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3월에 재미있는 소식이 있었다. 전 세계 유명 게임사들이 공정한 게임 플레이와 건전한 게임 환경 조성을 위하여 연합을 맺었다는 것. '페어플레이 연합(Fair Play Alliance)'이 처음 발족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 구성원에는 블리자드와 라이엇 게임즈 등 유명 게임사들뿐 아니라 인텔, 에픽, 유니티 등의 관련사들도 있었다.

'페어 플레이 연합'은 온라인 게임의 공정(fair play)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플레이어의 행동 관련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지속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연구 및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단체다. 블리즈컨에서 이 '페어플레이 연합'이 2일차 '상냥하고 공정한 플레이' 패널에서 언급됐다.

'상냥하고 공정한 플레이' 패널은 블리자드가 '공정한 게임 플레이'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패널이기도 했다. 블리자드의 J. 알렌 브렉(J. Allen Brack) 대표가 직접 연사로 나설 정도였으니까.

이번 패널에서 블리자드의 J. 알렌 대표와 각 패널들은 '페어플레이 연합'에서 해 온 일들과 머신 러닝, 소셜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시스템들을 통해 '공정한 플레이'를 위해서 블리자드가 진행해온 노력 및 앞으로의 방향이 소개됐다. 간단한 패널 토론 참석자의 소개가 있고 나서, J. 알렌 브렉 대표가 가장 먼저 말문을 열었다.

J. 알렌 브렉 대표

"우리는 게임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고, 모든 프로덕트에게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게이머로서 모두가 동일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모하임 전 대표의 비전은 포용적이고, 친절한 게임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경험하기를 바랬습니다. 괴롭힘과 욕설이 없이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WOW에서 상당히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진행했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죠. 몇 년 동안 우리가 해 온 이런 행동과 노력에 대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많은 에너지를 들여서 세운 규칙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에 대해 소개할 것 같습니다. 그 시스템을 설명드릴 수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고객 서비스 대응팀의 에이블린(EIBHLIN PAYNE) 디렉터

역사적으로 고객 서비스는, 유저들의 '제보'에 의존을 해왔다. 블리자드의 고객 서비스는 몇 년 동안 자동화된 부분이 있었고, 상당히 고도화된 편이다. 그러나 이런 고도화된 서비스도 100% 완벽하지 못했고, 오히려 누명을 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블리자드는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 '머신 러닝'과 데이터 분석을 사용하려고 했다.

좀 더 공정한 신고 시스템 및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체크했고, 이런 머신 러닝과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분쟁 유발 행동을 줄이려고 했다. 그래서 플레이어 행동 분석 팀에서는 이런 모든 노력을 중앙화하기로 정했고, 이는 곧 전사적으로 확대되었다. 오버워치는 '칭찬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런 칭찬 시스템을 바탕으로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신고된 유저들의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저 특정 상황에서 좀 안 좋은 태도를 보였거나, 운이 나쁜 케이스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머신 러닝과 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신고된 사람들 중 5% 정도만이 계속해서 '나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블리자드는 이점은 중요하게 생각했다. 신고된 플레이어의 95%는 선량하다는 거다.

반대로 미리 의도된 행동으로 분쟁을 유발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커뮤니티가 조직적으로 악행을 하기도 하고, 플레이어들이 트롤링을 하기도 했다. 같은 팀 플레이어가 접속하자마자 욕설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특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기분이 안좋아서 태도가 나빴거나, 운이 좋지 못했던 케이스가 많았다.

새뮤얼 팍 시니어 게임 프로듀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단결과 협동이 필요한 게임이다. 팀 단위로 전략을 짜고 움직여야 이기는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틱 하거나 놀랍고 재미있는 경험들이 많다. 하지만 '나쁜 플레이'는 근본적으로 이런 멋진 플레이들과 경험을 앗아간다. 실제로 이런 나쁜 플레이어가 있어도 승리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분이 몹시 나쁘다.

오버워치의 스캇 머서 총괄 게임 디자이너는, 유저들이 제보를 많이 해주길 당부했다. 실제로 게임에서 제보가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으며, 이 경우 제보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이렇게 만들어둔 시스템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게 되며, 유저들의 제보와 신고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고를 발송한 경우도 있다. 나쁜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들 중 실제로 그 행동이 나쁘다는 걸 모르는 유저들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행동이 나쁜지 알려주고,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바꿔주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안 듣는 경우도 있고, 그 경우는 게임에 들어올 수 없도록 제재가 가해진다.

소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한 소셜 기능도 이런 좋은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내 길드 외에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던전을 가던가 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른 그룹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플레이어들은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나간다. 레이드에 간 경우에도, 초심자가 있는 경우에 욕설을 하고 그런 행동은 별로 없었다.

오버워치의 스캇 머서 총괄 게임 디자이너

오버워치의 '칭찬하기'를 이용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유저들을 직접 알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유저들에게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샷 콜을 잘하거나,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메이트를 도와주거나. 혹은 스포츠맨십 정신이 투철한 것도 칭찬할 만한 사유가 된다. 이런 사례를 알리는 건 매우 중요하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이런 부분을 많이 개선했다. 머신 러닝 리포트 시스템을 이용해서 제보한 유저들에게는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제보된 유저는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패널티를 줘야 한다. 이런 패널티가 공정치 않다면 뒤집을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생각을 했고, 실제로 플레이어들이 느끼는지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간혹 제재를 받았을 경우 항의하는 플레이어들도 있다. 현재 블리자드는 이런 항소에 대해서는 실제 직원들이 보고 있고 채팅으로 항소에 답변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다. 항소가 있으면 이런 제재가 왜 일어났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편이며, 이런 방식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J. 알렌 브렉(J. Allen Brack) 대표는 앞으로도 이런 블리자드의 노력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며, 시스템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해 온 우리의 노력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모두 게이머고, 이 주제는 열정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개선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를 제거할 순 없어도, 계속해서 이런 신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개선을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게이머들이 계속해서 멋지고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괴롭힘이 없고 와해적인 행동이 없는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플레이어로서 전체 공동체를 클린한 공간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노력과 여러분의 노력이 모여서 의미 있는 결실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게이머라는 이름 아래 하나입니다. 꾸준히 제보를 해주시고, 이를 바탕으로 계속 시스템을 개선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1월 3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즈컨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 및 한국에서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