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순/웹툰 작가 ]

  • 주제: 스토리텔링 및 세계관 구성 방법, 웹툰 '덴마' 케이스스터디
  • 강연자 : 양영순/웹툰 작가
  • 발표분야 : 기획
  • 강연시간 : 2019.11.14(목) 15:10 ~ 15:50


  • [강연 주제] 웹툰 '덴마'의 양영순 작가의 강연으로 '덴마'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및 세계관 구성 방법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

    거창하고, 세밀하고, 완벽하게 구성된 세계관.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 속 세계가 가지는 배경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틀이다.
    하지만 창작자가 세계관 구성에 지나치게 빠져들면 여기에 매몰되어
    더 완벽하게 구성된 틀에만 집착하게 되고 정작 극의 흐름을 느슨하게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연재 중인 '덴마'는 뒤통수를 망치로 후려친 듯 충격적이고 치밀한 복선 회수를 자랑한다. 팬들은 양영순 작가의 놀라운 작품 구성에 혀를 내두르곤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세계의 기본 틀은 많은 이의 기대와는 달랐다.

    작중 제목이자 주인공인 '덴마'의 이름은 문득 떠오른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노를 젓는 작은 배'라는 뜻의 방언이라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초능력을 지닌 존재를 지칭하는 '퀑'이라는 단어는 작품의 전개를 희화화한 유저의 만화 속 표현이 그저 예쁘다는 이유로 따왔다. '엘과 고산'이라는 귀족은 세계를 쥐고 흔드는 존재들이 존재하리라는 막연한 상상에서 나왔다.

    질의 응답에서도 이런 그의 작중 전개에 의아함을 드러내는 질문이 다수 나왔다. 그동안 세계관 구성과 작품 전개의 타이밍을 고민하던 이도 있었고 캐릭터 중심의 작품 전개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양영순 작가는 자신의 예를 들며 이야기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캐릭터의 배경이나 설정이 완벽한 수준이 아닌 작은 이야기더라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독자를 끌어모으고 이후 이야기가 덧붙여져 세계관을 완성한다는 방식이다. 그는 시를 쓰는 지인의 이야기로 주장에 살을 더했다.

    그의 지인은 항상 시를 쓰다 그만두곤 했다. 자신의 시가 부족했고 이는 앎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꾸준히 공부했지만, 지금 지식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 배움은 끝나지 않았다. 결국, 이 지인은 지금까지도 정식으로 등단하지 못했다. 세계관 설정에 목을 매면 작은 설정 구멍에도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작품의 진도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론 양영순 작가 역시 튼튼한 세계관은 언제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세계에 대한 구상도 분명 필요하다. 다만, 그는 작품 시작 전부터 창대하고 빈틈없는 설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작지만, 매력적인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멋진 이야기의 완성을 위해 소재의 깊이나 멋을 따질 필요는 없다. 실제로 매력적인 이야기로 계층갈등의 이면과 해소를 그린 야엘로드 이야기는 '이 식물은 작은 곳에서 자란 것은 그 정도만 자라지만, 넓은 곳에서 살면 더 크게 자랄 수 있다'라는 짧은 글귀에서 만들어졌다.

    그가 이야기의 매력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그 이야기의 기승전결이다. 양영순 작가는 연재 초기 짧은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을 모두 정해두고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연재 횟수가 늘어나며 결말 부분에 대한 그림만 대략 그렸을 뿐 작중 전개는 상황에 따라 진행하기 시작됐다.

    당시에는 작가 스스로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되돌아보았을 때 전체적인 결과물이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꾸준히 내지는 못했다. 이에 지금은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완벽히 정해두는 것이 옳다고 느낀다 말했다.

    한편, 양영순 작가는 덴마의 종료 시기에 대해 12월 초로 상정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아직 '덴마'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후속작이나 스핀오프 창작물 제작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 다른 작가나 팬들이 '덴마'의 세계관을 가지고 재해석하거나 작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며 연재 종료가 '덴마' 세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11월 1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인벤게임컨퍼런스(IGC X G-CON) 취재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IGC X G-CON 2019 뉴스센터: http://bit.ly/33N9v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