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쿨하다. 이 이상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마땅한 단어가 없다. 에이스톰에서 최강의군단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서광운 이사는 딱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껏 만나봤던 사업쪽 담당자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래, '서비스 총괄'이라는 내부적 위치가 있으니 아무래도 답변할 수 있는 영역도 넓을 것이다. 실제로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보이기도 했다. 질문 하나에 술술 답하다보니 준비해 간 질문들 몇 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정도.

다 이야기해놓고 "아, 이거 이야기해도 되나?"라고 잠시 고민하고, 몇 초 만에 "에이, 뭐 감출 것 있나요?"라고 말해버리는 서광운 이사. 정말 그 스스로 이야기한 '솔직한 운영'에 적합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은 시종일관 '다 말씀드리죠'라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에이스톰 '최강의군단' 조종실장 서광운 이사

19일 사전오픈 시작 후 많이 분주할 듯하다. 현재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

지금 내부 분위기는 매우 좋다. 사기도 높고. 사전 오픈 이후 전체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9일(금) 오픈 때에 비해 주말 동안 상승했고, 월요일도 오픈 당일에 비교하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LBT 때에 비해 빌드가 많이 달라졌는데, 바뀐 버전이 좀 더 많은 유저 분들이 선호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 LBT 때의 다소 여유로웠던 플레이를 아쉬워하는 분들도 분명 있다.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 채워나가려고 한다.


LBT 버전을 떠올려보면 확실히 플레이가 여유로웠던 면이 있었다. 커뮤니티 등을 보면 랭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게임이 다소 각박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무래도 높은 랭크를 받기 위한 목적의식 때문인 듯하다. 이런 시스템을 디자인한 이유가 있다면?

우선 내가 개발팀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답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겠다. 랭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게임 플레이의 긴장감이 다소 조여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대신 LBT때부터 고질적으로 따라다니던 '지루하다'는 피드백이 확 사라졌다. 가장 골칫거리였던 부분은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한다.

높은 랭크가 목적이 되다보니 게임 자체가 다소 삭막해졌다는 반대급부가 나타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한 것은 여러 가지로 보완책을 강구 중이다. 이를테면, 랭크별 얻을 수 있는 보상 수준이 꽤 차이가 나는 편이고, 보상 아이템이 다소 보수적으로 디자인되어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 때문에 높은 랭크를 받기가 어렵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 간격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선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자칫 잘못하면 다시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30레벨부터 찍을 수 있는 특성 시스템도 꽤 많은 유저들이 모르고 있더라. 가이드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인데, 적은 차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누적되면 실제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꽤 될 것이기 때문에 가이드를 보강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전투 시스템의 향후 방향성을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현재로서는 유저들이 기존 게임경험들을 토대로 했을 때 꽤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일종의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랄까.

현재 시스템의 장점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되, 과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조정해나갈 것이다. 방향성이라는 면에서 간단하게 정리하다면, OBT 버전 빌드를 기준으로 LBT 빌드의 장점으로 꼽혔던 것들을 접목시키는 방향이라고 하겠다.

빛과 그림자가 함께 드리운 랭크 시스템

PC방 사전오픈을 앞둔 시점에 논란이 꽤 많았다. 터놓고 말하자면 반발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을 듯한데, 사전오픈의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 실제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이야기해줄 수 있겠나.

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다고 본다. 아시다시피 벌써 복사 버그도 하나 찾아냈고, 팀 렉이라든가 하는 부분들도 발견해 수정했다.

사실 이런 생각도 했었다. "설마 우리 게임에 그런 문제가 있겠어?"라는 생각.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나. 만약에 이런 문제들이 OBT 시작 후에 발견됐으면 어땠겠나. 비교적 유저 풀이 적을 때 할 수 있는 일종의 최종점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본래 의도와 상당히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번거롭게 굳이 PC방을 가게 만드냐"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써는 정말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씀 밖에 드릴 수가 없다. 여러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을 최대한 다 살펴보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더한다. 담배 때문에 원래 PC방을 안 가신다는 분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PC방을 몇 년만에 가봤다는 분들도 있다. 그 모든 이야기들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나. 어이쿠, 왜 눈물이 나는지...

오픈하고 서비스가 안정화된 뒤에는 그 분들께 어떤 식으로든 꼭 보답하고 싶다. 사전 오픈과 관련해서는 정말 어떤 욕을 들어도 싸지 않나 싶다. 우리의 잘못에 대해 애정어린 질타를 해주실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복사 버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에이스톰 측의 대응에 대해 유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토록 강경한 대응을 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이번에 발견된 버그는 사실 테스트를 시작할 때부터 빌드 안에 있었던 버그였다. 어제서야 발견되어서 제보를 받을 때까지 몰랐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 제재 결정을 내린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이 버그를 사용한 유저가 아무도 없더라. 정말 단 한 명도. 버그를 발견하자마자 제보해주신 유저 분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사실 유례 없는 강경대응이라고 하지만, 전혀 없었던 사례는 아니다. 2007년인가 찾아보면 내가 던전앤파이터를 맡고 있을 때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고, 그때도 똑같이 대응했다. 이번 최강의군단 LBT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내부적으로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정말 강력하게 대응하자는 주의다.

이번 제재 건에 대한 사정을 속속들이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해당 유저는 분명 실수로 사용한 게 아니었다고만 말해두겠다.

깔끔하게 처리됐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결코 우리가 잘나서 그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 우리 게임을 아껴주시는 유저 분들이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아니겠나.


정식 오픈했을 때의 성적은 어느 정도로 기대하고 있나? 김윤종 대표님은 굉장히 강력하게 이야기하시던데.

(웃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한다. 과거에 9천 명 내지는 1만 명 정도 지표로 시작해서 28만 명까지 기록한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말씀하신 듯하다.

지금 온라인 분야의 시장상황이 안 좋다는 건 인지하고 있다. 이번에 지난 자료들을 찾아서 살펴봤는데, 2005년 당시 던전앤파이터를 할 때는 광고를 따로 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1만 명씩 접속하고 그랬더라. 그런데 지금은 1천 명 들어오는 것도 사실 대단한 일이니...

그 통계 자료를 접하고 나니 우리 입장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됐다. 비슷한 류의 게임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현상을 똑바로 바라보라는, 일종의 경고였던 셈이다. LoL이 잘 나가는 걸 보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 한다는 경고. 앞으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최근 지속적으로 이슈가 터지고 있다. 사실 매번 크리티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실상 사건사고 숫자가 많은 편이라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노이즈 마케팅을 완벽히 마스터하신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니까.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그냥 우리 개발팀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DNA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항상 그래왔다.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해야하나.

에이스톰에는 두 가지 기조가 있다. 하나는 개발팀의 기조인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개발팀이 기본적으로 유저 반응에 대한 대응이 매우 빠른 편이다. 아마 대응 속도 면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뭐든지 빠르게 하다보면 자잘한 실수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것들이 문제가 되어 사고로 이어지는 거다.

사실 이건 일종의 선택이 필요한 문제라고 본다. 빠르게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실수를 감수할 건지, 좀 천천히 템포를 취하면서 보다 완벽하게 할 건지 말이다. 에이스톰 개발팀은 그 중에서 전자를 선택한 것이고, 또 그런 성향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갑자기 '이번에는 천천히 진득하게 준비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해서 바로 그렇게 하는 것도 어려울 거다.

커뮤니티를 통해 나올 수 있는 피드백은 볼 수 있는 한 다 보고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어떻게든 빠른 해결을 시도하는 게 우리 팀의 DNA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마우스 액션 내세웠다가 3~4일 정도 만에 키보드 모드 도입한 거 보면 알지 않나. 그때 참 난감했었다. 마우스 액션으로 다 홍보해놨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니까(웃음).

개발팀의 기조가 그렇다는 거다. 게임에 관한 것이라면 결코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두 번째로, 운영팀의 기조는 솔직하게 하자는 것이다. 개발 쪽의 빠른 대응과 솔직한 소통을 함께 내세우다보니 실수도 잦은 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유저들과 소통하겠다고 화두를 꺼내놓은 이상, 조금만 답변이 늦어도 감당하기 버거워질 수가 있다. 그래서 빨리빨리 답변하다보면 또 그만큼 실수도 잦아지는 거다. 개발과 적용이 빠르다보니 나는 어제 빌드를 기준으로 답변을 달았는데 오늘 갑자기 빌드가 바뀌어서 답변이 틀리는 경우도 실제로 꽤 많았고.

또, 우리 운영팀은 누군가의 컨트롤을 받는다기보다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일을 한다. 그러다보니 뭔가 변경점이 있을 때 서로 전파하는 게 조금만 늦어도 바로 실수로 이어지곤 한다.

고백하자면, 개발팀과 운영팀의 이런 기조가 공존하는 이상 앞으로도 실수가 많이 있을 듯하다(웃음). 하지만 어쩌겠나. 그때마다 빠르게 사과드리고 바꿀 건 바꾸고...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하는 수밖에.

일명 '베누스 컬렉션 사건' 당시 공식 커뮤니티에 서광운 이사가 직접 답변을 남기기도.

이번 사전 오픈 이벤트를 넥슨 PC방에서 했다. 일전에 OBT 발표를 넥슨 아레나에서 하기도 했고. 질문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떤 관계인가?

말 그대로 친한 관계다(웃음). 지금 넥슨의 김태환 부사장이나 이정헌 본부장 등과 함께 일하던 사이다. 친분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어서 많은 부분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친분과 사업적인 부분은 철저히 별개다. 공은 공, 사는 사니까.

현재로서는 넥슨닷컴에 우리 게임 배너가 올라가는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PC방 사전 오픈은 원래 위메프와 함께 자체적으로 준비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리스크가 너무 크더라. 예전과 달리 PC방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서, 게임을 설치하는 것도 중앙통제방식으로 해놓은 경우가 한 4~50% 정도 된다.

그래서 사업적인 마인드로 봤을 때 '가급적 많은 곳에 설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겠다' 해서 이 곳 저 곳 만나봤다. 그 중에서 넥슨이 가장 PC방이 많았고, 그래서 결정한 거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처음에는 LoL 배포하는 회사를 찾아갔었다. 한국에서 PC방 숫자 하면 당연히 LoL이 제일 많을 테니까. 그런데 거절 당했다(웃음). 그 다음으로 많은 PC방을 보유한 게 넥슨이었다.


가급적 많은 창구를 확보하려 한다고 하면, 향후 퍼블리싱이나 채널링 같은 것도 고려할 수도 있을 듯한데?

퍼블리싱이나 채널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순전히 지금 느낌으로만 보자면 아마 못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팀이 퍼블리셔와 함께 일하기에 굉장히 안 좋은 DNA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웃음).

퍼블리싱이나 채널링 계약을 하는 편이 당연히 좋다. 요즘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그렇고, 실제 성과를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서도 별도의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니까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퍼블리셔를 따로 두게 되면 일정 같은 것에도 조절이 필요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리가 내세우는 것처럼 속도감 있는 운영이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 그렇게 되다 보면 우리 팀 사람들도 일을 신나게 못할 것 같고.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이미 여러 사례가 있지 않나. 예를 들어 개발팀에서 금요일에 버그가 발견되서 바로 패치하고 싶은데 퍼블리셔는 이미 퇴근 시간이 다 지났다고 해보자. 그러면 금요일부터 토, 일요일 다 넘기고 월요일이 되어서야 조치가 되는 거다. 우리처럼 기민하게 움직이고자 하는 개발 조직의 특성에는 그게 어울리지 않는다.


오픈 후 프리미엄 PC방 혜택 같은 것도 물론 계획하고 있을 텐데.

물론이다. 이번 사전 오픈과 같이 넥슨 PC방과 계속 같이 가려고 한다. MFL 컨텐츠 점유율이 현재 40% 정도 나오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수의 PC방을 확보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혜택 내용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 보편적인 것을 꼽자면, PC방 아이콘 달고 있는 유저와 파티플레이를 하면 추가 경험치를 준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PC방 유저는 플레이하는 시간만큼의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는 만큼 그에 해당하는 혜택은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다만, 혜택 폭을 처음부터 크게 했다가 다시 줄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단 적은 규모로 시작했다가 점차 늘려나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전 오픈 기간 중 PC방을 찾아가서 플레이하고 있는데, 사용종료한 뒤에 컴퓨터가 디폴트 세팅으로 돌아가는 PC방일 경우 갈 때마다 클라이언트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OBT 이후에는 확실히 PC방에 클라이언트를 고정해주는 건가?

당연하다. 변명은 아니지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실제로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도 가급적 많은 PC방에 배포하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실제로 많이 되지 않았던 거다.

지방에 있는 PC방의 경우 영업사원을 따로 파견하는데, 게임 하나 설치에 3만원을 달라고 해서 시켜놓고 확인해보면 안 되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돈은 이미 받았고 자기는 깔았는데 PC방 측에서 지웠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걸 실제로 확인할 방법이 없는 거다. 그렇다고 우리가 직접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고.

하지만 OBT 때는 분명히 설치해놓도록 하겠다. 지금 약 1,500개 PC방에 깔려 있는데, OBT 기준으로는 5,000개 이상 업소에 배포할 생각이다. 충분히 가능한 수치로 나왔기 때문에 이건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아, 그런데 이런 것까지 이야기해줘도 되는 건가?(웃음)


정말 되묻고 싶은 말이다. 정말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는 건가?

뭐, 적어도 우리 쪽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 해도 된다. LoL PC방 협조 거절당한 거야 사실이니 문제될 것 없고, 넥슨 PC방 숫자가 많다는 것도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온라인 게임 유저로서 경력이 10년이면 사실 알 만한 건 다 알고 있을 텐데, 너무 쉬쉬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종종 있다.

OBT 후에도 가급적 많은 PC방에 배포할 계획.
하지만 퍼블리싱이나 채널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오픈 이벤트를 위해 준비된 상품들 라인업이 화려하다. 아무래도 위메프 측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맞다. 위메프의 협력을 받아 하는 거다. 실제로 내가 위메프 창립에 함께 하기도 했고, 거기서 3년 정도 총괄이사로 있다가 에이스톰으로 온 케이스라서 위메프 쪽과는 굉장히 친밀한 관계다. 앞으로도 양사 연계를 통한 이벤트는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다만, 이번 이벤트는 에이스톰 측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앞으로는 위메프 측에서 협찬도 받고. 그 외 곳에서도 많은 협찬을 받을 수 있으려면 더 열심히 뛰어야겠지.

이번 이벤트를 단순히 오픈 기념으로 한 번 빵 터뜨리고 끝낼 생각은 없다. 물론 유저들 반응이 별로 안 좋으면 내려야할 수도 있겠지만, 반응이 좋다면 어떻게든 계속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는데, 보통 게임에서 현물 제공 이벤트를 하면 기간이 다 끝나고 한참 있다가 배송이 오곤 한다. 그런데 우리는 거의 당일 배송이다. 뭐,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꼭 당일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최대한 빠르게 배송한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중에 유저들이 상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게임 안에서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직 받지 못한 유저들이라고 해도 기대감이 고조되지 않을까.

토토즐을 포함해서 우리가 진행하는 이벤트들은 대개 위메프에 있던 시절에 다 해봤던 경험이 있는 것들이다. 그때 긍정적이었던 경험을 게임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개인적인 소감일 수도 있는데, 각 테마별 통로의 기능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베이스 캠프로의 이동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게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테마별 통로를 따로 만든 의미는 어디서 찾을 수 있겠나?

통로에서의 정비 기능을 넣으면 베이스 캠프 마을의 기능이 사라져버릴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마 지역마다 베이스캠프로 이동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이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수리나 물약 충전 등은 마을 고유의 기능을 하도록 둘 계획이고, 그 대신 휴대할 수 있는 정비용 아이템을 매일 일정량 지급하려고 한다. 지금은 아마 군단주화로 구입하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일종의 이벤트인데, 휴대용 정비 아이템을 하루에 3개 정도씩 모든 유저들에게 지급함으로써 하루치 플레이 동안 세 번 정도는 마을에 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정비를 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통로 자체의 기능은 앞으로 계속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 계획되어 있는 것 중에는 개인상점(프리마켓)이 통로에 세워지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개인상점 전용 채널로 가는 간판이 통로에 배치되는 형식이다.

실제 다수의 상점이 통로에 세워지게 되면 지나다니기가 힘들어질테니, 개인상점 전용 채널을 따로 구분했다. 유저들은 마치 아웃렛처럼 통로 가운데에 몰려있는 간판들을 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내놓은 곳을 클릭하면 실제 상점이 있는 채널로 넘어가는 구조다.

현재까지는 이렇고, 테마별 통로에 관해서는 많은 기획이 나와있는 상태다. 아마 앞으로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여전히 고민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 그만큼 해야할 것도 많고.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 게임 닫고 수정 들어가고 그러지는 않을 거다. 그러면 큰일 나지(웃음). 사전 오픈 기간 중에 발생한 고칠 점들만 A4용지로 6~7장 분량이 나와있는 상태라서 논의에 논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처음 공개됐던 캐릭터 중에서 이번에 플레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몇몇 있다. 현재 다음으로 선보일 예정인 PvE 캐릭터는 무엇인가?

지금으로써는 아라공주가 가장 유력하다.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톰은 왜 영상이 없냐는 이야기를 하시곤 한다.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톰이 완성된 시기가 PC방 사전 오픈 이틀인가 사흘 전이었기 때문이다. 소개 영상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웃음).

캐릭터 작업은 김윤종 대표의 영역이다. 사내에 '공방'이라 불리는 팀이 따로 있는데, 거기서 캐릭터별로 일일이 세밀하게 조정해가면서 만든다. 공방을 총괄하는 게 김윤종 대표고.

에이스톰은 각 팀의 리더라고 해도 실무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함께 실무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표가 일하는데 안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모든 사람이 다 실무에 참여하는 구조다.

아라공주님 나오신답니다

현행 피로도 시스템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인 바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일단 피로도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으로 포장하자면, '과도한 게임은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라고 하겠지만... 사실 개발팀이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 속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아직은 유저분들의 속도를 따라갈 자신이 없다.

피로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아마 게임을 오래 기다리신 만큼 열심히 달리려고 하다보니 부족하게 느껴지는 거라고 본다.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하루에 꼬박꼬박 소모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분량이지 싶다.

현재 엔드 컨텐츠로 준비하고 있는 림보를 비롯해 군단전, MFL 등이 제대로 기능하는지에 부분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피로도 문제는 점차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려갈 거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좀 늘릴 계획이 있다는 의미다.

컨텐츠 소비에 대해서 예를 하나 들자면 미국 드라마 같은 걸 들 수 있겠다. 시즌 하나 혹은 몇 개가 끝나고 나면 한 번에 몰아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게임을 그런 식으로 플레이하게 되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피로도를 적용한 건 '재방송 없이 본방사수하시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듯하다.

다만, '피로도를 다 쓰더라도 게임을 계속 하고 싶으면 그럴 수 있어야 한다'는 방향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에 MFL은 피로도와 관계없이 플레이 할 수 있게 했다. 군단전도 거의 기획이 끝난 상태고, 림보도 선보이고 나면 피로도 관련 문제는 지금보다 한결 나아질 거라 본다.


MFL은 e스포츠 계획을 생각할 만한데.

그것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금 에이스톰이 '스톰아레나닷컴'이라는 도메인을 보유한 상태다. 정확히 언제 산 건지는 가물가물한데, 로고도 다 만들어놨고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들도 좀 있다.

아마 내년 상반기쯤 되면 최소 구체적인 계획 정도는 설명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미있는 리그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이건 좀 개인적인 부분일 수도 있는데, 인터뷰 기사 마지막 쯤에 써 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에 게임을 싫어하는데 다니는 사람은 없다. 모두 게임 유저였고,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업으로까지 삼게 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유저들을 멀리하게 되더라. 유저들의 강력한 피드백을 받으면 "유저들은 어떻게 해도 100% 만족하지 않아"라는 식으로 말하더라는 거다.

게임 유저였다가 다들 게임을 좋아해서 만들기 위해 왔는데, 어느 순간 '나는 유저가 아니라 개발자'라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나도 그런 상황을 겪은 적이 있고.

최근 '지금보다 서비스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랬더니 '유저를 사랑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더라. 나도 결국 게임을 좋아하던 유저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마음이 되어야 서비스를 훨씬 잘 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국은 게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을 때의 초심이고, 이것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각오를 계속 다져나가려고 한다.

요즘 바벨이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유저들에게 너무 강한 피드백을 많이 받다보니 개발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바벨에 답변을 남기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피드백을 보긴 하는데 뭐라 글을 남기기엔 겁나는 거다.

이 부분은 앞으로 사내 캠페인 등을 이용해 풀어가려고 한다. 지금도 드림 포인트라고 해서, 바벨에 참여한만큼 포인트로 환산해 그 사람 이름으로 기부를 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생각만큼 활발해지지가 않더라.

'저 사람이나 나나 다같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는 마음을 굳건히 가지면, 라이브를 더욱 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에이스톰에서 준비 중인 스톰아레나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