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7-04-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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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만든 액션RPG는 맞다. 진삼국무쌍을 계승할 자격은?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김강욱(Piino@inven.co.kr)
진삼국무쌍 언리쉬드가 출시되고 벌써 2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진삼국무쌍 원작의 팬으로서 요 근래 가장 기대하던 작품이다. 게임을 어느 정도 플레이한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반반'이다. 모바일 액션RPG로서의 재미는 충분하다. 하지만 진삼국무쌍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보니 마뜩잖다. IP 때문에 게임이 가려진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당황스럽다. 보통은 게임의 매력이 조금 부족해도 IP의 힘으로 메꾸지 않나. 그동안 수많은 IP 기반 게임들을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누군가 그러더라. 모바일로 나온 게임을 원작과 비교하는게 과연 '맞냐'고. 조작법도, 기기 성능도, 화면 구성도 전혀 다른데 같은 선상에서 본다는건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맞다. 사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원작과 비교하면 안 된다. 말 그대로 조건이 공평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무쌍을 모바일로 얼마나 잘 이식했냐"가 아니다. 바로 "무쌍을 모바일에 얼마나 잘 적응시켰느냐"다.



§ 시점 (★★★☆☆) - 쿼터뷰로의 타협, 결과는 쏘쏘

게임을 켜자마자 진행하는 튜토리얼 전투에서 진한 기시감을 느꼈다. 캐릭터를 등 뒤에서 바라보는 원작의 백뷰가 아닌 타 모바일 액션RPG에서 많이 사용된 쿼터뷰 방식을 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는 된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원작처럼 패드의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주변을 돌아보기 어려워 별다른 조작 없이도 가능한 전장을 넓게 보여줄 수 있는 쿼터뷰를 택했으리라. 이해는 가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게임을 조금 플레이해보자 그게 얼마나 짧은 생각이었는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바일 기기는 화면이 작다. PC나 콘솔에서는 큰 화면 덕분에 백뷰를 채택해도 전장을 넓게 볼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캐릭터가 작아지거나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에 반해 쿼터뷰라면 화면이 작더라도 전장을 파악하는데에는 불편함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쿼터뷰 방식이 최선이라는 뜻은 아니다. 백뷰에서 화면을 스와이프해 시점을 돌리는 방법도 있으니 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넣은 카메라 시점 선택지는 확대 이외에 다른 느낌이 없다. 그나마도 최대로 확대하면 쿼터뷰의 유일한 장점인 전장 확인마저 포기해야 한다. 쿼터뷰는 타협의 결과물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스킬을 사용할 때 화면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연출은 칭찬받을만 하지만 이 역시 원작의 그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쿼터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좁은 화면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보여주기에는 이만한 수단이 없고, 이는 그동안의 경험에서 입증되었다. 오히려 그렇기에 아쉽다고 말하면 너무 가혹한 이야기일까.

▲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찐하다.


▲ 시점 변경은 확대 수준이다.



§ 전장 (★☆☆☆☆) -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원작 진삼국무쌍에서 플레이의 전략성을 가장 높이는 요소가 무엇일까. 무장 선택도, 아이템이나 스킬 세팅도 중요하지만 '동선'이야말로 전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쪽을 살리면 저쪽이 죽는다. 사방에서 도와달라 외치는 아군 무장들을 볼 때마다 한숨과 함께 선택의 기로에 선다. 클리어를 넘어서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면 고민은 더해진다.

이는 단순히 전장의 넓이 문제가 아니다.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은 기본이다. 막혔던 길이 뚫리고 뚫렸던 길은 막힌다.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동선이 바뀐다. 적토마를 타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며 "살려야 한다"를 되뇌이게 하는 것은 전략성 뿐 아니라 게임에의 몰입도도 높여준다.

하지만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에는 그런 재미가 없다. 한 판을 2분 내외로 짧게 가져가려 했던걸까. 원작의 전장 개념은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물건을 파괴해 아이템을 얻는 요소는 남아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그냥 액션RPG였다면 이해한다. 하지만 진삼국무쌍 아닌가. 전장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정보들이, 그리고 그것들을 찾아다니던 때가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 그냥 가라는대로 가면 된다.


왜 그랬을까. MMORPG의 필드까지 만들어내는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모바일에서도 원작만큼의 전장을 구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쿼터뷰 시점이기에 원작보다 더 흥미진진한 요소를 많이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다른 액션RPG와 동일한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짧게 가져갔을까? 육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반적인 흐름을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반복 전투로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확보했어야 하니 말이다.

물론 짧은 전장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이를테면, 원작에서는 하나의 스테이지로 끝나는 관도대전도 여러개의 스테이지로 쪼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원작에서는 흐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투 중에 등장인물들의 대사 몇 줄로 처리해야 했던, 그나마도 전투에 집중하면 그냥 넘기기 일쑤인 부분을 스테이지 전 후에 나오는 스토리 대사로 격상시켜 이야기를 더 깊이 가져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모바일 환경임을 고려하면 한 판에 10분 이상 걸리는 원작의 전장은 확실히 부담스럽다. 앞서 말했듯 반복 플레이로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얻는 육성 방식을 채택했기에 하나의 스테이지가 길어지면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릴테니 말이다. 여기에 스테이지 진입 시 필요한 만두라는 재화의 존재 의미를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자동전투의 AI 문제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고.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전장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고민이 부족했다"이다.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플랫폼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게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만든 것에 대한 변명은 되지 않는다. 적어도 무쌍이라는 이름을 짊어졌다면 모바일에 올바로 적응시키기 위해 이보다는 더 고민했어야 한다.

▲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즐길 수는 있다.


▲ 원작에서는 한 스테이지로 끝나지만 모바일에서는 여러개로 분리했다.



§ 전투 (★★★★★+★) - 인정. 이거 하나는 확실히 살렸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전투는 잘 만들었다. 두 번 반복한다. 잘 만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적들만 많이 나오는 액션RPG인줄 알았다. 10명 나올걸 50명으로 늘려놓고 무쌍이라 말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일기당천의 재미와 전투의 긴장감이 적절히 버무러져 있다. 모바일 액션RPG에서 수동 전투는 그냥 장식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손으로 플레이하는 맛을 잘 살렸다.

손맛이 살아있다는 것은 타격감이 좋다는 뜻도 되지만, 자동 전투에 비해 손으로 플레이했을 때 선택지가 훨씬 넓어진다는 뜻도 된다. 자동 전투는 평타만 반복하다가 쿨타임마다 의미 없이 스킬을 난사한다. 심지어 전방에 잡졸 한 명밖에 없어도 말이다. 하지만 수동 전투는 다르다. 원하는 대로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다.

물론 원작처럼 콤보를 자유롭게 넣고 끊으며 공콤을 이어가는 정도의 손맛은 아니지만 그 매력은 충분히 살렸다. 평타를 통해 적 무장의 아머 게이지를 깎고 살짝 평타를 섞어 경직을 준 후 스킬을 사용, 공중으로 띄운 후 땅에 떨어지지 않게 스킬과 평타를 적절히 넣는 컨트롤이 가능하다. 적 병사를 처리하는 것도 마찬가지. 지금 이 스킬을 적을 모아놓고 쓸 것인가 적진 중앙으로 뛰어들어가 쓸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적 무장의 위치, 궁수의 위치를 끊임없이 계산해야 한다. 말은 복잡해보이지만 지극히 단순하다. 몇 번 하다보면 몸으로 익혀진다.



전투의 각종 효과는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잘 들어가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타격감은 살아있다. 스킬에 따라 카메라 앵글이 변하는 연출은 나름 좋다. 익숙해지면 지겨울 수도 있지만 지루할 수 있는 전투에 적절한 양념이 된다. 다른 스킬 효과도 마찬가지. 난잡하지 않게 꽉 들어찼다.

수동 전투가 재밌다는 말은 자동 전투로는 어렵기 때문에 손으로 극한의 컨트롤을 보여주며 깨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동도 충분히 잘 싸운다. 다만 손으로 했을 때 전투의 쾌감을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그 맛을 굉장히 잘 살렸다.

조작감도 나쁘지 않다. 이 부분이야 워낙 경험이 많을테니 굳이 말할 필요 없지 않을까. 반응도 빠르고 UI 배치도 익숙하다. 원작에서 막기를 잘 써가며 조금 어려운 스테이지도 클리어했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막기가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하긴 하다. 특히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오는데 공격 모션 딜레이 때문에 움직이지 못할 때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른 요소와는 다르게 아쉽지는 않다. 그 나름의 활용도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투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속성별 장수 변경 시스템이다. 3인 태그 시스템? 좋다. 상대 속성에 맞춰서 적당한 속성의 아군 장수를 내보내는 시스템? 이해한다. 그런데 왜, 어째서 속성이 장수에 붙어있는건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원작처럼 무기를 기반으로 했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다. (어차피 육성 요소도 동일한 것 아닌가)

속성이 장수에 붙으면서 굉장히 중요한 변경점이 생겼다. 바로, 장수의 색깔이 바뀐다. 국가별 빨 - 녹 - 파 3색 배치는 이미 정설 아닌가. 장수의 색깔이 바뀌는 것은 시나리오 상에서 어쩔 수 없이 나라가 갈라졌을 때를 제외하면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세상에. 빨간 옷을 입은 조운에 녹색 옷을 입은 여포라니. 속성이 세 개인게 다행이다. 다섯 개였으면 파워레○저 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으리라.

▲ 색깔은 좀 그렇다.



§ 밸런스 (★★★☆☆) - 손빨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진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육성과 전투의 밸런스는 합격점이다. 사실 이 부분을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과금 모델이다. 과거 액션RPG들이 범했던 '실수' 중 하나인, 육성과 과금 모델이 촘촘하게 짜여져 결제가 하나의 수단을 넘어서 필요한 요소가 됐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과금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장수 뽑기, 다른 하나는 무기 뽑기이다.

다만 장수나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곳이 굉장히 많다. 일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 어느새 인벤토리가 가득 찰 정도니 말할 것도 없다. 육성 역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뽑기 자체에 거부감이 없다면 말이다. 물론 진삼국무쌍의 정체성인 장수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단점과, 장수를 뽑아 쓰다 보니 진궁으로 여포를 처치하고 유비가 유비를 구하는 등 스토리 진행해서 다소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점은 있다.

장수를 뽑지 않더라도 스테이지 진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컨트롤 능력이 평균을 크게 밑도는 내가 말하는거니 믿어도 좋다. 아무 문제가 없다. 단지 반복 플레이라는 약간의 밑준비가 필요하다. 일정 주기로 막히는 구간이 있어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에 밀 수는 없다. 이를 두고 밸런스가 이상하다 말을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방식만 알면 다음부터는 시간 문제이다.

장수 간 밸런스는 솔직히 잘 맞춰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뭐, 이건 원작에서도 그랬으니 오히려 자연스럽다. 장수 간 밸런스는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딱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좋은 장수와 나쁜 장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 클리어 보상으로 장수를 얻을 수 있다.



§ 콘텐츠 (★★★★☆) - 과하지 않다. 부족하지도 않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콘텐츠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일반적인 스테이지, 또 하나는 일일 던전 느낌의 콘텐츠 4개, 마지막으로 지역을 점령하는 크로니클 모드이다. 한편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지만, 최근 너무 하루 종일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도 든다.

일일 던전에서는 원작 무쌍 스테이지에서 수행 가능했던 각종 미션을 진행할 수 있다. 충차를 엄호해 성문을 파괴하거나 목우를 추격해 파괴하는 미션, 빠른 시간 내에 1,000명을 처치하는 미션 등 여러가지가 있다. 스토리 모드가 주로 전장의 적을 처치하는데에 중점을 뒀다면 일일 던전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각 미션의 수행 시간도 길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크로니클 모드는 점령은 맞지만 원작 엠파이어스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점령 현황은 매월 초기화되고, 한 주에는 여러 개의 미션이 있어 그것들을 모두 클리어하면 그 지역을 점령할 수 있다.

콘텐츠의 구성이나 분량은 "이정도면 괜찮다" 싶다. 너무 과해 숨이 막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할 게 없어 지루할 정도도 아니다.

▲ 다양한 미션을 즐긴다. 솔직히 스토리보다 재밌다.



§ 시스템 (★★★☆☆) - 디테일에 조금만 더 신경썼다면

완성도는 디테일이다. 큰 것만큼 작은 것도 잘 챙겨야 꼼꼼한 게임이 된다. 없어도 상관 없지만 있으면 편한 것들 말이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이런 면에서 조금 부족했다. 사실 별것도 아니다. 전투 재시작을 누를 때마다 대화와 컷신을 다시 봐야 하고, 뽑기 화면에서는 내가 어떤 장수를 뽑았는지 이름을 확인할 수 없으며(외형은 볼 수 있다), 장수 창에서 이름 정렬이 안된다는 것 정도? 그냥 버튼 몇 번 더 누르면 되는 수준이지만 은근히 불편한 것들 말이다.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한 지금은 사실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귀찮을 뿐이다. 문제는 이런 귀찮음이 쌓여 즐거운 경험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이름 검색 정도는 있었어도...


▲ 나는 누군지 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 세세한 설정이 가능한 것은 좋다.



§ 총평 (★★★★☆) - 진삼국무쌍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봐도 재밌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액션RPG는 이미 장르적으로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세부적인 부분이야 게임별로 다를 수 있지만 전투 방식, UI, 콘텐츠 구성, 육성 흐름,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 등 큰 틀은 비슷하다. 그동안 수많은 액션RPG 게임에서 재미와 매출을 모두 잡기 위한 노력과 실험이 이어졌다. 그 결과 딱 보기에도 비슷한,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이고 나쁘게 말하면 복붙인 게임들이 연달아 출시됐고 또 몰락했다.

그렇다면 개발사들의 고민이 없었던건가? 그건 아니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재미를 위한 수많은 고민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천하진미도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 곰탕은 그대로 두고 반찬을 깍두기에서 겉절이로 바꾸는 정도로 만족할 만큼 유저들은 녹록하지 않다. 그렇기에 걱정이 됐다. 무쌍의 재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장르는 액션RPG인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액션RPG는 이미 '사골'이기 때문이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액션RPG의 측면에서 봤을때 잘 만든 게임이다. 전투의 재미도 그렇고 스테이지 구성이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도 그렇다. 사골 취급 받는 장르임에도, 더 이상 새로울게 없는 장르라 생각했음에도 이만큼이나 만들어냈다. 게임 자체의 재미만 놓고 봤을때 합격점을 훌쩍 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히려 원작의 이름을 떼고 나왔다면 더 크게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진삼국무쌍의 시리즈로 인정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는 약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 재밌음에도, 지금까지 나왔던 모바일 진삼국무쌍 중에서 가장 수작임에도 말이다. 역설적으로 게임이 너무 잘 만들어져서 아쉽다. 차라리 완전 기대 이하였다면 별로 신경도 안썼을 것이다. 조금만 더 다듬었더라면 원작 무쌍과 비견할 수 있었기에 소소한 아쉬움이 단점이 되어 눈에 들어온다.

기존 모바일 액션RPG의 틀에 태울 수 있을 정도로 무쌍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무게는 가볍지 않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역시 마찬가지다. 엔진은 최고급인데 차체가 무겁다. 이제와서 껍데기를 바꿀 수는 없다. 결국 엔진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미 달고 있는 물건이 지금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엔진이다. 무쌍을 올바로 담기 위해서는, 액션RPG가 한 발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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