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영화'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 합니다. '영화'는 액션, 로맨스, 코미디, 호러, SF 등 많은 장르가 있고, 매번 관객의 관심을 끌 만한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신작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되면 그야말로 하나의 '성공작'으로써 그 이름을 남기고, 그렇지 못한 작품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집니다.

이러한 '영화'의 다양한 특징들은 '게임'과 닮았습니다.

이처럼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진 '영화'와 '게임'이기에, 영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게임이나. '게임'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또한 자연스레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신작 디즈니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프리퀄 퍼즐게임이나, 유명 호러게임 시리즈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사일런트힐', '바이오하자드'가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과 영화의 조화가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를 게임으로' 재현하는 경우엔 영화의 인기에 편승해 다른 콘텐츠로서의 사업성도 끌어보려는, 원소스멀티유즈 방식의 나쁜 부분이 비쳐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게임을 영화로' 만드는 반대의 경우엔 실사에의 이식이 원작과 차이를 불러 어색한 점이 두드러져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이번에 소개해 드릴 '도시를 품다'는 조금 다른 형태의 영화와 게임의 조합을 보여줍니다. '세계 최초 미스터리 시네마 게임'이라는 슬로건을 자신 있게 내건 이 게임은, 기존의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색다른 첫인상을 안겨줬습니다.



⊙개발사 : 쇼베 크리에이티브 ⊙장르 : 미스터리 시네마 게임
⊙플랫폼 :
모바일 (Android) ⊙발매일 : 2015년 7월 7일


◆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어느 날 밤, 한강에서 일어난 의문의 화재. 하지만, 그날의 사건은 뉴스 한 줄 없이 시간 속에 묻힌 채 15년이 흘렀다.

형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지오는 평소 '미래를 예견한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일삼던 형이 갑자기 사라지자, 형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형이 '풀문'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에 올린 ‘미래의 사진’을 단서로 조금씩 형에게 접근해 나가던 중 형과 같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의문의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데...

'도시를 품다'는 100% 실사 영상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인터렉티브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실사로 제작된 프롤로그 영상이 보여지고 이후 화면에 보이는 사물을 터치해 단서를 얻거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어드벤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 정말 영화를 보는 기분

▲ 눈물 연기는 물론이고

▲ 표정연기도 일품...!

게임은 각 파트마다 서로 다른 등장인물이 등장해, 저마다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장르 특성상 치밀하게 짜여 있는 큰 줄기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지만, 이때 이야기의 흐름을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닌, 직접 발언을 선택함으로써 각기 다른 반응을 이끌어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오늘도 게임에서 연애를 배워봅니다.


◆ 영화촬영용 라인업. 이거 본격적인데?

'도시를 품다'에서는 등장인물을 실제 연기자가 연기합니다. 주조연을 맡아 열연한 각각의 연기자들은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각자의 연기력을 증명한 실력파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 '지오'는 영화 '도희야',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어떤 시선'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공명이 연기했고, 지오의 소꿉친구인 '유나'역으로는 영화 '밀회', '남자사용설명서'와 드라마 '상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의 작품에 출연한 경수진이 열연했습니다.

이러한 검증된 배우들의 연기와 실제 영화 못지않은 본격적인 촬영 영상은 유저가 '도시를 품다'의 스토리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 어드벤처, 퀴즈, 순발력 게임까지 다 있다! 플레이가 즐거운 스토리 진행

좋은 배우들이 연기한 영상이 게임의 주를 이루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선택지만 따라가는 것이 아닌, 보다 다양한 진행 방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때에 따라선 학창시절의 기억을 총동원해 퀴즈를 맞히기도, 방안의 수상한 부분을 찾아 단서를 찾기도 해야 하며, 주인공이 달리는 박진감 넘치는 상황엔 유저도 함께 순발력 게임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하는 등, 게임 곳곳에 다양한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 문제를 풀고


▲ 실마리를 찾아서

▲ 순발력까지 키우고 나면

▲ 표정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다.


◆ 한 편의 영화였다면... 흐름 끊기의 아쉬움

저는 미국드라마나 일본드라마 같은 작품을 볼 때면 어서 다음 화가 보고 싶어 안달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미 완결된 작품이나, 단편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도시를 품다' 또한 결국 하나의 큰 이야기를 가진 '영화'와 같기에,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몰입하게 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즐기고 싶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도시를 품다'에서 사용하는 자원은 골드, 크리스탈, 슬레이트, 열쇠의 네 가지로, 각기 다른 게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사용되는 '슬레이트' 이외에 새로운 챕터에 진입하기 위한 조건으로 '열쇠'가 필요합니다.

'열쇠'는 하루에 2개씩 무료로 제공되며, 열쇠가 없다면 '골드'를 이용해 다음 챕터 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드로 챕터를 진행하려면 초반에 주어지는 전 재산 가량의 골드가 소모해야 하므로, 과금 없이는 하루에 2 챕터 이상의 이야기를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한창 이야기에 빠져들다가 딱 끊겨버리는 흐름을 두고 '아껴볼 수 있어서 좋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주변 지인들에게 열쇠를 조르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 열쇠가 없다면? 다양한 미니게임도 존재

스토리를 진행할 수 없을 때는 '랭킹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랭킹모드에서는 스토리와 별개로 다양한 방식의 미니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초반 콘텐츠인 '라면형제'는 형제가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가벼운 문제를 두고 다투는 형제를 콘셉트로, 정해진 시간 안에 좌,우 커맨드를 입력해내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게임은 단순하지만 진행할수록 점점 난이도가 더해지고, 이렇게 획득한 점수는 다른 유저,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적인 플레이의 동기를 제공해 줍니다.

이외에도 '찰스는 비행 중', '페달의 달인'과 같은 미니게임이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새롭게 추가되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 이외에도 다양한 할 거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오디션 방식의 커맨드 입력. 빠를수록 고득점 획득 가능!

▲ 패배 시 너무 굴욕적이라 놓을 수가 없다.


◆ 어쩌면 우리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게임은 한결같이 '직접' 플레이하는 것 같은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줍니다. 각 챕터에선 내가 정말 바라보는 것 같은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하고, '낙산공원'에 가기 위해 지하철 역사를 헤맬 때는 정말로 직접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게임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여자아이, 청년, 경찰, 택배배달원과 같은 우리 생활 속 구성원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좀 더 친숙하게 게임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물론, 나 자신이 정말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줍니다.

▲ 낯설지 않은 캐릭터들. 오늘 아침 거울에서도 봤던가?


◆ 모바일 게임에서 '실사'의 가능성을 엿보다

사실 '도시를 품다'를 처음 접했을 당시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게임 자체의 그래픽을 최대한 끌어올려 실사와 가깝게 만든 게 아닌, 정말로 '실사' 영상을 넣어서 제작한 게임들은 왠지 모르게 어설프다는 이미지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쟁쟁한 PC나 콘솔이 아닌 '모바일' 게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라는 틀에서 실사 배경과 배우들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긴장감과 사실감을 배가시켜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작사인 '쇼베 크리에이티브'에서는 '도시를 품다' 이외에도 실사로 즐기는 연애 시뮬레이션과 러닝 액션 게임을 올해 말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도시를 품다'로 느낀 실사의 재미가 다른 장르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이제 일일드라마를 챙겨보시는 부모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