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여가로만' 즐겨야 하는 게임이 학생들의 생활 속에 깊이 '침범'하며, 한참 집중해야 할 학업에 방해를 준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넓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단체들과 캠페인들이 이러한 인식을 깨기 위해, 아니면 적어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게임과 학업. 그 둘이 가진 양립된 인식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ESC 에버(現 bbq 올리버스)를 창단한 기업 e스포츠커넥티드(ESC)다. ESC는 그간 아현정보산업고등학교와 협력해 게임 과몰입 치유 수업을 지원하는 등, 게임에 대한 교육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특히, ESC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e스포츠 특기 장학생 선발은 게임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 미국 대학 진학의 기회를 제공하고 적게는 30%, 많게는 70%까지 장학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임에 대한 소질이 있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에게는 미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다.

아직은 e스포츠, 장학생, 그리고 유학이라는 단어의 연결이 어쩐지 익숙하진 않다. 과연 ESC가 추진하고 있는 e스포츠 특기 장학생 선발은 어떤 프로그램일까? 사업지원을 맡고 있는 송성창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ESC 송성창 대표의 모습


Q. 한국에서 게임으로 유학을 가고, 장학금까지 받는다. 아직은 익숙치 않은 이야기인데요, 먼저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생각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게임과 교육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리고 그 주체(동전)는 ‘학생’ 으로 같다.' 저 역시 게임계와 e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게임과 e스포츠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과 변화를 만들 수 있길 바라 왔습니다.

게이머들의 생각이나 커뮤니티의 반응을 봐도 알 수 있듯,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은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압박을 받고, 다른 일이나 취미에 비해 비교적 낮게 평가되는데서 오는 자격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회에서 게임을 하는 우리가 더 떳떳해질 수 있는 무언가를 내놓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임 사회에서, 기성 세대들이 이해할만한, 나아가 게임 산업 자체의 위상이나 잠재력을 어필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결국 '교육' 이었습니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테스트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발굴되지 못하는 게이머가 대부분입니다. 게임을 누구보다 즐기고 열정이 있지만, 각종 이유로 프로게이머가 되지는 못했던 사람들에게 새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그런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어떤 대학과의 연계를 알아 보셨나요?

물론 한국 대학을 좀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굉장히 어려웠지요. 대부분의 대학들 역시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교육 시스템에서 어느 정도 융통성과 자유를 갖기 어려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프로그램이 도입되기에는 아무래도 단기간에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게 미국의 대학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UC 어바인 대학교를 알아보았습니다. 우리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로버트 모리스 대학(이하 RMU, 일리노이 캠퍼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UC 어바인의 디렉터 '마크 뎁'과 RMU의 디렉터인 '커트 멜처'는 이미 서로 다 알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우리가 어떤 식으로 한국에서 e스포츠 장학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미국의 e스포츠 기반을 갖춘 대학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한국 선수나 한국의 e스포츠 특기자를 받고 싶어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이 가진 e스포츠의 위상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RMU와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 RMU의 e스포츠 특기생 선수들의 경기 후 모습


Q. 그렇다면 RMU는 어떤 대학교이고, 어떤 점이 e스포츠 장학 프로그램을 같이 하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나요??

가장 마음에 든 점은, RMU에는 그들만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RMU는 사립 대학교로서는 처음으로 e스포츠 장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한 곳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 프로그램의 태동이, 전부터 존재했던 전통적인 스포츠 특기생과 동일한 과정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골프나 농구 등 예전부터 인기가 있던 일반적인 대학 스포츠들처럼, 전통적
스포츠라고 할 수는 없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일반적인 스포츠로 인정하고 동일한 위상으로 대했습니다.

디렉터인 커트 역시 대학 스포츠 쪽에서 오랜 커리어를 갖고 있었고, 이제는 e스포츠에도 열정을 갖게 된 믿음직한 사람입니다. 열정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전통 스포츠를 감독해 온 그만의 노하우가 믿음직스럽기도 합니다. 그와 함께 전통 스포츠에서 쌓아 온 노하우와 그들의 시설, 장학금, 체계를 실질적으로 공유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Q. 프로그램에 따라 해당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어떤 과로 입학할 수 있는 것인가요?

Varisity라는 특기생들을 위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신의 과는 직접 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과를 전공하며 e스포츠 특별 활동을 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육 특별 활동에서 e스포츠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학교에서는 체육 대학 쪽으로 자신의 과를 정하길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체육이 아닌 그 외의 과를 선택하고, 체육 프로그램은 자유롭게 겸하곤 합니다.

또한 미국 대학은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를 중요시합니다. 그에 따른 단점은 한 가지에만 몰입을 할 수 없고, 피곤하다 하더라도 자신의 과에 대한 전반적인 성취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점도 있는데요, 비록 체육 특기생이지만 다른 과목들을 이수하면서 배운 지식을 통해 과 외의 전공으로도 진로를 뻗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축구 선수가 다리를 다쳐서 선수 생활이 힘들다 해도, 선수가 아닌 매니지먼트나 스포츠 언론사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넓은 스펙트럼을 권장하는 시스템 때문에 영어 실력을 중요시합니다. 게임 안에서의 대화 외에도, 학교에서는 학생이 언어 소통을 통해 교양과 문화를 배우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Q. 입학이 상당히 까다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나요? 금액이나 티어 등 구체적인 자격 조건이 있습니까?

크게 보면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영어와 게임 실력. 비행기를 태우기 전에 우리가 하는 역할은 학교가 원하는 영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돕는 것과, 자기 어필입니다. 수상 경력이나 개인의 잠재력, 또한 팀적으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소개서를 통해 어필해주기도 합니다. RMU의 e스포츠 팀에는 1군과 예비 후보군이 있습니다. 마치 축구, 야구 같은 스포츠 팀처럼요. 우리는 발굴한 인재의 성질을 파악해서 최고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학교에 어필되는 것을 돕습니다. 향후 이 선수가 1군에 들어갈지, 예비 후보군에 들어갈지는 그 쪽의 코치진을 통해 정하게 됩니다.

1군과 후보군은 장학금 대우가 다릅니다. 1군이 되면 등록금의 70%를 장학금으로 제공합니다. 후보군은 35%를 제공합니다. RMU는 사립 학교라 우리 기준에서 등록금이 꽤 비싼 편입니다. UC 얼바인 대학 역시 공립 학교지만 유학생에 대한 등록금은 비싼 편입니다.


Q. 그 외에 드는 비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외에 의식주 등의 체류 비용은 자기가 쓰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법률상 유학생들은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벌기가 힘들게 되어 있습니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죠. 그 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캠퍼스 잡' 을 내놓고 있습니다. 학교 e스포츠 프로그램에서의 코칭 스태프나 시설 매니저, 팀 매니저 등으로 파트 타임 잡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유학생들이 생활 공간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학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각자 알아서 방을 얻어 살아야 하는 형태지만, 학교와는 새롭게 '팀 하우스' 를 만드는 것을 이야기 중입니다. 같은 특기생들과 같이 연습을 하고 생활하는 팀 하우스 말이죠. 또한, 수많은 LCS 팀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LCS 팀들의 팀 하우스 근처에 특기생들의 팀 하우스를 갖는 것을 논의 중입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주거에 대한 생활 비용도 크게 절감되고, 진로에 대한 안정감도 얻습니다. 특기생 중에서 해당 팀의 프로로 전향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서 말이죠.

▲ 프로 팀처럼 팀 하우스 생활에, 프로 전향 지원까지!



Q. 입학하게 되면 어떤 교육 과정을 이수하게 되나요?

일단은 대학의 1학년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한국의 대학들처럼 기본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양 필수 과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목을 듣는 것 만큼이나, 체육 특기생인만큼 기량을 유지하기 위한 실력 유지 역시 필요하겠죠. 공인된 대회를 나가 성적을 내거나, 꾸준한 연습을 하는 것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점 대체 역시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전공을 하는지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전공을 이수하던, 나와서 뭘 하는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학 생활은, 다른 것보다 대학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처음 만난 미국 사회에 녹아 들어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원하는 진로에 몸담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나를 어필하기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그램에 의한 e스포츠 특기자로서 어드밴티지가 물론 있겠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보장받기에 충분하진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다만 e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미국 사회에 점차 녹아들면서,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길들이 화학 작용처럼 일어날 수가 있다고 봅니다. 이것들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딱 떨어지는 대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Q. 그렇다면 졸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학점 이수인지, 혹은 본인 선수로서의 커리어와 성과로 자동 졸업인가요? 그리고 졸업으로 인정이 되나요, 혹은 수료로 인정이 되나요?

졸업입니다. 정상적인 학위를 받게 됩니다. 처음부터 대학의 정규 과정으로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요구 사항은 학교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필수적인 교양 학점을 듣고, 어느 정도를 이수해서 졸업을 해내는 기본 방식을 따라갑니다. 물론 e스포츠 프로그램 내부에서 성적 하락으로 1군에서 후보군으로 내려가거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졸업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현재는 학교와 졸업과 성과에 대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학교 측에서는 아무래도 졸업생으로 인한 뭔가의 성과를 얻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장학금을 받는다 해도 금액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와중에, '스스로 알아서 진로를 찾아라' 라고 하면 고민중이던 많은 사람들이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요?

모든 유학생들이 그런 고민을 합니다. 이에 대한 대답의 예시는 많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대학을 나오면 이런 회사에서 얼마를 받고, 이런 업계로 진출한 졸업생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등의 구체적인 이야기 말입니다. 저희도 어느 정도의 특정한 수입에 대한 수치와 진로의 예시를 보여주긴 합니다. 하지만 그저 보여주는 것일 뿐, 모든 구체적인 부분을 저희가 미리 설계하고 이야기해줄 수는 없습니다.


Q. 무엇보다 e스포츠로 먼 곳에 장기간 유학을 간다는 것에 대해 많은 기성 세대나 부모들의 우려가 있을 법도 합니다.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저 역시 게임와 e스포츠의 종사자로서, 저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다보면 어떤 구단주가 무슨 팀에 거액을 투자했다던가, 어디 기관에서 e스포츠에 얼마를 투자했다던가 하는 각종 해외 뉴스들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뉴스라도, 그것은 먼 곳의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관심갖는 것은, 지금 여기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냐는 것들입니다.

부모님들에겐 아무래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드립니다. e스포츠라는 것은 결국 새로운 산업이고,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사업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경기에서 이 모든 생태계가 탄생합니다. 다행히 뉴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의 e스포츠 시장 역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e스포츠를 이끄는 프로게이머들이 이 사회에서 가치있게 기능할 수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비로소 게이머는 새로운 스포츠 산업을 이끄는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점을 이야기드리고 싶지만, 부모님들에게는 먼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실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드리곤 합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님들이 게임을 하는 자녀와 평소 소통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역시 점점 똑똑해지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게임을 하는 자녀들에게 이야기를 나누는 걸 예전보다도 훨씬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런 부모님들에게는 유학 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득하기보단, 기존에 느껴 온 부모와 자녀 간의 게임으로 인한 단절이나 의사소통의 부재에 대한 상담을 먼저 합니다.

상담을 많이 해본 결과, 주로 부모님들이 두려워하는 부분은 게임으로 인해 자녀가 대학에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우려에 대한 상담을 하며, 원하는 대학에 가서 원하는 과를 나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많이 힘들어진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희는 다른 길을 제시해드리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서 원하는 과에 들어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가 충분함을 말씀드립니다. 아무래도 국내 입시 시스템에 의해 부정당할 수밖에 없는 학생 게이머들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죠.




Q. 프로그램이 착수된지 1년 정도 되었다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남은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해결할 과제들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희가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모든 학생과 게이머들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전부 해결해내진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게임에 대한 부모나 교육계의 시선을 통째로 바꾸거나 그런 것 말입니다. 하지만 작지만 위대한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변화를 만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RMU에서 하고 있던 프로그램 역시 앞서 말했듯 다른 나라, 먼 나라의 이야기였을 뿐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게임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것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게임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는 회사로서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지에 공감을 하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유학원처럼, 모두가 쉽게 갈 수 있는 보편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시작하기 전에 대화가 많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규모를 부풀려서 많은 게이머를 해외로 보낼 계획도 없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이 의미에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물론 금액도 많이 들지만, 자녀와 떨어진다는 것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하나의 가족마다 기나긴 프로세스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 나가다보면, 점점 프로그램에 의한 좋은 영향이 퍼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 앞으로 바라보는 비전은 무엇입니까?

저는 교육의 힘을 믿습니다. 학벌을 떠나 자신이 자신만의 꿈을 만들 수 있고, 이 사회와 경제 안에서 주체적 기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의 힘일 것입니다. 수많은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이나 게이머들의 부모님에게 이런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새로운 교육을 토대로 아이들이 나갈 수 있는 다른 길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삶이 자기가 관망하는 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끔 말입니다.

저는 e스포츠와 게임 그러한 가능성이 충분한 분야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이 시장은 태동기이기 때문에, 거친 꿈을 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이런 길도 갈 수 있는 것을 한 명의 어른으로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진 못하겠지만, 교육으로 갈 수 있는 옵션이 없지 않다는 인식이 된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충분히 정착하고, 대중의 공감을 얻는데 족히 2-3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RMU와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 놓았습니다. 또한 중국의 학교들 쪽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서둘러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은 이해를 위해 소통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는 독자나 진로 고민을 하는 게이머들, 혹은 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제가 평소 생각하는 것은, 이것이 대화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굳이 서두른 결정이나 지나치게 깊은 고민에 빠질 필요도 없습니다. 저희 페이지에 가볍게 문의나 메시지를 주셔도 좋습니다. 일단은 만나고, 대화를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고민 중인 학생이 이 인터뷰를 읽는다면, 부모님과 이야기를 한 번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실력과 영어가 뛰어나더라도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만일 대화가 되었다 하면, 비로소 저희가 같이 실질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저희는 하나의 가능성을 이야기해드릴 수 있고,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될 것입니다. 어떤 부모님이든 학생이든 대화를 시작할 용의가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망생 뿐만이 아닌, 현재 프로 선수들의 부모님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대개 자녀가 게임을 굉장히 잘 하는 것은 알겠지만,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십니다. 상담할 곳이 없어, 심지어는 e스포츠 현장의 스탭이나 관계자들을 붙잡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자녀가 게임을 잘 하고 앞으로도 하고 싶어해서 이것저것 알아보긴 하는데, 일정 단계 이상으로는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해 하십니다. 이런 기회로 저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학기 특기자는 4월 말까지 탐색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다음 학기에 찾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