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민중 아크베어즈 기획총괄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2013년 부터 아크베어즈를 만들었지만 실패의 연속을 경험했다. 야심차게 준비해던 '에콘'과 '건슈터'는 개발 과정에서 포기했고, '퍼피라이더'는 출시했지만 대실패. 현재 2015년 말 출시한 '블랙서바이벌'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게임 시장은 성공한 케이스도 많지만 그에 비례해 실패한 케이스는 더욱 많다. 블랙서바이벌을 개발한 아크베어즈의 황민중 기획 총괄 역시 수많은 실패를 겪어본 경험이 있다. 처음 개발한 게임의 프로토타입은 퍼블리셔로부터 외면당했고, 퍼블리셔를 구해 정식 출시해본 게임은 그야말로 대실패의 쓴 맛을 보았다.

그리고 시작한 블랙서바이벌 프로젝트는 약 1년간 서비스되면서 유저들 사이에서 착한 게임이라는 입소문이 퍼질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탁월하게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1년 간의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개발자로써 얻은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연단에 섰다는 황민중 기획 총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강연주제 : 열광적인 팬과 함께 게임 만들기


⊙ 모른다는 걸 인정하기

게임을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유명해지고도 싶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본인은 굉장히 사랑한다. 이렇게 '게임을 사랑하는 팬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돈도 벌고 유명해질수 있다'가 블랙서바이벌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사랑하는 게임은 어떻게 만들지를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아크베어즈라는 회사를 창립하고 처음으로 기획했던 게임은 ECON이란 이름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유저들이 각자 상품을 생산하고 유저 간의 거래도 지속적으로 발생해서 교환 경제가 구성되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기획되었는데 많은 퍼블리셔가 제안서를 보고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을 보내면 연락이 끊겼다.

게임 시장을 봤을 때 기존의 콘솔이나 PC 온라인 등 모든 게임 플랫폼은 캐주얼로 시작해서 미드 코어 게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서 처음 ECON을 기획할 때 미드 코어 게임으로 제작했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게임이라는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모바일 시장에는 캐주얼 게임 붐이 불었다. 그렇다면 캐주얼 게임의 흐름을 따라 애니팡이 성공했으니 런 게임은 해볼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퍼피라이더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퍼피라이더는 크게 실패했다.

▲ 실패의 맛은 썼다

지금 서비스를 하고 있는 블랙서바이벌의 프로토타입이 나왔을 때 퍼블리셔와의 미팅에서 많이 나온 이야기가 배틀로얄이란 장르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30대에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보니 10대 유저들이 가장 게임에 잘 적응했고, 30대 이상은 게임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시장의 흐름을 맞추는 것도 힘들지만 유저들에게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맞추는 것은 더욱 어렵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게임을 만든다는 이상과 아크베어즈의 현실은 거리가 멀어보였다. '각 포지션의 최고의 선수를 모아 게임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 슈퍼셀의 시발점이었다면 아크베어즈의 현실은 4부리그의 선수들이 모여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꿈꾸는 것과 같았다. 실제로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 모두 경험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영국의 축구 4부 리그는 프로 리그의 시작이다. 이를 대입하자면 4부 리그가 프로 리그인 것 처럼 아크베어즈의 게임 제작 역시 취미로 여가 시간에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살아남을 수 있어야했다.



⊙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서기

게임 시장은 이미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유저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서비스가 이미 상당히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공들어서 만들어야할 핵심 역량을 정확히 구분하고 그 외적인 부분은 이미 훌륭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블랙서바이벌이라는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타입의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블랙서바이벌이 참고한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장르로 수많은 개발자에 의해 다듬어지고 단련된 장르다.

그리고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게임의 조건을 배웠다. Pay to win이라는 개념은 이미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익숙해졌다. 그러나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Pay를 하더라도 승리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데 유저들은 스킨을 구매해서 돈을 지불한다. 그 이유는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런 리그오브레전드의 특징을 롤 모델로 삼아서 지속적으로 블랙서바이벌을 발전시켜 왔다.

다만 리그오브레전드는 PC 게임이다보니 모바일 게임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에서부터 고객 응대 방안, 게임 운영 방식까지 모바일 게임 서비스의 조건은 굉장히 중요한데 리그오브레전드는 이 부분을 해결해줄수가 없었다. 이 부분은 전세계 유저들에게 통한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을 롤 모델로 삼고 따라가게 되었다. 이렇게 핵심적 역량이 아닌 부분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기로 해결했다. 이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 즉 '스스로의 가치는 어떻게 만들것인가'가 주어진 과제였다.



⊙ 고객과 함께 만들기

물론 위에서 말한 과제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 다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본 결과는, 바로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었다. 게임에 대해서 공식 카페에서 투표로 의견을 묻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고 실제로 많이 하는 일이다.

그러나 단순히 묻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유저에게 의견을 듣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실제로 의견을 듣고 거기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해야한다. 유저들은 실제로 개발사가 의견을 듣고 있는지 아닌지 매우 잘 안다. 유저들이 문의를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적극적인 행동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불편할 때 문의없이 서비스를 떠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문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나 분노 등의 강렬한 감정을 포함하고 있다. 강렬한 감정을 표출하는 순간에 유저의 의견을 잘 듣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은 감정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은 책임자와 대화하기를 원하므로 결국 책임과 권한의 문제가 이어진다. 고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담당자를 외주로 맡겼다면 기획이 잘못되었다거나 개발력이 부족하다는 대답을 하기는 어렵다. 유저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에 확실한 이유를 들려줄 수 있다면 유저는 단순히 화를 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왜 자신이 답답함을 느꼈는지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다.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도중 발생하는 문제의 상당수는 원인을 알기가 힘들다. 게임이 버벅인다는 한 마디의 문제 제기가 들어올 때 그 원인이 서버일지, 통신사일지, 혹은 기기 상태 이상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발생이 누구의 책임인가는 유저에게 중요하지 않다. 유저가 불편을 느끼는 순간에 '얼마나 화가 났겠느냐'라는 한 마디 말만으로도 이후의 대화가 달라질 수 있다.

고객 피드백의 수많은 통로 가운데 가장 소중한 통로는 바로 스토어 별점이다. 자발적으로 별점을 남기는 피드백은 다른 경로에서 얻기 힘든 정보들이 많이 올라온다. 예를 들어 초보존이나 게임 진입 등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소중한 정보다. 구글 플레이 리뷰에 대해서는 답변이 가능한데 이 때 답변을 정성껏 달면 별점이 바뀌는 피드백이 돌아온다.



'많은 고객과의 대화를 개발 중에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1:1 고객 대화로 한정하면 DAU가 N만명 단위의 게임이라면 담당자 1인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한 고객 응대 역시 책임감과 권한이 있는 사람일수록 열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된다. 여기에 더해 유저를 통해 얻은 피드백이 기획에 중요하게 반영된다는 사실을 개발팀 모두가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업무인만큼 처음 오는 모든 직원에게 해당 업무를 해보도록 권장하는 편이다.

유저들의 의견을 읽을 때 주의할 점으로 직접 대화의 양질 전환 법칙이 있다. 유저 간에 서로 상반되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 이 때 누구 의견이 맞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왜 이 유저가 이런 의견을 내게 되었는가' 라는 행간을 읽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인사이트가 넓어지게 된다.

▲ 왜? 라는 행간을 읽을 수 있어야한다.


⊙ 비장의 무기

▲ 그야말로 난제

이제 서비스를 진행한 1년간 고객과 대화를 하면서 함께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느낀 노하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실시간 유저 PVP 게임에서 가장 금단의 주제는 바로 게임 내 밸런스다.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리그오브레전드 상위 티어인데, 해당 직원이 입사 후 업무를 진행하면서 과거에 리그오브레전드의 밸런스 담당 톰 모렐로를 욕했던 자신을 반성한다는 말을 했다. 정말 수많은 유저들이 치열하게 서로 다툼이 있을정도로 의견을 많이 낸다.

가장 좋은 방법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같이 의논해보는 것이다. 캐릭터별 우승, 탈락 등의 확률, 랭크 포인트 기댓값까지 분석해서 공개하면 분쟁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이 때 유저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세하게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하게 된다.

GM이 느끼지도 못하는 부분을 유저가 상세하게 적으면서 피드백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 게임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걸 인정하게 되면 비판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더라도 비판의 내용이 상세해지고 어조가 바뀌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소하고 게임을 발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치 메이킹에 문제가 있다라는 의견이 나오면 분석을 통해 매치 메이킹이 아닌 랭크 포인트 산정에서 문제가 있다라는 문제의 근원을 찾을 수도 있고, 게임 내 밸런스 논란이 언급되었을 때 통계를 제시함으로써 해당 문제에 대한 답변을 제공할 수도 있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늘 발생할 수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오픈 전 배틀로얄의 표절이 아니냐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유저가 있었다. 이때 무응답으로 대처하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최대한 진실되게 의견을 밝혔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배틀로얄이라는 거인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있고,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블랙서바이벌의 가치를 올리겠다라는 답변을 남겼고, 이를 통해 많은 유저들의 호의적인 의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유저들의 여론은 갈대와 같고 때로는 굉장히 가혹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빙산과 유사하다. 수많은 논란이 보이지만 그 논란들은 정말 일부분이고 절대 다수의 유저는 가만히 지켜본다. 논란은 꾸준히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때 솔직하고 진실되게 답변하는 부분이 다수의 지켜보는 팬들에게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게임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깝게는 패치 내용이나 중점 과제가 무엇인지 말하는 것이 있고. 앞으로의 장기적인 비전과 게임사의 상황이나 목표 등 언젠가 대작이 될 때까지 함께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유저들은 게임에 공감하게 된다.

▲ 많은 유저들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 함께 꿈꾸는 파트너

돈이 없는 스타트업이다보니 금전적 계약으로 파트너쉽을 만들기는 힘들다. 고객 대응과 마찬가지로 투명하게 진실을 얘기하고 함께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를 한다. 현재 블랙서바이벌은 스튜디오 도마, 인벤, 트위치TV, 코미카 등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각자 목표로 하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파트너쉽은 잘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회사대 회사의 파트너쉽이 아닌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않고 오랫동안 꿈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쉽이 필요하다.

▲ 함께 꿈꾸는 목표 (교집합)이 있다


작은 게임인 블랙서바이벌에도 강연의 주제로 언급했던 열광적인 팬이 존재한다. 팬아트를 그려 족자봉을 만들거나 클레이 아트를 만든다던지 자발적으로 게임을 아껴주는 팬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게임을 사랑해주는 팬은 존재하지만 유명한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라는 것은 Y-Combinator라는 실리콘 밸리에서 유명한 투자 그룹에서 얘기한 내용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제품의 성공을 바라며 함께 가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개발사가 제품을 사랑해주는 고객 그리고 파트너들과 함께 제품을 끝없이 다듬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난쟁이가 아니라 누군가가 어깨 위에 올라오는 거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질의응답


Q. 경영 지원 등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파트의 직원도 고객 응대에 참여하는가?

사실 스타트업이다보니 팀원 대부분이 개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객 응대는 책임과 권한이 중요한만큼 주로 대표나 디렉터 본인, 1:1 응대 담당자 세 명이 답변하는 일이 많다.


Q. 팀원들의 의견 충돌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해소하는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고객 담당자뿐만 아니라 개발팀 모두가 만들고 싶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은 늘 생긴다. 이때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지속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의견 대립의 최근 사례가 있다면?

밸런스 문제부터 사소한 부분까지 워낙 그런 일이 많다보니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 팀 모두의 회의를 통해 해결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립하는 당사자끼리 1:1로 해결하기도 한다. 너무 의견 충돌이 길어질 경우에는 일단 본인 의견대로 관철하고 차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의견 교환을 나누는 일도 있다.


Q. 현금 재화로 구매하는 보급 상자로 인해 승부가 갈리면 이 또한 Pay to win의 형태가 아닌가?

블랙서바이벌 특성상 운이라는 요소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통제되지 않는 운이라는 요소를 전략 게임의 하나의 축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팀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지적되는 요소기도 하다.

모드 개발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면으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처음 보급상자를 기획할 때는 보급상자 구매시 등장하는 무작위 아이템으로 인해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는 걸 의도했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이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빗나간 부분이 있다. 보급상자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도록 패치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다.


Q. 주요 BM인 스킨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는가?

가격대는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리그오브레전드와 거의 유사하게 가져왔다. 어떤 스킨이 어떤 가격대로 갈지는 아트 디렉터에게 맡기는 편이다.


Q. 사람들이 사랑하는 게임을 만들자 했는데 사랑하는 게임의 요소가 어떤게 있나?

그걸 잘 알았다면 그걸 발표하지 않았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는 부분이라 왜 유저들이 이 게임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의견에 늘 귀 기울이는 편이다. 팀원 내부에서도 취향이 다른데, 이들이 가진 취향을 조금씩 넣다보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인디게임의 관건 중 하나가 유저 수와 인지도 증가인데, 유저를 어떻게 모았는지 노하우가 궁금하다.

퍼피라이더라는 전작을 준비했을 때 완성만 하면 대박칠 줄 알았는데 쪽박차는 걸 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블랙서바이벌 때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블랙서바이벌은 어떻게 알고 오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속적으로 접속이 늘어났다. 어떤 게임이건 새로운 게임만 전문적으로 찾는 유저가 있는걸로 생각된다. 또한 운좋게 구글 피쳐드를 받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


Q. 캐릭터 디자인 과정이 궁금하다. 스킬 등을 구상할 때 모든 직원이 함께 참여하나?

초창기에 직원이 한 손으로 꼽았을 때는 모든 직원이 함께 기획에 참여했다. 인원이 늘어난 현재는 주로 기획팀에서 초안을 내면 개발팀 등 각 팀별로 의견과 피드백을 받아 캐릭터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Q. 최근 블랙서바이벌 아이폰 버전을 출시했는데 출시 이후 유저가 많이 늘었나?

한국 내 아이폰 시장이 작기도 하고 글로벌 출시를 위한 전초 기지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는데 아이폰 출시만으로도 유저가 많이 늘었다. 신규 유저가 상당히 늘면서 여러 모로 고무되었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 확고하게 마음 먹은 계기도 되었다.


Q. 유저가 잔존율이나 신규 유저 유입 비율 등에 대한 통계가 있나?

통계는 존재하지만 워낙 변수가 워낙 많다보니 통계에만 집착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한다. 유저 잔존 비율의 경우 D+1~D+3정도의 짧은 기간내의 유저 잔존률은 적은 편이다. 반대로 초반의 진입 장벽을 극복한 유저들은 호감도와 잔존률이 높은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잔존률과 같은 통계가 아니라 유저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다듬는 것이다.


Q. 유저와 소통하는 것이 개발자 의욕 증진 등 긍정적 효과 외에 부정적인 효과도 있나?

사실 여러모로 정말 힘들다. 정신적은 물론 체력적으로도 힘든 편이다. 최근은 가끔 스스로가 게임을 만드는건지 커뮤니티를 관리하는건지 고민이 들 때도 있다. 게임 개발과 유저 소통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저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만 신경쓰면 게임 개발이라는 본연의 업무가 소홀해지는 경우도 있다. 두 가지 요소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Q. 게임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효과가 VR에 맞다고 생각하는데 VR쪽 진출 계획도 있나?

VR은 모든 게임 개발자들의 로망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역시 VR에 관심은 매우 많다. 다만 VR이라는 거대한 맨 땅에 처음으로 돌아가서 헤딩하려면 오랜 시간이 소모되므로 쉽게 진입하기는 힘들 것 같다,


Q. 스타트업의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면 지금과 같은 유저와의 소통은 힘들지 않나?

스타트업의 테두리를 벗어나 성장했을 때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대표나 디렉터가 모든 의견을 확인하는 것은 힘들어지겠지만 1:1 문의와 같은 부분은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하게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에 맞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신규 채용을 할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은 없지만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대신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혼자서 컨텐츠를 직접 생산해보거나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본 경험이 있으면 입사에 조금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


Q. 인게임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인게임 이벤트를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개발 시간 등의 코스트가 소모된다. 이벤트는 최대한 게임 외적으로 돌리고 인게임에서는 컨텐츠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자 해서 인게임 이벤트는 최대한 배제했다.


Q. 유저 유입에서 진입 장벽 낮추는 것과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두 가지 모두를 갖출 수 있다면 최상이다. 다만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유저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 자체의 콘텐츠가 풍부해서 유저들이 재밌다고 느끼면 친구를 신규 유저로 불러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서 재미를 주는 것이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