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일에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진행되었던 IEM 오클랜드가 유니콘스 오브 러브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쉬운 롱주 게이밍의 패배나 TSM의 부진, 개성 있는 팀의 승리 등 경기 결과 자체로도 주목을 받은 IEM 오클랜드. 하지만 또 한번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이례 없는 '잦은 퍼즈' 였습니다.

한 두번도 아닌,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많으면 한 세트 당 서너 번까지도 나타난 갈색 화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 틈을 타 간식을 사오거나 인증 사진을 찍으며 즐기던 관객들도, 점점 퍼즈의 빈도가 높아질수록 지친 기색을 나타냈습니다. 급기야는 '나중에 그냥 다시보기로 봐야겠다' 라며 현장을 떠난 관객들도 다수였고, 해설진들 역시 퍼즈가 나올 때마다 탄식을 내지르곤 했습니다. 특히 공교롭게도 플래쉬 울브즈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때마다 퍼즈가 나오는 통에, 플래쉬 울브즈는 '침대 축구'에 이은 '퍼즈 메타', '카페X네 메타'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을 만들었던, 그리고 만들고 있는 퍼즈 이슈. 대부분의 퍼즈 사유는 '테크니컬 이슈', 즉 기술적 결함에 대한 부분입니다. 헤드셋의 사운드가 들리지 않거나, 모니터가 끊겨 보인다던가, 혹은 마우스나 키보드의 인식에 오류가 있을 시 선수는 퍼즈를 걸고 심판에게 원인을 밝히곤 합니다. 비록 퍼즈가 쾌적한 관람에 방해가 된다 하여도, 이렇듯 기술적 결함인 경우에는 그 누구도 반박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선수들은 최고의 장비로 최고의 실력을 뽐내야 하며, 그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장비들에 문제가 생기면 퍼즈는 불가피하게 됩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최고의 무대를 위해 노력을 한다 해도, 퍼즈는 예측 못할 다양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곤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등장하는 퍼즈는 관람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여지까지 남겨두기도 하기에 많은 관객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의 판단이 모두 중요한 난전 중에, 갑자기 등장하는 퍼즈와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지연 시간은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비록 대화가 허용되지 않는다 해도, 상황을 다시 한 번 보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잠시 가지는 것만으로도 말입니다. 예상치 못한 외적인 변수가 게임 내적으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며, 이는 관객과 선수 모두 의도하지 않은 부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플래쉬 울브즈는 과연 고의로 퍼즈를 걸어, 결승전에서 이를 악용한 것일까요? 묘한 타이밍에 의해 많은 관객들이 심증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후 유니콘스 오브 러브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의 결함과 퍼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결국은 IEM 오클랜드의 다소 미흡했던 경기 시설이 주 원인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플래쉬 울브즈는 '의도적 퍼즈 악용'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게 되었지요.

경기 관람을 방해하고, 게임의 흐름을 깨고, 경우에 따라 악용될 여지마저 있는 퍼즈 이슈. 모두에게 불편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아직도 추상적인 방법들 뿐인 듯 합니다. 규정을 명확히 하고, 선수들의 원활한 경기를 보장하는 완벽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더,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