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 '공성전'. 공성전은 강력한 혈맹들이 진정한 성주가 되기 위해 겨루는 전쟁이다. 한 지역의 맹주로 군림한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ㅡ 리니지2 레볼루션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은 성주가 되기 위해 도전한다.

성주가 되기 위해 공성전을 준비하는 유저들은 강력한 우군들을 모아 연합을 결성해 타 유저들과 맞서는 경우가 많다. 허나 이번 하딘 01 서버 글루디오 성에서는 이변이 나왔다. 바로 연합에 속하지 않은 중립혈 중 하나인 '사신' 혈맹이 첫 번째 성주가 된 것이다.

▲ 하딘 01 서버 글루디오 성주 사신 혈맹


Q. 먼저 공성전에 승리한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이 궁금하다.

= 타 혈맹에 비해 전투력이 많이 부족했다. 이렇게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운 좋게 각인을 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중립혈이다. 어느 쪽도 따르기 싫고 전쟁도 좋아하지 않아 나름대로 우리끼리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번에 공성을 신청하고 나니, 타 연합에서 연락이왔다.


Q. 어떤 연락이 왔었나?

= 중립혈에서 왜 공성을 하냐는 의미가 담긴 연락이었다. 공성 입찰을 한 것은 우리에게 선전포고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이기든 지든 끝나면 무한 전쟁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래서 공성이 끝나자마자 다섯개 혈맹으로 부터 전쟁선포를 받았다. 일부는 응원을 해주신다. 덕분에 공성에 참여하려 했던 중립혈 대부분은 전쟁 중인 걸로 알고 있다. 제대로 싸우면 우리가 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번에 이긴 게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 공성이 끝나자마자 5개혈로부터 전쟁 선포를 받았다고.



Q. 현재 서버의 구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하딘01에는 2개의 연합이 있다. 하나는 신들의전쟁, 신들의성전, 신들의정예, 신들의평화, RVIP, 대왕, 도깨비, 신사숙녀, 귀신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다른 하나는 태극, SPEED, 청개구리, 앤드, 맥심, 보그, 강한친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는 저를 포함한 사신, 기억, 아레스, 레드나이츠, 왕자 등 중립혈이다.

우리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다. 공성전을 즐기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공성 신청만 해도 전쟁을 하려는 게 올바른 방향인가 싶다. 강력한 연합의 혈맹 군주들이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

▲ 1위 2위 3위 전투력의 격차가 크다.


Q. 전투력이 적은 데 불구하고 이번에 승리를 할 수 있었던 전략이나 전술이 궁금하다.

= 글루디오 공성 3개 혈에는 사신, 대왕, SPEED가 참여했다. 그런데 이번 공성에서 태극라인인 SPEED가 빠지면서 대왕과의 1:1 구도가 이루어졌다. 대왕의 경우에는 전투력 3,300만, 우리는 2,900만이었다. 또한 우리는 9명이 부족해서 실질적으로는 1,000만 이상 차이가 났다고 보면 된다.

혈맹 버프는 물론 온갖 음식을 먹었다. 부군주가 직접 음성으로 지휘를 했고, 초기 작전 회의도 진행했다. 그러나 현실은 불의 제단도 얻기가 어렵더라. 내성문이 열리자마자 각인으로 무조건 달렸다. 방어탑이 있지만 모두 무시했다. 각인을 시도하면서 앞에서 인원들이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냈다. 치열한 전투였다.

우리가 앞에서 계속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왕 측에서도 각인보다는 계속 앞에서 막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종 각인 앞에 방어탑이 있는데 무시가 가능하더라. 또한, 이번에 알아낸 부분인데 성물 뒷 지역으로 이동하니 방어탑이 공격을 하지않았다. 그래서 성물 뒤에서 각인을 시도했고 공성에 성공했다.


Q. 상대방보다 숫자가 적은데 어떤 방식으로 적을 막아냈는지?

= 수성 부활지 점령 부분에서 온갖 기술을 사용했다. 팬텀 레인저, 실버 레인저를 이용해 멀리서 적을 공격하고, 팔라딘 및 스펠싱어의 스턴을 활용했다. 나는 어비스워커 였는데 적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쉽게 죽어버려 큰 도움이 못되지 못했다. 메테오 스톰이 이번 공성의 꽃이 아니었나 싶다. 공격력이 강력해 공성에 참여한 혈맹들이 꾸준히 사용한 스킬이었다.

▲ 이렇게 작전회의도 진행한 덕분에


▲ 글루디오의 지배자 호칭을 달수 있었다.


Q. 공성전을 하면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 공성전을 즐기는 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답변드렸지만 사실 '분쟁'이 아쉽다. 뭐랄까... 공성이라는 훌륭한 콘텐츠를 즐기는 기회조차 막아버리는 게 옳은 길인가 싶다. 모두가 즐기는 축제인 만큼 기회는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리의 도전이 잠자고 있는 하딘 01 서버의 중립혈들을 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Q. 혹시 준비하면서 웃픈 에피소드라도 있으셨는지?

= 공성전 축제에 응모할 때 우리는 우리가 이길 것을 믿었다. 그래서 응모도 우리쪽으로 다 넣었다. 물론 디온은 신들의정예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많은 유저가 사신보다는 대왕으로 변경했을거다(웃음).


Q. 공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혈원들간의 분위기? 끈끈한 정이 아닐까 싶다. 다수의 혈맹으로부터 전쟁을 받아도, 사냥하면서 막피(피케이)를 당해도 우리는 웃으면서 대처한다. 힘든길이지만 결정에 따라주고 같은 길을 걷고있는 우리 사신 혈맹 혈맹원들에게 늘 감사하다.

▲ 글루디오는 사신, 디온은 신들의정예, 예측은 적중했다.


Q. 중립혈의 입장에서 현재 연합에게 하고싶은 말은?

= 일단 우리는 특정 혈이나 연합에 적대 감정이 없다. 언젠가는 연합 측에서도 마음을 열어주길 바랄 뿐이다. 저희가 공격의 의지가 없고 맞기만하면 불쌍해서라도 마음이 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웃음).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다려보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 리니지가 전쟁 게임이기는 하나, 서버에 있는 모든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게임이니까. 작은 사회이기도 하고, '독재'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지금 하딘 01 서버에는 신전 연합, 태극 연합이 대립 구도였지만, 태극 연합이 거의 붕괴되면서 독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딘 01 서버에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두에게 열린 기회가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