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면 기본 다운로드는 100만 이상이지", 로비오(rovio) 社에는 이러한 농담 섞인 말이 있다. 따지고 보면 우스갯소리는 아니다.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일정 수준 지표를 나타내며,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큼의 지수는 아니지만, 영화화와 같은 지속적인 IP 상품화 전략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조이시티는 이렇게 세계적으로 친숙한 IP를 활용해 ‘앵그리버드 다이스’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오늘(2일) 그 모습을 선보였다. ‘앵그리버드 다이스’는 조이시티의 화제작 ‘주사위의 신’의 플레이 방식을 참조해 새롭게 만든 주사위 전략게임이다. ‘주사위의 신’의 틀과 ‘앵그리버드’라는 친숙한 IP로 그 첫인상은 낯설지 않고 반가운 느낌이 든다.

너무 친숙한 나머지 진부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만큼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앵그리버드 다이스’의 강점이다. 과거 캐쥬얼한 모습으로 제한적인 유저층을 확보했던 앵그리버드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 게임은 주사위 장르를 도입해 더욱 폭넓은 유저층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친숙함을 공략으로 내세우며 또 다른 주사위 게임을 선보인 조이시티는 과연 목표하는 지표를 얻을 수 있까? 이에 인벤은 분당구에 위치한 조이시티 사옥에 방문해 강석진 개발 팀장과 설웅경 사업 매니저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강석진 개발 팀장(좌), 설웅경 사업 매니저(우)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강석진 개발 팀장: 조이시티를 시작으로 게임을 계속 만들었다. 15년이나 됐다. 프리스트 러쉬를 시작으로 에어로너츠, 좀비가 세상을 지배한다, 정령의 날개 등 여러 게임을 기획했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게임빌이 첫 직장이었다. 게임 기획자로 일했고 그 뒤에는 온라인, 모바일에서 일했다. 3~4년 전쯤 조이시티에 입사해 정령의 날개를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주사위의 신, 앵그리버드 다이스 사업 쪽 일을 시작했다.


Q. '앵그리버드 다이스'는 어떤 게임인가? '주사위의 신'에 앵그리버드 IP를 씌웠다는 말을 들었다. '주사위의 신'과 비교한다면?

설웅경 사업 매니저: 말한 대로 ‘주사위의 신’에 앵그리버드 IP를 입혔지만, 아류작은 아니다. 또한, ‘주사위의 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캐릭터의 움직임, BM, 스킬 카드 연출 같은 부분을 변경했다. 주사위도 새롭게 만들었다. 작년 5월에 개봉한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The Angry Birds Movie)’에 나오는 요소를 게임에 넣으려 노력했다. ‘앵그리버드 더 무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보드게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다양한 IP가 있다. 왜 앵그리버드를 선택했나?

설웅경 사업 매니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로비오가 본격적으로 앵그리버드 IP 판매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캐릭터에는 팔다리가 없다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시작했다. 디즈니(Disney)가 취한 전략을 로비오도 따라가는 모습이다. 이에 로비오는 앵글리버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사를 찾고 있었고 NHN에 연락 후 우리 조이시티에도 연락이 왔다. 로비오 측은 조이시티의 ‘주사위의 신’이 아시아에서 괜찮은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고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보드게임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먼저 주었다.

‘앵그리버드’는 굉장한 IP이기에 우리 쪽에서도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해 국내는 물론 북미나 유럽에서도 큰 성과를 내보자는 결심을 했다.

▲ 팔다리가 생긴 친구들...

Q. 로비오와 계약 후 ‘앵그리버드 다이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나?

강석진 개발 팀장: 작년 3월을 기준으로 개발팀이 본격적으로 작업을 착수했다. 약 23명의 인원으로 10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기간이 너무 짧아서 힘들었다. 짧은 기간 내에 퀄리티를 잘 뽑아내야만 했다. 또한, IP를 가진 회사랑 처음 일하기에 다소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소소한 거에 신경을 많이 썼고 서로 의견을 맞춰가는 데 집중했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처음 개발은 가볍게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주사위의 신’에 앵그리버드 옷만 입힐 생각이었다. 하지만 개발을 시작하니 개발자로서의 욕심이 생겼다. 결국, 하나하나 신경을 쓰게 됐고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나 유럽 유저들의 취향도 고려했어야만 했다. 로비오 본사나 북미 테스트를 통해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결국 ‘주사위의 신’같은 방향으로 가면 안 되고 모든 국가의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했다. 이에 따라 튜토리얼 같은 경우도 더욱 친절하게 디자인했으며, 다양한 부분을 새롭게 만들었다. ‘앵그리버드 다이스’를 개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답을 찾아야만 했다. 이런 부분이 개발자 입장에선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Q. 북미나 유럽 시장에 대한 언급이 많다. 현재 글로벌 런칭이 목표인가?

설웅경 사업 매니저: 그렇다. 글로벌 시장이 목표다. 사실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영화가 국내에서는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중화권이나 북미, 유럽에서는 꽤 좋은 성과를 얻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작년 5월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

Q. 해외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국내 시장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

설웅경 사업 매니저: 북미 유저들은 솔직하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재미없으면 그냥 재미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시아 유저들에 비해 게임에 대한 학습 속도가 느리다. 게임 플레이 방식에 있어 디테일한 설명을 하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따라서 튜토리얼이 정말 중요하다.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전체적으로 수정했다.

아시아 유저에겐 튜토리얼이 스킵도 되어야 하고 성장이 빨라야 좋아한다. 하지만 아시아 유저들이 원하는 빠른 진행 방식을 그대로 쓰면 북미나 유럽 유저들은 오히려 혼란스럽게 느낀다. 글로벌 런칭을 위해 이러한 부분에 집중하고 아시아나 북미, 유럽 유저들이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조율했다.


Q. 국내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정형화된 별 시스템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어떠한가?

설웅경 사업 매니저: 별 시스템은 현재 뽑기 시스템의 핵심 BM처럼 느껴지고 있다. 확률적인 시스템이라든지 다양한 이유로 국내 유저들은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부분이 국내 시장 공략에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해외 시장은 조금 다른 감이 있다. 몇몇 별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 같은 경우 해외 유저들의 거부감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어 유저들에게 이질감이 없고 친숙하다고 판단했다. 로비오 측에서도 이러한 BM 모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강석진 개발 팀장: 별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BM 모델을 고민하고 있으며, 꾸준히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별 시스템 같은 경우 현재 검증된 BM 모델이기에 쉽게 바꾸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갑작스러운 변화는 리스크가 있기에 지속해서 연구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Q.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도 소프트 런칭했다고 들었다. 긍정적인 지표를 얻었나?

설웅경 사업 매니저: 반응은 괜찮다. 리뷰나 평점도 5점 가까이 나와서 좋은 편이다. 소프트 런칭이다 보니 마케팅 부분에 신경을 쓰진 않았다. 잔존율이나 과금액 같은 경우 목표에는 도달했다. 소프트 런칭은 서비스에 문제는 없는지, 버그는 없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Q. 정식 런칭 후, 목표하는 지표가 있는가?

설웅경 사업 매니저: 다양한 국가에서 소트프 런칭 단계를 밟아 나갔다. 사실 로비오에는 지표에 대한 지침 같은 게 있다. 어느 정도의 수치에는 달성해야만 한다는 그런 지침 말이다. 국내 런칭에 있어 목표 수치를 잡아둔 상태로 로비오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

금일(2일) 런칭하고 이틀 동안 유저 잔존율 목표는 50%며, 일주일 후에는 약 35%~40%가 목표다. 로비오 지침상 이 정도 수치는 도달해야만 한다. (웃음) 유저당 과금률도 약 1~2% 도달해야 한다는 지침도 있어서 노력 중이다.

▲ 클라스 선택 장면

Q. 다이스의 운적인 요소를 탈피해 전략과 실력 중심으로 게임이 전개된다고 들었다. 게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강석진 개발 팀장: ‘주사위의 신’에는 캐릭터가 수치만 가지고 있다. ‘앵그리버드 다이스’에는 캐릭터가 특성과 특수 스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카드덱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략적인 요소가 달라질 것이다.

또한, ‘주사위의 신’과는 달리 맵이 2개로 시작한다. 오리지널 맵과 콤팩트 맵이 있다. 각 맵의 승리 포인트가 다르다. 플레이어가 어떤 맵에서 어떤 카드를 조합하고 어떤 순서로 카드를 사용함에 따라 게임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Q. 모드 한판을 진행하면 시간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걸리는가?

강석진 개발 팀장: 맵에 따라 다르다. 오리지널 맵은 10분 정도다. 콤팩트 맵은 5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 10분 정도의 긴 플레이 시간으로 처음에는 걱정했다. 따라서 플레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콤팩트 모드를 만들어 적용했다. 해외의 경우, 오리지널 맵의 선호도가 높다. 차곡차곡 쌓아가고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요소를 즐기는 것 같다. 플레이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것에 대해 화는 내는 빈도수가 아시아 유저에 비해 적은 것 같다.

해외 유저들은 천천히 즐기며, 게임을 장악했다는 것을 중요시 생각한다. 또한, 전반적으로 게임 내 모든 룰을 파악하고 게임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고, 국내 유저들은 룰을 익히지 않고 게임 플레이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을 원한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콤팩트 맵같은 경우, 빠르게 끝내면 3분이면 끝난다. 빠른 진행을 원하는 아시아 유저를 고려한 맵이다. 콤팩트 맵을 만들고 처음 런칭할때, 속도감 있는 진행을 많은 유저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국내에서도 취향에 따라 오리지널 맵을 선호하는 사람과 빠르게 진행되는 콤팩트 맵을 선호하는 사람으로 나뉘었다. 따라서 결국 두 가지 맵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1:1, 2:2와 같은 모드도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한다.

▲ 게임 조작 화면

Q. ‘앵그리버드 다이스’를 기존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시리즈와 비교해 설명한다면?

강석진 개발 팀장: 기존 앵그리버드 시리즈는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게임이었지만, 실시간 PVP가 없었다. 글로벌 IP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혼자서 즐기는 것이 중심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유저가 오랜 시간 즐겨서 목표를 달성한다든가 특정 욕구를 완수하기 위한 게임은 아니였다. 하지만 ‘앵그리버드 다이스’는 하드코어 하다. 오랫동안 플레이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고, 이를 위해 경쟁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욕구 달성을 위한 요소가 존재한다. 성인 취향이라 말할 수 있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기존 앵그리버드 시리즈는 5세~30대 유저층을 중심으로 라이트한 게임처럼 느껴진다. 로비오는 이를 탈피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밝은 환경 색을 죽이고 폭넓은 유저층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로비오는 아시아 같은 경우 20~30대를 타켓팅하고 있지만, 서구권은 30~40대를 타켓팅하고 있다. 앵그리버드 IP를 좋아하는 성인들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앵그리버드 다이스’다.

▲ 스킬 카드 설명

Q.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게임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개봉한 '앵그리버드 더 무비'와 연관성이 있나?

강석진 개발 팀장: 인트로 영상을 보면 영화의 세계관은 유지되지만, 스토리는 약간 다르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는 다 나온다.


Q. 오랜만에 등장하는 앵그리버드로 이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게이머도 있지만, 너무 우려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런 시장 반응은 어떻게 생각하나?

설웅경 사업 매니저: 시장성을 인지하고 있기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근에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게임은 약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로비오가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앵그리버드 IP 게임은 기본이 100만이야”라는 말이 있다. 앵그리버드 시리즈가 현재까지 보여준 수치를 확인해 보면 근거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보드게임 장르는 현재 아시아에서 충분히 시장성을 입증했으며, 북미나 유럽 시장에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앵그리버드를 사랑하는 국내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설웅경 사업 매니저: ‘앵그리버드 다이스’는 슬로게임에 가깝다고 표현할 수 있다. 유저들이 천천히 학습하고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요즘 대부분 모바일 게임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중심이지만, 천천히 게임성을 즐기는 유저도 많다고 생각한다. 꼭 이겨야만 성장하는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할 때마다 다양한 재미를 느끼도록 디자인했다.

강석진 개발 팀장: 열심히 만들었다. 내부에서 플레이할 때는 재미있게 했다. 게임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잘 나왔다. 기존작을 계승한 게임으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전체적인 밸런스 및 유저들이 느끼는 만족감 등을 개선했다. 플레이를 통해 보다 더 깊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귀여운 주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