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AX EAST 2014에서와같이, 이번 2015년의 PAX EAST에서도 하스스톤의 모험 모드 출시가 발표되며 하스스톤을 즐기는 유저들의 관심이 또 한 번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난 첫 모험 모드 '낙스라마스의 저주' 이후 약 8개월,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이하 GvG) 이후 약 3개월 만에 출시되는 신규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은 원작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오리지널 시기 최강의 던전이 모여 있는 곳으로, 그만큼 어려운 우두머리들과의 승부가 기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리지널 시기 WoW 개발진의 역량을 집대성한 '검은바위 산'은 과연 하스스톤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요? 또, 하스스톤의 전략적인 요소가 검은바위 산에는 얼마나 녹아들게 되었을까요?

인벤에서는 하스스톤 게임 디자이너인 '마이크 도네이스'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레이첼 데이비스', 선임 프로듀서인 '용 우' 개발자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서 다음 달 출시될 '검은바위 산'의 구조와 특징, 개발 의도에 대해 미리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개발자 마이크 도네이스(좌), 레이첼 데이비스(중), 용 우(우)



■ "10년 전 검은바위 산을 깰 때와 같은 감동을 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Q. 두 번째 모험 모드로 검은바위 산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레이첼 데이비스: 검은바위 산이 WoW에서 사랑받던 지역이고, 내부 개발자들도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던전이라 개발하게 되었어요. 검은바위 산은 당시 WoW를 즐기던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많이 남아있고, WoW의 10주년 기념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지난 낙스라마스에서는 '죽음의 메아리'가 주요 테마였는데, 검은바위 산의 주 테마는 무엇인가요?

레이첼 데이비스: 이번에 검은바위 산에서 추가된 주요 테마는 바로 '용족'입니다. 현재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용들은 높은 비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게임 후반에 승패를 결정짓는 역할로만 활용하는 데, 이 때문에 용족을 중심으로 하는 덱을 구성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검은바위 산에서는 이런 용족 카드와 시너지를 갖는 카드를 개발하고, 용족을 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많이 염두에 뒀어요. 예를 들면, '검은날개 기술병'의 경우 손에 용족 카드가 있으면 전투의 함성 효과가 발동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상대의 손에 용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것을 고려한 덱 운영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번 검은바위 산은 이런 용족 메커니즘의 구축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 용족 시너지로 추가되는 신규 공용 하수인 검은날개 기술병


Q. 검은바위 산은 첨탑 상하층까지 6개 던전, 60여 개에 달하는 보스가 밀집해있습니다. 등장하는 보스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었고, 보상으로 주어지는 -렌드 블랙핸드 등- 전설 카드는 어떻게 결정하셨나요?

마이크 도네이스: 검은바위 산이 방대하게 구성된 만큼, 보상으로 주어질 카드와 우두머리 선정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일정한 기준을 잡았는데, 먼저 검은바위 산에서 가장 재미있고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던 우두머리를 최우선으로 선정했습니다.

보상으로 주어질 카드의 경우에도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그 카드에 부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효과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고려했습니다.


Q. 지난 낙스라마스에서는 특정 카드를 쓰지 못하게 하는 메커니즘이나, 카드를 전혀 쓰지 않는 보스 등이 출현하면서 유저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번 검은바위 산에서는 어떤 요소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 도네이스: 재미있는 효과의 보스는 많지만 지금 밝히기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웃음) 다만 이번 검은바위 산은 기존과 다르게 완전히 처음 보는 형태의 우두머리도 있고, 또 우두머리들이 연결되면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을 보는 재미도 고려했습니다.


Q. WoW의 검은바위 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용암과 이글거리는 땅, 불의 정령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번 검은바위 산에서는 이런 불의 정령과 같은 카드가 추가되거나 새롭게 등장하게 되나요?

마이크 도네이스: 물론 카드 중에서는 불의 정령과 유사한 형태의 하수인 카드도 추가될 예정이고, 주문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또, 이번 검은바위 산 게임판에 그런 요소가 잘 구현되어서 실제 WoW 속 검은바위 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용암과 불타는 대지가 인상적인 검은바위 산 게임판


Q. 검은바위 첨탑의 경우에는 상당히 복잡하고 미로 같은 구성으로 유저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까요?

마이크 도네이스: 사실 하스스톤에서 첨탑과 같이 길을 잃거나 헤매게 하는 효과를 구현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음 우두머리로 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가게 할 순 없으니까요. (웃음) 이번에 추가되는 우두머리나 그들이 사용하는 카드에서 검은바위 첨탑의 익숙한 몬스터들을 구현해 첨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예정입니다.


Q.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 있는 용족 카드는 마나 비용이 상당히 높습니다. 용족을 중심으로 하는 메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저마나 용족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레이첼 데이비스: 현재 중-저마나 용족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고, 용족이 아니더라도 그와 시너지를 갖는 카드도 많이 추가되기 때문에 용족 테마의 덱 구성이 까다롭게 느껴지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용 우: 기존에 있는 중-저마나 용족(요정용, 하늘빛 비룡 등)과 함께 새로 추가되는 카드라면 용족 덱을 구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용족 메타를 개발하면 신경을 쓴 것은 용족이나 용족 덱이 주는 느낌입니다.

WoW 속에서의 용은 위압감이 있고 시크한 매력을 주는데, 이런 느낌을 하스스톤의 유저에게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하는 유저가 용족을 갖고 있거나 한 번의 출현만으로도 그것에 멋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용족을 사용할 때의 매력을 주고 싶었다는 용 우


Q. 많은 유저들이 검은바위 산의 최종 우두머리로 네파리안을 꼽고 있습니다. 네파리안이 사용하던 기술이나 드랍하던 아이템들을 하스스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예정인가요?

마이크 도네이스: 아직 게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우두머리가 최종으로 나오게 되고,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용 우: 다만 우두머리와 관련해서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검은바위 산을 장악하고 있는 두 개의 큰 우두머리인 라그나로스와 네파리안, 그리고 이곳에 뛰어드는 플레이어의 관계에 주목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 두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 다가가는 과정이 어떤 내러티브로 구성되는지에 주목한다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개발자인 '벤 브로드'는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 때문에, 검은바위 산을 즐기는 유저들이 그런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최근 공개된 용의 알은 검은바위 첨탑에서 '부화장'을 연상하게 하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이처럼 특정 지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더 추가될 예정인가요?

마이크 도네이스: 용의 알 뿐만 아니라 이미 공개된 험상궂은 손님, 렌드 블랙핸드, 검은날개 기술병과 같은 카드는 모두 WoW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었던 캐릭터입니다. 이런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모든 우두머리, 배경 등이 해당 던전의 느낌을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것을 돌파할 때 10년 전 WoW에서 해당 던전을 깰 때와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많은 카드가 WoW 던전의 느낌을 주도록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Q. 모험 모드는 한 번 영웅 난이도까지 클리어한 이후에는 사실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WoW에서는 이런 던전에서 형상변환 아이템을 얻는 등 유저들을 유인하는 장치가 있었는데, 일일 퀘스트를 추가하거나 낮은 확률의 보상으로 특별한 카드 뒷면을 주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옛 모험 모드 던전을 가게하는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요?

용 우: 하스스톤의 모험 모드는 그것을 깨는 과정을 통해 재미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해야 할 어떤 일'을 만드는 것은 게이머들에게 불편한 느낌을 줄 수 있기에, 이런 요소는 최대한 넣지 않을 생각입니다.

북미의 스트리머인 Kripparian 같은 유저의 경우, 최근에도 방송을 통해 영웅 난이도의 낙스라마스 던전을 깨는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계속 다른 직업과 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형태로 모험 모드를 즐기는 것이 하스스톤의 게임 컨셉과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Q. 첫 모험 모드였던 '낙스라마스의 저주'에서는 초반 지구 난이도는 지나치게 쉽고, 후반 지역의 난이도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무과금/저과금 유저의 경우 이런 난이도 차이를 더 심하게 느끼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 검은바위 산의 난이도는 어떤 방식으로 조율했나요?

용 우: 일단 개발팀이 난이도 측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능력의 모든 사람들이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개발팀 내부의 디자이너는 신규 유저들이 어떤 시각으로 이것을 접하게 될 것인지를 전달해주는데, 개발팀에서는 이것을 고려하여 일반 난이도의 경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난이도로, 영웅 난이도는 상당히 숙련된 유저들에게 적합하도록 난이도를 구성했습니다.


Q. 모험 모드의 영웅 난이도 완료 보상이 적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이첼 데이비스: 영웅 난이도는 사실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하스스톤을 즐기는 모든 유저가 도전에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영웅 난이도를 깨지 못하는 것이 다른 유저들에게 패널티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상을 기획했고, 영웅 난이도 완료 보상(카드 뒷면)은 다른 유저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알리며 게임 자체에도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낙스라마스 영웅 난이도 완료 시 보상이었던 카드 뒷면



■ "용족 시너지로 지금과 다른 메타가 형성될 것"


Q. GvG 이후 메타가 상당히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GvG 이후 형성된 메타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요?

마이크 도네이스: 하스스톤에서는 카드가 추가되거나 변경될 때마다 항상 큰 폭으로 메타가 변화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카드가 등장하면, 지금의 메타와는 다른 여러 새로운 덱이 등장하고 새로운 전략이 시도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Q. 드루이드나 도적의 경우 생명력이 30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킬각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덱이 오랫동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원턴킬'에 가까운 콤보 덱에 대해서 개발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마이크 도네이스: 카드가 추가되면서 메타가 계속 바뀌고 있고, GvG 이후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직업 강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장 좋은 덱이나 직업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이 개발팀이 원하는 방향이고, 이번 카드 추가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한 가지 알려드릴 만한 점은 카드를 새롭게 추가할 때 저희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 중 하나가 '기존에 사용되지 않는 카드와 시너지를 갖는' 형태로 기획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추가되는 카드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더 다양한 카드를 쓸 수 있도록 제작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Q. 새로운 컨셉의 카드가 등장하는 만큼, 기존 덱에서 과연 이런 카드를 쓸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는 유저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개발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마이크 도네이스: 카드를 고안하는 과정에서는 새롭게 등장할 주요 메커니즘에 카드가 맞는 지도 고려하지만, 기존 덱에서 이런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려하게 됩니다. 검은바위 산의 카드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작되었고, 기존 덱에 들어가도 좋을 카드를 많이 추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도끼 투척수'나 '검은날개 기술병'의 경우 현재 등급전에서 활용하는 전사 덱에 넣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고, 용혈족 마술사와 같은 하수인은 어떤 직업의 덱에서든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Q. 검은바위 산의 출시로 이제 1개의 확장팩과 2개의 모험 모드가 발표되었습니다. 신규 유저가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게임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마이크 도네이스: 내부적으로 신규 유저들이 어떻게 게임을 느끼는가에 대해서 많이 논의했고, 그 부분을 전담하는 개발진도 구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 있는 용 우 프로듀서의 누나의 경우, WoW 팀에 있다가 이번에 하스스톤 팀으로 넘어오면서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간의 차이를 메우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블리자드 최초의 무료 게임, 하스스톤이 출시된 지도 어느덧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블리자드 내부에서 무료 게임이나 부분 유료 모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나요?

용 우: 블리자드에서 일하는 직원의 장점 중 하나가 게임 자체에 가장 먼저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입니다.

하스스톤은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카드 게임'을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고, 이점에 착안하여 가장 먼저 고려할 요소는 게임 자체를 많은 유저들이,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게임이 주는 재미를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공평하게 주기 위해서 무료 게임이라는 방식을 채택했고, 비즈니스 모델은 그다음 순위로 선정하게 되어 부분 유료의 형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게임 자체를 먼저 고려했기 때문에 하스스톤을 즐기는 유저들이 점차 늘어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2500만 명의 유저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게임이 된 것이라 생각하고, 이런 부분을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하스스톤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마이크 도네이스: 하스스톤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이후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고싶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레이첼 데이비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유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게임을 다같이 즐겁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용 우: (한국어로) 이제 하스스톤 개발팀에 한국인이 5명이나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끼리도 자주 모여서 하스스톤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