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콘서트, '유나이트 2015'가 오늘(16일) 막을 올렸습니다.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 마련된 거대한 규모의 강연장에서 유니티 및 국내외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다름 아닌 유니티의 창립자이자 초대 CEO, 그리고 이제는 전문 경영인에게 자리를 넘기고 유니티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데이빗 헬가슨(David Helgason)이 맡았죠. 본격적인 강연들에 앞서 데이빗 헬가슨은 몇몇 이들과 함께 메인 무대에 올라 키노트를 가졌습니다.

이날 방문자만 약 1,700명이 넘었던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 '유나이트 2015'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그 시작을 취재했습니다.



■ 데이빗 헬가슨이 말하는 '유니티5'의 진화


▲ 양우형 유니티 코리아 지사장

먼저 유니티 코리아의 앙우형 지사장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여기에 와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에 유니티가 있다. 4년 전, 처음으로 이런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때부터 쭉 참가해온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4년 간 저희는 여러분을 꾸준히 지원하고 싶었고, 또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그만큼 의미가 큰 이 행사에서 많은 것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데이빗 헬가슨에게 무대를 넘겼습니다.

유니티의 창립자이자 현재는 전 EA의 CEO 였던 존 리치티엘로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데이빗 헬가슨. 유니티를 만든 그는 이번 유나이트 행사에서 '유니티'의 최신 버전인 '유니티5'를 소개하고, 앞으로 유니티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 데이빗 헬가슨 유니티 창립자

헬가슨은 먼저 '유나이트 2015'에 참석한 1700명이 넘는 참가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변화의 시대다. 게임업계도, 세상도 변하고 있고, 유니티도 이를 따라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바뀌고 있다. 그만큼, 유니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또 무엇을 더 바꾸어나가려 하는지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최신 버전인 '유니티5'는 약 6주 전 릴리즈 되었습니다. 헬가슨이 강조하는 '유니티5'의 가장 큰 변화이자 강점은 멋진 그래픽, 그리고 풍부한 기능과 에디터의 유연성, 멀티 플랫폼 지원, 그리고 클라우드 빌드 서비스의 4가지 였습니다. 또 '유니티5'는 다양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도입하기도 했죠.


그래픽 면에서 유니티5의 핵심 기능은 '인라이튼(Enlighten)'이라 명명되어진 글로벌 일루미네이션(Global Ilumination) 기술입니다. 인라이튼은 라이트맵, 라이트 프로브, 큐브맵을 실시간으로 적용시키고 변화시키며, 물리 기반 광원 렌더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각각의 오브젝트마다 다른 반사 디테일을 가지고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가능하게 하죠.


무료화 된 '유니티5'가 출시된 이후 지난달 100만명이 넘는 유저가 '유니티5'를 이용했으며, 그중에서도 한국은 전세계 유니티 이용자 중 8%의 비중을 가지고 있고, 도시 단위로는 서울이 1위의 유니티 사용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유니티5'의 릴리즈에 맞춰 다양한 유저 반응, 피드백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리퍼블리크(Republique)'를 개발한 카모플라주의 라이언 페이튼이 '리퍼블리크'를 유니티4에서 유니티5로 리마스터링 하며 얻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습니다.



■ '유니티5' - '리퍼블리크'의 사례


▲ 라이언 페이튼 카모플라주 대표

라이언 페이튼(Ryan Payton)은 카모플라주에서 '리퍼블리크'를 3년 반 동안 개발했습니다. 팀원은 약 25명으로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죠. 2년 전 처음 페이튼이 처음 유나이트 행사에 왔을 때 스토리 기반 게임이 많은 영감을 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회사 내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개발을 진행하는데, 유니티는 25명 단위의 비교적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해주는 엔진입니다.

'리퍼블리크'는 처음 iOS 플랫폼으로 제작되었고, 이후 PC와 MAC 플랫폼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쳤습니다. 여기에서 페이튼은 유니티4로 제작되었던 게임을 유니티5를 통해 향상시키기로 마음 먹었고,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페이튼은 "게임에서 스토리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이들은 DNA적으로 스토리를 좋아한다. 드라마, 영화 등에서 보여지듯 말이다. 나는 이 게임에서 기술, 보단 등의 부분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튼은 스스로 많은 게임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또 여러가지 이유로 하나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이길 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처음 코나미에서 '메탈기어솔리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그 작업을 '매우 큰 영광이었다' 라고 하면서도, '메탈기어솔리드' 시리즈가 오직 북미와 일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백만의 유저들에게만 어필한다는 점을 아쉬워 했습니다. 그리고 코나미를 떠나 '헤일로4'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거기서 '국제적인 관객들을 위한 스토리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헤일로' 시리즈 역시 전체 유저 중 북미의 영어를 사용하는 성인 남성이 90% 가량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페이튼은 직접 카모플라주를 설립했고,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선택은 멀티플랫폼에서 강점을 갖는 '유니티' 였죠. 그렇게 스마트폰으로 출시 된 게임을 PC로 이식하다보니 만족스러운 퀄리티가 아니었고, 유니티5를 통해 보다 다양한 광원, 셰이더를 이용해 높은 퀄리티로 완성했습니다.

특히 그전까지는 수작업에 의존한 광원효과들이 '인라이튼'을 통해 보다 손쉽고 멋지게 만들어졌습니다. 페이튼이 보여준 예제들에서 확연히 달라진 표면의 광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튼과 카모플라주는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게임을 출시할 것이며, 또 물리 기반 셰이더인 '인라이튼'을 적극 활용할 겁니다. 이후로 '리퍼블리크'의 후속작을 만들 수도 있지만,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슈퍼컴퓨터를 다루는 '신라'라는 회사와 협업을 하고 있고, 또 VR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페이튼과 카모플라주는 그들이 유니티3.0 부터 시작해온 게임 제작이라는 모험을 유니티 커뮤니티와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유니티 어셋스토어에 그들이 '리퍼블리크'를 유니티5로 이식한 과정을 담은 5개의 비디오, 팟캐스트, 블로그가 올라갈 예정이며, 지금 2편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리퍼블리크'의 유니티5 버전 프로젝트 파일을 일부 무료로 공개하고 유니티 사용자들이 직접 프로젝트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유니티5'의 진보한 광원에 대해


▲ 유니티 지국환 에반젤리스트

라이언 페이튼의 발표 후, '리퍼블리크'의 변화와 함께 '유니티5'의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유니티 코리아의 지국환 에반젤리스트가 무대를 넘겨 받았습니다.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이번이 제가 유니티 입사 후 3번째로 맞이하는 유나이트다. 그땐 유니티가 뭔지도 몰랐다. 그때는 개발자도 아니고, 디자이너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니티를 알게 되고, 공부를 하게 되고, 또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게 되고, 유니티에 입사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키노트를 하고 있다. 유나이트라는 행사가 저 자신의 인생에서 매우 큰 전환점이 아니었나 한다. 여러분도 이 행사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유니티5 에서의 가장 큰 기능적 향상인 '인라이튼'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시연했습니다. 이를 위해 별도의 프로젝트를 준비해 세팅한 그는 먼저 캄캄한 3D 공간을 준비했습니다. 맵에 차근차근 광원을 넣고, 색상과 광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된 적 있던 검정파랑 드레스의 예를 들었죠.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조절하면 각각의 오브젝트들이 사실적으로 빛을 반사하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광원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또 이러한 오브젝트별 반사값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다른 엔진들에도 있지만, 유니티가 다른 점은 이 변화가 실시간으로 '베이킹'이 되어 퍼포먼스 저하가 적다는 것이죠.


라이트 프로브와 함께 리플렉팅 프로브도 지정해 사용하게 됩니다. 다른 툴에 비해서 리플렉팅 프로브에 드는 시간이 훨씬 적고, 바로 베이킹이 됩니다. 오브젝스가 보다 자연스럽게 서로 빛을 반사하면서 오브젝트의 밝기, 대비가 사실적으로 변하는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오디오 믹서 스타일로 오디오가 강화되었다는 것도 내세웠습니다. 따로 오디오 콤포짓을 만들 필요 없이 MP3 파일을 한데 묶어 믹서를 통해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사운드가 나오고 ,또 강조되는지를 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 캐릭터 스크립트 역시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연속에서 서브 스테이트를 추가해 조건에 따라 각각의 애니메이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소개를 마치면서 이러한 기술 컨퍼런스가 중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노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데도 콘서트장에 찾아가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기술 컨퍼런스, 특히 유나이트는 게임 개발자를 위한 콘서트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강연자와 다양한 동료 개발자들과 많은 것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발표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 유니티 애드, 그리고 한국에서의 '유니티'


마지막으로 데이빗 헬가슨 유니티 창립자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앞서 말한 유니티5의 장점 4가지 중 나머지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죠. 두세명의 개발자가 유니티를 통해 8개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드는 예시를 들며 현재 '유니티5'가 지원중인 22개의 플랫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 유니티 애드에 대해 설명했는데, 다양한 게임들이 유니티 애드를 통해 수익 모델에 대한 부담을 덜고, 또 다양한 유형의 게임 제작이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한국에도 런칭한 모바일 게임 '길건너 친구들'은 런칭 후 3달간 3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게임사들이 유니티 애드를 이용해 수익을 마련하고, 또 광고를 수주하고 있습니다.


키노트가 끝난 뒤, 데이빗 헬가슨은 직접 참가자 중 2명을 추첨, '유니티5'의 프로버전을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키노트 이후 유니티 관계자들이 모여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유니티 코리아가 진행하던 게임 퍼블리싱 사업 및 한국 내 유니티의 상황에 관련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인터뷰에서 유니티 코리아 양우형 지사장은 유니티 코리아의 게임 사업 현황에 관한 질문에 "지난해까지는 게임 사업을 진행하려 했었다. 그러나 유니티의 신임 존 리치티엘로 대표의 취임 이후 게임 사업은 유니티 사용사들과 경쟁하게 되는 일로 판단해 전면 취소되었다.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들에게 지급 되었던 비용은 별도로 회수하지 않으며, 그 이외의 보상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유니티 현황에 대해 데이빗 헬가슨 창립자는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번째로 유니티 사용자가 많은 나라다. 약 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매월 9만명의 유저가 유니티를 사용하고 있다. 또 서울은 단일 도시로는 유니티 사용자가 가장 많은 도시다." 라며 한국은 좋은 이용자가 많은 건강한 시장이라 평가했습니다.



■ 유나이트 2015 현장 풍경


































▲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선물 보따리. 마우스 패드와 레고 달력 등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