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캡콤 ⊙장르: 수렵 액션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출시: 3월 26일


'몬스터헌터 월드'를 오래 플레이한 유저들이라면, 자신이 정말 프로 헌터라고 자부하고 있을 것이다. 맘타로트와 무페토지바도 물리치고, 슈퍼 초사이어인 라잔도 이겨냈다. 이를 기반으로 강력하게 성장한 헌터들을 고생시킨 알바트리온에 이어 정말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던 흑룡 밀라보레아스에 역전왕 고룡들까지. 이를 극복한 헌터들이라면 이미 '몬스터헌터'의 매력에 푹-빠진 정말 신대륙의 푸른 별이 아닐까.

물론 나도, 흑룡 밀라보레아스까지 수렵하면서 정말 즐겁게 '몬스터헌터 월드'를 즐겼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신작인 '몬스터헌터 라이즈'에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월드에서 보지 못했던, 그리고 몬스터헌터 라이즈만의 새로운 몬스터들을 수렵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을 테니까. 그리고 1월 체험판을 배포한다는 소식에 2021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1월, 아무래도 1월 말이나 돼야 소식이 오겠거니 했지만 매우 빠르게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실질적 배포는 1월 8일이지만, 미디어를 대상으로는 이보다 빠른 시점에 배포되어 먼저 플레이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당연히 놓치고 싶지 않았고, 신청하여 새롭게 변화한 '몬스터헌터'를 만났다.

우선 플레이한 몬스터헌터 라이즈의 체험판에 대한 설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본 특별 체험판은 1월 8일 배포될 예정인 '몬스터헌터 라이즈'의 체험판을 사전에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이다. 플레이할 수 있는 퀘스트는 30회로 제한되었으며, 세팅된 장비의 스킬이나 스펙도 볼 수 없었다.

맵은 두 가지 맵이 존재하며, 볼 수 있는 대형 몬스터는 총 4종이었다. 이번 시리즈에 최초로 등장하는 오사이즈치와 함께 아오이사라, 그리고 리오레이아와 시리즈 인기 몬스터인 해룡종 타마미츠네까지. 실제 퀘스트는 오사이즈치와 타마미츠네 토벌을 수주할 수 있었다. 퀘스트 도중 게임을 종료하거나, 실패를 해도 횟수는 차감됐다.

▲ 테스트 한다고 세 번이나 그냥 수렵 기회를 날렸다.

  • 14종 무기 사용 가능, 장비 변경/스킬 및 스탯 확인 불가
  • 퀘스트 수주 30회 제한(싱글/멀티 퀘스트 출발 시 차감), 기본 미션 2종은 제한 없음
  • 오사이즈치, 타마미츠네 토벌 퀘스트 수주 가능(아오이사라, 리오레이아 등장)
  • 사원 폐허 맵 1종 탐험 가능
  • 멀티플레이는 1월 7일 이후 플레이 가능
  • 1월 8일 배포되는 일반 체험판과는 매칭 불가(로컬 매칭만 가능)

    1월 7일 발표된 데모 빌드와 동일한 사양이지만 실제론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사전에 플레이한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거치형 콘솔과 PC에서 전개된 전작과는 달리 휴대용 기기용 게임으로 다시 돌아간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분명히 상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주었지만, 개인적으로 약간은 걱정되는 부분들이 존재했다.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휴대용 기기로 출시되는 만큼, 액션의 방향성도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월드의 계보를 잇는다는 느낌보다는 '더블 크로스'의 액션 계보를 잇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몬스터헌터 월드 시리즈 역시 더블 크로스의 액션을 보여준 부분이 있지만, 라이즈는 이러한 성향이 한층 더 강하다. 밧줄벌레로 보여주는 액션 역시 과거 '브레이브' 시스템으로 보여준 액션들을 재활용한 느낌도 적지 않다.

    기본적인 액션과 연계의 변화로 확실히 헌터가 사용하는 무기들도 변화를 맞이했다. 여러가지 액션을 사용하면서 수렵을 진행하다 보면 모두가 느낄 수 있다. 월드에서, 아이스본에서 보여준 무기들의 액션에서, 사용이 불편하거나 약점이 보완되는 쪽으로 진행됐다는 큰 방향성이 보인다.

    예를 들어 대검과 랜스, 헤비보우건은 가장 불편했던 기동성이 개선되어 치고 빠지기와 몬스터를 따라잡는데 매우 용이해졌다. 차지액스, 건랜스, 태도는 빠른 게이지(병) 충전과 함께 예리도 회복, 기동성 강화 등을 얻은데 이어 화력도 한층 보강됐다.

    ▲ 차지액스는 제대로 가드하면 병충전+초고출력으로 연계가 된다!

    ▲ 건랜스는 이제 전투중에 예리도를 회복할 수단이 생겼다.

    조충곤은 한 번 더 공중에서 현란한 무빙을 할 수 있게 됐고, 수렵피리는 충분한 화력과 연주 편의 및 대미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한손검은 더 강력한 가드 수단을 얻었고, 쌍검은 더 현란한 무빙으로 몬스터를 농락할 수 있게 됐다. 해머와 라이트보우건, 활, 슬래시액스도 확실히 전작과 다른 액션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밧줄벌레들이 강화됐다.

    이는 단순히 '밧줄벌레'를 통한 액션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소소한 액션의 변화와 함께 밧줄벌레 액션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변화와 개선이다. 이를 각 무기별로 볼 수 있는, 몬스터헌터 라이즈가 얼마나 전작 '월드'를 연구하고 유저 동향을 보면서 피드백을 들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변화다.

    유저들이 가장 반가워하고, 가장 원한 변화가 아니었을까. 아이스본에서 추가된 클러치 클로를 잃었지만, 밧줄벌레라는 새로운 수단과 함께 액션의 변화를 꾀하면서 전작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최대한으로 잡으면서도 새로운 상쾌함을 전달하려고 한 의지가 보인다. 또한 밧줄벌레도 쿨타임과 횟수 제한을 넣어둠으로써, 남발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도록 의도한 기획도 보인다.


    밧줄벌레의 등장으로 새롭게 생긴 '용 조종'도 이번 빌드에서 체험해볼 수 있었다. 용 조종은 대형 몬스터에게 탑승하여 공격하는 새로운 공격법으로, 밧줄벌레를 이용한 공격이나 특수한 필드 상호 작용 아이템, 몬스터끼리의 강력한 공격 후 탈진 상태가 되면 이러한 용 조종이 활성화된다.

    이렇게 대형 몬스터에 탑승하면, 탑승한 몬스터를 이용해 강-약 공격이 가능하고 회피도 가능하다. 그리고 전작의 클러치클로 매달리기 - 날려버리기(소위 벽꿍)도 가능하며, 게이지를 가득 채워서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용 조종 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겟 몬스터에게 큰 대미지를 주거나, 대경직을 발생시켜 딜타임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멀티플레이에서 용조종시, 조종하는 용에게 다른 아군이 대미지를 줄 수 있으면서도 조종하는 용의 공격을 받지 않아 이기적인 딜 교환이 가능해진다.

    스테이터스 강화와 소소한 아이템의 변화도 있다. 이번 작에서 헌터들은 환송화를 엮어 만든 팔찌인 '꽃팔찌'를 착용하며, 퀘스트 도중 만나는 인혼조들을 수집해 스테이터스를 올릴 수 있다. 큰 밧줄벌레들을 이용하여 맵의 특정 포인트에도 도달할 수 있고, 밧줄벌레 액션을 사용해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갈 수 없던 곳들도 벽 타기 등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인혼조들은 멀티플레이에서 각자 수집해야 해서 조금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 체험판 기준으로 체험이 종료되면 다시 인혼조를 모아야 하지만, 아마 정식 버전에서는 지금까지 모은 인혼조들이 카운트된 상태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반자는 이제 개와 고양이다. 가루크는 탑승이 가능한 동반자이며 다양한 스킬을 사용해 공격적으로 도움을 준다. 전통의 아이루는 헌터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를 주면서 공격도 도와주는 만능 동반자로 등장하며, 사냥에는 가루크와 아이루 모두 데려갈 수 있다. 이들은 체력이 존재하고, 체력이 떨어지면 제자리에서 체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체험버전이라 헌터의 공격력이 낮아서 일어나는 현상이겠지만, 특히나 가루크의 화력은 무시할 게 못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편이다.

    헌팅 도중 먹게 되는 포션의 경우, 일정 수치는 바로 회복되지만 나머지 부분은 끝까지 마셔야 한다. 특정 생물을 통해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지만, 월드처럼 천천히 오래 차는 스타일도 아니고 마시고 만세하던 시절과는 좀 다른 '중간점'의 형태로 변화했다.

    ▲ '인혼조'로 스테이터스를 올리고, 다양한 사냥보조생물도 채집할 수 있다.

    그래픽으로만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보여질 수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몬스터헌터 라이즈'가 추구하는 수렵 액션의 방향성이 '몬스터헌터 월드' 시리즈와는 매우 크게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수렵 액션'이라는 큰 방향성 자체가 변화한 건 아니지만, 소소한 변화들이 모여서 전작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액션은 휴대형 기기들의 컨셉을 계승한 느낌이 강하지만, 그 외의 편의적 기능(안내벌레는 사라졌고, 맵에 몬스터의 위치가 바로바로 표시된다)이나 다른 여러 가지 사항들은 '몬스터헌터 월드'를 계승한 부분도 있지만 과감하게 변화를 주며 '쾌적한 수렵'을 제공하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걱정이 좀 들었다. 아무래도 '몬스터헌터 월드'는 시리즈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월드-아이스본으로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접한 유저들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전작과 방향성이 달라져서 휴대용 기기의 계보를 잇는 성향이 강한 '몬스터헌터 라이즈'가 낯선 몬스터헌터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휴대용 기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인 만큼, PC나 가정용 콘솔 등 거치형 기기의 좋은 스펙으로 보여준 게임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RE 엔진을 이용하여 그래픽 향상을 꾀했고, 닌텐도 스위치가 충분히 이전 세대의 휴대용 기기보다 스펙이 좋은 부분도 있으므로 이전 세대 휴대용 기기의 몬헌에 비하면 일취월장한 그래픽인 건 맞다.

    그러나 거치 모드로 플레이를 해도 사운드, 혹은 그래픽의 세밀한 부분에서는 전작인 '몬스터헌터 월드'와 비교될 수밖에 없고, 이에 비하면 그리 뛰어나진 못한 차기작이 된 셈이다. 플랫폼과 기기의 스펙이 바뀌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아무리 수렵 액션이라는 컨셉 자체가 바뀌지 않고 흐름만 바뀌었다고 해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경험도 크게 달라졌다.


    ▲ 무기마다 기술 연계가 달라진 부분도 존재한다.

    그런 부분에서 월드 시리즈로 입문한 유저들은 '라이즈'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기는 힘들 수 있다. 그동안 아이스본에서 사용했던 클러치 클로 액션들이 삭제되고, 상처도 없어졌으며 사실상 많은 테크닉을 요구하지 않지만 리턴이 컸던 '클러치클로 - 날려버리기'도 없다.

    게다가 월드에서 사용하던 각종 스킬들이 다 없는 상태로 수렵을 해야 하니, 바뀐 수렵 템포와 흐름에 적응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신대륙의 푸른별이라 불리며 추앙받던 당신이, 6기단 초짜 헌터가 된 셈이니까. 스킬이 모자란 뉴비가 된 심정에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구작부터 해온, 고룡들을 농락할 정도로 실력 있는 헌터들은 별로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월드 입문자들은 매우 힘들 수 있다. 새로움보다는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걱정된다.

    실제로 첫 타마미츠네 수렵에서는 회피도 잘 안되고 가드도 많이 밀리는 데다 패턴도 거의 모르다 보니, 마치 크샬다오라 대경직 헤드뱅잉과 용풍압 회오리 같은 불합리함을 느꼈다. 물론 점차 수렵을 반복하면서 학습하고 익숙해지니 충분히 할 만해졌고, 다음에는 무슨 무기를 써서 수렵해 볼까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 잘 구워졌습니다! 는 그대로. 이제 가루크도 있어서 더 귀엽다.

    이게 핵심이다. 결국 흐름만 바뀌었을 뿐, 수렵의 기쁨과 성취감은 여전히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갖고 있는 최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고, 몬스터헌터 라이즈도 이를 충분히 담고 있다. 연습해서 몬스터의 패턴에 익숙해지고, 예상하면서 움직이고 대응한다. 첫 조우시 어려웠던 패턴들도 천천히 익숙해지고 능숙하게 대응한다. 그렇게 점차 어엿한 헌터로 성장해나가는 '몬스터헌터'만의 즐거움이다. 같은 몬스터를 수차례 토벌해도, 매번 같은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고 다른 드라마를 그려낸다.

    이런 핵심적인 매력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체험판에서도 이를 충실하게 담아냈다. 비록 체험판으로 게임의 100%를 보여줄 수 없고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긴 해도, 닌텐도 스위치를 가진 유저들에게는 꼭 한 번 '몬스터헌터 라이즈'의 체험판을 플레이해보라고 추천해보고 싶다. 그렇게 수렵과 프로 헌터로 거듭나는 성장 과정 자체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좋은 기회니까. 부디 '몬스터헌터 라이즈'로 다들 6기단 헌터의 새로운 모습을 즐겨보길 바란다.


    ▲ 3월 26일 정식판 발매. 정식판 발매까지 숨참는다 흡