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에반젤리스트 지국환. 각종 강연을 활발히 진행 중이고, 가끔 문제의(?) 칼럼을 올려 콜로세움도 여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인디 게임 개발자'란 또다른 직함을 갖고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대작을 만들지는 않지만, 톡톡 튀는 센스를 게임에 녹여낼 줄 아는 개발자로 기억한다.

그가 최근에 만든 게임 '던전 999F'는 현재 구글플레이 유료 게임 순위 3위에 랭크되어 있다. 개발자로서 오랜 기간 무명 생활을 거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현장감을 살리고자 실제 대화하는 느낌의 녹취록으로 구성했음을 미리 알리겠다.

▲ 지국환 - 유니티 에반젤리스트, 인디게임 개발사 '문틈' 대표


[심층분석] 매직더게더링 매니아가 본 하스스톤, "다르지만 재미는 막상막하"
[기고칼럼] '프로토타입', 게임 개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고칼럼] 대박 게임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




기자 - 박태학
지국환 - 지국환


■ 시작.

박태학 - 가볍게 녹음할게요. 사적인 이야기는 빼고, 게임 관련 이야기만 적을 거니까... 편하게 이야기하면 돼요.

지국환 - 음... 제가 막 헛소리를 한다거나 그러면 어쩌죠?

박태학 - 재밌으면 쓰고...

지국환 - 하하핫.

박태학 - 보통 언제 드세요, 점심?

지국환 - 11시 반이요. 저희 회사가 오늘 회식이라... 아마 다 중국집 갔을 거예요.

박태학 - 어? 지금 12시인데. 그럼 제가 회식 자리 못 가게 만든 거네요.

지국환 - 아아, 괜찮아요. 회식이 너무 많아요. 2주에 한 번은 하는 거 같은데.

▲ 던전 999F 플레이 영상



■ 문틈(Moontm).

박태학 - 그, 문티엠(Moontm)이잖아요. 회사 이름이.

지국환 - 문틈, 문틈.

박태학 - 아, 문틈이구나.

지국환 - TM이라서... 회사 뒤에 그거 많이 붙으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부르더라고요.

박태학 - 티엠인 줄 알았어요.

지국환 - 문틈이라고 하면 돼요.

박태학 - 인디잖아요. 문틈에 지금 몇 명 있어요?

지국환 - 저밖에 없어요.

박태학 - 어? 저번에 만났을 땐 몇 명 더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지국환 - 그 분들 다 회사 취직하고 나갔어요.

박태학 - 그럼 혼자 만들었어요? 아트랑 사운드도 혼자?

지국환 - 사운드는 에셋스토어에서 가져오고 아트는 다 혼자서 했죠.

박태학 - 하긴, 아트는 뭐... 국환 씨 캐릭터가 뚜렷하니까.

지국환 - 배경이랑 사운드만 에셋스토어에서 가져오고... 나머지는 다 제가 만들었다고 보면 돼요.

박태학 - 에고, 제가 숙주를 안 넣었네요.

지국환 - 저도... 어쩐지 아삭함이 없다 했더니.

점심 메뉴는 쌀국수였다.




■ 리틀 데빌 인사이드, "놀라웠다."

지국환 - 아, 요즘 게임이 너무 많이 나와서.

박태학 - 모바일 게임이요?

지국환 - 네, 그래서 저도 출시는 했는데 묻히면 어쩌나 완전 걱정했거든요.

박태학 - 잘 됐잖아요.

지국환 - 진짜 다행이죠.

박태학 - 요즘 뭐 인상 깊게 본 게임 있어요?

지국환 - 요즘에... 그거. 그 뭐더라. '리틀 데빌 인사이드' 였나.

박태학 - 아, 그거. 저희도 기사 썼어요. 저도 영상 봤는데... 이거 한국에서 만든 느낌이 아니던데요?

지국환 - 맞아요, 진짜.

박태학 - 스팀 그린라이트 2등으로 통과했던데요.

지국환 - 진짜요? 대박이네.

박태학 - 대박이죠. 거의 대다수가 묻히는데. 그 정도면 거의 최상위권이죠.

지국환 - 그런 걸 만들어야 하는데.

박태학 - 엔진 뭐 썼는지 물어볼까요, 그거.

지국환 - 유니티 썼어요.

박태학 - 아, 진짜요?

지국환 - 네. 유니티. 그래서 지금 우리도...

박태학 - 자극 받았겠네요.

지국환 - 그렇죠. 준비해서... 좀 어떻게 그 분들 모셔서 발표 부탁드리고 싶은데, 하핫.

박태학 - 그런 고수들이 어디에 숨어 있던 걸까요.

지국환 - 그런데, 구글 플레이 순위 보니까... 상위권 인디 게임 개발자들 은근히 은둔자 형이 많아요. 어딘가에서 돈을 막 버는데, 개발자 모임 이런데 나오시질 않으니 알 수가 없죠.

박태학 - 맞아. 노치(마인크래프트 개발자)같은 사람들은 모임에 잘 안 나갈 거 같아요.

지국환 - 굳이 나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 기사 30, "만들고 나서 알았어요."

박태학 - 지금 '던전 999F'가 몇 번째 게임이죠, 그럼?

지국환 - 지금... 모바일로 나간 건 4개째일 거예요. 문틈 이름으로는 3번째 게임.

박태학 - 이번 작품이 국환 씨가 만든 것중에 제일 반응 좋은 건가...

지국환 - 그렇죠.

박태학 - 점점 반응 좋아지는 것 같아요.

지국환 - 맞아요. 좋아지니까 다행이죠.

박태학 - 발상을 잘한 것 같아요.

지국환 - 이게... 만들 때는 몰랐는데 커뮤니티 여기저기 돌다 보니까, '용사 30'이란 게임 안에 '기사 30'이라는 모드가 있대요.

박태학 - 아, 그거랑 비슷하대요?

지국환 - 네. 근데 전 그걸 안 해봤어요. 그래서 얘기를 듣고 봤는데... 어후, 되게 비슷한 거예요.

박태학 - 실제로 보니.

지국환 - 네, 약간 다르긴 한데... 그것도 마법사를 지키는 게임이에요, 기본적으로. 그래서 보고 나서 완전 깜짝 놀라서.

박태학 - '용사 30'... 그거 플스 게임인데.

지국환 - PSP 게임이더라고요. 저는 예전에 그거 스팀으로 나왔을 때 앞쪽 부분만 조금 했거든요. 그때 '기사 30'까지는 해보질 못해서... 그런 모드가 있는지 몰랐어요.




■ 집에서 인디 게임 만든다는 것.

박태학 - 혼자 만든다는 게 장단점이 명확하지 않아요?

지국환 - 명확하죠. 혼자 만들면서 진짜 힘들었던 게, 그거... 시체 버그라고. 죽은 몹이 안 사라지고 동전도 안 떨어지는 거예요. 그게 터지고 나서 악플이 엄~청나게 달리기 시작해서. 구글플레이 리뷰에 막 '이거 왜 시체 안 없어져' 라고 하시니까... 그게 누구랑 같이 만들었으면 좀 덜 부담스러웠을 텐데, 개인이 만드니까 이 모든 욕이 저한테 집중되는 거예요. 정신적 스트레스가...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어후 미치겠네, 이거' 막 그런 생각도 들고.

박태학 - 하하핫. 그렇죠. 스트레스 많이 받죠.

지국환 - 어후... 아니, 그 버그 터지고 나서는 페이스북에서 누가 저 태그만 걸어도 '아, 또 버그 얘긴가 보다' 생각하고.

박태학 -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지국환 - 카톡만 와도 '아, 또 버그 얘기다' 이러고. 또 지난주에는 일본 출장에 가 있었는데, 그때도 계속 연락 오니까.

박태학 - 요즘은 안 오죠?

지국환 - 네. 지금은요. 그게 딱 하루 동안 터진 버그였는데, 하루 만에 그렇게 많이 온 거죠.

박태학 - 인디 개발자분들과 커뮤니케이션 많이 하는 편이에요?

지국환 - 네. 이거 만들면서도 이야기 많이 한 것 같은데. 거의 매일 보던 분이... 그 도톰치 게임즈. 그분하고는 거의 매일 본 것 같고.

박태학 - 그분도 유니티 쓰시나요?

지국환 - 아뇨. 유니티 안 써요.

박태학 - 뭐 쓰죠?

지국환 - 코코투엑스(CoCo2x). 요즘은 언리얼도 쓴다고 들었어요.

박태학 - 국환 씨도 회사 다니면서 만드는 건데.

지국환 - 아, 이게... 진짜 이게... 그냥 백수라서 혼자 만들면 되게 열심히 할 것 같은데, 회사 다니면서 이거 하려니까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는 거예요. '아, 내가 회사에서도 일했는데 집에서도 이거 만들고 있어야 하나' 막 그런 생각 들고. 그나마 스케줄 관리 툴을 써서 그나마 어떻게 된 것 같아요.

박태학 - 집에서 개발하면 와이프가 싫어할 것 같은데.

지국환 - 진짜로, 와이프가 진짜 싫어했어요. 그, 집에 오면 던전 999F 소리가 계속 들리니까... '아! 그만 좀 해!'라 그러고.

박태학 - 와이프는 게임 쪽 사람이 아니었군요.

지국환 - 네. 전 직장에서 만난 사람이에요. 게임 잘 모르죠. 그런데 재밌는 게, '던전 999F' 이름은 와이프가 지어줬어요.

박태학 - 아, 그래요?

지국환 - 네. 원래는 좀 이상한 이름이었는데.

박태학 - 무슨 이름이었어요?

지국환 - 그냥 이것저것 나왔어요. 처음에는 '슬라임 헌터'였고. 근데 너무 흔하니까 이런저런 제목을 더 수집했죠. 그중에서 '삼국무쌍' 비슷하게 '슬라임 무쌍'이라고 나와서 그거 하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난 그거 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박태학 - 그래서 본인이 지었구나.

지국환 - 그렇죠.

박태학 - 잘 지은 것 같아요. 그게 더 기억에도 남고.

▲ '슬라임 무쌍' 시절 이미지. 아니! 남자가 남자를 지키다니요!?



■ 깨알같은 멘트, "반응 좋아서 다행이죠."

박태학 - 그 게임 내 멘트는 국환 씨가 다 쓴 거예요?

지국환 - 네.

박태학 - 진짜 재밌었어요.

지국환 - 하핫, 사실 그 멘트가... 진짜 쓰기 싫어가지고 개발 마지막에 다 넣은 거예요. 거의 이틀 만인가? 그 안에 다 쓴 것 같은데.

박태학 - 그런데 반응은 좋은 것 같던데요.

지국환 - 네. 생각보다 그 멘트들의 반응이 좋아서... 저야 너무 감사하죠.

박태학 - 그거 볼 때마다 재밌더라고요. '결제할래요?' 하는데 '아니 됐거든?' 이거.

지국환 - 하하핫.

박태학 - 의외였던게... 그, '예'랑 '아니오' 있잖아요. 근데 보통 과금결제 유도하려면 보통 '예' 부분을 파랗게 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건 반대로 했더라고요.

지국환 - 사실 그거 별로 생각 없이 한 거라...

박태학 - 전 그거 보고 '아 정말 개념 찬 개발자구나' 생각했는데. 일부러 결제 안 하게 하려는 줄 알았죠.

지국환 - 전 빨간색이 눈에 더 잘 띈다고 생각했어요.

박태학 - 빨간색은 부정적인 이미지라서.

지국환 - 하핫, 지금 생각하면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보면, 개발된 것들 대부분이 즉흥적으로 들어간거라...

박태학 - 딱 좋은 선에서 끝낸 것 같아요.

지국환 - 여기서 더 심각하게 파고들면 오히려 안 좋았겠죠.




■ 무한 모드

박태학 - 이거, 엔딩은 있어요?

지국환 - 네.

박태학 - 그럼 2회차도 되는 건가요?

지국환 - 아뇨, 2회차 유도하고 그런 건 없어요.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엔딩 본 사람이 구글에서 4명, 애플에서 3명 계시더라고요. 엄청 놀랐죠. 그런데 엔딩 본 분들이 공유를 안 하는 게 대체 어디에서 엔딩을 본 건지... 제 주변에서 엔딩 본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박태학 - 일반 유저 분들이 본 거구나.

지국환 - 그렇죠.

박태학 - 국환 씨는 엔딩 봤어요?

지국환 - 아뇨, 전 안 봤죠.

박태학 - !?... 개발자가 안 봤다고요?

지국환 - 아... 저는 만들면서 봤으니까. 엔딩을 만들었으니까요.

박태학 - 플레이는 안 하셨어요?

지국환 - 어... 그 오백 몇 층까지 갔다가... '이 정도면 됐다' 했죠. 왜냐면 대부분의 이벤트가 500층 전후로 끝나거든요. 이후에도 드문드문 이벤트가 있긴 한데, 이 정도면 됐다 싶어서. 그... 그래도 엔딩 테스트는 많이 했으니까. 아, 그렇게 따지면 전 엔딩을 너무 많이 봤어요. 진짜. 테스트 하면서 50번 넘게 본 것 같은데.

박태학 - 50번.

지국환 - 잘 나오는지 보려고요.

박태학 - 와... 어쨌든, 유저 분들 중에 벌써 엔딩을 본 사람이 있구나.

지국환 -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걸 끝까지 한 사람이 있는 걸 보고. 솔직히 900층부터는 '깰 수 있으면 깨 봐!'라는 느낌인데...

박태학 - 그렇게 어려워요?

지국환 - 몹이 진짜 많이 나와요. 캐릭터 풀업하면 깰 수는 있는데, 그게 그렇게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박태학 - 풀업까지. 그럼 플레이 타임이 어느 정도 되는 거죠?

지국환 - 제가 빨리감기로 돌려봤어요. 10배속 모드로 능력치 다 채우고 해봤는데. 계산해보니 풀타임으로 한다는 기준으로... 20시간? 스테이지 올라갈 때 레벨 자동으로 올리고, 마을 왔다갔다 자동으로 하고.

박태학 - 그럼 실제로는 30~40시간 된다는 거네요.

지국환 - 그렇죠.

박태학 - 무한 모드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지국환 - 네. 만들어야 해요.




■ 숙제해서 검사 받는 기분

지국환 - 1인 개발의 특징이 뭐냐면, 유저 분들하고 의사소통을 계속하잖아요. 그러니까 유저 중에서 스스로 게임 개발팀의 일원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요. 선생님이 훈계하고... 저는 매일매일 숙제해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고요.

박태학 - 아니, 구글 플레이 댓글을 보니까. 국환 씨 거의 구걸을 하고 있던데. 별점 구걸.

지국환 - 푸하핫.

박태학 - 제발 나쁜 말 쓰지 말라고, 한 번만 봐주라고.

지국환 - 크크큭.

박태학 -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지국환 - 하핫. 근데 그렇게 안 하면, 한 번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진짜 엄청나게 달려서 그래요.

박태학 - 심의 통과하는 데는 얼마나 걸렸어요?

지국환 - 앱스토어는 2주. 구글 플레이는 하루 만에 돼서 앱스토어 심의 끝나는 거 기다렸어요. 동시 출시하려고.

▲ 유저 피드백에 하나하나 댓글을 달았다.

▲ 기자의 평가에도 달았다.



■ 조작, 피드백, 자동전투

박태학 - 아 맞다, 조작. 그 얘기해야지. 처음에 저 깜짝 놀랐어요. 조작이 너무 어려워서.

지국환 - 그 조작 때문에, 맵 클릭해서 이동 가능하게 하자고 피드백이 막 달렸어요. 그래서 그 조작법 넣었는데 하필 버그가 터진 거예요. 시체 버그가. 유저 분들 피드백 반영해서 개발했는데 오히려 욕을 엄청 먹었어요. 그냥 완전히 쓰레기가 됐죠. 상처 진짜 장난 아니었고... 그런데 이거 맵 클릭 들어가니까 확실히 평이 올라가더라고요. '이거라도 있으니 할 만하다' 이런 식으로.

박태학 - 지금은 컨트롤 불만 별로 없잖아요.

지국환 - 지금은 거의 없죠.

박태학 - 아, 그 자동 컨트롤 있잖아요. 그게 보석 20개 써야 하는데, 20개 쓰면 계속 유지되는 건가요?

지국환 - 네, 계속 돼요.

박태학 - 설정으로 껐다 켰다 할 수 있는건가.

지국환 - 네. 한 번 사면 계속 쓰는 거예요. 영구 아이템.

박태학 - 어, 그럼 완전 좋은 건데요? 보석 20개 모으기 쉬운데.

지국환 - 보석 20개면... 200층까지만 가면 되니까... 아니네, 처음에 10개 주고 시작하니까 100층 정도 가면 되겠네요.

박태학 - 그렇죠.

지국환 - 근데... 많은 분들이 10층 정도까지만 가고 결제 하시더라고요.

박태학 - 예상 못 했겠네요, 그건.

지국환 - 그렇죠... 사실 자동전투는 원래 없었어요. 이건 QA 하려고 만든 거거든요. 제가 하나하나 테스트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만들었는데, 이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건데. 자동전투가 재미있으니까, 이걸 한 번 판매해보자 생각해 본 거죠. 대신 유저 분들이 부담 안 가질 만 한 선에서.

박태학 - 꽤 많이 벌으셨을 것 같은데.

지국환 - 게임 다 만들고 출시하니 요즘은 와이프가 응원해줘요. 매출을 보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많이 사 주시는 것 같아요.




■ 혼란 스킬, "솔직히 구려요."

박태학 - 만레벨이 몇이에요?

지국환 - 99. 스킬은 50.

박태학 - 그 정도면 엔딩 볼 수 있어요?

지국환 - 네. 그런데 100탄 좀 넘어가면 잭이 나쁜 놈으로 변해요. 로즈로 잭을 죽여야 하는 스테이지가 있거든요. 옛날에 '파랜드 택틱스'에서 주인공 중 하나가 나쁜 놈으로 바뀌는 거랑 비슷한데. 거기까지 갔다가... '잭만 겁나 키웠는데, 나쁜 놈 되면 어쩌라는 거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박태학 - 하하핫.

지국환 - 아, 이거 사전에 복선이라도 좀 깔아야 했나, 이 생각도 들고.

박태학 - 떡밥을 안 던져서 그래요.

지국환 - 네, 그런 걸 좀 알려줬어야 했는데 갑자기 얘가 미친놈으로 변하니까.

박태학 - 팁 좀 줘요. 그, 제일 효율적으로 육성하는 팁.

지국환 - 아, 그... 아무래도 초반에는... 마나 회복을 올리면 스테이지는 빨리 깨는데.

박태학 - 네. 맞아요, 엄청 빠르더라고요.

지국환 - 근데 그렇게 하면 골드를 거의 못 모아요. 차라리 공격력을 올려서... 초반에 많이 돈을 모아 놓은 상태로 진행하고, 한 50층부터 마나 회복을 올리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아요. 일단 체력을 많이 찍어 놔야...

박태학 - 맞아요. 못 버텨요. 그 미사일 나오는 데서.

지국환 - 네. 스킬은... 파이어 월이 제일 좋은 것 같고. 개발자 입장에서 볼 때는요.

박태학 - 제일 구린 건?

지국환 - 구린 건... 그 어그로 바꾸는 '혼란' 이라고 있어요.

박태학 - 그거 쓸데없어요?

지국환 - 네, 거의 쓸모없는 거 같아요.

박태학 - 하핫. 만들고도 '아, 이거 내가 왜 만들었지?'

지국환 - 음. 그거 거의 쓸모없는 것 같고... 파이어 월이 제일 대박인 것 같고.

박태학 - 확실히 딜이 좋은게...

지국환 - 네. 일단 로즈 주변에 달라붙는 애들 다 죽여버리니까. 근데 미사일류에는 약해요. 그 때는 잭 공격력만 믿어야 하고.




■ 1인 개발

지국환 - 이게 후반 가면 대부분 자동전투로 하게 돼요. 근데 자동전투를 하면 자기가 아이템을 주워 먹을 수 없으니까. 아이템을... 이렇게 뭐 드래그라도 해서, 혹은 터치를 해서 먹게 해달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그거를 만들어볼까 했는데, 한 번 버그를 엄청 크게 겪으니까 이거 함부로 업데이트를 못하겠는 거예요.

박태학 - 트라우마가 생긴 거네요.

지국환 - 신기능이 들어갈 땐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유저 분들은 하루를 기다려주시지 않아요. 구글 플레이 리뷰 쓰고, 다음날 되면 '어 왜 안 바뀌었냐'라고 하시니까.

박태학 - 시간이 없어서.

지국환 - 제가 아예 전문 1인 개발자라면 바로바로 고쳤을 거예요. 그런데 그것도 아니고, 저녁에 퇴근해서 개발하는 거라... 퇴근해서 피드백 받고, 새벽에 개발해서 업데이트하는 것도 빡세거든요. 그런데 그 일을 매일매일 한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 지국환 블로그. 공허한 배경은 그의 고된 삶을 투영한다.



■ 즉흥적인 개발

박태학 - 왜 하필 999층으로 한 거예요?

지국환 - 사실... 만들기 귀찮아서 99층까지만 하려고 했어요.

박태학 - 그건 너무 짧은 거 같은데.

지국환 - 그렇죠. 근데 또 애매하게 200층 400층 500층 하면... 느낌이 되게 이상한 거예요, 그게.

박태학 - 왜 1,000은 딱 맞지 않아요?

지국환 - 아, 그게... 왜 그럴까.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사실.

박태학 - 하하핫.

지국환 - 진짜 별 생각 없었어요. 그냥 입에 착 감기는 게 999더라고요.

박태학 - 그 999면, 던전이 쫙 999층까지 있는 거잖아요.

지국환 - 네.

박태학 - 거기서 걱정되는 게, 레벨 디자인? 그 밸런스 잡는 거 힘들었을 것 같은데. 확 어려워지거나, 확 쉬워지거나 하는 구간이 초기에는 있었을 것 같아요.

지국환 - 그거 잡는 거 되게 힘들었어요. 원래 맨 처음에 만들 땐 귀찮아가지고... 슬라임 능력치만 계속 올렸거든요. 다 근접공격이고. 그런데 제가 해보니까 너무 재미없는 거예요. 그래서 공격 방식을 열 가지로 만들었고. 그 옛날에 저희 어렸을 때 했던 게임 중에 쿵후 기억나세요?

박태학 - 아, 쿵후.

지국환 - 네. 그거 보면 5판째 다 깨면 다시 1탄으로 돌아오잖아요. 저도 이렇게 생각했죠. '어쨌든 100층까지는 콘텐츠 충분히 만들었으니까 이거를 열 바퀴를 돌려야겠구나.'

박태학 - ...음?

지국환 - 아... 아니, 생각해보면 10가지 패턴이라서... 유저 분들이 열 번째 패턴을 접할 때면, 첫 번째 패턴이 기억이 잘 안 나지 않을까 해서. '패턴을 열 번 돌리면 딱 게임에 맞겠구나' 이런 생각에...




■ 과금모델

박태학 - 사실상 과금모델이 없어요, 이 게임이.

지국환 - 게임 사는데 999원이고... 인게임 과금모델은... 자동전투 활성화하는 거 외엔 없죠.

박태학 - 보석이 필드에서 드랍이 되나요?

지국환 - 보스한테만 나와요. 또 잡으면 안 나오고요. 10층 당 보스가 하나 씩 있으니 100층까지 10개 얻을 수 있고, 200층까지 가면 20개 얻고. 그런 식이죠. 어쨌든 깨다 보면 보석은 나오니 현질할 필요는 없어요. 자동전투 이후에는 그냥 켜놓으면 골드는 계속 모이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사주시더라고요. 어디다 쓰려고 사시는 건지... 개발자인데도 그걸 잘 모르겠어요.

박태학 - 999원이잖아요, 게임이. 나머지는 그냥 큰 고민 없이 적용한 것 같아요. 과금모델을.

지국환 - 솔직히 별로 생각 없었어요. 남들도 하니 나도 넣어야겠다고 해서 넣은 거지, 이걸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진짜 없었어요.

박태학 - 후회는 안 해요? 과금모델 거의 안 넣은 거.

지국환 - 오히려 유저 분들에게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요. 자동전투 때 아이템까지 주워 먹는 기능을 팔아달라고. 보석으로라도 살 테니 넣어달라고.

박태학 - 어, 진짜요?

지국환 - 네, 근데 UI가 지금은 이미 다 꽉 짜여진 상태라. 아이템을 따로 주워 먹는 펫을 넣을까 생각 중이에요.

박태학 - 그것도 보석으로?

지국환 - 네.

박태학 - 한 100개에 팔고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지국환 - 하핫, 욕 제대로 먹죠, 그럼. '이완용 같은 놈아' 이러실 거 같은데.

▲ 아이템을 줍는'펫'도 적용할 계획.



■ 확률형 아이템, "넣을 생각 없어요."

지국환 - 확률형 아이템은 넣을 생각 없어요. 예전에 어떤 분이 '던전 777'이라는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그 슬롯머신 같은 개념이 들어가면 재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게임 하다가 777이 딱 맞춰지면 뭐, 아이템이나 보석이 쏟아진다거나.

박태학 - 오, 재밌겠는데요?

지국환 - 그거 넣을까 생각했는데... 이것도 확률형이라.

박태학 - 저는 게임 내 콘텐츠로 확률이 들어간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결제가 아닌, 타격감 이런 거랑 연관을 지어서.

지국환 - 어떻게요?

박태학 - 몹을 잡을 때 랜덤으로 화면 상단에 슬롯머신이 딱 생겨서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하나 딱 터지면 화면 위로 골드가 와르르 쏟아진다거나... 그 특유의 촤르륵 하는 소리랑 같이.

지국환 - 와, 괜찮다. 그 층이랑 딱 맞아떨어질 때 쏟아지게 만들어도 되겠네요. 그거 재밌겠네.

박태학 - 인게임 내에서 그냥 퍼주는 시스템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말 그대로 주려고 만든 서비스니까. 유저들에게 결제 유도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좀 더 주는 개념으로. 마이너스가 없잖아요.

지국환 - 이게 경험을 해 보니까. 유저 분들은 뭐 하나만 바뀌어도 되게 민감하게 반응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거 만들더라도 좀 더 봐야 하더라고요.

박태학 - 그렇죠.

지국환 - 이게 처음에는 '내가 만든 게임이니까 내 게임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출시하고 나니까 아닌 것 같아요. 돈을 내고 사주신 분들이잖아요. 서비스를 계속 해야 하니까.



■ 개발자가 된 계기

박태학 - 게임 개발을 언제부터 한 거예요?

지국환 - 실제로 개발 한 건 몇 년 안 돼요. 2012년까지 네이버 다녔으니까...

박태학 - 전에도 관심은 많았어요?

지국환 - 관심은 많았죠. 근데 매니악한 건 아니고 대중적인 거 위주로 했어요. 네이버 다닐 땐 '스타2'랑... '스타'랑... 원래 옛날엔 패키지 게임 좋아했어요.

박태학 - 만들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였어요?

지국환 - 한 3년 된 것 같은데... 그 전에 네이버 다닐 때 '팔라독'이 완전 터졌어요. 그거 보고 깜짝 놀랐죠. '헐, 이거 잘 만들면 대박 나겠는데?' 나도 게임 만들어야 하겠구나 생각한게... 그, 계기는 '팔라독'이었던 것 같아요.

박태학 - 팔라독. 그거 저희 대학생 때잖아요. 갤럭시S 나올 때.

지국환 - 전 그때 안드로이드 썼어요. 근데 팔라독이 처음에는 아이폰부터 나왔잖아요. 그래서 친구 아이폰 빌려서 했는데 완전 재미있는 거예요.

박태학 - 맞아요. 저도 그때 재밌게 했어요.




■ 999 시리즈

박태학 - 모바일 게임 만들 때 어떤 걸 보세요? 그...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 거.

지국환 - 던전 999F 만들기 전에 제가 RPG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어요. 빨리 만들 수 있는 미니게임 같은 걸 만들었죠. 예전에는 만드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췄는데... 제가 좋아하는 게 RPG니까 RPG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이번에 처음 한 것 같아요. 그, 좋아하는 거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

박태학 - 그럼 던전 999F에 대한 만족도는...

지국환 - 아 만족도, 별 다섯 개 중에... 네 개?

박태학 - 네 개 정도.

지국환 - 원래는 궁사, 성직자 이렇게 직업 여러 개 있었는데 볼륨이 커져서 목표로 정한 시간 내에 완성을 못하겠는 거예요. 지금은 또 너무 바빠서 개발이 어렵고요.

박태학 - 그럼 차기작도 생각 하고 있어요?

지국환 - 차기작은 저번에 제가 페이스북에 올린 거. 그거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지금 목표는 던전 999F를 글로벌로 내는 거예요. 생각해보니까... 저는 게임 내고 끝일 줄 알았는데 최소 3개월은 잡고 있어야겠더라고요. 버그 고치고 글로벌 출시 준비하고.

박태학 - 할 게 엄청 많죠.

지국환 -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더라고요.

박태학 - 차기작 만들 때는 인원 더 충원할 계획 있어요?

지국환 - 제작은 제가 다 할 것 같은데... QA라던지, 그림 같은 건 외주 맡길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직원을 뽑기가 좀 그런 게, 제가 책임감이 없어요. 친구들하고 같이 만들다 같이 망한 적도 있고 그래서.

▲ 차기작은 주사위를 이용한 턴제 RPG로 계획 중.



■ 홍보는 내가 한다!

박태학 - 홍보는 어떻게 했어요? 인디는 다른 방식으로 가지 않아요?

지국환 - 1인 개발자들은 보통 자기가 스스로 홍보를 해요. 웃대라던지 오늘의 유머 이런 커뮤니티에 자기 개발과정을 올리고 그래요.

박태학 - 아, 저도 본 것 같아요.

지국환 - 그게 옛날에는 통했죠. 그런데 1인 개발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런 글이 점점 많이 올라오니까, 커뮤니티 유저들이 지루해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되게 호의적이었거든요. '고생했다' 이렇게.

박태학 - 지금은 어떤데요?

지국환 - 지금은 오히려 비호감이 된 것 같아요. 너도 또 홍보하러 왔냐 이런 식으로. 그래도 잘 만든 게임은 결국 뜨는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박태학 - 던전 999F도 국환 씨가 직접 홍보했어요?

지국환 - 저요, 엄~청 열심히 했죠. 커뮤니티마다 거의 다 올린 것 같은데. 추천 100개도 넘게 올렸는데 광고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결국 높이 올라가진 못했어요. 어쩔 수 없이 홍보처럼 보이게 되니... 뭔가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도 들고.




■ '청첩장'도 게임으로.

박태학 - 던전 999F 왜 만든 거예요?

지국환 - 네?

박태학 - 아아, 사실 이게 인터뷰 주제거든요. 만들게 된 배경.

지국환 - 뭐라고 할까... 고민이 많이 되네요.

박태학 - 심오하죠.

지국환 - 사실... 지금까지는 어디서 개발자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그런 상태였던 거 같아요. '웨딩 런'이 제일 뜬 게임이었으니까. 그 청첩장 대신 만든 게임이.

박태학 - 노렸잖아요. 그때 국환 씨 청첩장인데 은근히 수입 나온다고 좋아하셨던 걸로...

지국환 - 아아, 네. 게임은 쭉 만들었는데 청첩장 대신 만든 게임이 제일 뜬 거예요. 어디 가서 게임 만들었다고 하기는 해야 되는데, 청첩장을 먼저 소개하고 있으니까... 되게 이상한 거예요, 그게.

박태학 - 하하핫.

지국환 - 인디 게임 개발자 모임을 나가도... 어떤 사람은 '용사는 진행중'의 누구입니다, 아니면 '미스테리 오브 포춘'의 누구입니다, 하는데 저만 '웨딩 런'의 누구입니다 하는게 좀 그렇더라고요. 결혼식을 언제까지 팔 순 없으니까...

박태학 - 이제는 좀 어깨 펴실 수 있잖아요.

지국환 - 그렇죠. 이게 순위권에 올랐으니까. 이제부터는 '던전 999F'의 누구입니다' 할 수 있는 게 진짜 심리적으로 편하고, 부끄러움도 없고. 웨딩 런은 진짜... 하핫.

박태학 - 저도 청첩장 잘 받았습니다.

지국환 - 내년까지 '웨딩 런 개발자입니다'로 말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결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박태학 - 이제 직함 바꿔야겠네요.

지국환 - 그렇죠. 다음에 만들 것도 제목을 아직 결정한 건 아닌데, 999라는 단어는 그대로 가져갈 거 같아. 시리즈로 가지 않을까. '주사위 999'나... 아니면 '던전 999킬로미터'로 횡스크롤로 가볼까. 하핫.

▲ 청첩장 개념으로 만들어 출시까지 한 '웨딩 런'.



■ 게임 소개글, "그나마 평범하게 쓴 거예요"

박태학 - 얼마 예상해요? 던전 999F 누적 다운로드.

지국환 - 이거요?

박태학 - 네. 다운로드.

지국환 - 희망사항은... 1만 명은 되지 않을까...

박태학 - 1만 명? 그거 보단 더 될 것 같은데.

지국환 - 사실 그거 게임소개 안에 쓰여 있어요.

박태학 - 아, 게임소개! 그거 완전 재밌었어요.

지국환 - 글로벌 백만 다운로드 게임...이 되고 싶은, 뭐 이런 식으로.

박태학 - 그거 국환 씨가 다 쓴 거예요?

지국환 - 네. 원래는 KBS, MBC, SBS에 다 소개된 게임, 뭐 이런 식으로 쓰려고 했는데...방송국은 좀 위험할 것 같고. 그냥 제 드립으로 칠 수 있는, '맛집으로 소개될 뻔한 김밥집 주인도 김밥을 말다가 자기도 모르게 다운 받은' 뭐 이런.

박태학 - 하하, 안정적으로.

지국환 - 그렇죠, 안정적으로.

박태학 - 웃겼던 게... 고봉민 김밥.

지국환 - 아니 왜 그러냐면... 개발하면서 그걸 제일 많이 먹었어요. 김밥을 계속 사 먹는데, 집 앞에 김밥천국이 없고 고봉민 김밥이 있는 거예요.

박태학 - 아, 그거 처음 보고 진짜... '뭐야 이거!?' 그랬어요. 인디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그것도.

지국환 - 그렇죠. 회사에서 만들었다고 치면... 사실은 게임 대사도 저렇게 허술하게 못 넣죠.

▲ 대체 무슨 약을...



■ 나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

박태학 - 언제까지 개발할 것 같아요? 몇 살 때까지?

지국환 - 아 개발... 예전엔 잘 몰랐어요, 사실. 이게 재밌는지 아닌지도. '웨딩 런' 만들면서 느낀 게... 역시 게임 만드는 게 제일 재미있다는 거. 이걸 서른 살 전에 딱 찾았고, 아마 죽을 때까지 할 것 같아요. 업으로.

박태학 - 평생.

지국환 - 나중에 가게 창업하더라도... 그거 하면서 게임도 같이 만들 것 같고.

박태학 - 그런 것도 있을 거 아니에요. 내 인생에서 이런 게임 만들고 싶다. 뭐 그런, 인생 게임 같은 거.

지국환 - 결국에 그건... 내 생각에는 MMORPG가 되지 않을까.

박태학 - MMO!?

지국환 - 모든 게임 개발자들의 꿈이 그거 같아요. 자기만의 세계를 구현하는 거. 던전 999F를 처음으로 잡은 것도... 이 세계관을 기반으로 계속 확장할 생각이거든요.

박태학 - 규모가 너무 크지 않아요? MMO는.

지국환 - 나중에는 혼자서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해요. 사실 5년 전이라면 모바일 게임도 혼자 만드는 거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문제도 조금씩 해결이 되지 않을까요? '월드 오브 던전 999' 이런 거 나올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