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4강 진출. 원이삭이 이번 GSL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4일 강남 곰 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5 GSL 시즌1 코드S 8강 2경기 강민수(삼성)와 원이삭(yFW)의 대결에서 살 떨리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양 선수 모두 상대의 연승을 저지하는데 성공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 결과, 원이삭이 강민수를 3:2로 제압하고 3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원이삭 특유의 역장 활용과 올인 러쉬는 아직 날이 잔뜩 서 있었다.


다음은 오랜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한 원이삭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오래 걸렸다. 4강에 합류한 소감이 어떤가?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렸다. 2012년에는 '3년 안에 우승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번 떨어졌었다. 패배가 반복되면서 GSL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 3년 동안의 수련이 이제야 꽃피운 것 같아 정말 기쁘다.


Q. 쉽지 않은 승부였는데?

1세트 패배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역전인 듯, 역전 아닌, 역전 같은 패배였다. 환상 고위 기사를 만들었는데, 부대 지정을 진짜 고위 기사와 같이 했더니 폭풍이 비활성화 되더라.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래도 빠르게 멘탈을 회복하고 2세트에 임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하지만 1세트를 잡았다면 2:0으로 이기고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Q. 군락을 빠르게 가는 저격 빌드라는 평가가 있는데?

프로토스가 저그에 맞춰갈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이었다. 상대 저그가 빠른 군락을 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저그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빌드 싸움이다. 오늘 경기에서 내가 환류를 살모사에게 잘 넣었던 것이 컸다. 운이 좋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다.


Q. 5세트에서 예상과는 다른 빌드를 보여줬다. 어떤 빌드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강)민수가 빠른 히드라를 갈 것 같았다. 그것을 본 순간, 심장이 뛰었다.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컨디션 조절도 못했는데 히드라를 봤기 때문이었다. 순간 여기서 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 덕분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초반에 보여줬던 차원 분광기 러쉬로 시간을 충분히 끌어야 성공하는 빌드였다. 오늘도 그 전략이 성공하는 순간, 승리를 확신했다.


Q. 어느 순간부터 패배 이후에 승리를 차지한다. 안 좋은 버릇 아닌가?

일부러 지고 싶은 선수가 어디 있겠나. 나에게 이상한 징크스가 생긴 모양이다. 주위에서 나보고 항상 패자조에서 시작한다고 말해주더라. 이런 징크스는 내 스스로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기긴 하지만, 매우 좋지 않다.


Q. 4강에서 문성원과 만나게 됐다. 최근 경기력이 상당한데?

클래스의 힘인 것 같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명언을 믿는다.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들은 모두 존경한다. 특히, 문성원 선수는 중요한 대회에서 많이 우승하지 않았나. 문성원 선수는 독기와 승부사의 기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시즌 경기를 보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Q. GSL 결승이 눈 앞이다. 이번 시즌 각오가 남다를텐데?

이제 GSL 우승만 남았다. 이 대회 때문에 은퇴를 미루고 있다(웃음). 정말 먼 훗날 내 자식에게도 말할 정도로 아쉬움이 있다. 예전부터 자만심에 취해 중요한 순간마다 패배를 경험했다. 이제는 한 게임 한 게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준 대회다. 아까도 말했듯이 3년동안 진행했던 수련의 힘으로 이번에는 꼭 우승컵을 손에 넣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습을 도와준 분들이 많다. 정말 고맙기 때문에 일일히 언급하고 싶다. (김)동현이 형과 (방)태수 형, 케인 선수, 하스텀 선수, (이)예훈이 형, 현성민 선수, (이)동녕이, (김)성한이 형, (김)대엽이 형, (고)석현이 형, (이)종혁이 형, (강)초원이 형, 신동원 선수와 캣츠 선수 등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한다. 또한, 최재원 코치님이 항상 도와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다. 말로 표현 못할 정도다. 마지막으로 경기 직전까지 여러가지 조언을 해준 (정)윤종이 형에게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