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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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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이슈②] 게임업계 최대 이슈 'WHO 게임 장애 질병코드' 타임라인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

2018년 국회 국정감사가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국감도 10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감은 지난 1년간 정부의 각 주무부처 행보를 재조명하고,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가 오가는 무대다. 게임 산업은 꾸준한 성장과 함께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번 국감 때마다 언급되는 소재 중 하나다.

그렇다면, 올해 국감에 등장할 게임 관련 이슈로는 어떤 게 있을까. 지난 시간에는 韓中 간 불공정 경쟁의 현주소인 '판호'에 대해 짚어봤다. 이번에는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의 게임 장애 질병코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질병코드 제정은 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에 등재되는 것을 의미한다. WHO는 일정 수준 이상 보건학적 폐해와 임상적 근거가 축적된 신체ㆍ정신적 문제에 대해 진단기준을 마련해 현장조사연구(field test research)를 진행, ICD에 진단기준과 질병코드를 등재한다. 바로 여기에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는 이른바 '게임 질병 코드'가 등재되었고,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렀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게 된 개요, 그리고 정부와 업계에선 어떤 목소리가 나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1996년
인터넷 중독, 킴벌리 영 박사가 미국 정신의학회에 보고하며 최초로 언급


게임장애(Gaming Disorder)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문제적 인터넷 사용(인터넷 중독)'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문제적 인터넷 사용(인터넷 중독)은 1996년, 킴벌리 영 박사가 미국 정신의학회에 보고하면서 최초로 언급됐다. 정식 논문은 아니었으나, 인터넷 사용자를 환자로 판단한 사례로는 처음이었다.

해당 논문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인터넷 중독을 연구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하지만, 어떤 연구자도 인터넷 중독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했다.

일주일에 몇 시간 인터넷을 해야 중독인지도 규정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며 각자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쇼핑을 하거나 그냥 정보 검색만 하는 이용자도 있다. 이들을 모두 '인터넷 중독자'로 분류할 수는 없었다.

정확한 기준이 필요했던 학회는 '게임을 지목했다. 여기에서 게임 장애 및 게임 중독이 탄생했다는 게 한덕현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학회에서는 게임에 대한 정확한 기준도 없었다. 게임이 뭐냐고 물으면 '도박(Gambling)이 게임 아니냐'는 어이없는 얘길 할 정도였다"고 덧붙여 말했다.

게임을 혼자 즐기는 것도 중독인지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그 결과, '인터넷 게임중독'으로 표현이 바뀌었으며, 이후 '인터넷 게임 장애(Internet Gaming Disorder)'로 재차 수정됐다.



2013년
미국 정신의학회, DSM-5 통해 '인터넷 게임장애'를 정신장애로 분류


'게임중독 = 장애' 논란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신질환진단 통계편람 5판(DSM-5)에 '인터넷 게임장애'를 추가 연구 필요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게임중독을 의학전 진단, 치료가 필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추후 정식 진단에 포함될 '정신 장애'로 낙점한 셈이다.

현재 인터넷 게임장애는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에 명확한 기준이 없다. 따라서 DSM-5의 진단 척도를 참고한다. 하지만, DSM-5의 인터넷 게임장애 진단 척도는 카테고리별 기준이 너무 넓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점으로 인해 업계 전문가들의 비판도 받았다.

후술하겠지만, 2018년 7월 WHO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DSM-5를 비롯한 여러 학계에서 수년간 보고된 임상 사례를 통해 ICD-11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DSM-5는 인터넷 게임장애 진단 척도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이를 근거로 삼은 ICD-11는 토대부터 불안정했던 셈이다.



2014년 2월
이해국 교수 "게임 중독성 강하다, 차라리 마약을 빼라"


손인춘, 신의진 전 의원이 게임 중독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이슈를 모은 가운데, 게임 중독법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가 2014년 17일 개최됐다.

게임 중독법과 관련된 부처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고, 일부 패널의 강도 높은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중독법 입법 찬성 입장에 선 이해국 가톨릭대 교수는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말한 뒤 "차라리 마약을 빼라"고 언급해 논란을 불렀다.

이날 중독법 반대 입장을 대변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닌 창의적인 콘텐츠"라는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으며, "이를 규제한다면 보편적인 권리와 가치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독법을 무리하게 진행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골자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패널 발표가 끝날 무렵 취재진을 모두 문 밖으로 보내고 이후 회의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여 이슈를 만들었다. 일부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공개로 하는 이상 공청회라는 취지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WHO, "게임 장애 = 질병"


2017년 12월 20일, 영국의 과학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세계 보건 기구가 국제 질병 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의 2018년 개정판인 ICD-11에 게임중독 및 장애를 정신건강질환에 등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ICD는 전세계인의 사망 및 질병 통계에 사용되는 분류다. 현재 사용 중인 ICD-10은 1990년 5월 세계 보건 총회 43개 국가에서 승인했고,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28년만에 개정된 ICD-11 초안을 보면, '게임 장애(Gaming disorder)'가 '중독 행동에 따른 장애' 범주에 추가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기재된 증상은 '게임플레이 시간 조절 불가', '게임과 여타 활동의 우선순위 지정 장애',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무시'로 구분된다. 문제는 해당 범주에 도박 중독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반인들에게 '게임 중독 = 도박 중독'으로 비춰질 위험성을 내포한다.

개정된 ICD-11 초안은 즉각 논란이 됐다. 특히, 의학회와 게임산업 간 의견 대립이 팽팽했다. 찬성파는 '해당 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진행되는 첫 단계'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대파는 '게임의 중독성 자체에 대한 검증도 끝나지 않았다'며, WHO의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2018년 1월
미국 게임산업협회, WHO에 정면 반박... "게임은 중독물질 아냐"


WHO 게임 질병코드 분류의 대표적인 반대파는 미국 게임산업협회인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였다. 이들은 2018년 1월, 공식 성명서를 내고 WHO의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졌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전세계 게임 인구가 20억 명을 상회하는 현재,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게임에 몰입해 즐기는 걸 '중독' 및 정신 질환이라고 부르면,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질환들까지 게임 중독처럼 가볍게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SA는 "게임중독을 정신건강질환으로 등재할 예정이라는 WHO의 발표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 2월
넷마블 게임즈 방준혁 의장, "필요하다면 나설 준비 돼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WHO 이슈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넷마블 게임즈 방준혁 의장도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나서겠다"며 시선을 모았다.

방준혁 의장은 2018년 2월 6일 열린 넷마블 4회 NTP 현장에 참석했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게임산업협회가 있기에, 일단 협회 중심으로 다뤄져야 할 문제다. 다만, 필요하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나서냐 안 나서냐가 중요하다기보단,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회사의 대응이 아닌, 협회 및 다양한 유관 단체가 좋은 방안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언급한 방준혁 의장은, "이 문제는 정부에 적극 건의해야 하며, 넷마블과 나 역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행보에 동참하겠다"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2018년 2월
한국게임산업협회, "WHO는 '게임 장애' 질병 등재를 철회하라"


2월 19일, 한국게임산업협회도 공식 성명서를 냈다. 미국게임산업협회와 마찬가지로 WHO의 게임 장애 질병 등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가 본 성명서에 공동 참여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을 다른 것보다 더 열심히 하는 유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다른 문화 콘텐츠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의학회에서도 매듭짓지 못한 문제를 질병으로 분류하기 위해선,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또한, 게임을 중독 물질로 분류하는 데서 나오는 이차적인 피해도 우려했다. 현업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질병 물질' 만드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고, 청소년과 학부모 간 의견 대립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것.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의 게임 질병코드 등재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우리나라 정부 부처에서 추가 규제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현재 게임의 질병코드 등재 이후에 대한 대응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한국게임학회, WHO 게임장애 등재 대응을 위한 간담회 진행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2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김병관 국회의원과 함께 WHO의 '게임 장애' 등재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한국게임학회는 WHO의 행보에 반대 뜻을 표명했고, 국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했다.

이날 한국게임학회는 의견서를 통해 '건전한 게임 활동을 부정적 인식을 주는 용어인 '위험한(hazardous)', '중독(addictive behaviours)', '장애(disorder)'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했다. 아울러 "DSM-5조차 게임과몰입을 '근거가 필요한 항목(as a condition warranting more clinical research and experience)'으로 올린 점을 예로 들며, WHO가 충분한 연구 없이 일을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게임학회는 "국제질병분류의 공공성과 대표성은 특정 지역, 특정 분야를 위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중독의 개념이 문화-사회적인 상대성을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WHO가 꺼내든 게임 과몰입 사례는 특정 국가와 특정 지역(아시아)에 집중된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또, 국제질병분류의 등재는 건전한 게임 활동까지 질병으로 낙인찍히는 상황을 초래하며, 결국 게임 문화 붕괴와 사회적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날 한국게임학회는 게임중독코드 도입을 저지하고자 4곳의 주요 게임사 창업자에 대한 원탁회의 제안 및 공문을 발송했으며, 게임중독코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TF도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승래 의원은 "게임중독코드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계에 엄청난 충격이 몰아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게임은 이를 견인할 중요한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마치 마약 생산자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 유독 한국이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인 것은 가슴 아픈 일이며, 이에 게임학회의 대응에 적극 지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세월 4대 중독법 논란 등으로 게임 산업이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또 다시 게임 중독 코드가 도입되면 게임 산업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게임 산업이 청소년의 놀이 문화로 정착하는 과정인데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라며, "개발자가 자유롭게 개발하고, 청소년들이 자기 통제하에 자유롭게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각국 협회, WHO의 게임 장애 항목 신설 대비해 공동 협력


옥스포드 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시드니 대학교 등 세계적 권위의 정신 건강 전문가와 사회 과학자 및 교수진 36명이 WHO의 게임 장애 항목 신설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은 논문을 통해 '명확한 과학적 기준이 없고, 기존 근거들이 빈약한 점', '해당 진단을 지지하는 연구진도 게임 장애를 정확히 정의하지 못하는 점', '도덕적 공황이 질환의 공식화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로 인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각국 게임 관련 협, 단체들 역시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WHO의 계획에 반대하는 국제 공동 협력에 합류했다. 브라질,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호주 및 유럽 18개국 등 각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들로 구성되었으며, 정확한 기준 없이 편향적인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WHO의 계획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8년 3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 "국내에 게임 질병화 시도하는 단체 있으며,
이해국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가 세력의 중심"


3월 9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좌장을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이해국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가 국내에서 게임 질병화를 시도하는 세력의 핵심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이들 조직이 ICD-11 초안이 정식 등록된 이후 계획까지 세워두었다는 게 위 회장의 설명이다.

위정현 회장은 "다음 토론회가 열린다면, 이해국 교수를 직접 모시고 싶다"고 말하며, "게임중독법 공청회 때 '차라리 마약을 빼는 게 낫다'는 주장을 했는데, 다시 한번 의사의 양심을 걸고 토론회에 나와 주장해주길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정현 회장은 게임학회가 설립한 TF에서 WHO의 게임 질병화 시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냐는 청중의 질문에 "성명서나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회의원들과도 협력해 항의 방문을 생각하고 있다"며, "중립적이고 전문가 집단인 학회가 앞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된 학회들과 연대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3월
통계청, "ICD-11 기준 불완전하다. 한국은 2025년까지 보류"


ICD-11 초안을 둘러싼 이슈에 두고 통계청도 직접 입을 열었다. 초안이 통과되더라도 한국 시장에 적용하는 건 2025년까지 보류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통계청은 인벤과의 통화에서 "2020년 7월로 예정된 KCD 개정에 ICD-11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CD-11의 기준이 불명확한 데다, 이 상태로 국내에 적용하면 현장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 아울러 분류 추가나 개정을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및 의학, 사회적 합의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KCD는 ICD를 기준으로 통계청의 검토를 거쳐 5년 단위로 개정된다. 현행 KCD는 ICD-10을 토대로 했다. ICD-11이 정식으로 통과되면 KCD도 결국 적용이 불가피할 것 같다는 물음에 통계청은 "KCD에 게임 장애가 정식 등록되더라도 수정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대답했다. 덧붙여 "게임 장애 등재가 관련 업계 및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관 차원에서 수정을 건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4월
WHO, 게임중독 질병 등제 결정 유예


수많은 반대 의견에 부딪힌 WHO의 게임중독 질병 등재가 결국 유예됐다. 2018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HO 2018년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해당 총회 안건에 ICD-11을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당초 WHO는 이번 총회를 통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최종 등재할 계획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WHO가 게임 중독을 결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미 언급된 사안이 번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그간 사례를 볼 때, WHO가 초안 내용을 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한편, 게임중독 질병 코드 등재가 유예됨에 따라 게임업계의 다음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사라진 게 아니라 조금 미뤄진 것이라 보는 게 정확하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밝혔다.



2018년 4월
중앙대 한덕현 교수, "게임장애 질병 등록, 이제는 업계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


NDC 2018의 강연자로 선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WHO가 게임 장애를 분류하는 행동 패턴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게임 장애를 '게임 사용 시 통제력이 약화된 게임 행동 패턴'으로 구분한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활동보다 게임 플레이가 우선시 되고,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지속하거나 증가된 게임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또한, 게임 장애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행동 패턴이 개인, 가족, 사회, 교육, 직업 또는 기타 중요한 영역에서 심각한 손상을 초래해야 하며, 이런 현상이 적어도 12개월 동안 분명히 유지되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 기준을 만족해야만 게임 장애라고 분류해 학회에서도 말이 많았다는 게 한덕현 교수의 설명이다.

"이 조건에 안 맞는 게임이 있을까요? 통제력 유지하고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하고 난 후 게임을 했는데, 이걸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그 게임을 그만두라는 소리입니다. 이게 게임의 특징을 이해하고 나올 수 있는 말일까요?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

이어서 한덕현 교수는 "게임 장애가 게임 플레이 자체인지, 아니면 게임 방송을 보는 것까지 포함되는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히 질환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인 만큼, 게임업계에서도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8년 5월
법무부, 한국중독심리학회, 한국문화 및 사회문제심리학회 주관 '게임장애 학술대회' 개최


WHO 게임중독 질병 목록화의 타당성과 영향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12일 중앙대학교에서 진행됐다. 행사는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됐고 대학 교수, 학회 회장 및 다큐멘터리 방송 PD까지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한콘진 강경석 본부장은 "게임 과몰입은 가정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환자와 의사의 관계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더군다나 질병 코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KBS 월요기획 '엄마는 전쟁 중, 게임의 해법을 찾아라'의 연출을 맡았던 굿 미디어의 전옥배 PD는 "게임은 목적과 수단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소통을 해보라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중립적 위치에서 바라본 의견도 나왔다. 학부모정보감시단 이경화 대표는 "WHO는 국제기구인 만큼,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볼수록 간단한 문제가 아니더라"며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서 "게임과 청소년이 미래 산업이라고 인식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도 노력해야 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자할 필요가 있"고 생각을 밝혔다.



2018년 5월
이장주 박사, "기성세대가 정한 게임중독 기준은 틀렸다"


WHO의 게임중독 이슈와 관련해 꾸준히 우려를 표해온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박사도 이날 학술대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장주 박사는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기저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젊은이들의 도덕적 타락이 사회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불안과 공포를 게임에 드러내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 강제적 셧다운제와 게임중독법 추진 등으로 불안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WHO의 사례를 보면 외국 역시 이러한 인식에서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이장주 박사는 도덕적 공황이 일반 기성 세대뿐만 아니라, 학자 사이에서도 드러난다고 전했다. 퍼거슨, 코웰이 연구자를 대상으로 도덕적 공황을 조사한 결과 젊은이들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일수록, 게임을 해보지 않을수록, 전공이 보수적 경향이 강할수록 게임에 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WHO의 게임중독 구별 기준에 대해서도 '옳지 못하다'며 선을 그었다. "천재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까지 쓸어버릴 수 있는 위험한 요소로, 게임중독 질병화 지정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 6월
WHO, ICD-11 사전 공개...'게임 장애 항목 유지'


6월 18일, WHO는 정식 배포 전 세계보건기구 회원국들이 나라별 적용 방안 또는 번역을 준비할 수 있도록 ICD-11을 사전 공개했다. ICD-11 정식 버전은 2019년 5월 개최되는 세계보건 총회에서 소개된다. 효력 발생 정일은 2022년 이후다.

게임업계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ICD-11 정식 버전을 보면, 초안에서 이슈가 됐던 게임 장애(Gaming disorder) 항목이 그대로 있었다. 게임 장애는 도박 중독과 함께 '중독 행동에 따른 장애' 범주에 포함되어 있으며, 증상으로는 크게 ▲게임 플레이 시간 조절 불가 ▲게임과 여타 활동의 우선순위 지정 장애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무시로 나뉘어 설명되어 있다.

게임 장애가 ICD-11 정식 버전에 그대로 포함되면서, 게임 중독은 결국 정식 장애로 인정받게 됐다. 최소 12개월 이상의 관찰을 요하는 질병이 된 셈이다. 다만, 의학계에서도 게임 장애 항목 등재에 의견이 분분하기에 앞으로도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WHO가 ICD-11 정식 등재를 1년간 유예했으므로, 내년 총회에서 회원국 간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통계청에서 "ICD-11에 게임 중독 질병화 관련 내용이 포함되더라도, 그 내용이 불안정하기에 2025년까지 보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KCD에 게임 장애가 정식 등록되더라도 논의를 통해 수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대답했다.

이로써 국내 게임업계와 정부의 대응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게임중독이 질병인지 아닌지를 논의하는 단계를 넘어, 게임 장애가 등재된 이후의 대응 방안이 우선시될 전망이다.



2018년 6월
앤서니 빈 교수 "성급환 질병코드화, 판도라의 상자 여는 셈"


텍사스 주 임상심리학자이자 비디오게임과 가상 세계 분야의 전문가인 앤서니 빈 프레이밍햄 주립 대학교 교수가 WHO의 LCD-11 개정판 발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이슈를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했다.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게임 질병화는 어떤 행동도 쉽게 질병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게임 질병화는 시기상조이며, LCD-11에서 게임 장애를 규정하는 방식도 너무나 광범위하다. 게이머들의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만든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빈 교수는 게임에 몰입하는 아이를 둔 부모가 '왜 그 게임이 아이에게 흥미로운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알아야 그에 맞는 솔루션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게임 중독은 법이 아닌, 가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전문과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2018년 7월
영국 의료보험서비스, '인터넷 중독 센터' 오픈


7월, 영국에서는 게임 장애 치료에 중점을 둔 '인터넷 중독 센터'가 오픈됐다. 초기에는 게임 과몰입 치료를 우선 진행하며, 이후 인터넷 중독까지 솔루션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2세부터 20세 사이의 게임 중독 환자들을 선정했고, 이들은 게임에 중독되어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센터 창시자인 헨리에타 보웬 존스 박사는 "이들은 나이대가 어리고 도박이나 알콜 중독자와는 다른 분류다. 물질적 요법이 아닌, 신경학적 치료가 우선시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존스 박사는 게임의 중독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시스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게임의 강박성, 폭력 성향, 수면 장애 역량 및 중독성 보상 메커니즘에 관련한 척토를 만들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자신의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2018년 7월
WHO, "게임 중독 질병화 인정되면 수많은 치료 프로그램 개발될 것"


전 세계 학회와 게임업계의 반대 의사에도 불구, WHO는 게임 질병 코드 등록에 강경 노선을 택했다. 인벤은 WHO 측에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에 타릭 자세레빅(Tarik Jasarevic) 대변인이 응하며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의견이 통일된 것도 아닌데,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 결론짓는 것은 너무 성급해보인다'라는 물음에 그는 "다양한 분야 및 지역의 전문가들이 합의한 내용에 기반했다. 게임 장애를 ICD-11에 포함하면,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치료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게임 장애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적절한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 답변했다.

그는 "게임 장애는 게임플레이어 중 소수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하지만, 그 소수가 '얼마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상적 활동을 배제하고, 과도한 게임플레이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건강 및 사회 기능에 변화를 준다면 치료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CD-11에 게임 장애를 포함하면, 국제적인 연구의 발판이 마련되고 게임 장애를 인지하고 관리하는 사례가 세계 각국에서 나올 것이라 내다봤다.



2018년 7월
문체부, 3N과 손잡고 8억 5천만 원 규모 '질병코드화 대응을 위한 연구사업' 출자


WHO의 게임 중독 질병 코드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뭉쳤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과몰입 질병코드화 대응 사업'에 3년 간 4억 5천만 원의 예산을 출자했다. 이를 포함해 문체부는 총 8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질병코드화 연구 및 대응방안 마련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문체부와 게임업계가 직접 손을 잡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문체부는 미국, 호주, 영국 등의 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게임과몰입 진단기준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 및 심포지엄 진행을 발표했고, 7월 4일, 연구 책임자로 '페리 렌쇼(Perry F. Renshaw)' 美 유타대 의대 교수를 위촉했다. 렌쇼 교수는 뇌와 인지행동 과학 연구 분야에서 저명한 인물로, 지난 2008년부터 게임이 뇌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연구진은 올해 4분기에 미국에서 구체적인 연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2019년에 유럽 정신과학회에서 공동연구 2차 중간발표를, 오는 2020년에는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번 국제공동연구 결과를 활용해 게임 질병코드의 국내적용(KCD-9) 시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논리와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 말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등과 협의회 운영을 통해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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