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바쁠 시기인 CBT 첫날. 조심스럽게 나딕게임즈를 찾았다. 그 무렵 NPC 실종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회사 안의 모습은 예상대로였다. 마치 전쟁터랄까. 생각했던대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했다. 회사 내부에 쉴만한 공간이 많이 있었음에도 전부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에 열중했다. 취재왔다는 말이 쉽게 나오질 않았다.

선뜻 말을 건네지 못하고 있을 때 현문수 기획팀장과 박상연 기획자를 만날 수 있었다. 원래 류금태 PD와 현문수 기획팀장과 인터뷰할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었다. 류금태 PD는 땀 흘리며 일하고 있으리.

두 사람을 만나자마자 다크서클이 심하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화사했던 회사 분위기와는 달리 매우 피곤해 보였다. 인터뷰해도 되는지 걱정됐다. 유저가 최우선이지 않은가. CBT를 진행하는 데 영향이 있을까 염려됐다. 괜찮다는 답변을 받고나서야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겨우 인터뷰를 진행하는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노트북이 말썽이었다. 윈도우 업데이트라니.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준비했던 질문이 머릿속에서 하나둘 지워지는 기분이랄까. 저 멀리 있는 시계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했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건네고 30분과 같은 1분쯤 지났다. 업데이트가 끝나고 곧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좌측부터 현문수 기획팀장, 박상연 기획자]

인터뷰하러 오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서버는 괜찮나? 사라진 NPC들이 걱정된다.

문제가 생겨서 죄송하다. 처음이라 더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 계속 작업 중이다. CBT에 참가하는 유저가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접속할 것 같다.

주말에는 더 많은 준비를 할 계획이다. 서버를 더 많이 늘릴 예정이다. '클로저스' CBT에 참여하는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클로저스'에는 두 모드가 있다. 그 둘을 분리해 두 가지 게임을 만들어도 될 법하다.

그래서 더 많이 고생했다. 특히나 프로그래머는 일이 배가 되지 않나.

두 모드를 합쳐놓으니 연결 고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물론 연결고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각 모드에서 얻는 재미는 다르므로 두 모드를 독립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한 모드에서 즐길 요소가 여러 가지기도 하고.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두 모드 다 재밌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RPG 모드와 PvP 모드 배경이 다르다. 두 모드가 다른 재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볼 수 있을까?

MOBA 모드의 배경을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도시처럼 오브젝트가 많고 맵이 넓으면 힘들다. 일반 던전보다 함축적이어야 했다. 그래서 간소화하려 노력했다. 가시적으로도 편안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RPG 모드와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저가 RPG 모드를 즐기면서 세계관에 흥미를 붙이다 보면 MOBA 모드의 배경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거다. 이번 시즌 최종 지역에서는 마지막 던전쯤에서 MOBA 모드 공간이 설명되기도 하고. 궁금하다면 OBT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RPG모드의 시나리오가 흥미있더라. 시나리오를 작성한 라이트 노벨 작가 오트슨을 섭외하게된 배경이 궁금하다.

곽도영 AD가 오트슨과 미얄 시리즈를 공동작업했었다. 그 인연으로 오트슨이 '클로저스' 시나리오 라이터를 맡게 됐다. 다른 시나리오 라이터가 스토리를 작성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적인 작가가 쓰면 또 다른 재미가 나오지 않을까 했다.

작가의 기본 성향이 있다. '클로저스'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그런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는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뤘다.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내용이다. 이번 CBT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중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인 만큼 대화 내용이 너무 무겁지 않도록 했다. 그 속에서 각 캐릭터의 캐릭터성을 느낄 수 있다. 스토리를 읽다 보면 각 캐릭터의 특징을 알아가면서 전체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생길 것이다.

[▲'클로저스' 성우 스케치 영상]

많은 부분이 음성녹음되어 있어 더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대부분 음성녹음 되었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오트슨을 영입하고 캐릭터성을 살리는 대사 위주의 퀘스트가 추가되니 반응이 괜찮았다. 대부분의 대사를 음성녹음하려고 노력 중이다. 전부 하려 하니 그만큼 힘들기도 하더라. 아직도 계속 작업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나중에는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감을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 현실적인 느낌을 주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은데.

'판타지' 장르는 중세 컨셉을 떠올리기 쉽다. 그만큼 많이 중세 컨셉은 많이 쓰였다. '클로저스'만의 개성을 갖고 싶었다. 많이 다뤄진 이야기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 유저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직접 만날 수 없는 판타지 캐릭터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가 더 와 닿지 않는가.

최근 문학이나 라이트 노벨을 살펴봤을 때에도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더라. 그런 트렌드에 관해서도 많이 생각해봤다. 현실 세계를 이용해서 만들면 유저가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현실감과 함께 캐릭터성도 중요시한 것 같다. PvP 모드에서 캐릭터성이 중요해서일까?

PvP 모드 때문은 아니다. '클로저스'는 캐릭터성을 강조한 게임이다. 액션 MORPG를 만들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일까 여러 번 생각했다. 국내에도 여러 MORPG들이 나왔다. 이전에 출시된 게임과 차별화가 필요했다. 고민끝에 캐릭터성을 중요시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 PvP 모드를 MOBA형태로 제작하기로 했다. 캐릭터성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MOBA 형태가 아니더라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은가? 다른 PvP 모드도 고려해봤을 것 같은데.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에는 다양하게 시도했었다. 물론 1:1 대결 모드도 존재했다. 하지만 내부 평가에서 엇갈리더라. 실력차에 따라서 모두가 PvP를 재밌게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유저간 실력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격차가 피부로 와 닿게 될 정도로 심해지면 PvP를 잘하지 못하는 유저는 흥미를 잃는다. PvP 모드가 그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다.

MOBA 형태는 그런 격차를 줄여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전략성이 있는 데다가, 유저가 능동적으로 선택할 기회도 많다. 한 라인으로만 가는 사람도 있지만, 팀과 같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듯 말이다. 실력 격차가 있다고 해도 팀으로 묶이기 때문에, 1:1 모드보다는 MOBA에서 선택할 요소가 더 많다.

친한 사람끼리 같이 피시방을 가면 한 가지 게임을 선택하기 힘들지 않나.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성장이라는 요소가 작용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친구랑 같이 갔는데 레벨이 달라서 함께 플레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경우 괜히 다른 게임을 찾게 되는데, 이런 고민 없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모드로 만들고 싶었다.


RPG 모드에서 MOBA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PNA이다. 그 반대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구상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현재 기획 중인 것은 MOBA 모드에서 얻는 승점으로 구입한 것을 던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고 있다. 서로 쌍방향으로 도움이 되도록 말이다. 두 모드 다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여러 가지 고민이 많다.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밸런스다. PvP를 MOBA 모드로 만든 이유도 공평함을 최우선으로 했기 때문이다. 밸런스를 깨고 싶지 않다. 평등함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보고 있다.


갑자기 생각난 것인데, 저번 FGT 때에는 오브젝트 배치가 불편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내부에서도 여러 테스트를 해보고 피드백을 받은 부분이기도 하다. 오브젝트 배치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환경이 많이 달라진다. 움직이는데 불편해서 불만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으면 밋밋해서 재미가 없다. 중간에 오브젝트가 등장하면 무엇이라도 하게 된다. 괜히 칼을 휘둘러보기도 하지 않나.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이면서 게임의 재미를 형성한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오브젝트를 추가해서 재미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게임패드 플레이 영상]

게임패드 지원을 한다고 들었다. 이번 CBT에서 사용해볼 수 있다고 하던데.

이번 CBT에 완벽하게 그 기능을 지원하기는 힘들다. 해외에서는 게임패드 지원이 거의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패드 조작도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한 가지 문제로 현재 게임패드의 키보다 스킬 수가 더 많다. 아직 개발 중이라서 당장 지원하는 것은 힘들고, 개인적인 설정을 하게 된다면 게임패드를 통해 플레이할 수는 있다.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생각해보니 RPG 모드에 시즌이 있다고 했다. 시즌에 관해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

RPG 모드는 시즌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OBT에 공개될 콘텐츠가 첫 시즌이다. 그 이후 업데이트 하면서 하나씩 늘려갈 계획이다. 만렙까지 육성 기간은 한 달 정도로 잡고 있다. 유저가 파밍할 수 있는 다른 공간도 새로 제공할 예정이다.


카툰 느낌이라서 다른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하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게임을 완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당장은 힘들다. 넥슨에서 퍼블리싱하는 많은 게임이 콜라보레이션하고 있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MOBA 모드에 콜라보레이션한 캐릭터가 등장하면 재밌지 않을까.

[▲개발진에게 힘이 됐다는 유저의 선물]

'클로저스' 팬 중에서 나딕게임즈를 방문한 유저가 있다고 들었다.

두 유저가 함께 찾아온 적이 있다. 직접 만든 굿즈와 간식을 선물로 받았다. 정성이 담긴 선물이 정말 고마웠고,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번1차 CBT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는 어느 정도 분량인가?

1차 CBT에서는 강남과 구로, 두 개의 지역이 공개된다. 캐릭터 레벨을 30까지 올릴 수 있으며, 전체 이야기의 30% 정도다. 이번 CBT는 동선이 30레벨에 맞춰져 있다. 한 개의 캐릭터로 이 동선대로 플레이하면 3일 정도할 수 있는 분량이다. OBT 때에는 부가 콘텐츠도 추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1차 CBT 소감에 대해 듣고 싶다. 처음 많은 유저에게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가.

감회가 새롭다. CBT 시작과 동시에 게시판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많은 준비를 했는데, 첫 출발은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첫 CBT이니 많은 양해를 구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꼭 피드백을 남겨주었으면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