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세션에서 김광삼 교수는 청강대학교의 교수가 아닌
개발자 별바람으로 강연에 나섰다.

"여러분은 왜 게임을 만들고 싶으세요?"

'어서 와, 게임 개발 지옥은 처음이지?' 세션에서 청강대학교의 교수이자 별바람 스튜디오의 김광삼 대표(이하 별바람)가 던진 화두였다. 강연을 들으러 온 청중의 상당수는 학생들. 열정과 열의가 가득한 그들을 보며 별바람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 열정이 필요하다"라며, 그것들을 게임 개발만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게임을 만들기에 앞서 '왜?'라는 질문에 답을 내야 한다고 말한 별바람. 그의 입을 통해 게임 개발에 투신하려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이 질문에 의미와 답을 들어봤다.




■ 왜 게임을 만들고 싶으시죠?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만 갖고는 게임 개발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별바람은 말했다. 많은 시간을 희생해야 하고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별바람은 그러면서 게임 개발에 목표로 하는 꿈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4개의 예시를 들었다. 우선 그는 대박과 명성에 대해서는 되면 좋겠지만 수 만 명의 사람 중 손에 꼽을 정도밖에 성공한다고 말하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누군가가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개발했다는 목표에 대해서도 "여러분이 게임을 만든다고 해도 가족이나 친구를 제외하고 길가는 사람 중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라고 되물어 이 역시 쉽지 않은 것임을 알렸다.

남은 건 하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이 물음에 대해서 별바람은 가장 현실성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을 만날 때도 외모에 반해서 만나지만,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을 보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하며, 진정 게임 개발을 할 것이라면 그에 앞서 업계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 어서 오세요. 게임 개발 무간지옥에


본격적으로 개발에 관해 얘기하면서 별바람은 업계에 발을 내딛는 개발 초보들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누구나 품었을, 그렇지만 누구나 이룰 수는 없는 현실을 말이다.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게임 개발 초보들의 꿈대로만 되면 아름답기 그지없을 것이다.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그게 성공해서 이른바 모두가 돈방석에 앉는 것.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별바람 역시 그 부분을 지적했다.

▲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개발 초보들에게 업계의 현실은 냉담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해도 모자랄 판에 실제로는 뜻있는 몇 명만 개발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고, 공들여 쓴 스토리는 유저들에게 외면받기에 십상이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더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개발한 게임은 높은 확률로 해킹될 것이며, 사방에서 비난이 날아들 것이라고 별바람은 말했다.

"인디 게임에서 광고를 붙인 게임이 잘 돼서 500만 원 정도 번다고 해보겠습니다. 1년에 걸쳐서 개발하고 500만 원을 번다고 하니, 앞서 말한 스토리가 뛰어나고 참신한 게임이 나오기가 힘든 거죠. 더 힘든 건 이렇게라도 개발해서 내면 여러분은 높은 확률로 비난을 받을 겁니다. 고작 이렇게 만들었느냐, 돈 벌려고 환장했냐 이렇게 말이죠."



■ 게임 개발을 하기에 앞서 문제점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게임 개발의 현실을 알았는데도 여전히 업계에 투신하려는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그 앞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아있었다. 별바람은 우선 개발 기간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개발 기간은 여러분에게 의외의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게임은 열정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그 열정이 얼마나 갈까요? 길어야 3개월에서 6개월입니다. 그렇게 열정이 사라지면 지금 만드는 게임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다른 게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아시겠나요? 여러분의 열정은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개발이 길어지는 만큼 진척도 역시 늘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미 처음에 재밌겠다고 여긴 작업들이 끝나고 남은 것들은 지루한 작업뿐. 그렇기에 그는 제대로 완성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그는 팀으로 있는 한 있을 수밖에 없는 팀원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모두가 다른 사람이다 보니 하나의 목표에 대해서도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거였다.

별바람은 그렇기에 팀원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게 돼버립니다. 개성의 총합은 몰개성이라고 하죠. 문제는 이 결과물은 모두가 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해, 게임 개발은 팀으로 하는 것인 만큼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사회성 역시 끈기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는 바로 상업성의 문제가 있었다. 게임 개발을 직업으로 한다면 결국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일주일에만 수백 개의 게임이 나오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선 결국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다.

"3명이 1년에 걸쳐 게임을 만들고, 그것이 인디에서 나름대로 명성을 얻는다면 3천만 정도 벌 겁니다. 한 명당 연봉으로 치면 천만 원 정도인 거죠. 이걸 개선하려면? 반년 만에 만들어야죠. 그것도 아니면 인앱결재나 광고 노출을 늘려서 돈을 벌어야 하죠. 이것도 아니라면 결국 개발인력을 줄여야 합니다."

돈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에 그는 지금 한국 게임업계의 과도한 상업성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업계가 이렇게 된 건 어디까지나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된 것이며, 결코 이유 없이 업계가 지금과 같이 된 건 아니라고 말이다.



■ 지금 한국 게임업계는 위기입니다


별바람은 지금의 게임업계에 대해, 위기를 탈출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쉽게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자 너도나도 발전을 게을리했고, 그 사이 유니티 엔진과 언리얼 엔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술적 우위 역시 이제는 큰 격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별바람은 안타깝게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제가 게임을 개발하지 말란 건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를 알아야 그걸 해결할 방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구세대의 개발자라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구세대 개발자가 아닌 여러분들이 오히려 이 사태에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누군가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별바람. 분명 엄청난 고난의 길이겠지만 성공하면 모두가 따라올 영광의 길. 바로 여러분이 희망이다.

▲ 게임업계, 당신이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