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MMORPG를 개발하려고 했다. 플랫폼은 당연히 PC온라인, 차세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시장의 흐름은 '모바일'로 이미 넘어가고 있었고 소속된 회사에서도 PC온라인보다는 모바일게임을 원했다. MMORPG를 개발하고 싶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독립해 넷게임즈를 설립했다. 언리얼엔진4로 개발한 차세대 MMORPG. 그의 꿈은 잠시 이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곧 투자가 끊겼다.

테라 개발의 주역이었지만 이제 시장은 더이상 막대한 자본과 긴 시간이 요구되는 MMORPG 개발에 자금을 대주지 않았다. 결국 '모바일'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래 이왕 만들 거면 '완벽'하게 만들자. 독특하지도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것도 아니지만 '완성도' 하나로 승부를 건 HIT는 그렇게 탄생했다.

출시 하루 만에 앱스토어, 구글스토어 양대마켓 1위, 일매출 10억 이상,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 박용현 대표, "HIT 모든 지표, 예상치보다 2배 높았다"



Q. 출시 하루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라는 성과를 달성했는데, 이런 결과를 예상했나?

하하. 당연히 예상 못했다. 열심히 만들었으니 망하진 않겠구나라는 느낌은 있었지 이렇게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Q. 완성도가 일정 수준되면 감이 오지 않나?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 이후 피드백이 좋아서 '잘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긴했다. 당연히 1등 욕심도 있었지. 그런데 베타테스트 성적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아직 모바일게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확실하게 짐작하기 힘들었다. 출시 이후에도 계속 피드백 대응하느라 바뻤는데 마켓에서 1위 했다는 것은 지인이 보내준 문자 보고 알았다.


Q. 출시전부터 독특한 컨셉보다는 독보적인 완성도를 중요시한 것으로 알고있다. 그 전략이 유효했다고 보는가?

게임을 처음 개발할 때부터 단순히 '해보면 재미있는' 게임을 모토로 개발했다. 여타 게임과 다른 '한 가지' 컨셉을 내세우기 보다는 전체적인 완성도를 보완하는 데 집중했는데, 그 부분을 유저들이 잘 알아주신 것 같다.


▲ 컨셉보다는 전체적인 완성도에 집중한 'HIT'

Q. 모바일 지표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텐데, 온라인게임 때와 비교한다면?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지표는 상당히 '다르다'고만 들어왔는데, 실제로 접해보니 개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심지어 시간대비 최다 접속자수와 최저접속자수 차이가 온라인(MMO)보다 적게 차이나는 부분은 오히려 놀랐다. 다른 모바일게임 지표를 본적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히트'의 지표는 온라인 지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조금 황당했던 것은, 지표를 확인했을 때 처음 예상했던 수치를 전부 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최다 동시접속자 수나 방금 이야기한 시간대 별 접속자수 등 예상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더 나온 것 같다.


Q. 히트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이, 언리얼 엔진4로 이렇게 최적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가였다. 기존 언리얼엔진4 기반 게임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인데 개발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모두 엔진 팀에서 열심히 고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CBT를 통해 다양한 모바일 기기 유저들의 피드백을 처음 받아봤는데, 그 당시에만 해도 잘 구동이 되지 않는 기기가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 이후 상당히 개선되었고, 심지어 갤럭시 S2에서도 구동이 가능하게 된 점은 다시한번 엔진 팀에 감사할 따름이다.

또, 언리얼엔진4 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역시 레퍼런스가 많이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특히 UI에 대한 라이브러리가 거의 없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처음부터 만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언리얼엔진4로 개발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유니티와 달리 언리얼엔진4는 UI 등 자체 개발해야할 것이 많아 초기에 시간이 많이 투자된다. 하지만 다 만들고 나면 안정성이 좋다. 또한, 소위말하는 '떼깔'이 괜찮다. 다른 엔진 결과물을 보면 디자인은 멋지게 됐는데 막상 게임에 붙여보면 그만큼 퀄리티가 안나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언리얼엔진4는 딱 노력한만큼 그래픽을 보여준다.

▲ CBT 이후 상당한 최적화를 이뤄냈다

Q. 출시 이후,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피드백을 꼽는다면?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서버 문제'였다. 동시접속자 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두배 가까이 많기 때문에 모든 다른 문제들이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우선 서버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밤낮으로 열심히 작업하고 있으니, 곧 서버가 안정된 후에는 다른 이슈도 차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 다음 콘텐츠는? 길드 콘텐츠와 모험모드 추가 업데이트

▲ 모험모드는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

Q. 콘텐츠 소모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 이후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는 가장 먼저 '길드'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유저들이 우선은 모험모드를 통해 혼자서 플레이하며 즐기고, 그 이후에 길드를 운영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유저들의 플레이속도가 이렇게 빠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Q. 플레이를 해보면 모험모드에 각별히 신경을 쓴것이 느껴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모험모드는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현재는 한달에 한 번 정도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력 충원을 빨리해서 속도를 높이고 싶은데 당장 뽑아도 실무에 투입할수가 없다. 오히려 교육 시간 때문에 트래픽이 더 걸린다. 당분간은 서버 안정성 확보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Q. 과금체계에 대해서, 스킬포인트를 캐쉬로 구매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민감한 유저들이 있다.

나름대로 과금 체계 밸런스를 조금 '친절한' 방향이 되도록 신경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그 밸런스가 차이가 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처음 기획 당시에는 스킬포인트 쪽으로는 스트레스를 받는 유저는 많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아무래도 모바일 RPG 특성상 유저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는데, 지금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넓은 폭의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어 그런 것 같다.


Q. 레이드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바일에서는 PvP, 레이드 등 리얼타임 싱크가 필요한 콘텐츠가 실제로는 잘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레이드 참여 가능 시간을 너무 길게 잡아놓으면 매칭시간이 길어질 염려가 있어서 짧게 정해놨는데, 참여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서 3배로 늘려놓은 상태다. 차차 피드백을 수렴하면서 추후 개선될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레이드 콘텐츠

Q. 일부 컨텐츠는 특정 직업이 강한 면이 두드러진다. 휴고를 키우고 있는데 레이드를 돌면 키키가 유독 좋아보이더라.

대신 키키는 PvP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편으로 알고 있다. 어느 부분에서는 우세하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은 캐릭터 간 밸런스는 처음부터 기획했던 의도이기는 하다. 하지만 레이드 시간과 마찬가지로 유저 피드백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될 여지가 있다.


▲ 테라에 엘린이 있다면 HIT엔 키키가 있다

Q. 탐사 콘텐츠 및 길드전 오픈 등 추가적인 콘텐츠는 언제 추가될 예정인지?

추가 업데이트는 현재 12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정확한 날짜는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 12월 중 추가 예정인 탐사 및 길드전

Q. 현재 PvP 보상으로 외형장비(코스튬)를 얻을 수 있는데, 상점에서 판매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로비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바뀌고, 그 분위기에 맞는 외형 장비도 추가될 예정이긴 하다. 이 또한 다른 신규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12월 중 업데이트될 예정이고, 외형장비의 상점 판매나 스탯 수치 등은 아직 논의중에 있다.

▲ 크리스마스엔 이렇게 변할 예정

Q.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에 대한 소프트런칭했는데 그 성과가 궁금하다.

현재는 해당 5개 국가와 관련하여 데이터센터 및 로컬라이징 관련 업무들이 진행 중이다. 소프트런칭은 지표보다는 정식 오픈때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치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또, 아직 마케팅 등은 전혀 하지 않은 상태라 반응을 볼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히트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현재 진행중인 서버관련 이슈나, 그밖에 여러 문제에 대해 유저 입장에서 불편을 겪는다는 건 어찌됐든 개발자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밤낮으로 열심히 작업중이니 서버가 안정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당부 말씀 드리고 싶다. HIT에 대한 높은 관심 대단히 감사하며 꾸준한 업데이트로 보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