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국내 e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는 적지 않다.

강남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는 지난 3년 동안 e스포츠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3년간 7개 종목, 79개의 대회, 628회의 경기가 진행됐고, 18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또한, 넥슨은 자사 게임 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LCK 리그가 넥슨 아레나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넥슨은 피파온라인, 카트라이더,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다양한 종목에 투자, 운영하고 있다. e스포츠가 더는 단 하나의 종목의 흥망성쇠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저변이 넓어지는 중이다. 이렇게 넥슨이 e스포츠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를 통해 넥슨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넥슨 e스포츠팀 김세환 팀장을 만나 넥슨이 꿈꾸는 e스포츠에 대해 들어봤다.


Q. 먼저 독자분께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넥슨 e스포츠팀 담당자 김세환 팀장이다.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지는 5년 정도 되어갔다. 넥슨 e스포츠팀은 2014년에 정식으로 생성됐다. 그 전에는 각 게임팀에 소속되어 e스포츠 리그가 운영됐다. e스포츠를 좋아해서 스타크래프트 시절 e스포츠 리그를 주로 시청했다. 게임회사에 취업하고 나서는 리그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e스포츠 리그를 챙겨보고 있다.


Q. 넥슨이. 지금까지 몇 개의 종목과 몇 번의 대회를 개최했는가?

총 7개의 게임에 79회의 대회를 진행했다. 피파, 카트라이더, 도타, 카운터 스트라이크, 사이퍼즈,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리그가 열렸다. 내가 직접 운영을 맡은 종목은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카운터 스트라이크, 총 세 종목이다.


Q. 자사가 개최하는 종목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은 카트라이더다. 리그 운영을 맡으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기존의 틀을 많이 바꿨고, 사용자분들께서 다행히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 피파온라인과 비교할 순 없지만, 피파온라인보다 어려운 환경에도 꾸준히 발전해온 것 같아 애착이 간다.


Q. 카트라이더 리그 운영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어떤 식의 변경이 있었는지 알려줄 수 있는가?

카트라이더는 개인전 위주로 대회가 진행됐었다. 여기에 팀적인 요소를 도입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개인전과 팀전 두 가지 듀얼 레이스를 진행하도록 수정했다. 팀 게임이 도입되면서 전략이 다양해졌다. 누군가는 앞에서 선두를 다투고, 누군가는 뒤에서 상대를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아이템 전에서도 아이템에 따라 전략도 달라지고 재밌는 경기도 많이 나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Q. 넥슨 e스포츠 7가지 종목이 갖는 각각의 매력은 무엇인가?

피파온라인 경기는 보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골대 앞에서 상대 수비수를 어떻게 제치는지, 슛을 어떻게 하는지 초점을 맞춰서 보면 재미있다. 카트라이더는 아이템전이든, 스피드전이든, 0.01초 차이로 역전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선수들이 있기에 명장면이 나오고 유저들이 열광할 수 있었던 듯하다. 선수들이 명경기를 만들면서 유저와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렸던 것 같다.


Q. 카운터 스트라이크 좀비 리그는 어떤가? 처음 좀비 리그를 봤을때는 이걸로 e스포츠를 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처음엔 나도 좀비 리그가 e스포츠가 될 수 있는지 의심을 했다. 기본적으로 좀비가 인간을 이길 수 없게 되어있지만, 선수들이 전략과 전술, 역할을 세분화하면서 비슷한 승률을 보였고, 호흡이 필요한 팀 게임이 되었다. 밸런스 부분도 여러 가지를 고민해 선수들의 전략, 전술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했다. 밸런스가 맞아들면서 아슬아슬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좀비 리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나와 만족하는 중이다.

▲ 매일 e스포츠 경기가 열리고 있는 넥슨 아레나

Q. 지금까지 넥슨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면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는가?

대회 진행 방식을 바꿔가면서 유저들이 게임 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왔다. 직접 관람을 오는 분들께는 어떤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지도 고민했다. 올해는 리그를 구조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방송 리그가 최상위 리그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아마추어 리그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매달, 혹은 매주 상시로 대회를 열고 온라인을 통해 중계하면서 시청자분들께도 계속 즐거움을 드리고자 한다.

모바일 e스포츠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기에 e스포츠 리그가 함께 운영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의 주기가 아주 짧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최선인지 계속 고민 중이다.


Q. e스포츠에 투자를 지속해서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스포츠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넥슨 아레나에서 받은 입장료는 계속 기부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은 것이다. 단순히 게임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다시 게임을 즐기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Q. 넥슨도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듯한데?

욕심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아쉽지만, 현실적으로 힘들기에 이후 좀 더 대중화된 종목이 나온다면 꼭 도전하고 싶다.

▲ 넥슨 e스포츠를 지탱하는 두 기둥 피파온라인과 카트라이더

Q. 아마추어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한다고 했다. 가장 먼저 운영해보고자 하는 종목은 무엇인가?

하이퍼 유니버스를 먼저 운영해보고 싶다. 피파 온라인과 하이퍼 유니버스에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 하이퍼 유니버스가 좀 더 탄력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게임이 굉장히 잘 나온 편이기에, 인지도가 좀 더 오른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듯싶다.


Q. 하이퍼 유니버스는 공격의 방향이 단조로워 전략이 단순하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캐릭터의 특성들이 살아난다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다. 앞에 탱커를 두고 뒤에서 화력 지원을 하는 식으로만 일률적인 방식으로 한타가 일어나도록 두진 않을 것이다. 상대의 뒤를 노리고 위에서, 혹은 밑에서 들어오는 하이퍼들의 기술과 개성이 드러날수록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오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기대되는 것 중 하나다. 여러 가지를 제시해보고 이에 맞춰 발전해나가겠다.


Q. 넥슨이 생각하기에 e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인 듯하다. e스포츠든, 스포츠든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다. 선수가 있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특별한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나도 하고 싶은 것이다. 선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그 해답을 아마추어 리그에서 찾았다. 아마추어 e스포츠 리그의 저변을 넓혀 그들이 즐길 수 있는 그라운드를 조성하는 것. 그렇게 선수가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Q. 넥슨 e스포츠를 지켜보는 유저들을 위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우리 넥슨 e스포츠 리그가 유저분들께 좋은 평가만을 듣고 있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e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은 e스포츠를 통해 매출을 바라는 것이 아닌, 유저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자 한 것임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넥슨에서 하는 e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생기는 리그들에 관심을 가지고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