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강해지길 바라는 것은 어떤 유저든 마찬가지, 상향을 촉구하는 글은 언제 어디서나 나타난다. 이런 의견들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해당 직업의 상향으로 다른 직업에 피해가 생기면 안 되므로 다른 직업들과의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직업과 구분되는 개성이 사라지지는 않는지 평가해야 한다. 지난 폭풍 가디언 편에 이어 PvP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성인 독 로그와 선율 아쳐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 이제 그만 울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 말해보렴.


PvP 3종 기피 특성 2편 - 독 로그와 선율 아쳐 (각 항목을 선택하시면 해당 정보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 독 로그, PvE에서 강한 직업은 PvP에서 약하다?

    ■ 지속 피해를 주는 스킬 특성상 짧은 시간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한다

    ■ 긴 공격 패턴을 보완해주는 CC 스킬의 부재

    ■ 도트 걸고 터뜨리기. 간파당하기 쉬운 단조로운 패턴


  ▣ 선율 아쳐, 과연 1인분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 11가지 노래 중 쓸 수 있는 노래는 단 하나

    ■ 다양한 버프 및 디버프 효과. 하지만 '바람 화살'과 '바람 인도'에만 발동된다

    ■ PvP에 특화된 '유혹의 노래'와 '죽음의 전주곡', 그 효용성은? 


  ▣ 에오스의 PvP, 밸런스 조절의 핵심은?




▣ PvE에서 강한 직업은 PvP에서 약하다? 독 로그 전투 패턴의 문제

독로그는 PvE에서 공격대 구성 시 절대 빠질 수 없는 인기 특성 중 하나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누킹형 딜러다. 특히 도트 중첩 개수에 따라 피해량이 증가하는 고통 회수는 한번에 700%가 넘는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독 로그 역시 전장과 투기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성 중 하나이며 독 로그 유저들 역시 전장에서는 습격 특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독 로그 유저들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살펴보자.


■ 지속 피해를 주는 스킬 특성상 짧은 시간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한다

독 로그의 스킬은 즉시 피해량은 적지만, 지속 피해 효과(도트)에 의한 누적 피해가 높은 특성이 있다. 그러나 PvP 전투는 짧은 시간 내에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아 도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다.

또한, 고통 회수와 고통의 폭발 등 모든 도트 스킬들을 삭제하면서 피해를 주는 스킬을 주력으로 사용하다보니, 마지막에 사용한 도트 스킬은 지속 시간을 다 채우기도 전에 삭제되는 경우가 많다.


▶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PvE와 같이 장시간 전투에 특화된 스킬은 즉시 피해량이 낮은 대신, 지속 피해량을 높여 대상이 받은 최대 피해량을 늘리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와 반대로 PvP에서는 단시간에 높은 피해를 줄 수 있도록 즉시 피해량을 높이는 대신, 지속 피해량을 낮춰 최대 피해량이 PvE 스킬보다는 낮게 설계되는 것이 좋다.



■ 긴 공격 패턴을 보완해주는 CC 스킬의 부재

독 로그의 경우 기본적으로 '고통의 폭발'에 의한 광역 넉백 효과 외에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할 방법이 없으며, 패시브 스킬인 '최후의 고통'을 배우고 나서야 고통 회수 스킬에 2초 스턴 효과가 추가될 뿐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스킬은 모든 도트 스킬을 사용하고 난 뒤에 마무리 일격으로 사용되는 스킬로, 도트를 중첩하는 도중에 사용할 경우 위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처음에 모든 도트 스킬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며 이때 스킬을 차단당한다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 아직 도트도 다 못 걸었는데...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다른 직업은 어떻게 디자인되어 있을까?

1. 저주 워록

저주 워록은 여러 도트 스킬을 사용한 후 중첩 수에 따라 마무리 스킬인 '파멸의 사슬' 피해량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독 로그와 비슷한 컨셉의 특성이다. 그러나 독로그와 달리 파멸의 사슬을 유지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중첩을 소모하므로 차단당한다 하더라도 중첩을 남겨둘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파멸의 사슬의 쿨타임이 짧아 다시 사용할 수 있고 PvP 컨셉으로 디자인된 도트 스킬에 스턴과 넉백 효과가 있어서 효과적으로 도트를 중첩시킬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마력이 충분하다면 도트와 마무리 스킬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 도트와 CC기능이 함께 있다.


▶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PvP 특화 스킬이지만 효율성이 낮아 외면당한 스킬에 넉백 효과를 추가하거나 조건부 스턴 효과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상처 벌리기에 밀려 거의 사용하지 않는 '둔화의 일격'의 경우 지금은 단순히 공격속도 10%감소 효과뿐이지만 '도트 피해를 입을 때마다 공격속도가 점차 감소하여 5번의 도트 피해를 입으면 짧은 시간 동안 행동불가 상태가 된다'는 컨셉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맹독 바르기에 밀린 '마비의 독 바르기'에도 공격할 때마다 20%의 확률로 적용된다는 점을 이용해 마비의 독이 발동되는 순간에 상대를 순간적으로 경직시키는 효과가 추가될 수도 있다.



■ 도트 걸고 터뜨리기. 간파당하기 쉬운 단조로운 패턴

계산된 패턴에 의한 딜싸이클은 폭풍 가디언과 독 로그가 PvE에서 안정적인 DPS가 나오는 비결이기도 하지만, PvP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습격 로그, 워리어, 아쳐 등의 PvP에 강한 특성들을 살펴보면 각각의 스킬들이 독립적인 형태를 가진 경우가 많지만 독로그의 경우 도트 스킬이 빗나가거나 차단당할 경우 후에 사용하는 고통 회수나 고통의 폭발 스킬의 위력까지 격감하게 된다.

또한, 피해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통 회수나 고통의 폭발 자체가 빗나가거나 차단당하면 살상능력을 잃어버린다. 다음 쿨타임까지 도트 효과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또 도트를 리필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때 상대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PvP 특화 스킬이지만 효율성이 낮아 외면당한 스킬 중 '고통 각인'이라는 스킬이 있다. 고통 회수나 고통의 폭발을 사용해도 도트 효과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영원한 고통'과 비슷하지만 도트 중첩수에 따라 피해량이 증가하지 않고 고정 3배수 피해를 입힌다는 점과 쿨타임이 60초로 영원한 고통이 20초인 것에 비해 매우 긴 것이 단점이다.


▲ 3배수라는 핸디캡을 감수할만한 매리트가 있을까?


여기에 고통 각인에 걸린 대상에게 고통 회수나 고통의 폭발을 사용하면 고통 회수 고통 폭발의 쿨타임이 감소한다거나, 일정 확률로 쿨타임이 초기화된다는 조건이 추가된다면 고정 3배수의 핸디캡을 안고서라도 PvP에서 사용해볼만 하다.

이렇게 된다면 도트를 많이 중첩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통회수나 고통의 폭발이 빗나가거나 차단당했을 경우의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 PvP에서의 선율아쳐, 과연 1인분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개인의 능력보다 파티의 능력을 상승시키는 선율 아쳐의 특성상, 1:1 대결에서 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체전에서마저도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 이유는 단순하다. 선율 아쳐의 시너지 효과가 나머지 4인으로 하여금 5인분의 위력을 발휘할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 11가지 노래 중 쓸 수있는 노래는 단 하나

선율 아쳐 노래 스킬의 특성상 한 번에 한 가지 스킬밖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아무리 노래의 종류가 다양하다 해도 파티의 다양한 직업과 특성에 따라 노래를 수시로 바꿀 수도 없기 때문이다.

워리어가 분노의 일격 쓸 타이밍에 맞춰 투영의 노래를 쓴고 난 뒤, 습격 로그가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복수의 노래를 바꿔 부른 다음 상대가 공격하려는 순간에 유혹의 노래를 부르는 플레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엔 11가지의 노래 스킬 중에 파티 전체에 가장 이로운 노래 한두 가지 정도만 선택해서 사용할 뿐이다.


▲ 물론 한 입으로 두 곡의 노래를 부르는 건 말이 안되지만, 노래가 11곡이나 있는데...



■ 다양한 버프 및 디버프 효과. 하지만 '바람 화살'과 '바람 인도'에만 발동된다

선율 아쳐는 부르는 노래에 따라 '바람 화살'과 '바람의 인도' 스킬의 효과가 바뀌며 다양한 버프 및 디버프 효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레이드와 같은 단일 보스를 상대할 때 유리하다.

한번에 다수의 적과 싸우는 PvP의 상황에서는 각각의 노래에 맞춰 디버프를 바꾸고 싶어도 디버프를 발동시키는 바람 화살과 바람의 인도 스킬의 쿨타임 때문에 다양한 디버프 효과를 만들 수가 없다. 결국엔 11가지의 버프 및 디버프 효과마저도 한번에 한두 가지밖에 사용할 수 없다.


▲ 11곡의 노래를 담기엔 이 두 가지 스킬의 쿨타임이 너무 길다.


▶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짙은 여운'과 같은 특정 패시브 스킬에 노래를 변경해도 전에 불렀던 노래를 몇초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번에 많은 수의 노래를 부르면 밸런스가 붕괴될 수 있으니 바로 직전에 불렀던 하나의 노래에 한해서 5초 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한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다.

노래가 중첩되있는 5초 동안 바람 인도나 바람 화살을 사용할 경우에도 두 가지 노래의 효과가 모두 반영되도록 한다면 이 두 스킬의 쿨타임 제한에 의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 두가지 노래만 계속 부르는 것보다 계속해서 노래를 바꿔부르는 것이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더큰 효과를 낼 수 있고 PvP에서 선율아쳐의 시너지 효과가 한 사람의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 PvP에 특화된 '유혹의 노래'와 '죽음의 전주곡', 그 효용성은?

유혹의 노래는 범위 내의 적들의 공격속도를 10% 감소시키고, 강화 패시브 스킬까지 배울 경우 방어력이 2초마다 5%씩 감소하여 최대 50%까지 감소한다. 그러나 방어력 감소 효과는 점차 증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평균 20~25% 정도의 효과가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영향 범위와 바람의 인도 추가 효과이다. 이 노래의 영향 범위는 20m. 후방에서 지원 공격하는 선율 아쳐의 전투 스타일상 이 노래에 영향받는 대상은 상대의 근접딜러 한두 명 정도에 불과하다. 상대의 후방 딜러까지 영향을 끼치려면 선율 아쳐가 최전방에서 전투해야 한다.

또한, 상대에게 캐스팅 스킬 사용 금지 효과를 걸 수 있는데, PvP에서는 대부분 캐스팅 스킬보다 즉시 시전 스킬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디버프에 영향을 받는 직업은 거의 없다.

죽음의 전주곡의 경우엔 자신의 공격력을 5% 증가시키고, 쿨타임이 8초인 바람의 인도에 광역 스턴 효과가 추가된다.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8초 간격으로 두 번의 광역 스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두 번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노래를 바꾸지 않고 계속 부르고 있어야 하며, 노래를 변경하지 않으면서 8초 사이에 선율 아쳐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심지어 죽음의 전주곡은 바람 화살에 아무런 추가 효과를 주지 않는다.


▲ 설명은 길지만 유효 거리는 길지 않은 '유혹의 노래'와 추가 효과가 아쉬운 '죽음의 전주곡'


▶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유혹의 노래는 유일한 디버프 노래다. 따라서 다른 노래와는 다른 영향 범위가 설정돼야 한다. 40m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30m 정도의 영향 범위를 가져야 후방 지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보다 많은 수의 상대에게 디버프 효과를 적용시킬 수 있다.

죽음의 전주곡의 경우는 위에서 제시했던 5초간 이전 노래 효과 유지 기능이 반영된다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 에오스의 PvP, 밸런스 조절의 핵심은?

폭풍, 독, 선율 외에도 다른 직업들 역시 문제점이 있지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PvP에 특화된 스킬들이 PvP에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PvP에서 조차 PvE 스킬들의 효율이 더 좋아서 유저들은 PvP 스킬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특수 효과 없이 200%가 넘는 큰 피해를 주는 PvE형 스킬 '대지의 기세'와 이동 속도를 20%만큼 감소시키는 대신 피해량이 절반 수준인 PvP형 스킬 '대지의 포효'가 있다.

이동 공격이 없고 돌진기와 이탈기에 의해서 위치가 바뀌는 에오스 특성상 이동 속도 감소 효과는 큰 의미가 없어서 많은 유저들은 PvE형 스킬인 '대지의 기세'를 선택하는 것이다.


▲ 효과 없이 그냥 세게 때리기와 느려지게 만들고 살살 때리기. 당신의 선택은?


이렇게 버려진 PvP 스킬들은 전 직업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이런 스킬들만 재조명해서 특징을 살려준다면 에오스 PvP 밸런스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에오스는 지금까지 PvP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유저가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에오스 최강자전을 통해 전 직업의 PvP 상황을 재분석하여 앞으로의 대회에서는 보다 다양한 직업의 유저가 참가하여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