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하면 다들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중국을 하나로 관통하는 코드는 흔치 않습니다. 존재감이 없어서가 아닌, 너무 막대한 존재감 때문이죠. 한 단어로 표현하기 정말 힘든 세계가 중국이지만 다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바로 천문학적인 '규모'일 것입니다. 수천 수만의 게임사, 그리고 날마다 쏟아지는 그만큼의 게임들. 물론 모든 게임이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모래알만큼 많은 게임 중에는 분명 건질만한 작품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아직 중국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중국 게임'하면 다들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아직 중국 개발사들은 최정상의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인들이 다들 중국을 주목하는 것은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잠재력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기반 인프라를 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1년에 한번, 전세계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대륙발 이슈폭풍. 중국 최대의 게임쇼인 '차이나조이'입니다. 오는 7월 31일부터 열리는 1년 중 가장 더운 계절에, 무시무시하게 더운 상하이에서 열려 많은 출장기자들을 고통으로 얼룩지게 만들기는 하지만, 미지의 대륙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슈의 향기는 새로운 소식에 목마른 모든 이들의 목젖을 촉촉하게 적셔주기에 충분하답니다.
▲ 사진만 봐도 덥습니다

더불어 올해 차이나조이는 또 다른 혁신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14년간 금지되어 있던 콘솔 게임이 허용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4'의 소니와 'Xbox One'의 MS가 본격적으로 대륙통일을 위한 일보를 내딛는 자리이기 때문이죠. 지난 E3당시 수많은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콘솔 시장의 폭풍을 예고했던 두 게임사가 대륙을 놓고 경쟁을 시작하는 장면은 평생 가도 못 볼 진풍경일 것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기사로 미리보는 차이나조이. 과연 어떤 이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차이나조이2014,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나요?


미국이 막대한 자본으로 밀어붙인다면, 중국은 그 이상의 압도적인 규모로 승부합니다. 이번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행사장은 무려 8개의 홀을 사용합니다. 홀 하나가 지스타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 홀의 반 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어느 정도인지 상상되시나요? 그 8개의 홀에는 여러 종류의 게임사들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지요.

▲ 칠해져 있는 곳이 행사장! 총 8개 관입니다

동시에 차이나조이에서는 다양한 행사들도 함께 열립니다. 대표적인 행사들이 바로 행사장 바로 옆, '케리 호텔(Kerry Hotel)'에서 진행되는 네 가지 행사인 'CDEC', 'CGBC', 'CGDC', 'WMGC'입니다.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콩그레스의 약자인 'CDEC'부터 게임 산업 관련 컨퍼런스인 'CGBC', 그리고 게임 개발에 관련되어 있는 'CGDC', 마지막으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모바일 게임 관련 컨퍼런스인 'WMGC'까지, 차이나조이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업계인들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 차이나조이와 함께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

또한 홀 내에도 즐거운 행사들이 함께 진행됩니다. 부스걸을 보기가 힘든 미국의 행사와 다르게 차이나조이는 부스걸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행사거든요.(구글에서 'chinajoy'를 검색해 보시면 어떤지 아실 수 있습니다) 행사장 한켠에는 아예 '미스 차이나조이'라는 부스가 존재해 게임쇼에 참가한 이들의 심장을 떨리게끔 만듭니다. 물론 중국은 엄청난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곳이니 모든 부스걸이 훌륭할거라 생각치는 않습니다만...

▲ 과거 차이나조이가 부스걸조이로 불리던 이유...

또한 일부 취향인들의 놀이로만 통하던 '코스프레'도 차이나조이에서는 당당하게 주류로 올라왔습니다. 물론 게임쇼에서 코스프레는 찾아보기 쉽습니다. 그냥 돌아다니면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게임쇼 코스어들이거든요.

하지만 차이나조이의 스케일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무려 홀 하나의 반토막을 코스프레를 위해 할당하는 대인배의 마인드를 보여주었죠. 덕분에 중국의 코스어들은 한켠에서 모여 즐겁게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양성의 대륙이니 모든 코스어가 훌륭할 것이라는 생각도 안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올해라서 더욱 특별한 그곳, 상하이를 달굴 이슈는?


차이나조이에서 어떤 것들을 볼 수 있는지는 충분히 알아본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이군요. 올해 차이나조이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들.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곁다리가 아닌 주인공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두

가장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모바일' 시장의 본격적인 대두입니다. 기존에도 모바일 시장은 계속해서 커져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모바일 게임은 게임쇼에서 PC게임이나 콘솔 게임의 곁다리 정도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렇다 할 거대한 부스도 없었고, 게임쇼 중간중간 모습을 볼 수 있는 정도였죠.

반면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모바일이 갖는 위상은 종전과는 전혀 다를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 PC, 콘솔 게임의 양념이 아닌, 그들과 거의 대등한 규모의 크기를 보여주고 있죠. 다양한 게임사들 외에도 '360', '9you'같은 엄청난 규모의 모바일 앱마켓까지.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모바일 시장의 강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합니다.

▲ 주인공의 자리를 넘보는 모바일 게임들

더불어 국내 모바일 게임들도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지스타2013당시 많은 게이머를 아빠, 혹은 엄마로 회귀시켰던 '프린세스메이커 모바일'을 포함해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나섰습니다. 부디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의 선전을 기도합니다.


◈ 국산 RPG의 글로벌화 일보! 대륙의 마음을 잡아라!

또 한가지 이슈는 국산 온라인 RPG들의 대대적인 진출을 들 수 있습니다. 작년 7월 '쿤룬'과 계약을 맺고 클로즈 베타를 시작해 올해 7월 오픈베타를 시작한 '테라 온라인'은 중국 시장에서 청신호를 울리며 힘찬 출발을 보였습니다.

▲ 중국 현지화를 거친 '테라'의 플레이 화면

현재 개발중인 '검은사막'역시 차이나조이에서 메인 게임 중 하나로 떠올랐죠. 현재 국산 MMORPG중 제1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검은사막인 만큼 차이나조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던 김대일대표의 '펄 어비스'가 대륙에서 순풍을 받고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 '검은사막'도 가동 준비중!

비록 국내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도 중국 현지 퍼블리셔인 '공중망'을 통해 두달 전 중국 문턱을 넘어 입성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길드워2가 중국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내심 기대해봅니다.

▲ 길드워2도 상륙을 마쳤습니다


◈ 세계 최고의 '빅'파이. 중국 콘솔 시장의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그간 중국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콘솔 게임'을 말하려 합니다. 중국은 2000년부터 법적으로 콘솔 게임을 금지시켜왔습니다. 때문에 콘솔 게임 3사인 소니, MS, 닌텐도는 중국을 보며 그저 군침만 흘릴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14년만인 2014년, 중국 내에서 콘솔 게임이 합법화됨에 따라 게임업계는 크게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어디서나 고정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게임사이니 한발 물러선다 쳐도, 직접적인 경쟁을 수년째 이어가고 있는 소니와 MS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 소니의 'PS4(우)'와 MS의 'XboxOne(좌)'


PS4와 XboxOne을 공개한 이후 세계 시장의 판도는 어느정도 굳어지고 있습니다. XboxOne이 득세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PS4가 대세를 이루는 지역도 존재하죠. 독립적인 온라인 기능이 포함되어 있고, 많은 타이틀이 중복된다는 점에서 두 콘솔의 공존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PSN을 하든 Xbox Live를 즐기든 같은 기기끼리만 함께 할 수 있으니 대세가 갈릴 수 밖에요.

그 와중 일어난 중국의 문호 개방은 당연히 두 회사 모두의 눈이 돌아갈만큼 먹음직스러운 소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시장이 좀 큰가요. 그동안 저 높이 있던 세계 최대의 파이가 땅으로 뚝 떨어졌으니 파이의 주인을 가리는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요.

마침 지난 E3 2014에서 주력으로 내세울 타이틀들도 공개했겠다, 이제는 거칠 것이 없습니다. 소니와 MS가 겨룰 대륙 쟁탈기의 첫 무대가 되는 차이나조이2014. 과연 결과는 어떨까요? 중국 시장이라는 파이를 사이좋게 양분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 쪽의 엄청난 우세가 될지. 생각만 해도 궁금해집니다.

▲ 세계를 무대로 경쟁중인 두 게임사의 E3 2014 컨퍼런스 모습



이 게임을 주목하라! 차이나조이2014의 기대작은?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차이나조이2014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기대작 라인업입니다. 사실상 E3 2014에서 대작 콘솔 게임의 라인업은 대부분 공개되기 때문에 차이나조이에서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들은 현지 게임을 제외하면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대륙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억' 소리나는 타이틀들도 존재합니다. 차이나조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개되는 기대작들, 과연 어떤 게임들이 있을까요?


◈ 이제는 괴물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몬스터 헌터 온라인'

작년 4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몬스터 헌터', 중국어로 '괴물렵인'이 온라인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이었죠. 처음 접했을 때 사실 거짓말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개발주체가 중국의 텐센트이고,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개발진과 함께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사단이 나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죠.

▲ 괴물렵인 온라인!

그렇게 개발된 '몬스터헌터 온라인'은 지금까지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솔직히 '온라인'이란 코드는 놀랍지 않았습니다. 몬스터 헌터는 원래부터가 멀티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시리즈인데다, 그 전에도 유저들은 3DS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멀티 플레이를 즐겨왔거든요.

몬스터헌터 온라인이 기존 시리즈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래픽'입니다. 크라이엔진3를 이용해 새로 제작된 몬스터 헌터 온라인의 모습은 종전과는 완벽하게 달랐습니다. 사실 기존 작품들의 경우 그래픽에 민감한 이들은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비주얼을 자랑하는 것이 몬스터 헌터 시리즈였습니다. 3DS가 고사양 그래픽과는 거리가 먼 디바이스라는 점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 몬스터 헌터 4G(좌)와 몬스터 헌터 온라인(우)의 게임화면 비교

그러던 몬스터 헌터가 이제 달라졌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중인 몬스터 헌터 온라인. 차이나조이2014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 국방의 의무는 대륙에서 이어진다! '콜오브듀티 온라인'

'콜오브듀티'시리즈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FPS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강점은 바로 싱글 플레이. 짜임새있는 구성, 영화같은 극적인 연출, 그리고 복잡하지 않은 선형 전개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장점이자 동시에 생명과도 같은 요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콜오브듀티 온라인'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도 루머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콜오브듀티의 멀티 플레이는 상당히 짜임새있게 만들어져 있고, 재미있습니다만 온라인으로 나온다는 상상은 하지 못했거든요.


막연하게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고, 중간중간 플레이 영상이나 스크린 샷 등으로만 소식을 접하던 콜오브듀티 온라인. 이번 차이나조이2014 텐센트의 부스에서 그 진면모가 드러납니다.

모던워페어2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새로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갖추고, 부분 유료화로 출시 예정이라는 콜오브듀티 온라인. 과연 중국 FPS시장을 강타할 새로운 물결이 될 수 있을까요? 답은 상하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콜 오브 듀티 온라인' 플레이 영상 (출처: Vikkstar123)]



◈ 중국치곤 뭔가 낯설어...'블랙골드'

중국 시장에 존재하는 MMORPG의 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딱 봐도 뭘 보고 만들었는지 알법한 카피 게임들도, 이게 게임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내핵급 퀄리티를 가진 게임들도 있지만, '오 이건 좀 괜찮은데?'하는 게임들도 존재하죠.

보통 중국산 MMORPG는 '무협'을 소재로 만들어집니다. 무협은 중국인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세계이며, 현실과 연관짓기 쉬운 가상의 세계관이니까요. 게다가 '김용'이라는 걸출한 작가가 짜둔 틀 덕에 무협풍 게임들은 더 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네일게임즈에서 러시아의 멘탈 게임즈와 함께 만든 '블랙골드'는 사뭇 다릅니다. 미리 알고 있지 않다면 중국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세계관과 독특함. 블랙골드가 다루는 세계의 기반은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낯선 '스팀펑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임을 조금 더 눈여겨보면 스팀펑크 뿐만 아니라 판타지, 외계 종족 등등 여러가지 잡다한 요소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크게 걸리적거리지 않습니다. 다른 MMORPG에서 많은 면을 따온 듯 하면서도 논타겟 타입의 전투 방식을 채택해 전투가 쉽사리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요. 물론 세계를 주름잡는 온라인 게임들과 비교하면 약간 어설퍼 보이는 면도 있지만, 중국 게임사들의 가능성을 가늠하기에는 좋은 게임이 아닐까요?



◈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다룬 온라인 게임 '사조영웅전 제로'

블랙골드가 중국답지 않은 이질적 매력을 가진 게임이라면, 완미세계에서 만든 '사조영웅전 제로'는 '이게 리얼 중국이구나...'를 느낄 수 있는 중국맛 물씬 나는 무협 온라인 게임입니다. 판타지에 'J.R.R' 톨킨이 있다면 무협에는 '김용'이있다는 말이 있듯, 김용의 소설들은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용의 소설 판매량은 마오쩌둥의 평전보다 훨씬 높을 정도니까요.

'사조영웅전 제로'는 김용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영웅문 3부작,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로 이어지는 3부작의 첫 작품인 사조영웅전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무협을 소재로 한 만큼 시원시원한 액션에 많은 부분이 치중되어 있고, '블레이드앤소울'에서 약간 아쉬웠던 정통 무협 세계관을 포함하고 있지요.


물론 단순 퀄리티로 비교하자면 아직은 국산 온라인 게임이나 해외 유수의 온라인 게임들에 비하면 조금 모자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국풍 온라인 게임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는 면에서 사조영웅전 제로는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게임이라 여겨집니다.


'사조영웅전 제로' 차이나조이2013 당시 공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