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2018년 8월 여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7번째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가 시작되었다. 와우의 꽃이라고 한다면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하나의 콘텐츠만을 꼽자면 공격대 던전일 것이다. 격아 첫 번째 공격대 던전으로 공개된 울디르는 2018년 하반기를 많은 와우저들과 함께 해왔다.

처음 울디르가 문을 연 9월 6일 너도 나도 높은 레벨의 공격대 던전 아이템을 파밍하고자 나즈미르로 모였고 새로운 던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어떤 공격대는 빠르게 영웅 난이도를 정복하고 신화 난이도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계획을 짜고, 어떤 공격대는 힘들다는 생각해 좀 더 파밍이 필요하단 판단을 내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한 주가 빠르게 지나고 9월 13일 곧바로 울디르는 신화 난이도의 문도 열렸다.

해외 유명 공격대들의 WFK 경쟁과 전 세계 금손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명예의 전당'이 다 채워지기 전까지 걸린 기간, 국내 공격대들의 신화 레이스 결과, 그리고 울디르 신화 너프 히스토리나 선호되던 전문화 등 신화 난이도의 울디르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했다.


# 1. Limit VS Method의 WFK(World First Kill) 경쟁
기간 연장이 무리수가 된 Limit,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Method

WFK 경쟁의 하이라이트는 '공격대 귀속 연장'을 한 Limit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는 점이다. 당시 양쪽 공대는 Wildcard Gaming, Big Dumb Guild, Экзорсус 등과 함께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줄을 제외하면 Limit는 Method보다 미스락스까지 모든 네임드에서 공략이 앞서던 상황이었기에 격아 첫 레이드 WFK의 영광은 Limit의 손에 쥐어지는 듯했었다.

그리고 모두 그훈 처치만을 남겨두고 던전이 초기화되는 정기점검일을 코앞에 둔 상황. Method는 그훈의 생명력을 4%까지 보는 데 성공했지만 계속되는 전멸로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아이템 파밍을 위해 던전을 연장하지 않았다. 반면 Limit는 WFK을 위해 기간 연장을 하고 계속해서 그훈 공략을 시도했지만, 결국 마의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공략에 실패하며 Method에게 WFK의 영광을 넘기고 말았다.

▲ Method가 그훈 WFK을 달성할 당시 영상

■ 울디르 신화 공략 순위 TOP 3

탈록 : ①Alacrity - ②Big Dumb Guild - ③Limit
마더 : ①Big Dumb Guild /- ②Limit - ③Midwinter
악취나는 포식자 : ①Limit - ②Wildcard Gaming - ③Method
제크보즈 : ①Limit - ②Wildcard Gaming - ③Alacrity
벡티스 : ①Big Dumb Guild - ②Limit - ③Method
줄 : ①Method - ②Limit - ③Wildcard Gaming
미스락스 : ①Limit - ②Method - ③Экзорсус
그훈 : ①Method - ②Limit - ③Экзорсус



# 2. 명예의 전당이 마감되기까지 걸린 기간
9월 13일에 열린 신화 난이도, 9주간의 치열했던 레이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레이드 던전과 함께 '명예의 전당'이라는 위업이 추가됐다. 이 위업은 신화 난이도 그훈을 잡은 시간에 따라 진영별로 선착순 100개의 길드만이 차지할 수 있었다. WFK의 영광을 차지한 Method를 시작으로 Limit 등과 더불어 국내에선 11위를 차지한 AFK R 등을 포함한 호드 측 명예의 전당은 10월 15일 100팀이 마감됐다. 이날 기록된 팀은 총 8팀이며 33일 정도가 걸렸다.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얼라이언스는 호드쪽이 마감될 당시 총 12팀만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있었다. 약 3주의 시간이 지난 11월 6일, 얼라이언스의 Phoenix 길드를 마지막으로 명예의 전당에 200개의 길드가 이름을 새겼다. 명예의 전당이 전부 완료된 것은 울디르 신화 난이도가 열리고 55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 3. 국내 길드의 신화 레이스 순위
끝까지 정상에 서 있던 AFK R, 막판 스퍼트를 낸 Deja Vu와 N e s t

국내 공격대들의 울디르 신화 난이도 공략 순위를 살펴보면 국내 1위를 기록했던 'AFK R'은 제크보즈부터 쭉 50위권 내에 진입해있다. 그 기록은 그훈까지 이어지며 세계 호드 1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Right' 공대는 AFK R을 뒤쫓으며 줄까지 치열한 이파전을 보였으나, 공대에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했는지 미스락스부터는 결국 순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파전이 펼쳐지던 가운데, 벡티스에서 100위권 내에 진입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Deja Vu'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걸며 호드 79위를 기록했고, 'N e s t'는 막판 스퍼트를 발휘하며 호드 90위의 기록으로 국내에선 세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걸었다.

얼라이언스 진영에서는 '순 삭' 길드와 '와관학교' 길드가 각각 얼라이언스 22위와 94위를 차지하며 국내에서는 총 5개의 길드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남겼다. 다가오는 신규 레이드 다자알로 전투에서는 과연 국내 순위에 변화가 있을지가 주목된다.

▲ 울디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5개의 국내 길드

■ 국내 울디르 신화 공략 순위

▲ 각 네임드별 처치 순위

*Warcraft Logs 및 명예의 전당을 기준으로 작성됨



# 4. 울디르 신화 난이도 너프 히스토리
말 많고, 탈 많고, 너프도 많았던 공대의 벽 '악취나는 포식자'

울디르 신화 공략 초기, 많은 공격대에게 큰 난항을 겪게 만들었던 우두머리라면 악취나는 포식자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북미에서 처음 신화 난이도가 공개됐을 때부터 설계 실수로 곧바로 핫픽스 됐던 이력도 있고, 빠르게 처리해야 할 혈구나 덩어리의 생명력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변이한 덩어리'나 '타락한 혈구'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생성되는 위치가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 공략이 가능했던 점도 문제였다. 이후 덩어리의 위치가 가운데에서 고정적으로 나오게 하고 덩어리와 혈구의 체력을 감소시키는 등 악취나는 포식자에 대한 지속적인 너프가 이뤄져 운에 기대지 않아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그 외에는 미스락스가 [망각의 구슬]을 근거리 캐릭터에겐 사용하지 않게 된 점. 8.1 업데이트가 적용되기 일주일 전 포식자와 미스락스, 그훈의 추가 너프가 이루어진 점 등을 통해 더욱 많은 이들이 '정화자' 칭호에 좀 더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됐다.

▲ 한때 공대 파괴자라 불렸던 포식자는 이제 조금 귀엽게 보인다

■ 악취나는 포식자

* 9월 12일(북미)
- 신화 난이도 '악취나는 포식자'의 생명력이 대폭 감소합니다.

* 9월 14일
- 신화 난이도에서 [충격파 발구르기]의 피해량이 10% 감소합니다.
- 신화 난이도에서 '타락한 혈구'와 '변이한 덩어리'의 최대 체력이 10% 감소합니다.

* 9월 19일
- 신화 난이도에서 '타락한 혈구'의 생명력이 10% 줄어듭니다.

* 10월 10일
- 신화 난이도에서 '변이한 덩어리'가 중앙 두 곳에 있는 쓰레기 처리 장치에서만 나타납니다.

* 11월 28일
- 신화 난이도에서 [충격파 발구르기] 피해량이 20% 감소합니다.
- 신화 난이도에서 [부패의 발작] 피해량이 20% 감소합니다.
- 신화 난이도에서 '변이한 덩어리'와 '타락한 혈구'의 생명력이 10% 감소합니다.


■ 부활한 줄

* 12월 12일
- 신화 난이도에서 '줄'의 생명력이 5% 감소합니다.
- 개발자 노트: 줄에서 대부분의 길드가 사용했던 잠행 도적의 [표창 연계]가 삭제되면서 난이도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줄의 생명력을 줄였습니다.


■ 종결자 미스락스

* 11월 16일
- 미스락스의 기술 [망각의 구슬]이 이제 원거리 캐릭터에게만 사용하게 변경됩니다.

* 11월 28일
- 광기의 환영이 원거리 플레이어를 우선으로 [정신의 채찍]을 시전하지 않습니다.
- '느라퀴 파괴자'의 생명력이 10% 감소합니다.


■ 그훈

* 9월 18일
- [파열 종기]가 더 이상 우두머리 근처에 소환되지 않습니다.

* 10월 10일
- 신화 난이도에서 동력 매트릭스를 플레이어가 들었을 때 주문이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11월 28일
- 신화 난이도에서 [웅얼거리는 괴물]의 생명력이 10% 감소합니다.
- 신화 난이도에서 소환되는 [파열 종기]의 갯수가 하나 감소합니다.



# 5. 신화 공략 과정에 필수 또는 강력함을 보였던 전문화
잠행 도적의 표창 연계를 이용한 줄 공략, 그훈 공략에 필수적인 4명의 흑마법사와 관문 등

울디르가 열린 지 3개월이 지난 요즘은 많은 캐릭터가 시초 재개 배열 10중첩 효과를 받으며 레이드 공략이 편해졌다. 하지만 그훈 공략을 위해서는 여전히 4명의 흑마법사를 기용해 4개의 관문을 설치하고 특임을 수행하는 공략법이 유효한 것처럼 울디르 초기에는 일부 보스 공략에 선호되거나 필수적인 전문화가 있었다.

특히 8.0 초기 기록들을 살펴보면 너프가 많았던 포식자의 경우 [부패의 발작]으로 인한 거리 계산이 편하면서도 순간인 화력이 강한 비법이 선호되는 모습이 많았다. 고흑이나 야냥도 많은 모습을 보여줬고, 근접 딜러의 경우엔 도적의 모습이 꽤 선호되었다.

▲ 극단적 예시지만 포식자에선 비법 그리고 고흑, 야냥 등이 선호됐다

▲ [부패의 발작] 거리 계산과 순간딜이 강한 원딜의 선호 이유 (출처 : FinalBossTV Youtube)


줄에서는 표창 연계를 기반으로 엄청난 딜을 보여주던 잠행 도적의 천하였다. 주기적으로 소환되는 크로그들을 죽이지 않고 표창 연계로 버블을 쌓기 위한 재료로써 사용하고 바로바로 줄에게 마무리 일격을 가하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했다. 8.1이 적용되면서 표창 연계는 삭제됐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전문화가 잠행 도적인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

▲ 줄 공략에는 표창 연계로 잠행 도적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 이른바 표폭절개를 이용한 줄 공략 미터기엔 도적들이 가득 (출처 : Vivy youtube)


신화 난이도의 그훈은 일반, 영웅 난이도와 다르게 동력 매트릭스를 양쪽에 동시에 넣어야만 한다. 그런 조건 때문에 20명의 한정된 인원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매트릭스를 옮겨야 했다. 그래서 기존 2흑마 체재에서 관문을 하나씩 더 추가해서 4명의 흑마법사와 4개의 관문이 공략 과정에 거의 필수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훈이 너프 됐다곤 해도 동력 매트릭스를 옮기는 과정 자체는 별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여전히 다수의 흑마법사를 기용한 공략은 유효하다.

흑마법사를 기본으로 그훈의 마지막 단계가 진행될 때는 좀 더 빠른 처치를 위해 이른바 '마격딜'이 가능한 무전이나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화법도 기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8.1이 적용된 후에는 암흑 사제, 정기 주술사, 조화 드루이드의 매우 강력해진 단일 딜링 능력과 악마 흑마법사나 징벌 성기사가 화려하게 부활한 모습 등 8.0과 사뭇 달라진 직업 밸런스가 눈에 띈다. 8.1 레이드 다자알로 전투에서는 초기 공략에 어떤 직업들이 선호될지가 주목된다.

▲ 그훈은 4흑마를 기본으로 마격딜을 위한 화법과 무전을 다수 채용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 구슬을 쉽게 옮기기 위해 통로마다 2개의 관문을 설치해야 했다 (출처: Method Youtube)


# 6. 그훈은 빠져! 미스락스까지만 노리는 7신화 위주의 공대들
공략도 귀찮은 데다 특별한 이점이 없는 보상은 너무 아쉬운 부분

신화 공략을 모두 마친 공격대라면 대부분은 다시 그훈을 잡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로그 점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주요 목적인 업적도 달성됐고, 공략도 너무 귀찮고, 무엇보다 그훈을 잡고 얻을 수 있는 보상에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벼림 시스템을 생각하면 물론 아이템을 한 번이라도 더 획득할 기회가 있다는 건 분명 좋은 것이다. 하지만 벼림은 결국 운적인 요소이고 모니터 너머에 있는 우리에게는 약간의 운적 요소를 위해 피로감과 맞바꿔가며 현실의 시간과 체력을 소비해야 하냐는 것이다.

특히 그훈이 드랍하는 장신구 '정복당한 그훈의 촉수'는 최종 네임드가 드랍한다기엔 너무나도 볼품없는 성능의 장신구의 모습도 꽤 충격적이다. 당장 7번째 네임드 미스락스를 잡으면 엄청난 효율을 자랑하는 장신구를 파밍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군단처럼 최종 네임드가 드랍하는 아이템의 레벨이 높은 것도 아닌 것이 이러한 현상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 최종 네임드가 드랍하는 장신구의 상태가...?

▲ 아이템 성능만 보면 사실상 미스락스가 최종 네임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 군단때처럼 벼림이 붙지 않아도 더 높은 레벨의 아이템을 줬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