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후 인터뷰요? 처음이죠. 힘드네요.”

‘뱅’ 배준식은 지쳐보였다. 팀 로스터가 완성되고 사람들은 100 시브즈를 우승까지도 가능한 팀으로 봤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100 시브즈는 팀 리퀴드와의 대결가지 연달아 세 번 패했다. 많은 사람들도, 그 자신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오늘 경기 하면서 화가 많이 났어요. 모두가 한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각자 생각도 다르고, 순간마다 원하는 바가 달랐어요. 모두가 한 플레이를 하는게 중요한데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다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북미에 오고 나니 생각보다 다른 부분도 많더군요. 모든게 다 긍정적이지만은 않더라고요. 아직은 팀 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상태이고, 완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듯 해요.”

세 번의 패배를 겪긴 했으나 ‘뱅’의 경기력은 객관적으로 여전히 괜찮아 보였다. 특히, 인터뷰 다음날 골든 가디언즈와의 경기에는 팀 승리를 이끌며 경기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까지 LCS에 적응하는 중이었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다.

뱅의 승부욕은 여전했다.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경기 외적인 질문을 하더라도, 경기와 연관된 대답들만 나왔다.

“100 시브즈에 오고 나서는 팀에 내 목소리를 많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는 게임과 팀원들이 생각하는 게임이 많이 달라요. 목표는 승리고, 어떤 방법으로 이기는 가가 중요한데, 우리는 아직 그 합의점을 찾지 못했어요.

어느 때에 라인을 먹으러 가야 하는지, 봇 라인에 힘을 줘야 하는지, 탑 라인에 힘을 줘야 하는지 팀원들이 합의도 해야해요. 게임이 항상 순간마다 변하기에 이런 부분을 빨리 조율해야 할 거 같아요.”


함께하는 아프로무와의 호흡은 어떤지 궁금했다.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울프’ 이재완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언어, 자라온 환경이 다른 선수와 호흡을 맞춘면서 ‘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없어요. 하지만 게임 내적으로는 맞춰야할 부분이 너무 많아요. 상황마다 생각하는 부분도 매우 다르고, 이런 부분을 빨리 개선하고 싶어요. ‘울프’랑 생각해보면, 누가 더 잘한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호흡이라는게 정말 있다는 걸 알았어요. 생각보다 플레이가 다른게 많더라고요. 우리는 이제 시작했고, 앞으로 하나씩 잘 맞춰 나가야죠.”

연패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뱅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북미에 온 것을 후회하는지. ‘뱅’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바로 대답했다.

“이번 해가 끝나면 알겠죠. 어쨌던 저는 SKT에서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 왔어요. 100 시브즈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겠어요. 100 시브즈 팬들에게는 죄송하죠. 시즌 시작 전에 많은 것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했어요.

첫 주 경기가 끝났을 때는 기분이 막막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계속 좋아지고 있어요. 저는 여기 북미 최고의 원거리 딜러가 되기 위해 왔어요. 믿고 기다려주신다면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는 국제 대회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