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프로게이머에게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하는 코너! 이번 영상 인터뷰의 주인공은 롤챔스 섬머 우승 후에 만나본 롱주 게이밍의 '고릴라' 강범현 선수입니다.

숙소 근처에서 사복으로 만난 '고릴라' 선수는 긴 마라톤의 숨을 잠시 고르고 올해 마지막 레이스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엄마' 같이 잘 챙겨준다고 칭찬한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요. 결승전 이후의 근황과 서포터 '고릴라'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그리고 롤드컵 각오까지 들어봤습니다. 조금 새롭게 도전해본 5자 토크까지 놓치지 마세요!

'고릴라' 강범현 선수와 함께한 결승 비하인드 그리고 5자 토크,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촬영: 유희은, 남기백 기자
편집: 유희은 기자




Q. '고릴라' 선수 오랜만입니다. 롤챔스 섬머 결승전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우승해서 기쁜 마음과 별개로, 잠을 자고 일어나서 눈을 뜨면 내가 어제 경기를 했었나 하고 생각될 정도로 정말 허상 같거든요. 그냥 그런 거에서 깨어나고 있고요. 결승전 때 목을 무리를 해서 쉬면서 목 관리를 하고 있는 상태에요.


Q. 지금 목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네요. 평소에는 목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섬머 시작하면서부터 숙소 애들이랑 노래방을 갔었는데 무리를 너무 해서 그런지 그때부터 목이 갔거든요. 결승전 끝나고 병원을 갔더니 성대결절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쉬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Q. 노래방에 자주 갔었군요. 애창곡이 궁금하네요(웃음).

애창곡이라기보다 저는 (노래방 갈 때) 분위기를 타러 가는 스타일이라서 제가 주도해서 부르진 않고요. 애들이 부르는 거 따라부르는 그런 사람이에요. 가끔 부르는 건 임창정의 '소주 한 잔' 말고는 없어요.


Q. 같이 간 사람들 분위기 맞춰주는 그런 거요?

네. 원래 분위기만 맞춰주고 그러는데 무리하다가(웃음).


Q. 잠깐 결승전 얘기해볼게요. 결승전에서 'SKT T1' 만났잖아요. 다전제에서 'SKT T1' 꺾기 쉽지 않은데.

일단 '프레이' 형은 (SKT T1을) 한 번 꺾었는데 저는 두 번 꺾었거든요(웃음). 그런 거에 자부심도 갖는 것 같고, 일단 트라우마가 깨진 게 기쁜 것 같아요. 늘 지던 트라우마에서 이기는 것도 했으니까 다음번에 만나면 예전보다 더 자신감을 가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Q. 평소에도 'SKT T1' 선수들과 친하시잖아요. 결승전 끝나고는 어떤 얘기를 나누셨나요?

'뱅-울프' 같은 경우에는 너무 친해서 눈빛만 봐도 착착 이에요 따로 인사치레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친한데, 결승전 끝나고는 안아줬어요. 안아주면서 롤드컵에서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두 팀 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는 얘기를 했어요. 경기 끝나고 인터뷰에서는 '뱅-울프', 이 친구들 여전히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얘기했던 것 같아요.


Q. '고릴라' 선수는 미담도 많고, 구 락스 때 '피넛' 선수부터 최근 인터뷰하러 나가는 '칸' 선수 메이크업도 직접 해줬을 정도로 주변인을 정말 잘 챙겨주더라고요. 평소에 어떻게 챙겨주시나요?

저도 처음 프로게이머 됐을 때 힘들었거든요. 신인 선수들은 게임도 잘 해야 하고, 압박감이 큰데 저는 그런 걸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밥 같은 거 사주면서 얘기해주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고 그래요.

동생들 메이크업을 해주는 건, 제가 되게 예민해요. 게임을 할 때도 메이크업이 잘 되면 게임이 잘 된다 할 정도로. 프로게이머들도 솔직히 '관종' 아닌 사람이 없어요(웃음). 다들 화면에 얼굴 잘 나오고 싶고 그렇죠. 한창 옛날에 저는 메이크업을 안 하면 안 나갈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그렇게 예민했었거든요. '칸'이나 '피넛'도 화면에 잘 나왔으면 하는 게 있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줬던 것 같아요.


Q. 스스로 관리를 열심히 그런지 요새 정말 피부도 더 좋아지고 잘생겨진 것 같아요. 비법 있나요?

별명이 '종합병원'이에요. 목도 아프고 그냥 병원을 수시로 다니는데, 제가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피부병을 가지고 있거든요. 남들이 보면 지나치게 관리를 한다고 할 정도로 피부과도 많이 가고 화장품도 많이 발라요. 근데 저는 그걸 안 하면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기 때문에 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 좀 알아줬으면 좋겠고(웃음). 확실히 피부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좀 여유로워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마음이 편하고 플레이도 잘 되다 보니 이것저것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Q. 롱주 게이밍에 동생들 많잖아요. 특히 신경 쓰이는 동생이 있나요?

저는 '커즈' 선수가 제일 신경이 쓰여요. 그 친구가 어려요. 19살인데, 아재 개그를 좋아해요. 제가 좀 못 받아 쳐주는 경향이 있어요. 그거를 저희한테만 하면 상관이 없는데 메이크업실에 가서도 하고 촬영장 가서도 막 그래요. "야 우찬아 우리 바깥에서는 정상인 코스프레 하자고 했잖아" 이런 식으로 말도 하는데(웃음), 이게 논란이 될 거 같아서 걱정하는 게 아니라 우찬이가 얼른 어른이 됐으면 해요.


Q. 롱주 선수들 이외에 다른 팀 선수들과도 친하시잖아요. 또 챙겨주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제가 오지랖이 넓다고 할 수도 있는데, 새로 시작한 선수들 보면 조금 측은하다고 해야 하나. 물론 저희 초창기 때 보다는 연봉 같은 것들이 많이 보장되어서 편해진 부분도 있긴 한데, 그만큼 저는 저도 옛날에 욕을 너무 많이 먹었었거든요. '나진' 때 '소나' 하면서 쟤를 왜 데리고 쓰냐 그런 욕도 많이 먹었고, 강박관념도 많이 시달렸어요. 지금 신인 선수들도 욕먹는 거 보면 정말 쟤는 잘 할 거 같은데도 욕을 먹는 거 보면 안타까워요. 욕을 먹다 보면 플레이가 의기소침해지고 더 사리게 된단 말이에요. 그런 선수들 보면 조언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더 챙겨주는 것 같아요.


Q. 얼마 전 아프리카 프릭스 '쿠로' 선수가 인터뷰에서 친한 선수로 '고릴라' 선수를 바로 언급하던데요.

뭐, 걔는 항상 저한테 욕을 해요. 그냥 저랑 얘기하면 욕밖에 안하거든요(웃음). 걔가 그랬다고 하는 거 보니까 '츤데레' 같고요. 저도 제일 친한 선수를 꼽자면 '쿠로' 선수인 것 같아요. 나진 때도 제가 '쿠로' 선수랑 같이하고 싶어서 '나진 소드'에 가게 됐고, 'GE' 때도 같이 했고 그런 거 보면 오래 친했던 것 같아요.


Q. 어느덧 5년 차네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서포터 '고릴라'는 어땠던 것 같아요?

가장 큰 거는 아쉬운 거? 아쉬운 점이 큰 것 같아요. 솔직히 락스 멤버들이 그 당시에 SKT T1 한테 조금 밀리면 밀렸지 그렇게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안 했거든요. 그래도 저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 손목 부상도 있고 제가 부족했던 것 때문에 못 이겼었던 것도 있고 그런 게 정말 아쉬웠던 것 같아요.

엊그제 '쿠로'랑 얘기하다가 이러다 정말 자기만 롤드컵을 못 가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우울해 있길래 예전 얘기를 하면서 그 당시에는 나도 못했고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진 거지 너 때문이 아니라고 달랬었거든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그때 더 열심히 했으면 조금 더 좋은 커리어로 인정받지 않았을까 하는.


Q. 이제 롤드컵에서 노페 감독님, 쏭 코치님, 제트 선수를 만나잖아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일단 가장 좋은 점은, 저는 항상 팀을 잘 만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도 나는 팀원 복을 받았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나랑 같은 팀 했던 선수들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그게 막 롱주가 이번 시즌 끝나고 '해체한다' 이런 식으로 글이 나오더라고요(웃음). 저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 나랑 같은 팀이었던 선수들 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얘기를 한 거였고요. 그게 그렇게 얘기가 되니 안타깝지만 어쨌든 저랑 같이했던 분들이 다 잘 됐다는 게 정말 뿌듯한 것 같아요.


Q. 인터뷰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는데, 이번엔 좀 새롭게 5자 토크를 해볼게요. 제가 5자로 질문을 하면 5자로 대답해주시면 돼요.

네(웃음).

1. 인생챔피언

- '선발전잔나'

2. 프릴라의미

- '영혼의듀오'

3. 팬에게할말

- 정말 근데 이건 '감사합니다' 밖에 없는 것 같아요.

4. 롤드컵각오

- '이번엔우승' 이렇게 패기롭게 가야죠(웃음).


Q. 정말 잘하시는데요(웃음)? 마지막으로 인터뷰 봐주신 유저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결승전 이후로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만나 뵙게 됐는데요. 일단 저희 잘 쉬고 있고요. 이대로 컨디션 관리 잘해서 롤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력 그리고 롤드컵 전에 다양한 인터뷰로 찾아뵐 테니까 많은 기대 해주시고, 저희 많이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