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까지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우리는 3~4등권 전력이었습니다. 이만큼 성적이 나온 것만으로도 팀원들 모두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팀마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명장' 대열에 합류한 김정수 감독.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기대되는 그이지만, 소속팀 T1에서 보낸 첫 정규 시즌에 대한 평가는 냉철했다. 김정수 감독의 T1은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우리은행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39일 차 아프리카와의 대결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14승 4패, 다른 팀의 결과에 따라 2위 등극까지 가능한 성적이다.

"T1과 계약을 여러 차례 고사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리빌딩 실패였습니다. 팀을 맡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우리는 우승권 전력이 아니니 길게 보고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T1이라는 이름의 무게,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걸 알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김정수 감독은 현재 팀원들 모두 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선수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기를 바랐다. 천천히 실수 없이 운영하는 기존 SKT의 방식이 아닌, 적극적이고 과감한 새로운 T1의 전략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후반 전략, 운영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몇 년 동안 해왔어요. 당연히 한 번에 고치기 힘들겁니다. 하지만 지금 리그의 메타는 몇 년 전부터 줄곧 빠르게 빠르게 바뀌어 왔어요. 예전처럼 천천히 운영하는 건 지금 메타와 맞지 않습니다. 때로는 천천히 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빠르게, 과감하게, 다양한 전략을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김정수 감독은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그 것이 오히려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이없게 진 경기가 있지만 패배를 통해 배웠고, 전체적으로 보면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 포스트 시즌에 돌입한 만큼,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정수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T1의 유튜브 콘텐츠 라커룸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라커룸의 있는 모습은 100분의 1도 되지 않는 일부에 불과하기에, 단면만으로 그것이 전부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