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흔히 '속편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후속작이 전작의 흥행을 뛰어넘기 위해서 염두에 둬야 할것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 '속편의 법칙'에는 크게 2가지 요소가 작용합니다. 첫 번째는 '전작의 흥행요인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와 '전작보다 더 크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줘야 한다' 이 둘입니다. 그리고 '서든어택2'는 이 두 개의 요소를 잘 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FPS 게임들이 뛰어난 퀄리티로 무장하고 묵직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데 반해, '서든어택2'는 전작의 캐쥬얼한 게임성을 가져왔습니다. 여전히 가벼운 FPS 게임을 지향하는 거죠. 그리고 언리얼3 로 만들어져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작년 알파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이후, 많은 게이머가 '서든어택2'에 대해 의견을 보탰습니다. 혹자는 그래픽 외에 전작과의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에 불만을 표했고, 또 누군가는 오히려 너무 바뀐 시스템은 유저에게 거부감을 줄 것이니, 기존의 게임성을 유지한체 그래픽이 발전된 부분에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년 2개월이 지나 '지스타 2015'에서 마침내 '서든어택2'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속편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서든어택2'. 과연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 전작의 특징은 그대로! '서든어택2' - "전작을 계승중입니다."

'서든어택2'를 하자마자 바로 느껴진 건, 잘 쏘고 잘 맞는다는 거였습니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요. 어찌나 잘 맞는지 따로 조준사격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실제 시연에서도 많은 분들이 조준사격을 하지 않고 전작인 '서든어택'처럼 상대의 머리가 있는 위치에 조준선을 고정하고 적을 발견하면 곧바로 총을 쏘는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즐겨본 FPS 게임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친숙한 플레이에 '그저 그래픽만 좋은 서든어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부분은 다분히 의도된 거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속편의 법칙'에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전작의 흥행요인, 이른바 장점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런 면에서 '서든어택2'는 훌륭히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고 있었습니다.

▲ 여전히 잘 쏘고, 잘 맞는다

그렇다면 '서든어택2'만의 장점은 없는 건가 하면,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자신만의 무기를 커스터마이징하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여러 파츠를 부위별로 선택, 개조가 가능해 원하는 나만의 총으로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전작의 목각인형 같은 캐릭터와 그래픽에서 벗어나 글자 그대로 사람 같은, 진짜 총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미녀 캐릭터들도 다수 공개된 만큼, 보는 재미도 확실합니다.

▲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고르거나 자신의 무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 직접 플레이해 본 소감은? - "아직은 '서든어택2'만의 개성을 느낄 수 없어"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서든어택2'를 시연해 본 감상을 얘기하겠습니다. 딱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어중간하다고 느껴졌는데요. 분명 그래픽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전작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될 만큼 뛰어난 그래픽에, 앞서 말한 눈이 즐거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준비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였습니다. 딱히 온라인 FPS 게임에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래픽 퀄리티와 편안한 게임 환경 사이에서 조율한 결과라곤 하지만 최신 게임들로 눈이 높아진 유저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 살짝 아쉬운 '서든어택2'의 그래픽

더군다나 장점이자 단점으로는 너무 '서든어택'과 비슷했습니다. 물론, 전작의 특징을 가져오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죠. 문제는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전작의 장점을 취해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더욱 승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컸습니다.

좀 더 '서든어택2'만의 장점을 느끼고 싶었지만 제공되는 콘텐츠 역시 데스매치와 폭파 미션 뿐이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새로움을 느끼고 싶었는데 웬걸, 공개된 건 전부터 지겹도록 본 모드였으니 새로움을 느끼는 게 더 어렵겠죠.


분명 그래픽도 발전됐고, 전작의 특징도 가져왔지만 둘 다 아직은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강했습니다. 시연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여럿 나왔습니다. 개발사 측에서도 이런 의견을 인지하고 있는지, 향후 오픈베타 이후 '서든어택2' 만의 콘텐츠들을 대거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서든어택2' 더욱 발전될 콘텐츠를 기대하며 - "돌파구는 새로운 모드"

지스타에서의 짧은 시연을 뒤로하고 못내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짧은 플레이 때문이 아닌, '서든어택2'만의 콘텐츠를 느껴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든어택'이 출시됐을 당시에는 마땅한 적수가 없었기에 빠르게 그 입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패키지 게임을 포함해서 온갖 매력적인 게임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나올 준비를 하는 이때 자신만의 색이 없다는 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서든어택2'의 김대훤 개발이사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 결국 FPS 게임에서 새로움이란 얼마나 다채로운 모드를 준비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콘텐츠들이 남아있다는 거였죠.

▲ 리더가 돼 전술적인 플레이를 하는 스쿼드 워를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

아직은 '서든어택2'가 과연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지 장담을 할 순 없겠습니다. 분명 '속편의 법칙'을 훌륭히 따랐지만, 문제는 쟁쟁한 라이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앞으로 '서든어택2'가 그 속에서 살아남아 전작의 명성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전작의 특징 뿐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