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 WGL 그랜드 파이널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지금, 서울 삼성동 워게이밍 코리아 탱크룸에서 탱크 아카데미가 개최되었다. 프로선수와 함께하는 이벤트 매치와 화상 인터뷰, 그리고 WGL의 변화를 알리는 발표까지. 유익한 정보와 재미가 공존했던 이번 탱크 아카데미.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 WGL APAC 2015, 앞으로의 월드오브탱크 이스포츠의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자리였다.


■ 총 상금+지원금 75만 달러! 변화하는 WGL


이번 탱크 아카데미에서는 먼저 새롭게 바뀐 2015~16년도 WGL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리그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설명을 맡은 전혜진 이스포츠 매니저가 주요 변경점을 소개 했다. 두가지 큰 변화 중 첫번째는 2시즌제와 럼블 이벤트의 도입, 다른 하나는 상금 이외에 팀 지원금 지급이었다.

전혜진 이스포츠 매니저


2시즌 + 럼블 이벤트, 일정의 변화

3개 시즌으로 열렸던 지난 대회와는 달리, 올해의 경우 2개의 시즌과 시즌 사이의 럼블 이벤트가 존재한다. 시즌1은 6월부터 8월까지, 중간에 럼블 이벤트가 열리며, 시즌 2는 12월부터 내년 2, 3월 시기까지 열린다. 시즌마다 브론즈, 실버, 골드 시리즈가 있는 것은 동일하나, 세부적인 방식이 달라진다.


브론즈가 예선전의 개념으로 전체 10개 팀이 3주간 풀리그를 진행하고, 여기서 1~4위와 5~10위가 갈려 각각 골드와 실버 시리즈로 간다. 그리고 골드와 실버가 동시에 진행되고, 실버는 4주, 골드는 6주간 기간을 잡았다.

실버 시리즈는 6개 팀이 풀리그로 두번씩 붙어서, 한번 대진표가 돌 때마다 실버 1위 팀과 골드 4위팀이 격돌, 실버에서 골드로 승강전을 펼칠 수 있다. 이렇게 시즌 중에 두 번의 승강전을 거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여기까지 아시아 지역과 한국 지역이 별개로 진행되며,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이널에서 3개 팀을 선정, 시즌 최종전에 진출한다.


지난해의 경우 브론즈, 실버를 길게 진행하면서 여러번의 기회를 주고자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시리즈 후반으로 가면 상위권 팀이 이미 결정나버려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고, 여기서 경쟁을 더 심화시켜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했다.

럼블 이벤트는 각 지역간의 대항전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미 지역과 대항전을 진행한다. 총 4개 팀이 참여하고, 직전 시즌의 성적에 따라 선발된다. 유럽 지역은 독립국가연합 지역과 대항전을 치를 예정이다. 럼블 이벤트 라는 명칭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며, 차후 바뀔 수 있다.


한팀 최대 3만 달러! 팀 지원금 신설

상금 부분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 우선 각 시즌별 총 상금은 이전 대회와 비슷하나, 상금 외에 '팀 지원금(Team Bounty)'이 새로 생긴다. 전체 상금과 지원금을 합치면 1년에 총 75만 달러가 지급되며, 이는 이전해에 비해 150%가량 오른 액수다.


각각의 시즌에 104,000 달러씩 1,2 시즌 상금이 유지되며, 럼블 이벤트에 50,000달러의 상금이 추가된다. 1년 총 상금은 258,000달러, 한화 약 2억 8천 5백만원이며, 여기에 팀 지원금이 총 492,000달러, 한화 약 5억 4천 5백만 원 가량 지급된다.

팀 지원금의 경우 레이팅 지원금과 보너스 지원금의 두가지 방안으로 나뉘게 된다. 각각의 팀들이 지속적으로 하나의 팀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쾌적한 활동 환경과 함께 이를 활용해 스폰서와 게임 스트리밍 방송 등 기타 수익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먼저 레이팅 지원금은, 각각의 시즌이 끝나면, 종료된 시즌 바로 직전의 시즌의 성적을 토대로 지원금 액수를 추산한다. 그러니까, 올해 시즌1이 종료되면 작년에 진행했던 시즌3의 성적에 따라 레이팅 지원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현재 아시아에는 4개 팀이 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 대표인 아레테도 포함된다.


보너스 지원금은 각각의 팀에 속한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대한 지원금이다. 그러니까 팀들에 요청하는 일정 이상의 스트리밍 방송 등, 콘텐츠 생산 부분을 충족한다면 팀에 보너스 지원금이 나가는 식이다.

이렇게해서 총 12개 팀이 받을 수 있으며, 한 시즌에 한팀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3만 달러, 우리 돈 3천만원 가량이다. 골드 시리즈에서 4위를 달성한다면 기본적으로 1만 5천 달러는 보장이 된다.

레이팅 지원금의 지급 시점이 거리가 있는 이유는, 레이팅 지원금을 받고 나서 발생할 수 있는 리그 불참이나 불성실한 리그 참여 등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럼블 이벤트는 이러한 레이팅 지원금 산정에서 제외된다. 레이팅 계산은 획득한 랭킹 포인트에 따라 결정된다.

기존 대회에서는 상위권에 든, 그러니까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한 팀들만 금전적인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골드 시리즈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 보다 많은 팀들이 경쟁을 위해 힘쓰고 리그 자체의 규모가 터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된 것이다.


■ 이벤트 매치


이날의 이벤트 매치는 아레테의 팀원 '소도둑놈' 과 '레드불'이 팀장으로 참여해, 5대5 매치로 대회를 재현했다. 맵을 선택하고 밴하는 방식을 그대로 채용해, 공수 교대를 통해 2개 맵에서 4전을 벌이고, 결판이 나지 않을 경우 마지막 1개 맵에서 타이브레이크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아레테 송준협 선수

'소도둑놈' 송준협 선수가 기자들을 위해 간단한 팁 다섯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중요한 단축키들을 누르기 쉽게 재배치하고, 또 남아있는 탄을 명확히 계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진행 방향과 적이 있을법한 방향으로 미리 포탑 방향을 세팅하고, 자동조준의 적절한 사용을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의 멘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이윽고 시작된 스페셜 매치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져 4전을 진행하는 동안 승패를 번갈아 차지하며 타이브레이크까지 진행이 되었다. '호반 도시' 맵에서 진행된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소도둑놈' 팀이 기습적인 1번 지역 점령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따내,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참가 기념품인 레이저 데스애더 크로마 마우스가 증정됐다.










■ 새로워지는 WGL에 대한 질의응답 인터뷰


아레테 팀원들과 기자들 간의 이벤트 매치가 끝나고, 워게이밍 본사의 직원과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 대상은 현재 워게이밍의 글로벌 이스포츠 총괄(Head of Global e-sports)을 맡고 있는 모하메드 파들이었다.

모하메드 파들 이스포츠 총괄은 간단한 인사와 함께, 현재 워게이밍의 이스포츠 관련 인력들은 모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화상통화를 거쳐, 이역만리 밖의 그와 오늘 발표한 내용에 대한 상세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모하메드 파들 글로벌 이스포츠 총괄


Q. 금일 공개한 상금 및 지원금 지급 등의 방안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가?

A. 올해 리그의 변화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선수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부분이다. 팀 지원금은 이스포츠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더욱 이 스포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상위팀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팀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선수들이 이스포츠로 생계를 유지하고, 게임 자체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리그 자체의 안정성과 경기의 질을 모두 높이고자 하는 것이 그 목표고, 그렇게 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Q. 팀 지원금이 레이팅 지원금과 보너스 지원금으로 나뉘는데, 어떠한 이유로 나누었고, 어떤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 보는가?

A. 이스포츠 전체를 위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팀 지원금에는 보너스 지원금, 그러니까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대한 지원금이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 각각의 팀이 팬 베이스의 콘텐츠들을 만들어낼 수 있고, 팀이 스스로 브랜드가 되고, 이것이 그만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두가지 방안으로 나눈 것이 어쩌면 위험한 접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 자체는, 플레이어들과, 또 이스포츠라는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다. 상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팀 지원금에 쓰인다. 각각의 팀원이 유투브나 트위치 등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할 때 생기는 직접적인 수입 뿐만 아니라 보너스 지원금을 더해 생계를 유지하고 이스포츠에 더욱 집중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사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부가적인 스폰서를 가질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Q. 럼블 이벤트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미와 붙고, 독립국가연합은 유럽과 붙는다. 이렇게 대진이 나뉜 이유는 무엇인가?

A. 물론 많은 이유가 있으나,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을 관전하는 플레이어, 관중들이었다. 각 지역간의 시차 때문에 너무 거리가 멀 경우 각 지역의 팬들이 제 시간에 경기를 관전하기가 힘들다. 어떻게 하면 각각의 팬들에게 더 유리한 일정을 만들 수 있을까 하다보니 이런 대진표를 짜게 됐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북미는 이미 여러 대회와 이벤트를 통해 경쟁심이 형성되어있는 그룹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Q.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금과 지원금 총액이 75만 달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전세계로 보면 얼마나 되나?

A. 국제적으로 전체 상금과 지원금을 합치면 3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33억 원이 넘는다. 각 지역별로는 이를 균등하게 4개 지역으로 나누어 75만 달러가 되는 것이다.


Q. 선수가 생산한 콘텐츠에 대한 기준. 이에 대한 정책과 규칙 무엇인가? 또 유투브나 트위치 등 플랫폼과 협업이 이루어지는가?

A. 전세계적으로 특별히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된다 라고 선을 긋고 싶지는 않고, 되도록 자유롭게 생산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다만, 각 지역별로 용인되는 법이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별로 차이는 있을 것이다.

플랫폼마다 월드오브탱크 채널이 만들어져 있고, 이 채널을 통해 각각의 콘텐츠 노출을 높이도록 하이라이트 편집, 각 콘텐츠 광고 등 선수들이 만든 콘텐츠를 푸쉬해주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Q. 럼블 이벤트는 시즌 성적과 연관된 이벤트 전인데, 올스타전 혹은 탱크 레이스 같은 특별 모드를 활용한 성적과 무관한 이벤트 대회를 열 생각은 없는지?

A. 그러한 이벤트 전들을 위해서 곧 적용 예정인 무한 쟁탈전(Domination) 등을 활용한, 이스포츠와 연관된 이벤트 전을 만들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WGL에 더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WGL 뿐만 아니라 월드오브탱크의 글로벌 리그들이 보다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서포팅할 것이다.


Q. 현재의 팀 지원금 규모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또, 아시아 지역의 이스포츠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현재의 총 상금 및 팀 지원금은, 총액으로는 이미 지난해 상금과 비교할 때 2.5배가 되었다. 물론 더 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급작스럽게 상금이나 팀 지원금만을 올린다고 해서 전체 이스포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금이 급격히 올라가게 되면, 상금을 타는 일부만 좋은 것이 되고, 전체 이스포츠 파이가 확대되고 질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보다 리그의 규모가 커지고, 질이 상승하고, 기량이 올라간다면 더욱 액수는 커질 수 있다.

아시아와 한국의 이스포츠는 강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월드오브탱크가 그 중에서 높은 순위가 아닌 것은 안다. 하지만 2014년 WGL에서 중국팀이 상위권에 올랐고, 그만큼 다른 지역에 위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팀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아시아 월드오브탱크 마켓도 지금은 약하지만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스포츠 자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유럽, 아시아 모두 더 많은 월드오브탱크 팬이 생겼고, 워게이밍에서 지원하여 이스포츠가 진짜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최근 글로벌 이스포츠 총괄로 진급했는데, 그소감과 한국 유저들에게 메세지를 부탁드린다.

A.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매우 기쁜 일이다. 또, 그만큼 전세계의 워게이밍 이스포츠가 승진한 것이나 다름 없고, 이스포츠 팀 자체의 입지가 올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대를 많이 받고 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제각각 열정으로 일을 해주었으면 한다.

한국 유저분들에게는, 이스포츠는 새로운 유희문화다. 지금은 아직 자리를 확실히 못 잡았지만, 이 문화가 대중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