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야심차게 준비한 액션RPG '신무'가 드디어 출격했다. 신무는 올해 들어 조금 조용했던 위메이드가 '신이 세상에 허락한 단 하나의 모바일 액션'이라며 출시 전부터 한껏 고양된 모습이었기에 내심 '얼마나 괜찮길래' 라는 마음으로 지켜본 게임이기도 하다.

뭐, 사실 개인적으로도 꽤나 기대작이었다. 언리얼엔진으로 다듬어진 고퀄리티 3D그래픽과 화려하고 호쾌한 액션, 동양판타지의 정취를 가득 담았다는 설명은 기자를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겉모습만큼은 천상 여자(물론 속까지 여자는 아니다)지만 컨트롤만큼은 남자 못지 않을거라 자부하는 기자에게는 '자동전투' 위주의 액션게임보다 조작의 참 맛을 줄 수 있는 게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출시되자마자 바로 다운받은 '신무'. 과연, 액션본능에 들끓는 기자의 피를 잠재워주기 적절한 타이틀이었을까? 솔직하게 말해 살짝 손발 오그라지는 캐치프레이즈였어도 이에 걸맞는 참신하면서도 강렬한 액션만 선사해준다면 손발 쯤이야. 설레는 마음을 갖고 기나긴 데이터 로딩 과정을 거쳐 게임을 실행해보았다.






▲ 다양한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신무. 회원가입의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 산 좋고 물 좋고 그래픽 좋고!

첫 인상 자체는 합격점. 일단 로그인 화면부터 맘에 들었다. 위미 회원 뿐만 아니라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까지 4계정이 연동되어 회원가입의 부담이 훨씬 덜어졌다. 특히 네이버 연동은 획기적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대부분은 네이버 아이디가 있을 테니 가입 과정의 번거로움이 싹 해결된다. 좋아. 이건 맘에 들어.

로그인 화면 전에 거쳐야 할 '용량'이라는 관문이 있긴 하다. 거의 1GB에 육박하는 용량을 확보해야 게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언리얼엔진으로 구현된 고퀄리티 그래픽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아무리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기기에 따라 천차만별일 테니까. 기자가 사용하는 건 노트2라 불리는 '그나마 고스펙' 기기인데, 접속 초반 제외하고는 지연현상은 별로 없지만 발열은 장난 없었다. 낮은 스펙의 기기 사용자는 한 번 체크해봐야 할 문제다.

이 모든 걸 감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면 한 번 즐겨볼 만한 타이틀임은 분명하다. 게임 실행 후 보이는 그래픽은 상당히 훈훈하다. 높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정자,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등 동양무협판타지를 한껏 담은 모습은 설치한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꽤나 부드러운 것이 한 번 해 볼만한 액션게임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그럼, 플레이를 시작해볼까?

▲ 게임의 시작은 반드시 몸매좋은 여성캐릭터! (현실을 도피하고픈 기자의 철학)

▲ 비슷한 컨셉의 캐릭터 2명만 오픈되었다. 생성된 캐릭터의 과반수는 여성일듯한 예감...

▲ 메인화면의 유저인터페이스는 잘 짜여졌다. 복잡하지도 않고 기능이 부족하지도 않다


신무 프리오픈 당시 공개된 영상. 플레이 장면을 볼 수 있다



액션RPG. 설명이 필요없는 가장 단순한 장르. 왼쪽 하단에 있는 가상패드 이용해 캐릭터를 움직이고 적재 적소에 필요한 스킬 써 주면 된다. 이것저것 조작하며 풀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캐릭터의 액션을 감상하고 몬스터들을 때려잡으면 된다. 스테이지 클리어할 때마다 주는 보상으로 장비를 착용하고 캐릭터를 강화하면 된다.

이처럼 신무는 특별하다기 보다는 기본적인 액션RPG의 흐름에 충실한 타이틀이다. 스테이지 구성이라던가 난이도, 캐릭터의 스킬 등도 아주 새롭다 할 것 까지는 없다. 타격감 역시 딱 무난한 정도. 미션이나 스토리도 사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이다. 딱 봤을 땐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만한 궁중요리였는데, 생각보다 밍밍한 맛이라 살짝 섭섭하다.

되려 액션RPG에 걸맞지 않은 자잘한 단점이 있다. 가상패드의 범위가 너무 좁아 직접 조작하기엔 여러모로 불편하고, 방어 기술이나 연계 기술 등도 없거나 부족해 액션성을 대거 느끼기는 힘들긴 하다. 오픈 초반이라고 하나 다양한 액션, 기술을 즐겨야 할 액션RPG에 캐릭터 종류가 단 2종(그것도 남자와 여자로 나눈거라...사실 1종이라 봐도 무방하다)만 공개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 게임 초반이라 그런가...?영 미덥지 않은 사냥.
몰이전투가 제 맛인데 등장한 두 세마리 다 잡을 때 까지 다음 몬스터 무리를 못 잡는건...좀...


▲ 캐릭터의 모션이나 세밀한 외형묘사보단 배경에 힘 준 듯 하다


그래도 나름 참신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무기의 중요성. 신무의 무기는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본디 역할도 하지만, 캐릭터에게 고유 기술을 부여해 파밍의 즐거움을 좀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무기의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무기 획득의 욕구가 한층 커지고, 의미없는 노가다 같던 반복전투도 더 열의를 가지고 임할 수 있다.

또 다른 참신함은 조합이다. [전투한다→승리한다→보상으로 장비 얻는다]의 구조가 보편적인 액션 게임에서는 원하는 장비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시 [전투한다]라는 단계로 돌아가게 된다.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장비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반복적으로 쏟아 붓는 것이다. 유저에게 피로감을 주고 싶지 않아는지 신무에서는 각 스테이지마다 조합할 수 있는 도감과 재료를 보상으로 제공해 확률 드랍의 불확실성을 많이 완화시켰다.

▲ 장비별로 붙어있는 고유 스킬로 개성을 갖춘 점은 합격!

▲ 탐색화면에서 바로 조합하고 재료 상황 알 수 있는 조합기능은 꽤 편리하고 유용하다

▲ 기자는 못 얻었지만 이런 좋은 코스튬도 있다


'신무'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딱 반반이다. 아주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중간 단계. 액션이라는 장르를 가볍게 즐기기에는 그만이지만, 그 이상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 전투 걸어놓고 보는 맛으로 플레이할 줄 아는 유저들에게는 추천을, 디아블로 급의 찌릿짜릿한 손 맛을 기대한 유저들에게는 살짝 애매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신이 세상에 허락한 단 하나의 모바일 액션' 이란 캐치프레이즈에는 참 많이 부족한 모양새다. 아주 큰 참신함보다는 기존의 액션RPG에서 봐 왔던 익숙함에 기댄 타이틀이다. 액션RPG의 줄기에서 벗어나 이것 저것 시도하고 싶은 게 많았으나 마무리가 살짝 아쉽달까. 고유의 컨텐츠를 마련하기 전에 액션을 좀 더 보강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수려한 그래픽과 특유의 조합 및 무기 컨텐츠를 기반으로 캐릭터와 기술 추가, 몰이 사냥의 호쾌함을 보강한다면 모바일 액션의 지표 역할은 톡톡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액션RPG의 기본재료는 다 갖춰졌으니, 이제부터 조금씩 살을 붙여 지금보다 높은 완성도의 액션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