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금) 넥슨 아레나에서 2018년 SUMMER시즌 DPL 개막전이 치뤄졌다. 16강부터 시작하는 개막전은 김어진과 장진욱, 김창원, 이재국, 장재원, 정종민, 이찬혁, 이제명 등 총 8명의 선수가 출전하여 총력전을 치뤘다.

총력전은 SPRING시즌때 처음 도입된 방식으로 한 명의 선수가 총 3개의 캐릭터를 엔트리로 등록해 상대의 캐릭터를 모조리 꺾어 나가는 방식이다.

첫 날에는 지난 시즌 준우승자인 이제명과 영원한 우승 후보라 할 수 있는 김창원 그리고 웨펀마스터의 대가 장재원이 8강 진출에 성공했고, 김어진도 신예인 장진욱을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총력전으로 바뀐 이후 항상 극적인 순간 승부의 향방이 가려지곤 했는데, 대회 첫 올킬부터 에이스 결정전까지 나오는 등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 중복 직업 출전 제한을 걸어 볼거리를 더욱 늘렸다! DPL 써머 개막전



김어진 vs 장진욱
스테디 셀러 조합을 갖춘 장진욱 무녀의 벽에 무너지다

김어진 vs 장진욱의 경기는 총력전의 묘미를 엔트리 운영으로 한껏 보여준 경기였다. 김어진의 조합은 여스핏과 섀도우댄서, 무녀라는 다소 변칙적인 조합이고, 반대로 장진욱의 조합은 여넨마스터, 남스트라이커, 여레인저라는 PvP 대회 단골 직업들을 모두 들고 왔다.

해당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DPL 최초로 등장한 여프리스트 직업중 하나인 무녀 첫 출전이라 할 수 있다. 첫 세트에서 장진욱의 마지막 캐릭터인 여레인저를 시작하자마자 구속 제압부로 묶은 후, 유저들 사이에서 '텐가이'라 불리는 마혼제령술을 통해 단박에 제압하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해설진의 입에서 '슈팅게임'이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올만큼 투사체를 쏟아붓는 플레이를 펼친 무녀는 다음 2세트에서도 시작과 동시에 구속 제압부를 맞추고 순간이동과 화면을 뒤덮는 투사체로 슈팅 플레이의 진가를 보여줬다.

물론 장진욱도 첫 대회 출전에도 불구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특히 2세트에서 상대 여스핏이 설치한 클레이모어 스킬을 점프 발차기로 피하면서 부드럽게 콤보를 이어가는 모습은 다음 대회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남스트라이커의 저돌적인 운영은 빛났지만 대회 초행답게 경직 계산을 잘못하거나 중간에 굳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 김어진 vs 장진욱 - 1경기 영상



▲ 런처마저 울고갈 X축의 여제 무녀의 기념비적인 첫 출전!


▲ 남스커의 운영은 좋았지만 여넨마의 부진이 뼈아픈 장진욱




김창원 vs 이재국
상남자 이재국의 폭주를 묶어버린 김창원의 그래플러

뛰어난 커리어로 언제나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김창원과 저돌적인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이재국의 2경기도 많은 볼거리를 보여줬다.

김창원은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주력인 여그래플러를 필두로 여스트라이커, 여넨마스터 등 여격투가 3종세트를 엔트리에 포함시켰고, 이재국은 데몬슬레이어와 뱅가드, 그리고 자신의 주력픽인 인파이터를 넣었다.

다만 인파이터 장인으로로 인파이터만큼은 뛰어난 피지컬과 파괴력을 보여줬지만, 총력전으로 바뀐탓에 다른 캐릭터의 숙련도가 다소 부족해보인 것이 흠이었다.

경기는 시종일관 노련한 김창원이 이재국보다 심리전에서 앞서면서 주도했고, 특히 넨마스터의 넨가드와 넥스냅 타이밍은 예술이라고 할만했다.

그중에서도 광충노도와 디베스테이트가 정면으로 격돌하는 장면은 단연 하이라이트로 꼽을만하다. 여전히 상남자스러운 이재국의 정면 승부로 광충노도를 뚫어내는 장면은 다른 선수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파이터의 기질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저돌적인 전투력과 놀라운 피지컬, 허를 찌르는 4차원적인 움직임으로 지난 대회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이재국이지만 노련한 김창원의 운영의 벽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


■ 김창원 vs 이재국 - 2경기 영상




▲ 노련하게 운영하는 김창원도 김창원이지만 상남자답게 맞서 싸운 이재국도 놀라웠다


▲ 한 번 띄우면 체력을 절반을 빼버린다!



장재원 vs 정종민
검성 그 자체 장재원과 황룡'죽창'의 대가 정종민

3경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검호라 불리는 장재원과 배틀메이지 장인 정종민의 대결이었다. 두 선수 모두 결승에 올라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다.

최근의 기세로 본다면 장재원이 좀 더 앞선다고 할 수 있으나, 변칙적인 배틀메이지를 통해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를 만드는 정종민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엔트리는 장재원은 검호라는 별칭에 걸맞게 웨펀마스터와 소드마스터를 모두 기용하고, 남은 한 자리를 아수라로 채워넣었고, 정종민 역시 배틀메이지에 이어 같이 '창'을 쓰는 직업인 듀얼리스트, 그리고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한 여스트라이커를 사용했다.

3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세트의 각자 마지막 엔트리인 웨펀 마스터와 듀얼리스트의 대결이다. 중반까지 잘 운영해나가던 정종민이었지만 헤이스트를 취하러 가는 도중 장재원의 날카로운 발도가 들어갔고, 순간적으로 타격을 확신한 장재원이 둔기로 무기를 교체한 후, 콤보를 이어가 단번에 승부를 결정짓는 모습이다. 이후 2세트는 다소 흔들리는 정종민을 상대로 장재원의 소드마스터가 대회 최초 올킬을 달성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 모두 뛰어난 장재원 특유의 움직임이었다. 정종민은 2시즌만에 출전했으나 황룡천공을 마음껏 외쳐보지도 못한채 탈락의 쓴 맛을 보게 됐다.


■ 장재원 vs 정종민 - 3경기 영상




▲ 발도를 맞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재빠르게 무기를 교체하며 이어가는 압박이 예술이다


▲ 대회 1호 올킬을 기록한 장재원



이찬혁 vs 이제명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던 승부의 행방

4경기는 지난 시즌 준우승자에 빛나는 이제명과 지난 시즌 만난 이찬혁의 리매치 경기로 화제가 된 승부였다. 이제명은 두 말 할 것 없이 최고의 레인저 유저이며, 이찬혁은 본선 유일의 로그 유저로 엔트리에 여도적 3인방을 모두 끼워넣은 그야말로 장인의 포스를 풍기는 유저다.

이제명에 비해 아무래도 커리어가 없는 이찬혁이기 때문에 대다수가 이제명의 우세를 점쳤으나 경기 양상은 완전 반대의 흐름이었다.

1세트는 이찬혁의 주력픽은 로그가 넨마스터에 막혀 예상외로 힘을 쓰지 못했으나, 뒤이어 등장한 사령술사가 괴력을 발휘하며 이제명의 여스트라이커와 여레인저를 연달아 잡아내며 역전승을 했고, 2세트는 반대로 이찬혁이 분위기를 주도하다 이제명의 여레인저의 괴력에 역전을 당했다.

대회 최초로 치뤄진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각자 사령술사와 여레인저 카드를 꺼내들었고, 서로의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마지막 회심의 니들 소베트가 이찬혁의 사령술사를 구석으로 몰아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하이라이트는 서로의 자존심을 걸고 제대로 붙었던 1세트 경기 사령술사 vs 여레인저의 매치다. 이찬혁의 뛰어난 쿨타임 관리와 이제명의 레인저 운영의 묘수가 빛을 발한 경기다.


■ 이제명 vs 이찬혁 - 4경기 영상




▲ 그림자 분신술 이후 뒤잡기는 쉬워 보여도 대회에서는 자주 나오지 않는 장면


▲ 승리를 가져온 마법같은 판정의 니들 소베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