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코지마 프로덕션 ⊙장르 : 불명 ⊙플랫폼 : PS4 ⊙발매일 : 미정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깜짝 발표를 위해 신작 정보를 감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E3가 시작하기 몇 주 전부터는 얼추 윤곽이 잡히기 마련이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유출되거나, 루머로 떠돌던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질 때도 있다. 그만큼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E3를 하루 앞두고 개최했던 소니 컨퍼런스에 등장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모두를 깜짝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개발 중인 신작의 트레일러까지 공개하다니, 작년 12월 새롭게 회사를 설립한 것 치고는 상당히 대담한 행보를 보여준 것이다.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새롭게 발표한 게임의 이름은 '데스 스트랜딩'. 하지만, 당최 어떤 게임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트레일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던 것은 주인공으로 보이는 영화배우 '노먼 리더스'와 단체로 폐사한 물고기떼와 하늘에 떠있는 다섯 명의 사람 형상 뿐... 장르는 무엇인지와 같은 게임의 기본적인 특징을 알아보기에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는 너무나도 함축적이었다. 초반에 잠깐 등장하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 만큼이나 여러 방향으로 해석이 된다고 해야 할까.

▲ E3 2016 소니 컨퍼런스에서 깜짝 등장했던 코지마 히데오

"I'm Back!" 이라는 한마디, 그리고 한껏 괴기스러운 신작 트레일러와 함께 돌아온 코지마 히데오 감독. 지난해 코나미와 작별한 이후 새로운 개발사를 설립한 그의 근황은 어땠을까? 그리고 그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신작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코지마 히데오 감독을 만나 신작 '데스 스트랜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소니 컨퍼런스에서 코지마 프로덕션의 신작 트레일러가 등장해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다. 깜짝 발표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사실, 지난 12월에 '코지마 프로덕션'을 새로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사무실을 구하고, 개발자를 채용하고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일찍 신작을 발표하기는 힘든 일이었지만, SNS 등을 통해 '뭐라도 좋으니 어서 신작을 보여달라'는 의견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든 이러한 성원에 답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1월 말부터 기술 관련 회사를 찾고, 3월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약 두 달만에 티저 영상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다.


작년 12월 '코지마 프로덕션'을 새롭게 설립했다. 이후 근황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12월에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한 3평 남짓한 사무실에 책상 하나를 두고 '무슨 게임을 만들까' 계속 고민했다. 이후 1월에 본격적으로 스튜디오 장소를 찾고, '전자레인지는 몇 대나 놔야 할까' 하는 고민부터 시작해서 신작 게임에 사용할 엔진 후보를 놓고 실험도 하고, 개발자들도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새로 설립한 회사와 신작 게임에 대해 많은 일을 하던 중에, SIE 샌디에고 스튜디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모션 캡쳐 시스템을 봤는데 기존 보다 3배는 많은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더라. 그 장면에 적지 않게 놀랐고, 3월 말부터 노먼 리더스와 함께 모션 캡쳐 작업에 들어갔고, 티저 영상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비주얼이나 게임성, 엔진 등에 대해서 방향성을 잡는 데 보냈고, 이제 새로운 타이틀도 발표했으니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일만 남았다.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PT에 등장했던 노먼 리더스가 주역으로 캐스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혹시 이후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도 함께 작업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영화배우 노먼 리더스와는 작년 12월 즈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나서, 올 초에 "다시 한번 일을 같이 하고 싶다"고 이야기가 잘 되어서 2월 초부터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는 추후에 영화가 될지, 애니메이션이 될지, 아니면 게임이 될지는 몰라도 함께 작업할 의향은 언제나 가지고 있다. 참고로, 이번 작품 '데스 스트랜딩'은 델 토로 감독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히고 싶다.


이번에 트레일러가 공개되긴 했지만, 어떤 게임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것이 사실이다, 힌트가 조금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액션 게임이다. 트레일러에 등장한 주인공인 '노먼'을 조작하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메탈기어 시리즈는 '스네이크'를 조작하는 액션 게임이지만, 적에게 들키지 않고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저들이 '잠입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지어줬다. '데스 스트랜딩'도 기본적으로는 '노먼'을 조작하는 액션 게임이지만,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의 플레이를 선사할 예정이라 구체적인 장르를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다. 아마 여러분이 새롭게 장르 이름을 지어주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데스 스트랜딩'은 어떤 엔진을 활용해서 개발하고 있는가?

현재 두 가지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자체 제작한 엔진은 아니지만,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최적화 및 튜닝 작업을 거쳤다. 이번 트레일러 영상도 이중 하나의 엔진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비록 작은 인디 개발사(?)지만 충분히 AAA급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근 공개한 코지마 프로덕션의 마스코트, '루덴스 군'의 눈매가 노먼 리더스와 닮았다는 의견이 있다. 혹시 이번 신작에 루덴스 군이 출연할 가능성이 있나?

루덴스 군은 코지마 프로덕션의 아이돌일 뿐이고, 게임 내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눈매가 닮았다는 의견을 들었는데, 루덴스는 노먼 리더스가 아니다. 원래는 저 얼굴 부분에 내 얼굴을 넣으려고 했었다.(웃음)

또, 트레일러에 사용된 음악 제목 'I'll Keep Coming'과 루덴스 군 이미지 하단에 써 있는 문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건 코지마 프로덕션이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는 뜻이었다.

▲ 눈매가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루덴스는 게임에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VR을 활용한 호러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다는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도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호러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다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VR이 유저에게 무섭거나, 높은 곳에 있거나 하는 느낌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에는 공감한다.

지금은 개발 인원을 보충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데스 스트랜딩' 개발에 집중하고자 한다. VR 게임 개발에는 당연히 관심이 있다.


그동안 코지마 프로덕션의 새로운 게임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비록 작은 인디 개발사(?)이긴 하지만, 이번 티저 영상을 통해 저희를 믿어주실 수 있는 정도의 그림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니 안심하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