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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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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패왕에서 친구로" 카카오게임샵 오픈 3주째, 아직 남은 어색함

이은별 기자 (desk@inven.co.kr)


‘카카오게임샵’이 지난 4월 1일 오픈했다.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에서 한층 발전한, 카카오의 자체 오픈 마켓이다.

카카오게임샵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2년 큰 파장을 일으킨 카카오게임하기에 이은 두 번째 게임 서비스이자, 그간 '마카오(마켓+카카오)'라며 소문만 무성했던 카카오의 자체 오픈마켓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묘한 긴장 구도를 유지했던 구글플레이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는 흥밋거리도 됐다.

다음카카오의 자신감도 한 몫 했다. 카카오측은 “카카오게임샵은 게임 이용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통 수수료에 대한 파트너사의 부담을 줄여 전체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서비스”라며, ”카카오게임샵이 충성도 있는 이용자를 모객할 수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허나 실효성에 대한 업계 분위기는 모호하다. 크게 환영하지도 않고, 입점하려 적극 움직이지도 않는다. For Kakao의 위력을 그토록 크게, 그리고 오래 체감했는데도 말이다. 한때는 ‘입점만 하면 성공보장’이라며 카카오만 바라보던 업계가, 왜 지금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걸까.



● 빈틈 노려 성공한 카카오톡, '게임'을 선택하다

네이트온이라는 메신저가 있었다. 싸이월드라는 최강의 소셜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NO.1 메신저로 등극했지만, 성공에 도취된 나머지 제기된 여러 편의성 관련 문제는 외면하고 추가 수익을 노리다가 다가온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 공석을 재빨리 차지한 차기 메신저가 바로 카카오톡이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네이트온의 틈새를 정확히 파악하고 연락처 중심의 메신저 서비스를 펼쳤다. 거기에 빠른 대응으로 PC판 카카오톡도 잇달아 내며 얼마 남지 않은 네이트온의 유저를 모조리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 점유율 90%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고, 가장 막강한 소셜 파워를 확보한 메신저로 자리하게 되었다.

▲ 카카오게임샵 오픈날이었던 만우절, 네이트온은 자조어린 만우절 장난을 쳤다. 웃기면서도 슬픈...

하지만 강력한 한 방이 없다면 그 빈틈을 노리고 치고 들어오는 경쟁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카카오는 네이트온의 싸이월드처럼 공생할 무언가를 찾았다. 그게 바로 ‘게임’이다.

카카오는 '파트너쉽'과 '공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개발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알다시피 효과는 굉장했다. 애니팡의 성공 이후, 소규모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의 성공공식처럼 굳어지며 ‘엘도라도’급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야말로 카카오 전성시대. 가만히 앉아 있어도 기획서 검토 요청이 줄을 섰고,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사용자 군단은 간단하면서도 재밌고, 지인끼리 순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for Kakao 게임에 환호했다.

그렇게 모바일게임계를 제패한 카카오가 최근, 태도를 바꿨다.



● 카카오게임에게 부족했던 건 ‘위기의식’이었다

사실 카카오게임의 빛나는 성공, 그리고 그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높은 수수료 대비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의지 부족, 게임 메시지의 스팸화(化), 출시 게임들의 표절 논란 및 입점게임 관리 미숙, 안드로이드와 iOS 사이의 게임출시 차별 등…우리가 다 알고, 한 번씩 이야기했던 그 문제들 말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다룬 기사도 출범 몇 개월 안에 쏟아져 나왔지만 카카오는 소극적으로 반응할 뿐이었다.

사실 당시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딱히 경쟁 플랫폼도 없었기에 여전히 개발사의 러브콜은 줄을 이었고, 사용자들은 몇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카카오게임을 즐겼다. 위와 같은 문제 정도는 업계가 카카오를 필요로 하는 당시 상황에서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 표절 논란이 있던 게임, 잘 모르는 사람이 밤에 보내던 메시지...


지난 3년간 카카오게임은 카카오톡이 가진 강력한 유저풀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운영을 선보였으나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었다. 조금 귀찮고 위험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안정에 질려 조금씩 이탈하는 개발사와 이용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변화와 도전을 꾀하는 적극성도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이젠 늦었다. 경쟁자가 생겨버린 것이다.

비록 성과는 미미했지만 다수의 메신저들이 카카오게임을 벤치마킹해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고, 네이버 앱스토어와 같은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국내 오픈마켓이 등장했다. 탈(脫) 카카오 타이틀 몇 개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각각의 일들은 따져보면 카카오의 영향력에 비해 미미한 흠집일 뿐이었으나, 업계와 이용자에겐 ‘카카오가 아니라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생각에 쐐기를 박은 것이 포털 ‘네이버’의 움직임이다.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바로 보이는 라인게임과 with Naver 게임 프로모션의 위력은 엄청났다. 이를 본 기존 게임사들은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카카오 연동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고, 이용자들은 카카오 게임초대 메시지를 굳이 주고받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업계는 카카오의 빈틈과 대안이 무언지 잘 알게 됐다. 이는 카카오 역시 경쟁체제에 참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의미한다. 영원한 파트너일 줄 알았던 개발사와 게이머에게 선택받기 위한 경쟁 말이다.

▲ 구글플레이 10위권을 죄다 점령했던 지난날에 비해, 최근의 순위에는 탈카카오 게임이 많이 보인다




● 아직도 소극적인 카카오, '풍부한 혜택'에 숨겨진 허점

카카오게임샵은 파트너사와 이용자에게 ‘풍부한 혜택’을 내세웠다. 개발사에겐 저렴한 수수료와 함께 65~71.5%의 수익 배분을, 이용자에겐 이용 금액의 10%를 마일리지로 돌려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오픈 후 며칠 동안 결제액 30% 페이백 프로모션과 신규가입자에게 소액의 마일리지를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독점 혜택이 없었기에 이번 카카오게임샵의 혜택은 꽤 커 보인다. 하지만 출범 3주째에 들어선 지금 신규게임은 거의 없고,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오래 본 게임들만 모여 있다. 3년 전 카카오게임하기의 서비스 시작 당시 업계에 휘몰아쳤던 광풍에 비하면 개발사의 움직임은 매우 소극적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샵이 내건 혜택이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기존 ‘카카오게임하기’와 별개의 서비스다 보니 이용자가 얼마나 확보됐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장 클 것이다. 거기다 이미 시장에서 탈카카오 성공사례가 몇 차례 중첩된 상태인 데다, TV 광고 및 포털 광고, 게임 내 영상 및 배너광고 등 이용자를 모을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기에 예전보다 영향력이 크지 않은 카카오에 굳이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래픽=석준규 기자] 현재 카카오게임샵의 최대 라이벌,네이버 앱스토어와 수수료를 비교해 봐도
개발사에게 그렇게까지 큰 매력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시장에 국한된 카카오게임샵의 영역 역시 문제다. ‘글로벌원빌드’라는 전략이 유행처럼 번지며 많은 게임사가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지금, 구글플레이에 비해 카카오가 가진 인프라는 많이 부족하다. 타 마켓의 설치 자체를 거부하는 iOS를 포기하라는 것도 개발사에겐 힘든 선택이다. IDC 분석 결과에 따르면 iOS의 글로벌점유율은 약 20%. 해외진출을 꾀한다면 이 역시 무시하기 힘든 수치기 때문이다.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웠지만, 카카오게임샵과 손잡았을 때 이익을 볼 대상은 '카카오게임하기에 입점을 희망하는 국내 지향 개발사'다. 카카오톡이라는 소셜플랫폼 파워도 많이 사그라들었고, 저마다 해외진출을 꿈꾸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샵이 개발사에게 매력적으로 비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자에게도 카카오게임샵의 혜택은 아주 크진 않다. 구매금액의 10%를 돌려주는 마일리지, 일명 '카카오코인'의 활용범위가 카카오서비스의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마일리지는 단순히 카카오 게임 아이템 구매에만 사용할 수 있다. 선물하기, 쇼핑, 스티콘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게임샵이라 게임 전용 마일리지를 주는 게 당연하다 싶지만, 당장 최대 경쟁자인 네이버앱스토어만 보더라도 마일리지의 효용성이 꽤 크다. 네이버앱스토어에서 발생한 마일리지는 게임뿐만 아니라 e북, 영화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T스토어 역시 쇼핑과 e북, 영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 강력한 포털, 네이버의 오픈마켓 'N스토어'의 마일리지 사용처는 상당히 넓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게이머를 혹하게 할 만한 라인업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부족함으로 다가온다. '애니팡'으로 일반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하기를 선택했듯이, 다양한 마켓 사이에서 카카오게임샵을 선택해야 할 필요성을 부여할 게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샵의 게임들은 대부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타 오픈마켓에 출시되었고, 국내마켓에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라도, 안드로이드 기본 어플인 구글플레이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굳이 '카카오게임샵'을 이용해야 할 만큼 특유의 매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페이지를 통해 APK파일을 내려받는 복잡한 설치과정 역시 카카오게임샵이 가진 단점으로 남는다.





● 과거의 영광에서 빠져 나와 새롭게 도전해야 할 때

지난 3년간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는 크게 바뀌었다. 앞서 언급한, 개발사들의 탈카카오 움직임 및 오픈마켓의 출범 속에서 카카오게임은 예전처럼 주목받기 힘들게 되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오픈마켓인 카카오게임샵의 미래도 불확실하다. 카카오게임샵만의 문제가 아니다. 먼저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 SKT도 구글의 거대한 장악력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샵이 이 불리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딱 하나, 지난 2012년 선택했던 '게임'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자연스레 좋은 게임에 모이게 된다. 여기저기서 많이 본 'for kakao' 타이틀이 아니라, 카카오게임샵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멋진 게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개발사와 게이머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낮은 수수료, 마일리지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완벽한 친구가 될 순 없다.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가능성을 보여주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친구 관계의 시작이다.

카카오가 개발사와 게이머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들은 상당히 많다. 이모티콘과 쇼핑 등 카카오의 주력서비스는 언제나 호황이고, 1:다수 형태의 SNS '카카오스토리' 역시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 인프라를 카카오게임샵의 성공을 위해 투자한다면 어떨까? 카카오코인의 사용범위를 이모티콘 결제, 쇼핑 등 다른 서비스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거나, 카카오스토리를 활용한 게임홍보채널 및 게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게끔 노력한다면 파급력은 꽤 클 것이 자명하다.

이모티콘과 SNS뿐만 아니다. 카카오톡이 보유한 유저풀,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전도유망한 신사업 등등...이전의 권세까지는 아니지만, 아직 다음카카오에겐 3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 힘이 있다. 다음카카오가 기존의 서비스를 이용해 개발사와 게이머에게 좀 더 많은 가능성과 혜택을 선보일 마음만 먹는다면, 카카오게임샵의 경쟁력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 카카오에는 게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서비스가 많다.

3년 전, 다음카카오는 고유의 소셜 파워를 활용해 비게이머였던 여성층과 중년층에게 게임의 재미를 일깨워줬다. 그때 카카오게임이 모바일게임업계에 보여준 건 '희망찬 미래'였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의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 맥을 못 쓰고 주저앉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지금은 2015년이다. 카카오게임 천하였던 2012년이 아니다. 이제 카카오게임도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과거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카카오게임샵의 성공 여부는 결국 다음카카오의 선택에 달렸다.

변화와 안정, 다음카카오는 과연 어떤 동아줄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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