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터틀크림과 박선용 대장의 이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간 꾸준히 게임을 내놓은 바 있고, 무엇보다 최근 인디 게임 관련 행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E3 2014 현장에서 박선용 대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글로벌 게임잼을 통해 출품한 '롱 테이크'가 E3 2014 인디케이드 부스의 출품작으로 뽑힌 것이다.

"인디케이드는 원래 매년 10월 즈음에 열리는 인디게임 행사입니다. 그 해 행사가 열리기 전에 E3를 통해 쇼케이스를 여는데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출품 기회를 얻어 이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2년 연속으로 오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터틀크림 박선용 대장]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인디케이드에서 선정하는 E3 출품작에 2년 연속으로 뽑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선용 대장은 "2월부터 6월까지 신청을 받는데, 신청을 빨리하면 뽑힐 확률이 높다"고 너스레를 떨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박선용 대장은 "작년에는 E3에 참가했지만 정작 인디케이드에서는 쓴맛을 봤다"고 말했다. 올해 10월에 열릴 본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이번 E3에 터틀크림의 이름으로 출품된 '롱 테이크'(Long Take)는 간단한 원리지만 참신한 게임성을 갖고 있었다.

기존의 플랫포머 게임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퍼즐을 풀게 되어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롱 테이크'는 다른 방식의 퍼즐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통상적인 플랫포머 게임과 비슷한 화면, 그리고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까지는 같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아닌 그를 비추고 있는 카메라를 컨트롤하게 된다. 액션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컨셉.

캐릭터는 자동으로 움직이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 움직임을 따라감과 동시에 곳곳에 위치하는 장애물이 화면 안에 들어오지 않도록 앵글을 잡아야 한다. NG를 내지 않고 캐릭터가 목표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화면을 유지하면 클리어.

[▲NG가 나지 않도록 카메라를 움직여야 하는 '롱 테이크']

"그동안 게임잼 행사 진행 등에 관여하다 보니 정작 제가 만든 게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행사에 관여하지 않고 6명 정도 팀을 꾸려서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그때 출품한 작품이 바로 '롱 테이크'입니다. 저희 스스로는 '최초의 2인칭 플랫포머 게임'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기본 컨셉만 구현한 거라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고요. 오늘까지 방문자들의 반응을 총체적으로 살펴본 뒤에 상용화 진행을 논의, 결정할 생각입니다. 아직 레벨 수도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메커니즘을 가지고 게임을 어디까지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캐릭터가 아닌 카메라 시점을 조작하는 게임.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받았다고 그는 말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의외로 일본 사람들이 이 게임을 매우 좋아했다는 것.

더군다나 바로 양쪽에는 '트리플 타운'을 개발했던 스프라이 폭스(Spry Fox)의 '로드 낫 테이큰'(Road Not Taken)과 더블파인(Double Fine)의 '핵 앤 슬래시'(Hack 'N' Slash)가 있다. 자리가 좋아서 주목받은 건 아닐 것이다.

"상업적으로 인디 게임을 내놓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니까 어느새 3년 차가 되었네요. 한국에서도 작년부터 인디 개발팀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인디 개발자 모임도 작년부터 활성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앞으로 점점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조만간 아웃 오브 인덱스도 할 텐데, 그때도 인디 개발자 모임 차원에서 뭔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부터 종종 말씀드리던, '풀타임 인디 개발로 먹고 사는 것'은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게임을 만들고 출시하다 보면 언젠가는 가능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 E3 2014 인디케이드 부스 이모저모

[▲인디의 세계로! 인디케이드]

[▲인디케이드 입구]

[▲부스 안내도는 여기가 인디케이드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게임. 태블릿의 증강현실 앱 기술을 이용한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