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지난 29일 1.0.5 패치를 통해 경쟁전을 도입한 오버워치에서의 치열한 점수 싸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오버워치의 메인 모드였던 빠른 대전 모드에 이어, 유저들 간의 진정한 승점 경쟁을 위해 새롭게 도입되었던 경쟁전 모드. 오픈 후 어느덧 열흘 가까이 되었습니다. 움직이는 스프레이와 대망의 황금 무기 등, 승부에 목마른 유저들을 혹하게 할 다양한 특전을 준비한 채 소개된 경쟁전. 하지만 유저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단순한 스프레이나 스킨이 아닌, 바로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일 것입니다.

빠른 대전 모드에서는 자신이 평범한 유저보단 조금 잘 한다고 믿었던 유저 A. 어느 날 자신의 점수를 LoL의 티어로 비교한 어느 표를 본 뒤, 자신이 그저 실버 혹은 브론즈 상급 정도에 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배치 고사 점수에 만족하지 못한 유저 A는, 시간을 쪼개 아등바등 승리를 따내며 점수를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1승, 2승... 연이은 승리는 점수를 올려주고, 불만족스러웠던 점수를 그래도 어느새 자존심을 세울 정도까지 올려 놓는데 성공합니다. 이러한 성취감이야말로 경쟁전을 하는 진정한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 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마지막 한 번의 실수로 힐러가 끊겨 버리고, 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판의 중앙에 '패배'라는 글자가 짙게 새겨집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유저 A는 새로운 판에서 승부수를 띄워 봤으나, 전 판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서인지 역시 패배를 하고 맙니다. 그렇게 몇 번의 패배가 반복된 결과, 잠시나마 뿌듯했던 점수는 이제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배치 점수보다도 더 낮아진 점수가 눈앞에 보이게 됩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승리의 보상보다 패배의 아픔을 실감나게 제공하는 것은, 유저들로 하여금 경쟁 심리를 불러 일으키는 데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지금도 많은 유저들은 조금씩 조금씩 점수를 쌓아가고, 한 번의 실수로 쭉 미끄러지는 안타까운 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그 스트레스는 빠른 대전 모드나 타 게임에서 표출되는 기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아픔이 두 배로 큰 탓에 유저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성취감을 주기도 하며 승부욕 강한 유저들의 시간을 쏙쏙 잡아먹고 있는 중인 오버워치 경쟁전 모드. 어느 게임이건 경쟁전 모드, 혹은 랭크 게임 등의 모드는 그 어느 모드에 비해 자존심과 가시화된 보상을 비롯한 많은 것이 달려 있곤 합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모드들에는 승리에 목마른 유저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하는 수많은 유혹들 또한 은밀하게 등장하곤 합니다. 다행히도 오버워치의 경쟁전 모드에서는 각종 버그와 다소 불공평할 수 있었던 일부 사항이 수정되기도 하며, 아직은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첫 발을 디딘 오버워치 경쟁전 모드. 점수를 원하는 만큼 올리기는 잔인할 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아직도 세 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부디 아무런 문제 없이, 블리자드의 칼 같은 운영 하에서 모든 유저들이 자신의 활약에 걸맞는 점수를 정당하게 따내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