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라는 두 시리즈를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3D그래픽이 대세가 되면서 많은 게임들이 3D 그래픽을 적용해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을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았다면, 이 두 시리즈는 다르죠.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 시리즈는 본인들이 추구해오면 2D의 극한을 선택했습니다.

길티기어는 Xrd(이그저드) 시리즈에서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3D 그래픽을 마치 2D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블레이블루는 애니메이션 도트 그래픽을 더욱 깔끔하게 다듬으면서 완성도를 올려갔죠. 덤으로 두 시리즈 모두 꾸준히 한국어화가 되고 있는데다가 '크루세이더 퀘스트', '세븐나이츠', '로스트사가', '슈퍼판타지워' 등 다양한 게임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인지도를 올려가고 있습니다.

이번 지스타에는 길티기어 시리즈의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와 블레이블루 시리즈의 '모리 토시미치' 프로듀서가 방문했습니다. 팬들과 이벤트로 시리즈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특별 사인회까지 진행한 두 개발자. 과연 그들이 지스타에서 받은 느낌은 어땠을까요?

※ 본 인터뷰는 한국 매체 및 일본 매체와 공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 디렉터(좌끝), 모리 토시미치 프로듀서(우끝)


Q. 이시와타리 디렉터는 올 해 두 번째 지스타 방문인 걸로 아는데, 2년 동안 지스타를 둘러본 느낌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두 분 모두 아크에서 같이 개발을 해온 동지지만. 두 시리즈의 팬덤이 잘 안 겹치다 보니 두 게임을 라이벌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음, 우선은 작년에도 지스타에 방문했지만, 지금도 처음에 온 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지스타 입구에 보면 '리니지2: 레볼루션'의 포스터가 굉장히 크게 있더라고요. 거기서부터 전시장의 크기라던가, 부스 하나하나의 규모가 대단히 큰 데도 유저들의 통행이 쉽도록 배려해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리 PD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는 어떻게 보면 라이벌적인 관계인 합니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아크시스템웍스의 대표 타이틀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공생하면서 좋은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시와타리 디렉터
=서로 더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한 타이틀이 잘 안되면 다른 타이틀도 좋지 못한 결과를 얻어서 서로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Q. 최근에 한국에서 블레이블루 공식 대회를 진행했었는데, 한국 유저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리
=아, 그 당시에 아크시스템웍스 레볼루션이 열린 바로 다음 주라서 제대로 보지는 못 했습니다. 대회는 보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한국에는 격투 게임 문화보다는 온라인 게임 문화가 더 인기 있다고 생각해요. 스타크래프트라던가, 하스스톤같이 굳이 대전을 하지 않아도 진행이 되는 게임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대전 게임을 좀 더 많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일본은 아케이드 센터가 많아 '블레이블루; 센트럴 픽션'이 빠르게 런칭돼서 대전 게임 문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 편입니다. 아시아 계열의 해외 국가들은 콘솔판이 최근에 나왔으니 좀 더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네요.

이번 시리즈에 대해서 사람들이 '블레이블루'의 최종장이 끝난 것인지,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지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일단 블레이블루 시리즈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요, 이제 막 시작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Q. 두 국가를 다니면서 팬들을 만나셨는데, 한국과 일본의 팬덤 환경이 좀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음...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팬덤 분위기는 크게 차이가 없고 좀 비슷한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좀 달라요. 뭔가 작은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와아! 하고 리액션이 굉장히 큰 반면에 한국의 경우는 애드리브를 해도 반응이 일본과 비슷한 편이거든요.


Q. 그렇다면 인기 캐릭터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그리고 블레이블루는 노엘이나 레이첼의 경우 인기가 굉장히 많지 않나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인기 캐릭터에 대한 반응은 모든 국가가 대부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모리 PD
=블레이블루는 레이첼보다는 노엘과 라그나가 어딜 가나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아즈라엘도 가끔 나와요. 지역에 따라서 선택률이 좀 다르긴 하지만, 미국은 노엘의 픽률이 좀 높은 편입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노엘과 하자마, 아즈라엘이 전체적으로 좀 높은 편이에요. 아즈라엘이 워낙에 매력적인 캐릭터가 인기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개발자는 지스타 현장에서 유저들과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Q. 오늘 지스타에서 두 분 모두 유저들과 대담을 나눴는데, 이벤트의 소감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시와타리
=무대에서 좀 긴장을 했었어요. 분위기를 보면 알듯이 일본은 오신 분들이 어떤 말을 하면 어떤 반응을 할 것 같다는 예상이 되는데, 한국은 자주 오지 않아서 어떤 걸 말해도 유저분들이 어떻게 반응을 하실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좀 긴장을 했고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돼서 아쉽습니다.

모리 PD
=저도 한국에 오는 게 두 번째입니다. 지난 9월에 센트럴 픽션을 런칭하면서 게임을 소개하는 간담회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때는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처음에는 뭘 해야 되나 싶어서 많이 헤맸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즐거웠던 이벤트가 됐던 것 같습니다.


Q. 블레이블루와 길티기어는 다른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꽤 많이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그중에 유독 한국 게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자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어느 정도인지도가 높아졌는데, 다른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한 것이 있나요?

모리 PD
=아…이유라기보다는 오는 걸 거절하지 않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웃음). 서로 부탁하고 서로 홍보하는 방향으로 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편이고요.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습니다.

이시와타리 디렉터
=콜라보레이션은 여러가지 게임이 제안을 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 이 게임은 분명히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겠다 싶은걸 채택하는 편이죠. 한국에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유독 한국과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모리 PD
=마케팅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는 않습니다. 대신 올해 중순즈음에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 지부를 한국에 만들게 됐는데, 이번 기회로 아시아쪽으로 좀 더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계기로 아크시스템웍스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우리의 격투 게임을 즐겨줬으면 좋겠네요.

블레이블루는 슈퍼판타지워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시리즈에서 블레이블루와 길티기어 모두 어느정도 이야기가 완결이 났는데, 혹시 길티기어vs블레이블루 와 같은 콜라보레이션 대전 게임을 계획하고 있나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아...일단은, 우리가 끝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느낌이 있습니다. 길티기어는 아직 완전한 완결이 난 게 아니고, 블레이블루도 라그나의 이야기는 완결이 됐지만 더 많은 분들이 오래도록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있는 것 부터 정리를 하고 난 다음에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모리 PD
=일단 만들지 않겠다는 건 아닙니다. 서로 콘텐츠를 마무리짓고 나서, 적당한 때가 오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는 방향입니다. 일단은 길티기어와 블레이블루 모두 잘 즐겨주시고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들고 싶다고 해도 당장 간단히 만들 수 있는건 아니라서요.


Q. 길티기어는 얼마전에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디지'를 추가했는데요, 디지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에서 나왔던 '바이켄'같은 캐릭터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스토리에 나왔던 캐릭터들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이시와타리 디렉터
=스토리모드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꼭 추가되는건 아닙니다. 바이켄 등 스토리모드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은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필요해서 만들었거든요. 처음에 Xrd-Sign-에서 죠니가 나왔을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어블보다는 스토리 진행에 필요해서 등장한 경향이 있습니다.

말씀드리자면 스토리 모드에서의 모델링과 실제 격투에서의 모델, 그래픽이 기술이 좀 다릅니다. 추가하는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모리 PD
=음...뭐 그래도 유저분들이 스토리모드에 나오니까 좀 기대하지 않을까 하는 건 있습니다. 그런식으로 계속 이야기를 하시면 언젠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레벨레이터 스토리에 잠시 등장한 바이켄. 출전은 미정이라고 합니다...

Q. 길티기어는 Xrd에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시스템을 간소화했는데, 블레이블루는 오히려 좀 추가되서 복잡한 느낌이 있습니다. 블레이블루는 계속 하드코어하게 갈 예정이신가요?

모리 PD
=일단 센트럴 픽션을 내기 전, 크르노판타스마부터 '오버 드라이브'가 추가되기도 했고…블레이블루의 시스템이 복잡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블루는 아무래도 캐릭터의 개성이 강해요.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 게이지가 없는 캐릭터가 거의 없을 정도죠.

오히려 그 고유 게이지와 같은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 오버드라이브 외에도 '익시드 액셀'(Exceed Accel)과 '액티브 플로우'(Active Flow)와 같은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크르노판타스마부터 바꿔온 게 없잖아 있는데, 오히려 블레이블루의 시스템이야 말로 캐릭터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센트럴픽션에 와서 그 시스템이 완성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Q. 두 게임 모두 그래픽이 굉장히 뛰어난데, 다음 게임을 만들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나요?

모리 PD
=4K. 제대로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리메이크같은 느낌이 아니라 제대로 심화한 게임이요. 격투게임으로 이야기하자면 좀 복잡한게 아니라 직관적으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역시 격투 게임의 시스템이 다양한걸 원하는 유저도 있어서 그거도 살리고 싶고요...

애초에 우리는 보통 커맨드 입력도 레버를 돌려서 하는 식이 익숙해졌잖아요? 이런게 과연 올바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연구도 해보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 블레이블루 모바일 게임이 개발됐는데, 아크시스템웍스가 직접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아크시스템웍스에서 직접 길티기어나 블레이블루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 계획이 있나요?

모리 PD
=저는 정말 만들고 싶긴 해요. 마음은 있지만 일단 목표는 블레이블루와 길티기어가 좀 더 알려지는겁니다. 만약 블레이블루 모바일 게임을 만들게 되면 제가 직접 하고 싶네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길티기어의 경우는 음…스마트폰 게임의 경우는 길티기어로 만들어도 문제는 없긴 합니다. 하지만 전 일단 스마트폰과 격투 게임이 잘 어울릴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런 케이스를 본 적이 드물어서요. 격투 게임보다는 소셜게임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데…저는 모리PD가 잘 만들면 그걸 베끼도록(?) 하겠습니다(웃음).

모리 PD
=일단 액션 리소스도 많고 해서 가능성이 있긴한데…더 재미있는 계획이 많아요.

(기자질문)반그로 무쌍을 하는 그건가요? (※ 지난 간담회에서 블레이블루의 '반그'가 주인공인 무쌍 게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모리 PD
=아, 아니 그건…액션 게임의 경우는 지난 9월에 나온 질문이기도 했는데 말이죠. 으음…반그를 주제로 하는 게임은...이시카와 디렉터에게 이것저것 말하면 반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도 나름 정해둔게 있는데, 만들게 되면 꼭 그 제목을 붙여주려고요. 제목은 말하면 혼나요(웃음).


Q. 길티기어의 한국 캐릭터 '금혜현'의 디자인이 굉장히 참신한데,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블레이블루는 길티기어와 달리 세계관에서 국가별로 소재를 잡기가 어렵긴할텐데, 혹시 길티기어처럼 한국을 소재로 한 캐릭터를 추가할 계획이 있나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금혜연의 경우는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부에는 여성 캐릭터가 탑승해있죠. 길티기어에서도 '조율사'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보통 저희는 '조율사'하면 피아노 같은 악기의 음을 조율하는 걸 말하잖아요? 하지만 금혜현은 세계의 모든 요소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한국에서 '조율'을 하는 이미지가 뭐가 있을까해서 조사해보다가 악기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가야금'을 보고 첫 인상이 신기하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가야금을 들고 있는 금혜현이 전력금(로봇)을 나오는 걸 초기 디자인으로 삼았어요. 그게 잘 되서 지금의 모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금혜현의 이름은 지금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에 계신 분이 지어주셨어요. 겉모습만 봐서는 아저씨, 할아버지인데 이름을 들어보면 남자들이 안쓰는 이름을 찾았거든요.

모리 PD
=아…글쎄요? 저희도 여러 국가의 캐릭터를 좀 반영하고 싶긴 했는데, 말씀하신대로 그렇게 하면 세계관이 이상하게 변화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음에 만들게 되면 좀 다양한 국가들의 소재들을 넣어보도록 고려해보겠습니다.

길티기어 최초의 한국인 캐릭터, '금혜현'. 타고 있는 할배 로봇이 '전력금'...

Q. 지스타 기간중에 니혼이치와 인터뷰를 했었는데, 거기서 격투 게임을 만든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아크시스템웍스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리 PD
=아, 그런 이야기가 있었나요? 그러면 일단 우선 함께 식사부터 해야겠네요(웃음).

이시와타리 디렉터
=실제로 여러곳에서 요청이 들어오긴 해요. 마음은 정말 만들고 싶지만 손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서요. 콜라보레이션 게임으로 하고 싶지만 상황을 좀 더 봐야할 것 같네요.


Q. 이시와타리 디렉터는 이번 간담회 이벤트에서 '볼케닉 바이퍼'를 외쳐줬는데, 혹시 성우로 복귀할 생각은 없나요? (※ 길티기어 초기 시리즈에 이시와타리 디렉터가 직접 성우를 맡았습니다.)

이시와타리 디렉터
=아...하하...없습니다.

모리 PD
=역시 프로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이시와타리 디렉터
=제가하면 그분들에게 실례가 될 거 같아요. 혹시 스토리 모드가 없다면 모르겠네요.

모리 PD
=그런데 회사에 돈도 없으면?

이시와타리 디렉터
=아…그러면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