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질의 게임과 압도적인 물량으로 모바일 게임의 절대 왕좌를 차지했던 넷마블의 철옹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넥슨이 모바일 게임 평정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고 선언하는 듯한 모습이죠. 그리고 그 선봉에 선 게임으로 띵소프트의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하 조조전 온라인)'이 자리했습니다.

오랜 팬들의 기다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걸까요. '조조전 온라인'은 출시 8일 만에 구글 매출 순위 6위에 안착하며 그 전까지의 혹평이 무색할 정도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로써 구글 매출 TOP 10에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만 무려 3개나 되는 상황이 됐죠.

하지만 아직 넥슨의 공세는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이어지는 후속타로 띵소프트가 개발한 신작 PvP 게임 '탱고파이브'의 CBT 참가자를 모집하며 모바일 게임 평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조전 온라인'과 '탱고파이브'를 통해 넥슨의 모바일 시장 진출 초석을 마련하고 있는 띵소프트. 이윤을 추구하는 게임이 아닌,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자, 라이브와 CBT 준비로 한창인 띵소프트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띵소프트 '조조전 온라인' 개발 전경

▲ 라이브 서비스가 한창인 '조조전 온라인'팀

▲ 캐릭터 스크립트에서부터

▲ 맵까지 버그가 없도록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난 개발자니까 좋은 템좀 나와줘'

▲ '조조전 온라인'팀내 필독서 1위는 역시 삼국지?

▲ 화면 가득 그림이 가득한 이곳은 아트팀입니다

▲ '조조전 온라인'에서 도트 노가다가 빠질 순 없죠

▲ 물론 수준급의 원화 역시 이곳에서 만들어집니다

▲ '하느님 오늘은 제발 버그가 없도록 해주세요'


▲ 한창 사진을 찍던 중 이득규 PD가 수줍게 가져온 코에이의 시부사와 코우 사장 사인본

▲ 사인본 덕분에 코에이 사장님도 아주 좋아했더라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 '조조전 온라인' 개발자 3인의 인터뷰

원작이 있는 '조조전 온라인'. 원작이 있어서 더 힘들더라


▲ 띵소프트 '조조전 온라인'의 정한교 AD

Q. '조조전 온라인' 개발에는 언제부터 함께하신 건가요?

2014년 5월 정도부터 함께했습니다. 당시 제가 하던 프로젝트가 허들을 넘지 못하고 결국 중단된 게 있었는데, 그때 결과물을 대표님이 보시더니 함께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전 삼국지를 잘 모르는 타입이었습니다. 사실 삼국지의 장수처럼 수염 난 우락부락한 캐릭터보다도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주변의 친구들이 "조조전이라면 엄청난 게임이다. 이건 대박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해보니 정말 재밌더라고요. 이제는 고전 게임이라고 할 정도의 게임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대표님의 제의를 받아 이렇게 함께하게 됐습니다.

근데 당시에는 사실 꽤 힘들었습니다. 제가 막 왔을 때는 아직 그래픽 인력도 세팅되지 않았고 회사 내부에서도 R&D를 하던 중이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시간이 지나 게임을 출시하게 된 걸 보니 참 감개무량합니다.


Q. 그러고보니 CBT 당시 그래픽에 대한 혹평이 유독 심했었죠.

좀 안일했던 거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차별화된 코에이의 삼국지 IP만의 특징이란 무엇일까 하고요. 답은 정통 역사 시뮬레이션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정통 시뮬레이션이라는 걸 살리기 위해 진지한 스타일을 추구한 결과 등신비를 높였습니다. 그랬더니 외려 과거의 '조조전'과는 갭이 생기더라고요.

'조조전'은 삼국지 IP지만 캐쥬얼한 게임인데 그 부분을 간과했던 거였죠. 이런 부분에서는 원작이 있는 게임이 오히려 개발하기 힘든 거 같습니다. 유저의 추억을 건드리는 거다 보니 추억과는 다른 결과물에는 거부감을 드러내니까요.


Q. 그에 반해 지금은CBT때와 비교해서 유저들의 반응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팬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작업을 하신 건가요?

팬덤을 만족시키기 위한 작업이라... 지금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쉬운 게 있는데, 저희가 그걸 나중에서야 파악하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성을 알았더라면 그런 혹평을 받진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방법도 사실 대단한 건 없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거였죠. 그걸 보면서 '아, 유저들에게는 이 부분이 안 좋게 받아들여졌구나'하고 파악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지금도 커뮤니티의 반응은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Q. 앞으로 아트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요?

앞으로도 기획팀과 의논하면서 계속 다듬을 필요는 있습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UI나 연출도 말이죠. 지금도 라이브를 하면서 UX에 대한 불편사항은 계속 들어옵니다. 이런 부분이나 최적화, 기타 여러 측면에서 좀 더 모바일답게 다듬어나갈 테니 지켜봐 주길 바랍니다.


MOD 개발자에서 이제는 정식 개발자로


▲ 띵소프트 '조조전 온라인'의 장대영 기획

Q. 국내에선 해외와 달리 MOD 개발자가 정식 게임을 개발하게 되는 경우가 드문 편이죠. 그런 면에서 어떻게 '조조전 온라인' 개발에 함께하게 됐나요?

평소에 삼국지를 좋아했는데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MOD 커뮤니티를 통해 MOD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정도면 나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이게 또 재밌더라고요. 그러던 중 구인광고에 '조조전 온라인'을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원서를 넣었는데 운 좋게도 뽑혀서 이렇게 함께하게 됐습니다.

Q. 앞서 얘기했듯이 국내에서는 MOD 개발자가 정식으로 개발자가 되는 사례가 드물죠. 기분이 어떠셨나요?

되게 신기했죠. 조조전 MOD를 만들었을 뿐이지 게임 개발에 대해선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 꿈꾸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금도 가끔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Q. 하지만 항상 좋을 순 없겠죠. 처참한 혹평을 받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어떻던가요?

힘들긴 했죠.(웃음)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니 중간에 흔들려도 부담 없이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거니 포기하기도 싫었고요. 뭐, 지금은 잘되고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원화에 대한 코에이의 허들은 높았다


▲ 띵소프트 '조조전 온라인'의 이정기 리드 원화가

Q. 코에이의 검수는 허들이 높다고 하던데, 특히 어떤 부분이 그랬나요?

아무래도 '조조전 온라인'이 원작인 '조조전'을 리메이크한 게임이다 보니 코에이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원작이 가진 아이덴티티는 물론이고 문화적 측면에서의 검수도 진행할 정도였으니까요. 예를 들면 옷깃을 여미는 방식에 대한 게 있는데요. 어느 쪽으로 여미느냐에 따라서 산 사람한테 하는 방식과 죽은 사람한테 하는 방식이 다르단 걸 이번에 작업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저희로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검수를 해주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었습니다.


Q. 그 중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작업은 어떤 거였나요?

관우가 제일 힘들었죠. 3번이나 새로 그린 거거든요. 아무래도 관우라는 인물은 누구나 딱 아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다 보니 그걸 토대로 그렸는데 통과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가 하니 코에이 측에선 이건 코에이가 정립한 관우의 이미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번이나 새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렇다면 본토인 중국의 관우는 어떨까?'하는 생각에 중국 사당에 있는 관우상을 참고하여 지금의 관우를 그리게 됐습니다.

▲ 3차례에 걸친 수정 끝에 완성된 관우



Q. 원화에 대해서 민감한 만큼 유독 부담이 됐을 것 같습니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아무래도 삼국지 시리즈가 코에이 사장님이 직접 도트를 찍어가며 지금에 이르게 된 IP인 만큼, 다른 어떤 검수보다도 신중 그 자체였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원화 검수 결과에 따라 연계된 작업의 진행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보니 부담이 컸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Q. 그래도 이렇게 출시가 됐는데 그 감상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출시 시기가 계속 연기됐다 보니 '제대로 오픈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이렇게 오픈을 하고, 결과까지 좋으니 말 그대로 의욕이 다시 충전되는 기분입니다.




■ 띵소프트 '탱고파이브' 개발 전경


▲ '조조전 온라인'팀 옆에서는 '탱고파이브'팀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 다양한 컷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 CBT를 앞둔 만큼, 준비는 만전!


▲ 여기서 하나라도 꼬이면...

▲ 모니터보다 본체 위에 건담에 눈이 가네요

▲ 프로그래머는 항상 버그와 씨름합니다

▲ 므흣한 사진 보는 거 아니에요! 컨펌 중이에요!



■ 띵소프트 '탱고파이브' 개발자 인터뷰

BM을 배제한, 시장에 없는 재미를 추구한 게임을 만들겠다


▲ 띵소프트 '탱고파이브'의 박성철 TD

Q. CBT까지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나요?

내부적으로는 마지막으로 QA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밸런스나 여러 측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유저들이 직접 하는 것과는 다르다 보니 평소 놓쳤던 부분까지 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자기 장인이 마지막으로 도자기를 검수하는 작업이랄까요?


Q. 다양한 걸 준비했을텐데 유저들이 어떤 의견을 줬으면 하나요?

콘텐츠의 완성도보다는 게임에 대해서 순수하게 재밌을지가 걱정되면서 기대됩니다. 저희끼리는 너무 재밌는데 '이게 우리만 재밌나?'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유저들이 하는 것처럼 하진 않으니까요. 소위 말하는 빡겜을 할 때 유저들의 반응이 제일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의견을 모아서 다음 업데이트에 반영해야겠죠.


Q. 게임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데요. '탱고파이브'를 개발한 계기 같은 게 있었나요?

'탱고파이브'는 약 2년 정도 전부터 개발을 했던 게임인데요. 모바일 게임을 만들긴 해야 하는데 '레이븐'과 같은 액션 RPG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에 후발주자로서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게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했습니다. 저희 입장으로서도 따라가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과 BM을 배제한, 순수하게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탱고파이브'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Q. CBT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많은 관심과 의견을 보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유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이기도 하고, 비판도 '탱고파이브'의 뼈가 되고 살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일 두려운 게 아무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무관심인 만큼, CBT에서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