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블'은 선발전 승리의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LoL 신조어인 '포블'은 포탑과 퍼스트 블러드의 합성어이다. 포탑을 처음 파괴한 팀에게 추가 400골드를 주는 시스템이다. 적지 않은 골드이지만 얼핏 봤을 때 경기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포블'이 왜 이번 선발전의 핵심일까?

선발전 첫 경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포블'을 가져간 쪽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단순히 우연의 일치였을까? 표본을 늘려서 '포블 패치'인 6.15패치 이후의 모든 경기를 계산해보면 34경기 중 23경기가 '포블'을 가져간 팀이 승리했다. 약 68% 정도의 승률이다. 세계 최고의 원딜이라 불리는 SKT T1 '뱅' 배준식의 통산 승률과 근사치이다. 이 정도면 '포블'이 경기의 승패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포블'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물려있다. 하지만 크게 한 가지로 보자면 주도권과의 연관성이다. 상대의 큰 실수가 있지 않은 이상 대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팀이 '포블'을 가져간다. 주도권이 있는 팀이 포탑골드에 더해서 400골드를 가져가니 자연스럽게 더 크게 교전의 우위를 얻게 되고 이는 맵 장악으로 이어진다. 주도권에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가 된다. 예전에 드래곤이 골드를 주었을 때와 같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포블'을 대하는 양 팀의 차이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는 '포블'을 따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선발전 첫 경기에서, 대치전과 합류전에 장점이 있는 조합을 주요하게 썼다. 초반 주도권을 바탕으로 대치전 혹은 합류전을 유도했고 상대보다 빠르게 포탑을 철거했다. 진에어 그린윙즈는 빼앗긴 주도권을 찾아오는데 상당히 고전했다. 그 결과, '포블'을 가져간 3, 4, 5세트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아프리카가 이번에도 선발전 첫 경기와 비슷한 조합을 꺼내 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대치전 컨셉을 사용할 때는 본래의 약점이었던 무리한 플레이도 많이 완화되어 시너지 효과도 있었다. 이 같은 상승효과로, 삼성에게 비수를 날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삼성은 진에어와 비슷한 점이 많고 똑같이 상대전적에서도 약세였다. 진에어는 이번에 극복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삼성이다.

반대로 삼성 갤럭시(이하 삼성)은 '포블 패치' 후에도 후반 지향형 전략을 선호했다. 경기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경기 내내 그랬다. 시즌 중에는 바루스를 사용하여 비교적 빠른 템포로 대치전을 한 적이 있었지만 주요 전략은 후반 지향이었다. 물론 이번 선발전부터 스타일을 바꿀 수 있겠지만, 갑자기 바꿔 실전 경기에 활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기에 큰 변화를 주기는 힘들 것이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원래 스타일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포탑을 지키면 된다. 꼭 먼저 포탑을 깨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즌 중에, '엠비션' 강찬용을 중심으로 하여 팀플레이가 좋아졌고, 안정감과 단단함을 보였다. 이 장점을 십분 발휘하면 된다. 또한, 아프리카를 상대하여 이번 시즌에 세트 스코어 4:1로 앞섰고, 선발전과 동일한 패치 버전으로 치러졌던 플레이오프에서는 2:0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삼성의 3강을 빼고 웬만해서 지지 않는 '약자멸시' 패시브를 아프리카조차도 뚫어내기 어려웠다. 삼성이 메타의 순응할지, 새로운 메타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충분히 자신있는 승부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향한 두 번째 관문.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번 관문만 잘 통과 하면 열리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겠는가? 물론 기다리고 있는 KT 롤스터는 두려울 게 없어 보인다. 독기를 품고 있을 KT 롤스터와 롤드컵을 두고 진검 승부를 벌일 팀이 누가 될지. 이건 팝콘을 사야 한다.

■2016 월드 챔피언십 한국대표 선발전 2경기

삼성 갤럭시 VS 아프리카 프릭스 (5전 3선승제)
- 9월 1일 오후 5시 상암 OGN e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