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온라인3 프로게이머 '김정민'이 성남FC 축구단에 공식 입단했다. 김정민은 17일(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6R 성남-광주전 경기 시작에 앞서 입단식을 가졌다.

성남은 구단 소속 첫 번째 e스포츠 선수로 축구게임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김정민을 선택했다. 피파 온라인 3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정민은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EA Champions Cup 2016 summer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결승전에서 3전 전승 및 MVP로 선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어 국내외 e스포츠 팬 및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영입 계약으로 김정민은 피파 온라인 3 국내외 경기 출전 시 성남FC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성남FC로 팀을 지정(선수는 임의구성)하여 출전하게 되며 각종 인터뷰 및 언론 노출 시 구단을 적극 홍보하게 된다. 성남은 선수의 훈련과 공식 대회 출전을 지원한다.

이석훈 성남 FC 대표이사로부터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성남FC 유니폼과 머플러를 선물로 받은 김정민은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으며 입단식을 치렀다. 더불어 그는 "성남의 선수이자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말했다.










현재 추가 영입 선수를 물색 중인 성남은 올 하반기의 성과를 토대로 e-Sports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팀제 프로리그 출범 시 리그 참가를 위한 e스포츠 팀 창단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e-sports 연계를 통해 새로운 스폰서를 유치하고 신규 팬 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피파 온라인 3 배급사인 넥슨과는 다양한 이벤트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할 예정.

프로스포츠단의 e-Sports 선수 영입은 맨체스터시티 등 영국 프리미어리그 몇몇 구단을 비롯한 일부 유럽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지만, 아시아 프로스포츠단으로서는 최초로 시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추가로 입단식 진행 전 성남FC 홍보팀 김찬규 팀장과 성남FC 최초의 e스포츠 선수가 된 김정민을 만나 입단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 성남FC 홍보팀 김찬규 팀장(左), 김정민 선수(右)


Q. 성남FC에 입단한 기분이 어떤가.

김정민: 한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고, 부담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잘하고 성과를 내야 피파 온라인3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다음 친구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 같아서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최초라는 부분은 마음에 든다. 두 번째였으면 고민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웃음) 성남에 거주하는 시민이기도 하고 조건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하게 되었다.


Q. 10년 넘게 게이머 생활을 했는데 이런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는지.

김정민: 예전 20대 초반에도 피파 종목의 작은 팀에 들어가고 해체까지 경험해봤다. 지금은 판도 커지고 성남FC 같은 큰 공식 팀이 생겨서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많이 먹었지만 다시 한 번 기회가 와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


Q. 성남 FC가 제안했을 때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김정민: 자유롭게 해준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지금 피파 온라인3 리그가 팀전 형식도 아니고 개인전 위주라 팀 단위로 합숙을 한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기도 하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개인 연습 시간을 보장해준 점이 좋았고 같은 방식으로 연습에 매진할 생각이다.


Q. 계약은 오랜 기간 진행된 것인가?

김정민: 넥슨에서도 성남FC에 많이 추천을 해줬다고 들었는데 아마 아시아 챔피언스컵 이후에 결정을 하신 것 같다. 성적이 잘나와서 계약이 된 것일 수도 있고, 챔피언스컵 결승전 1번 주자로 나갔던 게 신의 한 수 였다. (김정민은 챔피언스컵 결승에서 선봉으로 나가 올킬 우승 및 대회 MVP를 차지했다.)

김찬규 팀장: 우리도 게임 분야를 잘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넥슨 추천을 받아서 성적이 꾸준히 좋았던 김정민 선수를 컨택하게 되었다. 시민 구단이라는 철학에 맞게 김정민 선수가 성남 시민이고, 경력도 마음에 드는 등 우리 팀의 모토와 잘 맞았다. 실제로 만나보니까 인성도 정말 좋더라.

구단발전 위원회에서 아이디어도 내줬다. 축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문화사업인데 시민 구단으로서 다른 방법으로 더 다양한 팬들을 늘려나갈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e스포츠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더불어 성남에 IT, 게임 회사도 많고, 관련 업종에 종사하시는 시민분들도 많이 거주하다 보니 WinWin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e스포츠단까지 만들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단 김정민 선수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앞으로를 내다볼 계획이다.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되어서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거나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김정민 선수는 생업이 있었는데 포기하는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번 결정을 내린 가장 큰 계기가 있다면?

김정민: 나름 피파 시리즈를 오랫동안 플레이해온 유저로서 대표라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다. 나이도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먹었고, 어린 선수들을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었다.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Q. 입단 소식에 주위 반응은 어떤가?

김정민: 다들 축하해주더라. 부모님께는 미리 이야기를 안했었다. 어제 입단 기사를 보시고 아셔서, 전화를 하셨는데 '축구단 들어갔냐?'라며 놀라셨다. 오피셜로 피파 온라인3 뿐만 아니라 전체 뉴스로 소식이 퍼지다 보니 부모님께도 전달된 것 같다. 신기했다.


Q.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예정인가?

김정민: 팀 유지를 위해서 일단은 좋은 성적, 결과가 필요할 것 같다. 곧 있을 챔피언십 2016 시즌2를 대비해서 많은 연습과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기존엔 압박감 없이 프리한 스타일로 준비를 했었다면 이번엔 이를 갈고 성남FC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찬규 팀장: 김정민 선수가 대회에 나가면 홍보가 되는 것이고, 지역 마케팅 부분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벤트 형식으로 성남FC 관중과 함께 피파 온라인3을 같이 플레이 해보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e스포츠 분야 투자에 있어서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김정민 선수로 시작했지만, 추가 선수를 영입할 계획도 있다.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김정민: 성남 FC와 함께하게 되어서 기쁘다. 최초의 e스포츠 선수로 날 뽑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성과를 내서 보탬이 되고싶다. 나로 인해서 성남FC에 홍보도 되고 팬들이 더 경기장에 찾아와줬으면 좋겠다.

김찬규 팀장: 어려운 선택이었을 텐데 새로운 그림을 그려가는데 동참해주어서 김정민 선수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성남 시민이니 함께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