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패치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패치가 너무 없다면 게임에 대해 지나치게 익숙해져 흥미가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패치가 너무 잦다면, 게임이 지나치게 많이 변화해 유저들이 이질감을 느끼고 게임을 즐기는 것에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패치에 대한 평가는 내리기 쉽지만, 패치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소환사라면, 패치의 중요성을 모두 알고 있을 듯 하다. 약 한 두 달 단위로 치러지는 패치를 통해 유저들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새로운 OP 챔피언이 떠오르고, 기존의 높은 평가를 받은 챔피언은 하향된다. 신규 챔피언이 등장하기도 하고, 기존의 챔피언을 새롭게 리뉴얼하기도 한다.

라이엇 게임 디자인 디렉터 그렉 스트리트는 게임 밸런스에 대한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회의를 통해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패치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는 라이엇 직원 중 유저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렉 스트리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패치의 방향성과 이에 대한 평가를 들으며 그가 소환사의 협곡을 어떻게 이끌어나가고자 하는지 그려볼 수 있었다.


▲ 라이엇 게임 디자인 디렉터 그렉 스트리트


Q. E.U 메타가 정착된 이후부터 포지션이 정립됐다. 원래 라이엇은 포지션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최근 출시되는 챔피언들을 보면 포지션에 따라 챔피언을 만들고 있는 듯 보인다. 포지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인가?

포지션이 존재하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게임을 진행할 때,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수 있고 랭크게임에서는 유저들이 어느 라인을 갈 것인지 정하게 도와 다툼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 다만, 각 라인을 가는 챔피언은 꼭 특정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것을 확정 짓고 싶지 않다. 각자가 어느 라인에 갈 수 있는지는 선택할 수 있으나 꼭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한계는 두지 않도록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Q. 최근 메타를 살펴보면 탑, 정글 메타가 주를 이루면서 원거리 딜러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듯하다. 원거리 딜러는 초반보다 후반에 강력한 모습을 계속 보여 상대적으로 초반에 영향력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거리 딜러가 후반에 강력해지는 것은 맞다. 후반에 강력한 만큼 초반에도 강력할 경우, 게임 전체를 지배할 수 있기에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반면, 정글러의 영향력은 다소 큰 부분이 있기 때문이 약간 수정할 계획이 있다. 원거리 딜러에 관해 첨언을 한다면 수준이 높은 선수일수록 베인과 케이틀린처럼 딜링형 위주에 챔피언보다 유틸리티 성이 강한 챔피언을 선택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Q. 정글러, 미드 라이너, 원거리 딜러 챔피언에 대격변 패치가 이뤄졌다. 패치가 이뤄진 후 결과를 살펴보면 꽤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아직 서포터와 관련된 대격변 패치는 이뤄지지 않았는데 서포터 대격변 패치도 있을 예정인지 궁금하다.

서포터는 계속 예의주시하는 포지션이다. 서포터에 관한 선호도를 올리고자 다양한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 프리시즌에는 마스터리를 다양화해서 서포터를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 최근 출시되는 챔피언은 모두 독특한 매커니즘을 지녔다

Q. 아우렐리온 솔, 아이번, 탈리야 등 최근 출시된 챔피언들은 모두 독특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출시되는 챔피언도 모두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될 예정인가? 앞으로 출시될 챔피언의 독특한 매커니즘이 또 있다면 예시를 들어달라.

챔피언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챔피언의 메카니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목소리를 입히는 보이스오버(Voice over) 작업의 경우 상점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요소를 이전보다 더 많이 추가하고 있다. 근래의 챔피언이 다소 독특하고 복잡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어 차후에 나올 챔피언은 사용하기는 단순하면서 전략적인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Q. 리뉴얼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라이즈, 뽀삐, 요릭 등 챔피언에 대한 리뉴얼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각각에 리뉴얼에 대해 유저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라이엇은 이러한 리뉴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체적인 평가를 듣고 싶다.

리뉴얼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뽀삐, 요릭같이 챔피언의 성능뿐만 아니라 외관까지 바꾸는 챔피언 리뉴얼과 특정 직업(ex. 마법사, 암살자, 원거리 딜러 등)를 전체적으로 바꾸는 직업 리뉴얼이 그것이다. 워윅은 다음 챔피언 리뉴얼의 대상이고 새롭게 이뤄지는 직업 리뉴얼은 암살자가 될 예정이다.

챔피언 리뉴얼에 대한 평가는 챔피언마다 다를 것 같다. 뽀삐, 사이온은 리뉴얼을 하고 유저들이 많은 사랑을 해줬다. 스카너는 리뉴얼 후, 내부에서는 불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회에 나올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 보면, 확실히 리뉴얼에 대한 평가는 빠르게 내리기 힘든 부분이다.


▲ 리그 오브 레전드를 지속 개발하겠다고 말한 마크 메릴, 브렌든 벡

Q. 지난 마크 메릴과 브렌든 벡의 인터뷰서 라이엇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지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얼마나 장기적인 계획인지 궁금하다. 또한, 지속 개발의 의미가 그래픽 엔진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의 미션은 초반부터 변함이 없다. 우리는 계속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다. 얼마 전에 소환사의 협곡 그래픽을 리뉴얼 했다. 지금은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챔피언도 계속 제공될 것이다.

각 변화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새로 적응해야 하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그래픽 엔진 업데이트는 과거 랜더링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든다기보다 지속해서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완전 다른 게임으로 변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계속 같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할 것이다.


Q. 최근 다른 AOS 장르의 경우, 다양한 목적이 있는 맵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게임에 특별한 목적을 더 하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하기 위함이다. 라이엇의 경우, 다른 종류의 5:5 맵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에게 있어서 소환사 협곡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맵의 다양성보다는 신규 챔피언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할 것이다. 이 것 외에는 주말마다 새로운 모드를 유저에게 서비스 해왔다. 이를 통해 새로운 맵에 대한 요구를 충족할 계획이다.


▲ 라인 스왑 패치 후 치러진 월드 챔피언십 2016

Q. 롤드컵을 앞두고 라인 스왑 패치가 이뤄지면서 프로게임단의 경우, 불만이 꽤 있었다. 패치를 통해 경기 자체가 박진감이 넘쳐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라인스왑으로 성적이 좋았던 팀의 경우, 롤드컵 기간 전에 해왔던 노력이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큰 변화가 벌어질 때,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면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인 스왑이 성행하면서 우리는 게임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해왔다. 이런 변화를 더 일찍 줄 수도 있었다. 라인 스왑에 관한 패치를 최대한 늦게 한 이유는 프로팀들과 충분히 사전에 대화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Q. 라이엇이 제공하는 '매치 히스토리'라는 게임 관련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것에 대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다소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분당 골드, 분당 데미지 등 시간과 관련된 데이터는 드러나지 않는데, 이 부분에 대해 개선할 여지가 있는가?

내부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우리가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는 공개하는 데이터보다 훨씬 많다. 특히, 서포터 포지션에 대한 만족도와 연관되는 부분이다. 서포터 포지션에 대한 만족도를 따지기 어려운 부분이 데이터에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플레이어들은 정말 열정적이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새로운 전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오래 지속하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신규 챔피언이나 아이템, 룬, 마스터리 등 다양한 부분에 계속 변화를 주면서 플레이어들이 신선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