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게임 속 세계관 및 스토리를 다루는 책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매우 많은 편이다. 출판된 공식 소설만 해도 10권이 넘어가며, 공식 코믹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공개되는 단편 소설과 오디오북 등 블리자드는 방대한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알리기 위해 게임 외적인 요소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와우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가장 최근 발매되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의 경우 꼬일 대로 꼬인 와우 세계관과 스토리를 잘 정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스토리 덕후인 기자 역시 신화부터 시작해 중간에 추가된 세계관인 판다리아까지 잘 조화시킨 연대기를 매우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9일 와우 세계관을 모두 풀어냈다는 신규 책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얼티밋 비주얼 가이드'가 발매되었다. 구매 시 증정하는 한정판 포스터뿐 아니라 각종 신화와 전설, 역사적 사건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종족, 지역, 영웅 등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았다는 소개까지, 많은 스토리 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예약 판매까지 진행한 만큼 이미 발 빠르게 구매한 여러 유저들이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부족으로 책 구매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와우저들을 위해 얼티밋 비주얼 가이드를 읽고 솔직하게 느낀 점을 전달하려 한다.

▲ 초등학생 시절 읽었던 세계 명작 소설이 떠오르는 뒷표지...


▣ 일러스트? 100%, 아니 200% 합격!

만약 일러스트가 목적이라면 절대 망설일 필요가 없다. 당장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기준이기 때문에 해당 시기까지의 전 종족별 수장과 각 확장팩별 최종 보스, 그리고 불타는 군단과 고대 전쟁 시절 인물들까지 모든 일러스트가 완벽하게 들어가 있다.

불타는 성전 확장팩에 맞춰 나왔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트북과는 또 다른, 그 이후의 일러스트들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에 이미 불성 아트북을 구매했던 사람이라도 일러스트 중복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 안타깝게도 벨렌의 경우 완전히 똑같은 일러스트가 메인이지만 후반부 다른 일러스트도 등장한다.

특히 자주 접하던 일러스트뿐 아니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TCG를 포함해 눈에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일러스트들도 함께 담겨있어 수집용으로도 충분히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트북이 아니기 때문에 일러스트 작업 과정이나 게임 적용 과정은 책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완성된 일러스트나 게임 내 모델만 확인할 수 있다.

▲ 살아딘님이 일리계신다!


▲ 빠질 수 없는 오그리마 공성전 시절 트루워치프의 일러스트


▲ 벨렌의 경우 안타깝게도 이전 아트북과 동일한 일러스트가 메인을 장식


▣ 설정집으로는 OK, 전체적인 스토리를 원한다면 글쎄...

만약 와우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역사관을 알고 싶어서 책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다지 좋은 선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유저들의 후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번역 과정의 오류로 몇몇 내용이 잘못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스토리와 역사를 정리했다기보다는 각 인물과 개별 사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가볍게 연대표 확인 용도, 혹은 특정 사건이나 인물, 아이템 등 개별 정보를 알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지만 스토리 전개와 자세한 정보가 알고 싶다면 차라리 와우 연대기가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대기에서 다루지 않는 확장팩과 확장팩 사이, 좀 더 자세한 인물의 스토리 등은 공식 소설책이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단편 소설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즉, 얼티밋 비주얼 가이드는 방대한 와우 세계관을 한눈에 가볍게 정리하는 느낌으로 보기 위해서라면 몰라도, 이 책만으로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와 역사관을 이해하기에는 내용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족별 영웅들, 여러 확장팩의 간략한 스토리와 악역들에 대한 정보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와우 게임과 연관된 설정들을 확인하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아서스 메네실이라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 설명


▲ 제이나와 안두인, 투랄리온 등 인간 종족의 영웅에 대한 짧은 설명


▲ 말퓨리온을 중심으로 관련 사건들을 풀어나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얼티밋 비주얼 가이드는 결국 다양하면서도 멋진 일러스트가 포함된 설정집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제목인 비주얼 가이드라는 부분을 정직하게 따라간 책인 것이다. 특히 각 종족별로 그동안 많이 다뤄지던 유명 영웅뿐 아니라 좀 더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까지 일러스트나 게임 모델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물론 한 권의 책에 신화부터 시작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까지 불타는 성전을 제외한 모든 확장팩, 그리고 다양한 영웅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개별 항목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와우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획득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 소개 문구에서 나와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책으로, 각종 신화와 전설, 역사적 사건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종족, 지역, 영웅 등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았다"는 부분은 정확하게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정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와우 스토리 및 역사를 알고 싶은 유저라면 연대기나 워크래프트 게임 등 다른 방법을 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 현재 일정 금액을 주면 구매할 수 있는 한정 포스터, 포장이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