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와 브라운, 문과 제임스, 샐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 캐릭터들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IP이다. 라인은 전세계적인 메신저로 거듭나면서,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개발됐다. 게임 역시 그 중 하나로 등장했다.

'라인 팝'과 '라인 버블'을 비롯해 '라인 레인저스', '라인 도저' 등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들이 차례로 출시됐고, 일본과 동남 아시아 등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라인플러스를 통해 '라인 버블'과 '라인 레인저스'가 현재 서비스 중이며,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상태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휩쓴 '라인 버블'과 '라인 레인저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GC2014)'에서는 라인플러스의 이용현 게임개발2실 실장이 무대에 올라 '라인게임 밸런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라인 버블'과 '라인 레인저스'의 개발과 관련해 겪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라인플러스 이용현 실장]

본격적인 사례 발표에 이용현 실장은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게임을 출시할 때 성공 확률이 낮은 상태에서 100개를 내는 것보다, 확률을 높여서 1개를 출시하는게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카드게임의 뽑기 시스템을 사례로 들면서 "무작정 가챠를 돌리는 것보다, 다소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최소 1장은 레어 카드가 반드시 나오는 팩으로 구매하는 것이 레어 카드를 얻을 확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성공확률은 각 파트별로 세분화하여 분석해볼 수 있다. 이용현 실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아트부분과 기획, 밸런싱이 각각 30% 차지하고 있으며, 운(luck) 요소가 10% 가량 된다. 즉, 그래픽과 사운드, UI와 더불어 시스템/서비스 기획과 난이도 등의 요소에 따라 성공 확률이 최대 30%씩 증가하며, 이 부분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성공 확률이 90%까지 올라간다는 것.


프로그래밍 부분은 게임 구현과 클라이언트 안정성, 서버 안정성 등을 말하며, 게임의 성공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0로 돌아가기 때문에 1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마지막 10%를 채우는 요소가 바로 운이다.

각 요소들을 최대 수치인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용현 실장은 끊임없이 게임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 레인저스'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육성게임으로 기획되었으나 이후 카드게임으로 변경되었고, 전략성을 가미하기 위해 슬롯이 추가됐다. 그러다보니 운적인 요소가 너무 강해져서 다시 게임을 뒤엎었고, 결과물로써 현재의 '라인 레인저스'가 탄생했다.


"각 파트의 개발진들이 내부적으로 재밌다고 판단될 때까지 끊임없이 게임을 개선했어요. 그 속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체력이었죠. 업무에 임하는 개발자들의 체력과 더불어 회사의 체력, 즉 자본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게임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이에 대해 이용현 실장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많은 매출을 내는 게임이 성공한 타이틀이라고 언급했다. 우선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늘려야 하며, 게임의 재미를 통해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다음으로 매출 증대를 위해 과금 금액과 과금 비율을 잘 산정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 책정과 더불어, 유저들로 하여금 얼마나 돈을 쓰고 싶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는 어디까지나 상수이며, 사용자수가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 사용자 수와 매출에는 정비례 관계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그는 말했다.



여러가지 요소를 설명했지만 결론으로 이용현 실장은 "재미가 있어야 사용자가 늘고, 사용자가 늘어야 매출도 오른다"고 전했다. 성공하지 못한 게임 중에 재미있는 게임은 있지만, 재미가 없는데 성공한 게임은 없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 재미있을 때 까지 엎고 또 엎어서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첫 번째 개발 사례로 '라인 버블'을 언급했다. '라인 버블'은 2012년 12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3,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11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랭킹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매출 랭킹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라인 버블'의 재미 포인트로 그는 ▲귀여운 라인 캐릭터의 활용, ▲귀엽고 에로틱한 사운드, ▲뭔지 모르지만 터지는 상쾌함을 꼽았다. 기존 퍼즐게임에서는 10콤보를 달성해야 피버 모드가 발동했다면, '라인 버블'에서는 3콤보&2폭탄의 조건에서 피버 모드가 발동하는 등 단순하지만 다소 다른 룰을 적용했다.


또한 기존 퍼즐 게임들은 60초라는 시간 제한이 있었는데, '라인 버블'에서는 이를 없애고 엔드라인을 적용해 버블이 이 라인에 걸쳐지면 게임오버가 되는 방식으로 변경/적용했다. 맵이 내려오는 시간과 생성되는 버블의 수, 두 개의 요소를 하나씩 난이도를 올려 급격하게 난이도가 올라갔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밸런스 조절에도 힘썼다고 그는 설명했다.

콤보수와 클리어보너스를 합산해 게임 내 점수가 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또한 콤보를 이어주는 아이템이나 클리어보너스를 주는 아이템 등을 도입해 전략을 다각화했다.

많은 부분에서 밸런싱 작업을 했지만, 성공의 10%를 차지하는 '운 요소'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라인플러스 개발팀은 '라인 버블'에 가끔 무료로 유료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발 역전이 가능한 럭키 라인 요소를 도입했다.


그 외에도 점수 산정 방식의 개선과 펫 추가 등 출시 이후에도 계속해서 게임을 체크하고 새로운 콘텐츠 도입을 구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밸런스를 수정해서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라이브 서버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왔다고 한다. 사용자들에게 좋은 게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두 번째 개발 사례는 '라인 레인저스'다. '라인 레인저스'는 2014년 2월에 출시된 디펜스류 게임으로 2,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게임의 핵심 요소로 이용현 실장은 수백 개의 라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을 꼽았다. 이러한 점이 유저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는 것. 나아가 샐리를 구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점과 간결한 게임 시스템을 강점으로 소개했다.


일직선 형태의 디펜스류가 줄 수 있는 단순함을 없애기 위해 '라인 레인저스'에서는 캐릭터 파라미터를 뽑고 캐릭터 파생지표를 설정, 배틀AI의 조건을 최대한으로 다양하게 설정했다. 배틀전략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밸런스 수정에 나서는 식의 작업을 반복했다.

게임의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상향될 수 있도록 모든 캐릭터들을 1:1 매치시켰으며, 결과를 토대로 우월 캐릭터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필드 보상 캐릭터를 위한 기초 자료로 사용됐다.


물론 '라인 레인저스'에도 운 요소가 가미되었다. 우선 바람 개념이 도입됐다. 바람의 방향이 랜덤하게 설정되며, 앞바람이 불면 적군이 빨리 움직이고 뒷바람이 불면 아군이 빨리 이동한다. 또한 적군이 나오는 시간 간격을 랜덤하게 조정해, 동일 스테이지라도 적들이 상대적으로 좀 더 빠르게 등장하기도 한다.

아군이 많이 죽으면 그 영혼이 쌓여 영혼 덩어리인 토마스가 출현해 배틀을 도와주며, 동일 스테이지를 계속 실패하면 특정 확률로 골드 브라운이 출현해 배틀을 보다 쉽게 만들어 준다.

여러가지 요소를 가미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내부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데이터 상으로는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췄으며 수치적으로도 밸런스에 문제는 없었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니 스테이지마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었다고. 수치적으로 나오지 않는 요소가 상당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뮬레이터의 결과는 큰 기준치로만 삼고, 어느 정도 자료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밸런스 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용현 실장은 전했다. '라인 레인저스'의 경우에도 오픈하는 당일 아침 8시까지 계속 플레이하면서 밸런스 작업을 했다고 한다.

오픈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체크하고 즉각적으로 반영해 밸런스 수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밸런스 작업은 시간 단위로 진행되었다. 승률 20% 이하면 너무 어려운거고 승률 80% 이상이면 너무 쉬운거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은 하루에 한 번씩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1시간 단위로 체크하면서 진행됐다.


라인플러스 이용현 실장의 강연을 정리해보면 크게 5개로 압축된다. ▲게임은 성공 확률을 높여서 출시하는 것이 좋다. ▲성공한 게임의 공통점은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재미를 위해서는 전략과 적정한 난이도, 운 요소가 잘 섞여야 한다. ▲게임 빌드가 나오기 전에는 시뮬레이터로 밸런스 작업을 진행하며, ▲빌드가 나온 이후에는 실제 플레이를 하면서 밸런싱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을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그는 발표를 마치며 "현재 라인 버블과 라인 레인저스, 라인 스테이지까지 3종의 타이틀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약 4종의 신규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다. 라인 게임개발자 블로그에는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게재해두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라인플러스 이용현 실장 강연 PPT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