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시스템'은 온라인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역할은 바로 '소통'이다. 많은 유저들이 온라인 상에서 채팅을 통해 소통하고 또 관계를 맺는다. 유저간의 채팅을 통한 소통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의 그 의미가 비로소 완전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생각하면 채팅은 온라인 게임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시스템으로 생각되겠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익명성을 이용한 욕설/비난이 무질서한 형태로 행해지기도 하며, 이는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채팅 시스템의 문제는 이미 여러 게임들이 고질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한 욕설에 대한 필터나, 이용자 제재 등의 방법 등을 고안해내고 있지만 제재 시스템의 허점도 많을뿐더러 셀 수 없이 많은 비매너 유저들을 모두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피파온라인3의 '채팅 차단 기능'
문제의 씨앗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는 피파온라인3에서도 항상 대두되었던 문제였다. 사실, 피파온라인3는 이런 욕설 관련 채팅 비매너 문제가 비교적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었다. 이유인 즉, 유저간의 1:1 PvP가 게임의 핵심 콘텐츠이며, 여기에 '볼 돌리기', '비매너 세레모니', '아다리 골' 등 당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화날만한 상황들이 추가로 가미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피파온라인3는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 '채팅 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임이 시작되면 키보드 '='키를 눌러 상대와의 모든 채팅이 차단되는 방식의 시스템이었다. 원한다면 사전에 옵션에서 채팅차단 설정을 하여 '='키를 누르지 않고도 자동으로 채팅 차단이 가능했다.

▲ 각종 '패드립'이 난무했던 피파온라인3의 채팅 (인벤 진리의드록바 게시물 中)


물론, 그렇다고 유저간의 채팅 관련 분쟁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발생했던 지난 날에 비하면 그 비율은 단연 눈에 띌 정도로 감소하게 되었다. 그렇게 채팅에 대한 선택은 오로지 유저들의 몫이 되었다. 채팅을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차단하면 그만이었다.

이런 채팅 차단 기능은 피파온라인3 유저들에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새롭게 오픈할 피파온라인4에서도 당연히 채팅 차단 기능을 그대로 갖고 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 '='키를 누르지 않아도 채팅 차단을 기본값으로 설정할 수도 있었다



채팅 시스템이 사라진 피파온라인4
해답은 됐지만, 정답은 되지 못했다?

새롭게 오픈한 피파온라인4에서는 경기 내에서 채팅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니, 경기 내 채팅 시스템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당연히 많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토론거리가 되었다. 환영하는 유저들도 있었고, 의아해하는 유저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찬반양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채팅을 통한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2:2 경기나, 친구나 지인들과 가볍게 즐기는 초청(친선) 경기까지 경기중 채팅이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채팅이 생겨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부분은 확연히 개선이 필요한 내용으로 보인다.

▲ 대기방에서는 채팅이 가능하지만, 경기에 들어서면 채팅이 불가능하다.


다만, 1:1 공식 경기 채팅 기능 유무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채팅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유저들의 의견은 채팅 기능이 꼭 역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필요하다면 자신이 채팅 차단을 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들의 의견처럼 피파온라인3 순위경기에서 채팅이 꼭 나쁜 영향만 준 것은 아니었다. '000 좋아요?' 와 같이 상대가 사용하는 선수에 대한 질문을 실시간으로 한다거나, 정말 좋은 경기를 펼친 유저에게 '수고요'라고 말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하기도 했다.

또, 클럽(클랜) 시스템이 있을 때는 좋은 경기력을 가진 유저를 실시간으로 스카웃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채팅의 순기능은 비교적 적은 편이긴 했다. 그럼에도 이런 모습들이 있기에 간혹 기분좋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 이런 경기에서는 패배해도 기분이 나쁠 수가 없었다 (인벤 유저 '오뚜기' 게시물 中)


반대로, 현재처럼 채팅 기능이 없어도 된다는 유저들 의견의 주된 요점은 굳이 랜덤 매칭된 대결 상대와 채팅을 할 필요는 없으며, PvP 콘텐츠인만큼 좋은 대화가 오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더군다나 최근 '빅맨 세레모니'와 같이 채팅이 없어도 서로 도발하는 행위에 대한 분쟁도 있는 편인데, 상대의 도발 플레이가 오간다면 채팅 차단을 서로 풀고 채팅창은 욕설로 난무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비매너 플레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즉, 채팅 차단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공식 경기는 서로 무승부만 해도 승격/잔류가 가능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 서로 채팅으로 합의하여 무승부를 하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아직까지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빅맨' 세레모니


이처럼 두 의견이 모두 각각의 이유가 있다보니 어느 한 쪽이 옳다 그르다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또 수렴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 누구도 완벽한 정답을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채팅은 단순히 대화의 유무를 넘어, 소통하고 또 그 게임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유저들이 그 문화를 완전히 조성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장치가 필요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딜레마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 1:1 공식 경기 채팅 시스템 유무에 대한 투표를 받습니다. 피파온라인4 인벤 유저들의 자유로운 의견들도 댓글로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