. 아이템도 듬뿍 제공하고 짜임새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용이해졌다. 이 두가지 변화가 가장 크다고 본다.

그리고 던스는 일차적 진행방식이었다. '지금 레벨에선 이곳만 가면 돼'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다. 게이머 입장에서 썩 좋은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


퀘스트가 세분화되었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메인 퀘스트는 여전히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가진다. 그밖에 해야할 게 많아졌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자면, '어비스 던전'이라고 30레벨 던전이 있는데 이것은 파티 전용이다. 파티 플레이에 거부감이 없는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로 보다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어비스 던전'은 기존 던전과는 전투방식이 다르기에 유저분들께 새로운 경험을 주리라 생각한다.

40레벨엔 '챌린지 던전'이 개방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도전적인 개념이 강하다. 던스의 패턴형 보스를 잡는 플레이 감각을 가져왔다. 어비스 던전과 마찬가지로 메인스토리가 아닌 선택지 개념이다. 참고로 어비스, 챌린지 던전은 피로도를 소모하지 않는다

그리고 액션RPG는 컨트롤이 바쁜 만큼 피곤한 장르다. 이렇게 피로가 누적된 유저들을 위한 비전투콘텐츠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생활형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펫을 키워서 전투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지금 꾸준히 개발 중에 있으며 조만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기자간담회 당시 던스가 안았던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역시 '악몽'이다. 액토즈소프트 측도 유저 의견 리서치해서 알고 있으리라 본다. '성장구간은 좋다. 하지만 악몽 가서 파밍이 너무 재미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완제가 아닌 재료가 들어오는 것과 한 던전을 연속으로 사냥하다보니 유저분들이 힘들어 하셨다. 뉴던스로 넘어오면서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서 언급한 어비스나 챌린지 던전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한 콘텐츠라 보면 된다.


스킬 시스템 개편사항을 보고 걱정이 좀 들었다. '태세전환'으로 다양성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이게 진입장벽으로도 작용할 것 같다.

뉴던스의 대표적인 개편점 중 하나가 스킬 시전속도가 확 짧아졌다는 것이다. 스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많게는 절반, 적게는 30%정도 줄었다. 이렇게 하니 보다 활동적인 게임이 되었지만, 조작이 더욱 바빠졌다는 단점도 함께 발생했다. 피아노치듯 스킬을 누르는 게 누구한테나 편한 것은 아니지 않나. 이걸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시스템이 '태세전환'이다.

던스에 '계승' 스킬이 있었지만, 모든 유저가 다 사용하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고 장비를 맞춘 유저들은 밥줄 스킬 몇 개만 사용하더라. '태세전환'은 그 부분에서 힌트를 얻은 개념이다.

태세가 전환되면 스킬들의 역할이 바뀌거나 유틸리티성이 높아진다. 가령 워리어의 경우, 태세전환 후 자신과 파티의 방어력을 높이는 기능이 생긴다. 즉, 솔로잉보다는 파티플레이가 유용한 챌린지, 어비스 던전에서 태세전환의 효율이 높다.

'디아블로'처럼 일관된 파밍을 원하는 유저에게 '태세전환' 기능이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메인 시나리오를 즐길 땐 굳이 태세전환을 사용하지 않아도 무리가 없도록 밸런스를 잡았다.




한 차례 실패를 겪은 뒤 다시 일어선 게임이 성공으로 돌아선 사례가 많지 않다. 앞서간 전철을 따라가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재런칭이 성공한 케이스가 정말 없다. 신경써야 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재런칭 게임은 고레벨 층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유저들이 쭈욱 빠진, 일종의 버섯 형태 유저층을 가진다. 따라서 후반 콘텐츠와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초반 콘텐츠를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라이브하면서 이걸 해낸다는 것은 더 힘들다.

우리는 겉모습 빼고 다 바꿨다. 챌린지 던전 등은 기존 던스에선 볼 수 없었던 것 시스템이다. 엔드콘텐츠, 성장동선도 변했다. 바뀐 점이 너무 많아 유저 데이터를 온전히 가져올 수 없었고, 직업도 4개만 오픈하게 됐다. 사실 결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이 때문에 기존 유저들의 배신감이 큰 것도 잘 알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듣고 싶다. 데이터 이전이 안되어 발생한 유저들의 실망이 예상보다 큰 상태다.

보통 기자간담회는 새로운 내용 위주로 나간다. 하지만 뉴던스 기자간담회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뒤 고개도 숙였다. 나도 한 사람의 유저로써 그 배신감이 충분히 이해됐기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변명아닌 변명이지만, 데이터를 쭉 갖고 가면 신규 콘텐츠에서 포기할 게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아까 말한 버섯모양의 유저층이 만들어진다. 이 상태로 우리가 서비스를 잘 해나갈 자신이 없었다. 대신 더욱 큰 재미로 던스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게 진정한 사과인 것 같다. 어쨌든, 지금으로썬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게 없다.




오픈 시기가 썩 좋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다. 장르는 다르지만 타 게임사의 굵직한 작품들이 OBT, CBT를 진행 중이지 않나. 상대적으로 관심이 분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우리도 일정 수정하는 걸 생각해봤다. 하지만 애초 준비한 것도 있고, 세부 계획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거의 다 말해 놓았기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작품들 모두 워낙 쟁쟁한 작품이기는 하나, 지금 선보이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리라 생각한다. 이후에는 월드컵과 여름방학이다. 그럼 더 많은 게임이 나온다. 우리에게는 지금이 최선이다.

본질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반성도 정말 많이 했다. 준비도 열심히 했고.


기자간담회 당시 피로도에 대한 설명은 축약하지 않았나. 자세한 정보를 듣고 싶다.

앞서 말하고 싶은 게 리미티드 테스트에서는 비피로도 콘텐츠가 하나도 없었다. OBT에서 서서히 공개될 것이다. 즉, 피로도가 없더라도 즐길거리는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피로도는 던전에서만 소모된다. 빈틈없이 사용한다면 약 2시간 정도 분량이다. 다만, 유저들의 플레이 통계를 보면, 던전에서 플레이하는 시간이 절반, 마을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절반이다. 다 합치면 전체 플레이타임은 3~4시간 정도 되리라 생각한다.

또 한가지, 아무래도 초반 던전 난이도가 낮은 만큼 서비스 초기에 유저들의 피로도 소모 폭도 클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피로도를 제공하는 이벤트 등도 계획 중에 있다.


재런칭인 만큼, 초반 유저유입을 위한 이벤트도 많을 것 같다.

던스를 즐겼던 유저분들이 다시 찾아 주시기를 바란다. 솔직히 그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 그 대응이라고 할 순 없지만, 모든 유저분들께 고가의 패키지를 이벤트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드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다 드릴 생각이다.



내부에서도 재런칭에 거는 기대가 클 듯 하다. 어느 정도를 목표치로 두고 있나.

수치로 딱 정해놓지는 않았다. 그저 재미있게 만들어서 재접속률을 높이자는 생각 뿐이다. 오픈 한 달동안 1만 명이 들어왔으면 최소 20% 정도는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굳이 목표치를 두자면 이렇다.


유저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항상 말씀드리고 싶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이 말씀 계속 드리고 싶었다. 인벤이 던스 커뮤니티 중 가장 컸고, 그곳에 가면 촌철살인의 한마디가 넘쳤다. 그정도로 던스 아껴주셨는데 데이터 못 지켜드려 죄송한 마음 뿐이다.

던스의 못난 부분 많이 개선했다. 한 번 겪었던 과오를 또 겪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가 미운 것 알고 있다. 그래도 한 번만 더 봐주셨으면 한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