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을 하면서 가장 첫 인상이 특이했던 배를 꼽자면 기자는 영연방 6티어 프리미엄쉽 Perth를 손꼽는다. 2016년 말에 출시된 배인데, 출시 당시에는 앞서 발매된 벨파스트가 이미 엄청난 화제를 몰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만큼 주목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이후 벨파스트가 그 명성대로 판매 금지 처분을 받고, 공방에서의 그 악명이 날로 위상을 떨친 이후로 당시 구입하지 못한 유저들이 차선책으로 고르는 함선이 되었다.

기자 역시 당시에 게임을 잠시 쉬던 시기라 벨파스트가 없는 상태인데, 행복회로를 아무리 돌려도 다시는 안나올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퍼스를 구입한 경우다.

물론 막상 사놓고 그렇게 많이 타진 않았지만, 최근 영연방에 2번째 프리미엄쉽 하이다가 추가되면서 비슷한 개념의 연막을 운용하는 퍼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 당장 벨파스트가 있는데 퍼스를 선뜻 고르는 용자는 없을 것이다



리앤더에 고폭탄이 달린 괴물! 퍼스
내가 짭파스트라고? 이동 연막이라고 들어봤나


고폭 달린 리앤더

퍼스를 가장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위와 같다. 선체를 비롯하여 주포, 어뢰, 장갑, 기동력 등 모든면에서 리앤더와 판박이다. 애시당초 태생부터가 영국에서 인도받은 배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무조건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위에 벨파스트를 언급했듯 영국배의 특성을 지녔음에도 고폭탄을 쓸 수 있다. 그리고 리앤더 13.17km 퍼스 12.8km로 주포 사거리가 미세하게 짧다는 점과 체력 역시 최종 선체 기준으로 리앤더가 28,700으로 퍼스보다 1,500정도 높다.

피탐지는 반대로 퍼스가 최종 은신 세팅 시 8.6km를 자랑하며 리앤더에 비해 소폭 짧다. 하지만 말 그대로 대동소이한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 대공포는 기본적으로 비슷하지만, 최종 선체를 올리면 리앤더가 퍼스보다 좀 더 좋지만, 크게 의미가 있는 차이는 아니다.


▲ 퍼스를 이해하기 가장 쉬운 요약은 고폭 달린 리앤더다



오히려 퍼스와 리앤더를 가장 크게 구분짓는 것은 물론 고폭탄도 있겠지만 소모품 슬롯 차이를 들 수 있다. 퍼스는 소나 - 정찰기/전투기 - 연막이라는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다. 리앤더가 정찰기/전투기가 연막 슬롯과 겹쳐 쓸 수 없다는 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 볼 수 있다.

정찰기를 연막과 같이 쓸 수 있다는 말은 아군의 시야 보조가 없더라도 단독으로 정찰기를 띄워 연막속 사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크다.


▲ 벨파스트도 할 수 없는 단독 연막 사격이 가능하다!



수리반이 빠져 있다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어차피 리앤더나 퍼스나 잘못 걸리면 한 방에 터지는 것은 똑같은 물몸이다.

어쨌든 정찰기를 사용하면 사거리가 최대 15.4km로 늘어나므로 6~7티어 전장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리앤더가 딜량 자체는 준수하지만 그놈의 짧은 사거리덕에 제대로 활약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큰 차이다.


▲ 사실상 정찰기나 전투기를 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피탐지면에서 우월하다는 점도 포인트인데, 은신 세팅을 모두 마치면 8.6km라는 구축함에 근접한 피탐지를 얻을 수 있다. 당장 어뢰의 사거리가 8km이므로 상대가 다가오는 동선을 예측한 후, 은폐 뇌격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며, 팀에 구축함이 없으면 대타로 구축 임무 수행을 해도 충분할 정도다.

기동력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선회 반경이 640m로 좁고 속도 가속력(감속은 영국배와 마찬가지로 매우 느리다.)을 이용한 회피 기동도 용이하다. 정찰기를 띄우고 리앤더보다 13~15km 사이에서 적당히 논다면 연막 없이도 충분히 딜을 넣을 수 있다.


▲ 가속력이 좋다는 것을 이용하여 적당한 사거리에서 연막 없이 놀 수 있다



참고로 범아시아 6티어 프리미엄쉽인 황허가 퍼스와 거의 비슷한 위치의 함선인데, 비교하자면 대공과 기동성, 피탐지는 황허가 우위에 있고, 화력은 퍼스가 주포탑이 하나 많고 어뢰도 4연장이라 황허보다 강하다는 평가다.

그리고 황허는 소모품에서 함재기가 없어 단독 연막 사격이 불가능하다. 체력면에서도 24,100으로 6티어 순양함 중 최저다.

무엇이 더 나은지는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범용성면에서는 퍼스가 좀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도 황허는 8km라는 압도적인 피탐지를 지닌만큼 유저에 따라 퍼스보다 더 쓰기 쉬울 수 있으니 참고하자. 범아시아 함장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 범용성과 화력은 퍼스가 우위, 기동력과 피탐성은 황허가 우위다



퍼스만의 개성만점 소모품! 이동 연막
장점과 단점이 혼재하는 특이한 소모품

퍼스는 워쉽 최초로 이동식 연막 소모품을 탑재한 배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범아시아의 황허나 최근에 등장한 하이다가 추가되었으나, 다른 배들과 활용법이 다른 연막을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연막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른 배들의 연막 매커니즘은 일정 시간동안 연막을 살포하고, 이후 연막 지속 시간동안 몸을 숨긴다는 개념이지만, 퍼스의 경우 살포 시간이 연막 지속시간만큼 긴 대신 지속시간은 10초로 매우 짧다.


▲ 엔진 부스터를 킨게 아니다!



즉, 다른 연막배는 한 번 살포하고 나면 동선이 그 자리에 고정되기 마련인데, 퍼스는 한 번 자리를 잡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다시 한 번 기동하여 다른곳에 자리잡을 수 있다.

영순양을 상대하는 전함들이 연막속으로 블라인드 샷을 날리는 경우도 퍼스의 경우 급발진을 통해 피했다가 다시 자리 잡을 수 있고, 연막을 포기하게끔 만드는 연막 어뢰 살포도 쿨하게 이동했다가 다시 연막 피고 사격을 가할 수 있다.

사용자의 센스에 달렸지만 유동적인 연막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퍼스가 특이한 배로 인식되는 이유다.


▲ 90초 동안 계속해서 연막을 내뿜기에 이동하여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이동하면서 연막를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우선 벨파스트는 악명이 높은 배지만 가장 간단한 대처법도 그만큼 많다. 연막이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의 한계로 벨파스트 사거리 밖으로 도망치면 연막을 날린꼴이 되버리는데, 퍼스는 계속 쫓아가면서 고폭탄을 심어줄 수 있다.

어뢰 회피가 쉽다는 점도 포인트로 앞서 말한대로 대부분의 영순양의 하드 카운터는 연막 깔고 자리 잡기가 무섭게 날아오는 어뢰 탄막들이다. 연막 살포 시간이 짧아 대부분 연막 지역이 좁은 영순양인만큼 한 번 어뢰를 피해 자리를 벗어나면 다시 연막으로 들어가거나 자리잡기가 어렵지만, 퍼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던길 가면서 연막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연막안의 상대를 어뢰로 노릴때 주포 발사 방향을 보고 쏠텐데, 퍼스의 경우 계속 움직이다보니 어뢰를 쏘는 입장에서 동선을 읽기 힘들고 추가로 소나 소모품 때문에 반쯤 어뢰에 면역이라고 봐도 좋다.


▲ 움직이면서 연막 사용 + 소나 콤비로 어지간한 어뢰는 다 회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앤더의 4연장 업글 어뢰를 그대로 들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61노트에 사거리도 8km로 준수하며 대미지는 15,433으로 6티어급에서 한 방에 적을 찢어버릴 수 있다. 영국 특유의 단발 사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벨파스트의 가장 큰 약점은 전함이 마음먹고 그냥 벨파스트 연막 속으로 밀고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하는데, 퍼스는 최대 알파대미지 1.5 x 4 = 6만짜리 어뢰 세트를 전함 옆구리에 택배로 부칠 수 있다.

똑같이 연막 고폭 사격으로 짜증나게 하지만 어뢰라는 비장의 무기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퍼스만이 갖는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 벨파스트와 달리 어뢰라는 묵직한 펀치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당연하지만 아군을 지키기 위한 용도로 쓰기에는 연막 범위가 좁은데다 지속시간도 고작 10초밖에 되지 않아 불가능하다.

퍼스나 황허의 연막 특성을 모르는 유저들이 가끔 같이 연막 포격을 하려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하다가는 그대로 묘비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추가로 연막 재사용 대기시간도 문제다. 일반적인 모든 연막 소모품은 살포 시간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쿨타임이 돌아간다. 그래서 구축함이나 영순양의 경우 대개 연막이 끝나면 1분 내로 다시 추가 연막을 쓸 수 있다.

그러나 퍼스의 경우 90초동안 연막을 살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살포 시간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쿨타임이 돌게 되어 240초라는 기나긴 시간을 연막없이 버텨야 한다. 목숨 하나와도 동일한 연막을 영순양처럼 자주 쓸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치명적인 문제다.


▲ 연막 지속 시간이 끝날때 쿨타임이 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길다



■ 퍼스의 알파이자 오메가! 연막 생성기 강화 장치

사실 기자가 퍼스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게임을 하다가 어느날 특별 보상 상자에서 연막 생성기 강화 장치1 이큅을 얻었기 때문이다.

사실 연막 생성기 강화 장치는 사용하는 배가 거의 없다시피 한 강화 장치인데, 유일하게 이를 제대로 쓸 수 있는 함선이 바로 퍼스다.

소모품 작동 시간 +30%라는 옵션과 연막 확산 시간 -5%라는 패널티를 동시에 달고 있는 이 이큅장치가 퍼스의 성능을 대폭 강화시켜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 퍼스의 본체라고 불리는 연막 생성 강화 장치



영순양이나 다른 일반적인 구축함이야 소모품 작동 시간을 늘려봤자, 큰 이득이 없는 반면 퍼스는 연막 작동 시간은 곧 연막 지속시간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기본 상태의 연막은 90초밖에 안되지만, 해당 강화 장치를 달고 나면 117초라는 우월한 지속시간을 가지게 된다. 배의 성능이 한 번에 확 올라가는 셈으로 퍼스를 구입하고 싶은 유저라면 우선 해당 강화장치를 먼저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 추가된 무기고 시스템덕에 '노오력'하면 석탄 17,000개로 확정으로 얻을 수 있기에 허들이 다소 낮아졌다.


▲ 30초 가까이 늘어나는 지속 시간을 보면 절로 흐뭇해진다


▲ 노오력한다면 무기고에서 확정 구입할 수 있다



■ 추천 이큅

위에서 언급했듯 분명 유동적으로 쓸 수 있는 이동식 연막은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지만, 반대로 연막 살포 시간이 끝난 후의 지옥과도 긴 시간동안 버텨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조금 완화하기 위해서는 깃발을 비롯하여 함장스킬 등 소모품 재사용 대기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우선 추천 이큅은 [주무장 강화 장치] / [취향껏 선택] / [연막 생성기 강화장치] - 없을 시 [주함포 강화 장치] or [조준 강화 장치 추천] / [조타 강화 장치]으로 하자.

2번째 슬롯의 경우 몇 번 몰아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은데, 실제로 퍼스는 엔진이나 조타가 확연히 노출되어 있는 형태로 한 번 맞으면 자주 나가는 편이긴 하다.


▲ 연막 생성기 얻는게 가장 핵심이다




■ 함장 스킬

벨파스트와 마찬가지로 퍼스 역시 찍어야 할 필수 함장 스킬이 매우 많다. 당장 두번째 줄부터 수병 숙련이 필수에 선체 회전 속도도 따라오지 못하는 포회전 속도를 맞추기 위한 함포 조준 스킬, 좀 더 범용성을 늘리기 위한 연막 확장 스킬 등 찍어주면 성능이 체감되는 스킬이 많다.

3번째 추가 적재는 당연히 필요하며, 마지막 줄의 은밀 기동 스킬은 모든 배의 공통 스킬이므로 필수로 찍어주자. 추후 재훈련 생각이 있다면 우선 10레벨에서 효율이 좋은 것은 아래의 트리라 볼 수 있다.


▲ 10레벨 기준 퍼스 함장 추천 스킬



다만 최종적으로는 퍼스 역시 벨파스트와 마찬가지로 특수신관 스킬이 필요하다. 실전에서 고폭을 쏴보면 알겠지만 7티어 이상부터는 대부분 전함들에 탄깨짐 현상을 겪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상위 티어나 전함을 상대할때 화재를 노리는 것이 좋으나, 화재만으로도 한계가 있으므로 특수신관을 찍어 딜량을 보충하자.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면 화재율과 관련된 깃발까지 껴주는 등 공을 들일수록 성능이 올라간다.

솔직히 말하면 함장 레벨이 최소 14레벨 이상은 되어야 제 화력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고, 그전까지는 운영하는데 꽤 고달픈 면이 있다. 그래도 참고 꾸준히 육성하다보면 벨파스트 부럽지 않은(?) 포텐셜을 지닌 배기 때문에 벨파스트가 없는 유저라면 육성을 고려해볼만 하다.


▲ 최종 트리는 위와 같이 찍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